유혹하는 그림, 우키요에 - 이연식 지음/아트북스 |
우키요에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일본 풍속화의 시작과 끝을 다루고 있는 미시사 서적.
<갤러리 페이크>에도 몇번 등장했던 소재죠. 한번은 후지타가 속아넘어갔던 "우키요에 육필화" 에피소드였었고요. 참고로 이 책을 읽으니 왜 후지타가 속을 수 밖에 없었는지 조금은 알것 같습니다. 그만큼 우키요에 육필화가 귀했기 때문이라는...
여튼, 책의 삽화 용도인 목판화에서 독자적인 상품으로 발전하여 다색 판화 상품으로 거듭나는 과정, 그리고 이러한 우키요에가 상품화 하면서 다루었던 다양한 소재들, 우키요에 역사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거장들과 거장들의 특징, 우키요에 제작에 도입된 여러가지 기술들을 차례대로 짚어주고 있습니다.
우선은 우키요에의 주요 소재였던 미인도부터 설명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스즈키 하루노부 - 도리이 기요나가 - 기타가와 우타마로와 도슈사이 샤라쿠라는 거장의 작풍과 대표작이 소개되죠. 다음에는 풍경화가 대세가 되면서 등장한 호쿠사이와 히로시게라는 양대 거장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요. 그리고 마지막 우키요에 거장이라는 고바야시 기요치카의 소개로 마무리되죠.
이러한 일련의 흐름이 머리에 쏙쏙 들어오도록 잘 설명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설명을 도와주는 도판도 충실한 편이고요. 또 춘화, 요괴 우키요에에 대한 이야기들도 재미에 한 몫 단단히 해 줍니다. 춘화에 관심 없을 남자는 없으니까요. 물론 저도 아주 좋아합니다. 그러고보니 우키요에 춘화 관련 에피소드도 <갤러리 페이크>에 등장했었더랬죠.
여기에 더해 유럽에 우키요에가 알려지며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우키요에는 유럽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까지도 설명되는데 인상적이었던 것은 '우키요에가 매혹적인 이유는 서구 미술로부터 영향받은 요소들인 원근법과 서구 수입 안료 때문이며, 이러한 점에서 서구인을 사로잡은 우키요에의 실체를 파헤치면 실제로는 실체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는 것' 이었습니다. 뭔가 지극히 일본적인 것 같아 굉장히 와 닿더군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미시사 서적 대부분이 재미있긴 하지만 이 책은 제 기호, 취향과 잘 맞아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 읽었던 <하이쿠와 우키요에, 그리고 에도시절>은 화집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현학적인 가치로만 따지면 이 책이 더 높습니다. 우키요에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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