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피너츠 완전판 7 : 1963~1964 - ![]() 찰스 M. 슐츠 지음, 신소희 옮김/북스토리 |
관성처럼 읽고 있는 피너츠 완전판 일곱번째 권입니다. 1963년에서부터 1964년까지의 연재분이 실려있습니다.
캐릭터들이 완성되었고 이야기의 포맷도 어느 정도 정해진 덕분에, 반복되는 캐릭터 설정 관련 개그가 많습니다. 찰리 브라운의 승리하지 못하는 야구팀 이야기, 라이너스의 할로윈 호박 대왕 이야기, 슈뢰더와 베토벤 생일 관련 이야기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에요.
그래도 이러한 뻔함 속에서 재미를 찾아내어 전달하는 작가의 능력은 반짝반짝 빛납니다. 거장이 달리 거장이 아니지요. 앞서 말씀드린 찰리 브라운 야구팀 이야기가 대표적이에요. 찰리 브라운의 부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이끌어내거든요. 놀라운 건 저는 여태까지 이 야구팀이 전패했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찰리 브라운 부상 중 라이너스가 투수를 했을 때 몇 번 이겼다고 묘사됩니다! 이래서야 찰리 브라운 본인이 투수를 그만두어야 할텐데 투수를 고집하는 것을 보면 패배해도 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네요.
그리고 루시가 찰리 브라운 정신 상담으로 무려 143달러를 청구한 에피소드도 재미있었습니다. 1960년대에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에게는 생각하기도 힘들 거액인데 이런 돈을 떡하니 요구한다니 역시나 루시답더군요. 슬라이드를 이용한 치료 때문이라는데 100달러가 개인 수수료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부분에서는 요새 의사들과도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행복이란 따뜻한 강아지"의 변주 몇 개도 눈에 띕니다. 샐리가 '행복이란 나만의 도서관 대출 카드를 갖는 거야!'라고 말하는 식입니다.
이러한 변주 외에도 새롭게 등장하는 설정과 캐릭터도 많은데, 그 중에서도 찰리 브라운이 메이저리그 선수 중 조 슐라보트닉을 좋아한다는 것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루시로부터 조 술라보트닉 야구 카드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들에서 평생 패배자인 찰리 브라운을 잘 드러내거든요. 새 캐릭터로는 숫자 이름을 가진 "5"가 처음으로 등장하기도 하고요.
그 외에 인상적이었던걸 몇 가지 소개해 드리자면, 셜록 홈즈를 아동용으로 각색한 이야기를 '루트비어에 물을 타서 마시는 것 같다'라고 표현하는 촌철살인 표현은 정말 멋졌습니다.
그리고는 아버지날에 대해 이야기하는 에피소드도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찰리 브라운이 '아빠 이발소에 가면 아빠가 언제나 웃어준다, 이유는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장면 때문입니다. 정말이지 뭉클하네요. 찰리 브라운이 작중에서는 왕따에 패배자 기믹이지만 독자들은 모두 알고 있죠. 정말 최고의 아들이라는 것을 . 정말 심지굳게 잘 큰 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권 최고의 에피소드로 꼽고 싶어요.
뻔하고 지루한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찰리 브라운의 아버지날 에피소드만으로도 별점 3점은 너끈합니다. 팬이시라면 즐길 거리가 많은만큼 꼭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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