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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6

도쿄에 왔지만 - 다카기 나오코 / 고현진 : 별점 2점

도쿄에 왔지만 - 4점
다카기 나오코 지음, 고현진 옮김/artePOP(아르테팝)

이런저런 일상계 에세이 만화로 알려진 다카기 나오코의 도쿄 상경기. 그녀가 1998년 고향을 떠나 급작스럽게 도쿄로 올라와 정착하는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상경기' 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때 많았던 컨텐츠죠.

그러나 기대했던 '상경기' 특유의 재미는 거의 없습니다. 상경기 특유의 재미라면 오래전 '시골 영감 서울 나들이'에서처럼 좌변기 위에 쪼그려앉는다는 식의 시골과 도시의 차이, 무지에서 비롯되는 개그를 들 수 있는데 아쉽게도 등장하는게 전무해요. TV와 같은 이런저런 매체를 통해 익숙해 졌을 뿐더러 저자도 상경 전 도쿄에 여행온 적이 있으니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더 이상 '상경기' 로는 재미를 줄 수 없는 시대인 것이죠. 그나마 등장하는 것이라고 해 봤자 전철을 갈아타기 힘들다 정도가 그나마 등장하는데 그닥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아울러 대단한 드라마도 없습니다. 다카기 나오코의 삶 자체가 평범하고 문하기 때문입니다. 물장사에 빠지거나, 기둥 서방과 동거하거나, 사채를 땡겨쓴 것도 아닌 나날들로, 작중 등장하는 가장 큰 위기라고 해 봤자 술을 먹고 막차를 놓친 다음 길까지 잃는 정도의 에피소드에 불과합니다.

상경기다운 이야기는 가난뱅이 에피소드들이 전부입니다만... 그것도 돈이 없어서 못 먹는 몬자야키를 누군가 사준다, 고향에 갔더니 오래되고 낡은 옷을 놀려서 큰 맘 먹고 새로 샀는데 그 옷만 입어서 금방 낡아버렸다라는 식으로 잔잔하고 훈훈한 이야기들로 딱히 빵터지는 부분은 없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 작가 특유의 긍정 마인드는 즐겁고 책의 만듬새는 좋지만 작가의 광팬이 아니라면 딱히 읽어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가격도 만원이 넘어가는 만큼 더더욱 추천하기는 어렵네요. 분량도 150 여 페이지밖에 안되거든요. 이전 작품들과는 다르게 아예 컷조차 없는, 일러스트에 글이 결합된 형태인데 그만큼 여백이 많아서 페이지의 밀도가 높지도 않습니다.

덧붙이자면, 여성 만화가의 도쿄 상경기라는 점에서는 사이바라 리에코의 <<만화가 상경기>>와 비교됩니다. 어두운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이바라 리에코와 그래도 세상은 살만한 곳이고 훈훈하다는 것을 전해주는 다카기 나오코의 대결이죠. 개인적으로 재미만큼은 사이바라 리에코가 압도적다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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