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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4

오늘 뭐 먹지? - 다카기 나오코 / 고현진 : 별점 2점

오늘 뭐 먹지? - 4점
다카기 나오코 지음, 고현진 옮김/artePOP(아르테팝)

신간이 나오면 찾아보곤 하는 다카기 나오코의 에세이 만화. 제목처럼 평상시 먹는 음식들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를 그린 만화가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로 구분되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전부 19편에 스페셜 만화 2편을 포함하여 21편 구성이며, 각 편이 끝나고 해당 음식 사진들과 정말로 짤막한 만화가 덧붙여진 형태입니다.

다카기 나오코 만화다운 소소함과 소소함 속에서 피식하게 만드는 잔재미가 넘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굉장히 일상에 맞닿아 있는 이야기들이라 공감가는 것도 많아요. 여름에 차가운 소면 등 차가운 음식만 먹은 후 위기 의식을 느끼고 간단 미소시루를 끓여 먹는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입니다. 조미료가 냉장고에 넘쳐난다는 것도 역시 마찬가지. 확실히 특별한 조미료는 유통 기한 내 다 먹기가 쉽지는 않죠. 계량을 대충대충한다는 내용도 와 닿았고요. 무엇보다도 맥주를 좋아하고, 중간에 술에 취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은 정말이지 제 이야기였습니다!
자세하지는 않지만 슬쩍 소개되는 레시피도 반가왔습니다. 토마토 편에서 소개된 토마토 먹는 방법 - 토마토에 소금만 살짝 뿌려먹는다던가, 토마토를 맥주 안주로 먹는다던가 -, 다카기 나오코의 비법 국수장 레시피 - 간장, 미림, 청주 가쓰오부시 (등)을 넣고 끓인 농축 엑기스 - , 닭 가슴살을 물에 술과 소금 조금, 생강과 함께 끓인 후 불을 끄고 예열로 한참 익힌 후 간장과 청주, 고추기름을 섞은 양념장을 끼얹어 먹는 레시피 (닭 국물은 소금, 후추로 간하고 계란과 파를 풀어넣어 국을 만든다)는 한번 해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하지만 일본 기준이고 등장하는 음식들도 일본 요리들 - 미소 어묵탕, 토필 볶음, 우메보시, 히야얏코 등등 - 이 많다는 것은 확실히 아쉬운 점이었어요. 그리고 내용 대부분이 '어떤 음식을 먹고 싶어서 해 먹었다'라는 것이라 별다른 드라마도 없습니다. <<배 빵빵 일본 식탐 여행>> 처럼 여행가서 생긴 에피소드와 함께 소개되는 여행지 별미도 아니고, 그냥 집밥들이기도 하고요. 우리나라로 따지면 "술을 많이 마셔 숙취가 심해졌기 때문에 콩나물 국을 끓여 먹었다"는 이야기로 만화 한편이 나온 것과 다를게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런 소소함이 다카기 나오코 작품의 매력이기는 하지만 내용면에서 볼륨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아울러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매 편 이야기도 부실합니다. <<배 빵빵 일본 식탐 여행>> 대비 한 페이지에 포함된 그림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출판사의 의도인지, 원래 이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격 대비해서 내용이 충실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나쁘지는 않은데 단점이 더 눈에 밟히기에 감점합니다.
마지막에 결혼했다고 나오는데 이전에 읽은 작품들 모두가 독신으로 오래 살아온 이야기로 좀 급작스럽더군요. 여튼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만화를 많이 그려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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