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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3

수고했으니까, 오늘도 야식 - 이시야마 아즈사 / 김은모 : 별점 3점

수고했으니까, 오늘도 야식 - 6점
이시야마 아즈사 지음, 김은모 옮김/북폴리오

구루메미식, 음식 관련 만화 홍수의 시대죠. 너무 많아서 꾸준히 사 모으는 몇몇 작품들 (<<술 한잔 인생 한입>> 등)을 제외하면 눈길이 잘 가지 않을 정도로 조금 피로감도 느껴지기까지 합ㄴ다. 그래도 이 작품은 한권으로 끝나는 작품이며 풀 컬러에 동화 일러스트같은 따뜻한 그림체가 마음에 들어 구입해 보았습니다.

그림 관련 일과 아르바이트로 나날을 보내는(듯한) 평범한 처녀인 작가의 하루하루의 끼니, 그 중에서도 주로 야식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대단한 드라마도 없이 그냥 먹거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먹거리에 관련된 짤막한 추억, 에피소드와 그날 그날 만든 먹거리에 대해 소개하고 맛있게 먹는게 전부니까요.
하지만 꽤 재미있었어요. 사람 사는 이야기가 뭐 그리 큰 드라마가 있겠습니까. 이 작품처럼 야식으로 뭘 먹을까 정도가 그날 그날의 가장 큰 고민이라는게 오히려 현실적이죠. 맛있는 걸로 세계 평화가 찾아오는 이야기보다는 훨씬 마음에 듭니다. 유사 작품들과 비교하면 '혼밥', '집밥'이 주요 소재라는 점,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훈훈하고 따뜻한 이야기라는 점, 레시피가 많이 수록되어 있다는 차별화 요소도 확실하고요. 작화도 좋은 편이에요.

무엇보다도 레시피들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집에서 해 먹음직한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오븐 등 거창한 도구도 쓰지 않고 전자레인지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 특히나 인상적이에요. 설겆이가 귀찮아 알루미늄 호일을 적극 사용하는 것도 제 스타일이고요. 두께 있는 재료도 넣을 수 있는 '토스터'를 사용하는 레시피가 간혹 있지만 프라이팬으로 대체 가능할 것 같더군요. 저자도 그렇게 소개하고 있고요.
등장 레시피 중에서 가장 도전해보고 싶은 것은 우동 겉을 물로 적시고 사발에 넣어 랩을 씌운 후 전자렌지에 5분 돌려 맛국물 + 참깨 + 파 + 후리카케 + 날계란 조합으로 먹는 간단 우동! 입니다.

이런 혼밥 야식 이야기 외에도 <<여러 가지 야식 편>>이라는 제목으로 밖에서 사 먹었던 음식들을 소개하는 부분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맛집을 찾아 돌아다니는 흔해 빠진 형식이지만 역시나 따뜻한 그림이 잘 어울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컬러가 일러스트 느낌을 주는 앞부분 이야기와 다르게 모두 펜으로 그려진 전형적인 만화 형식으로 그려져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컬러보다는 이쪽 작화가 더 마음에 들었거든요. 더 선명하면서도 임팩트가 있었다고나 할까요? 약간 <<카페 알파>> 느낌도 나고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구루메, 미식, 음식 만화의 홍수 속에서 소박하게 자신의 위치를 가져갈 수 있는 그런 작품입니다. 이런 류의 만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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