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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9

요리 만화들 짤막한 감상 (7) : 조경규 만화들

돼지고기동동 - 6점
조경규 지음/송송책방

"오무라이스 잼잼"으로 유명한 조경규 작가가 꽤 오래전에 연재했던 웹툰입니다. 단행본은 올해 출간되었네요. 연재당시 다 봤었지만, 우연찮게 단행본도 구입하게 되어 리뷰를 남깁니다.

내용은 아주 간단합니다.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하늘이네 가족이 친지, 이웃들과 돼지고기 요리를 해 먹는게 전부니까요. 남편이 요리를 전담하고, 아내는 밑준비와 밥을 짓는다는 역할 분담은 독특하지만, 평범한 한국인 가정답게 등장하는 요리 모두 평범합니다. 돼지 갈비를 이용한 김치 찌개, 삼겹살 구이, 돼지고기 앞다리살 불고기, 콩나물 밥이 등장하는데 누구나 집에서 한 번 해 먹어 봄직한 요리들이죠. 밖에서 사 먹는 요리도 순댓국과 감자탕이고요. 중국 식당에서 탕수육을 먹고, 회사 점심으로 돈가스를 먹는 장면이 나오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집밥'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평범한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는 요리는 제한될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인지 작 중 "오무라이스 잼잼"을 그린 인기 만화가 조경규 씨!가 직접 등장해서 중국 요리 회과육을 선보이고, 아파트 반상회를 빙자한 요리 대결이 펼쳐지는 와중에 아파트 윗집 아가씨가 돼지고기 소시지로 만든 핫도그를 대접하기도 하지만, 더 이상은 무리였던것 같아요. 요리 대결을 끝으로 마무리 되고 맙니다. 오래 연재되기는 좀 힘든 소재였어요. 

전개도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아래와 같이, 별 내용도 없는데 힘을 주어 표현한 부분들이 그러합니다. 연재를 지나치게 의식한 듯한데, 영 작품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결말도 깔끔하고 하늘이네 세 가족의 화목한 모습도 귀엽고 볼거리이며, 이웃간의 훈훈한 정이 느껴지는 이야기라 마음에 드네요. 딸 아이에게 선뜻 보여줄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조경규 작가가 직접 등장하여 "오무라이스 잼잼"과 이어지는 세계관이라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별점은 3점입니다.

덧 1 : "오무라이스 잼잼" 보다는 큰 판형이라는게 특이했습니다. 세밀한 그림을 감상하기 용이한 판형인데, 보통 웹툰에는 잘 어울리지 않지만 조경규 작가 만화는 펜터치가 세밀한 덕분인지 큰 판형에도 잘 어울리더군요. 

덧 2 : 하늘이가 사랑하는 '삼통 파워'가 작중 세계관에서 가장 인기있는 만화로 보이는데, '팬더 댄스'를 등장시키는게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조경규 유니버스'를 구축할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지요.

오무라이스 잼잼 11 - 6점
조경규 글.그림/송송책방

딸아이가 좋아해서 계속 구입해서 읽어보고는 있지만, 어느 순간 리뷰를 쓰지는 않게 된 조경규 작가의 인기 일상계 식도락 만화입니다. "돼지고기 동동" 리뷰를 쓰는 김에 최신 권 리뷰를 올려 봅니다.

이전 권에 비해 조경규 작가와 가족들이 직접 겪은, 일상계스러운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조경규 작가 가족이 메추리알 요리 파티를 하고, 식당에서 간 요리를 시켰는데 너무 많아서 당황했던 경험, 중국에 가서 마라샹궈를 먹는다던가, 홍콩에서 에그롤을 사기위해 분투했던 이야기가 펼쳐지는 식으로요. 나쁘지는 않은데, 이전처럼 특별한 경험에서 시작해서 요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전개가 많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인 "오무라이스 잼잼" 최고 매력 포인트인데 말이지요.
그나마 등장하는 것도, 오락실 기계를 사러 가서 너무 많이 하지 않도록 룰을 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초코칩 쿠키처럼 멈출 수 없게 된다는 초코칩 쿠키 이야기같이 뻔하거나 억지스러운게 많았습니다. 아울러 음식들에 대한 잡다한 지식을 알려주는 내용도 이전보다는 부족한 편입니다. 가족 일상계 중심 이야기니까요.

그래도 이야기 중간중간 소개가 없는건 아닙니다. 양꼬치를 위구르 족이 팔기 시작한게 대유행의 시초라던가 하이라이스의 유래, 도토리묵 묵사발 원조인 대전 강태분 할머니, 에그타르트에 대한 상세한 설명 등 볼만한 부분은 분명히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전 권과 비교하기 어려운 장점이 있는데, 단행본 구입한 보람이 느껴진다는 겁니다. 게임기가 등장하는 이야기 두 편이 웹툰에서는 삭제된 덕분입니다. 게임기가 불법 복제품이기 때문이라는데, 책에는 수록되는게 문제 없는지 모르겠지만, 어쨌건 출판물에서만 볼 수 있는 이야기라서 기뻤습니다. 

"오묘하고 잼있는 이야기"라는 만화 게임북 부록도 아주 좋았어요. 해가 지나면 쓸 일없는 달력이나, 용도도 불분명한 스티커보다는 훨씬 나으니까요. 2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은 좀 세기는 하지만, 600페이지라는 볼륨과 풀 컬러라는 점에서 수긍할 만 합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입니다.

요리 만화들 짤막한 감상 (6)

2023/08/11

오늘도 냠냠냠 1 - 조경규 : 별점 2.5점

오늘도 냠냠냠 1 - 6점
조경규 지음, 방현선 사진/송송책방

<<오무라이스 잼잼>>으로 유명한 조경규의 음식점 소개 만화. 한겨례에서 연재되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본인과 아내 등 가족인 점, 소소한 일상 이야기라는건 <<오무라이스 잼잼>>과 거의 흡사합니다. 그러나 가족과 일상 이야기, 그리고 요리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인 <<오무라이스 잼잼>>과는 다르게, 가게와 주요 요리 소개에 충실하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1권에서는 전부 17곳의 음식점이 소개됩니다. 내용은 연재물과 동일하지만, 만화에서 소개되었던 가게와 대표 요리 사진이 부록처럼 수록되어 있고요. 이런 점도 <<오무라이스 잼잼>>스럽네요.
맛집 소개 기준은 4화에 따르면
  • 자주 가는 식당
  • 가만히 있다가 문득 생각나 가곤 하는 집
이라고 합니다. 맛집을 알게 된 경로는
  • 아버지 어머니와 어려서부터 함께 가던 집
  • 친구,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집
  • 책, 잡지, 신문 등 종이에 인쇄된 정보를 통해 특히 20년 이상 오래 된 맛집 가이드북을 좋아함. 지금 없어진 집도 많지만, 지금까지 남아 있으면서 변함없는 음식을 내놓고 있다면 분명한 맛집이기 때문.
  • TV 보다가 못 참고 달려간 집
이고요.

이 기준에 걸맞게 오래된 가게가 대부분입니다. '태극당'과 '명동 교자'는 저도 친숙한 곳이에요. '김진환 제과점'은 학교다닐 때 막 유명해지기 시작한 곳이었는데 소개된걸 보니 반갑더군요 (식빵만 팔 때 가봤음). 여기 갔다가 근처에 있던 헌책방 '숨어 있는 책'에 들리는 코스가 딱이었지요.

안 가본, 모르는 가게도 많은데 그 중에서도 7화의 '무교동 북어국집'은 한 번 가보고 싶어집니다. 사골 육수에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는 북어국이라니, 너무 맛있을것 같아요. 아래와 같이 밥 반공기에 계란후라이 반숙과 새우젓 조금 넣은 비빔밥도 신기했고요. 무슨 맛일까나.....


8화의 관훈동 솥밥집 '조금'은 얼마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가서 전시를 관람했을 때 가 볼걸 그랬네요. 다음에 가족들과 꼭 찾아가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아쉬웠던건 저자가 자주가는 노포 위주라 주로 서울 강북 - 마포, 종로, 중구, 서대문구 등 - 에 위치한 가게가 많다는 점입니다. 다른 장소에 있는 가게는 압구정과 화곡동 두 곳 뿐이더라고요. 또 냉면집, 만두집과 탕국집이 많은 것(대략 10곳)도 다양성 측면에서는 아쉬웠고요.
오무라이스 잼잼처럼, 인터넷 연재물로 접한 독자가 책을 따로 구입해서 읽을만한 가치도 찾기 힘듭니다. 고작 한, 두 페이지 추가된 사진만으로는 부족했어요. 16,000원에 180페이지에 불과한 가성비를 생각하면 더더욱 말이지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좋은 정보들을 특유의 푸근한 만화로 알려주는건 좋았지만, 인터넷으로 보아도 충분합니다. 구태여 구입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2024/03/06

오무라이스 잼잼 13, 14 - 조경규 : 별점 2.5점 / 2점. 마지막일듯.

오무라이스 잼잼 13 - 6점
조경규 지음/송송책방

신간이 나온지 꽤 되었는데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권은 코로나 펜데믹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가지 못해 급식을 먹지 못한다던가, 좋아하는 농구 직관을 가지 못하다가 어렵사리 강원도 원주까지 원정 직관을 하러 간다는 등의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책 가격이 제가 1권을 샀을 때 보다 많이 올라서 이제 정가 19,000원인데, 가격에 걸맞는 볼륨은 갖추고 있습니다. 거의 600페이지에 가까운 풀 컬러 인쇄본이니까요. 웹툰이라 페이지 내 여백이 많아서 정보량은 페이지수 대비 많다고 보기 어렵지만 그래도 가격은 납득이 되는 수준입니다.
작가 가족의 이야기 비중이 높아져서 전형적인 가족 일상툰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식과 요리에 대한 정보도 기대에 값합니다. 후추의 종류와 제조 방법, 딸기 우유의 빨간색을 내는 방법, 사우전드 아일랜드 샐러드 드레싱의 제조법과 역사, 대파와 양파의 차이 등 잘 몰랐던 여러가지 정보들을 언제나처럼 재미있게 소개해주고 있거든요. 이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초코 다이제 맛있게 먹는 방법"이었습니다. 초코 다이제를 차에 담갔다가 먹는 방법은 '이그 노벨상'까지 수상한 과학적 방법이라는군요. 꼭 한 번 따라해봐야겠어요.
조경규 작가의 그림을 보는 재미도 좋습니다. 다양한 튀김 덮밥들, 치킨 버거들 등등... 왠만한 사진보다 먹음직스럽고 예쁘게 그려져있는 덕분입니다.

하지만 웹툰을 이미 본 독자에게는 중요할 부가 정보는 별로 없습니다. 독자분들이 뽑은 오무라이스 잼잼 베스트 에피소드는 책에 수록할만한 정보는 아니었고요. 
그 외 이런저런 정보 소개도 대부분 식당 탐방 수준이며, 김영환 선수 인터뷰는 농구팬이 아니라면 큰 관심을 가지기 힘든 내용이라 책 성격과는 맞지 않았습니다. 만화와의 연결고리를 가져가기 위한 장치였겠지만, 이보다는 차라리 농구팀 식단같은 정보를 알려주는게 더 나았을겁니다.
아울러 작가 가족 이야기 비중이 너무 과합니다. 예전처럼 조금 독특한 이야기도 없고요. 그냥 가족들과 뭘 먹으러 갔다, 준영이가 많이 먹는다 등의 이야기가 반복될 뿐입니다. 연재가 이어지면서 소재가 고갈된 탓일까요?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오무라이스 잼잼 14 - 6점
조경규 지음/송송책방
13권과 함께 구입한 14권. 14권이 되니까 드디어 20,000원으로 가격이 올랐네요. 물론 536페이지에 풀 컬러의 볼륨이라는 측면에서 비싸다고만은 할 수 없겠지요.

이번 권은 요리 관련 정보보다는 경험담 비중이 높더군요. 물론 요리, 음식 관련 정보가 아주 없는건 아닙니다. 몇가지 소개해드리자면 
  • 해쉬브라운은 1887년 요리책에 '해쉬드 앤 브라운드 포테이토스'라고 처음 등장했는데, 생감자를 강판으로 채 썰고 녹말 제거 후 버터나 기름으로 지져낸 요리였다
  • 우리나라 마라탕은 2012년 대림동의 라화쿵부가 시초
  • 키세스 초콜릿은 키스하는 입 형태에서 따온게 아니라 19세기의 일반적인 작은 사탕의 통칭에서 따 온 이름이다었다.
  • 볶음밥을 달걀로 감싸고 토마토소스를 얹은 오무라이스는 홋쿄쿠세이가 원조로 오믈렛과 흰밥만 먹는 단골을 위해 변주해서 만든 요리가 시초, 렌카테이의 원조 오므라이스는 밥을 날달걀에 먼저 비비고 팬에 지져낸 것이다.
  • 미국식 멕시코 요리 텍스-멕스는 따지고보면 우리나라식 중화요리같은 것으로 이 중 구운 고기와 채소를 토르티야에 직접 넣어 만드는 화이타도 1969년 텍사스주 소도시 카일에서 '화이타 킹' 소니 팔콘이 처음 만들어낸 미국의 발명품.
  • 회오리 감자도 한국인의 발명.
등입니다.
작가와 제가 살아온 시대가 거의 같아서 저 역시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던 에피소드도 재미있었어요. 옛날 기차에서 팔던 그물망 포장 삶은 계란과 종이 포장 소금과 군대에서 전자레인지로 데워먹던 냉동 만두처럼요.

하지만 집에서 감동란을 만들어 먹고, 곤지암으로 소머리 국밥을 먹으러 가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라탕을 먹으러 가고, 태국과 홍콩 등지에서 망고를 먹고, 인생 첫 순대국을 먹으러가고... 하는 식의 경험담은 별로 재미가 없더군요. 보통은 경험과 함께 해당 음식의 역사를 함께 풀어주곤 했었는데 그런 내용도 많지 않고요. 은영이가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또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재미도 없고, 관심도 가기 어려운 이야기였어요.

이제는 완전히 가족 일상툰이 되어버린 느낌으로 제 별점은 2점입니다. 
다음 권은 연재분을 먼저 확인해봐야겠지만, 이대로라면 더 이상 구입해 읽을 일은 없겠습니다. 조경규 작가 가족 이야기는 딱히 궁금하지 않으니까요.

2014/06/12

오무라이스 잼잼 3 - 조경규 : 별점 2.5점

오무라이스 잼잼 3 - 6점
조경규 글.그림/씨네21북스

단언컨대 현재 시점에서 국내 일상계 음식 만화 중에서는 최고인 "오무라이스 잼잼"의 세 번째 권입니다.

작가의 일상생활에서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음식으로 전개되는 과정이 독특하다는 특징이 제일 마음에 드는데, 이번 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딸아이의 귀여운 아는 척에서 녹차 라떼로 넘어가고, 처음 중국에 발을 디뎠을 때 배고픈 가족을 위해 방황하던 경험이 게맛살로 넘어가는 등의 이야기가 많거든요. 편안하면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그림도 여전해서 마음에 들고요.
소개되는 요리들도 언제나처럼 엄청나게 맛있게 그려집니다. 그 중에서도 따뜻하고 몰캉몰캉하면서도 달콤해 보이는 전설의 중국 디저트 "삼불점"은 꼭 먹어보고 싶네요.

그러나 과연 공짜로 볼 수 있는 웹툰을 만 원 넘는 거금을 지불하여 구입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사용자에게 웹툰보다 더한 가치를 주기 위한 노력은 엿보이지만, 지난 권들과 마찬가지로 불필요한 정보들(단순한 맛집 탐방이나 작가 아이들 사진 같은)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레시피나 괜찮은 인터뷰가 실려 있기도 하지만, 이 정도로는 많이 부족하죠.

때문에 별점은 2.5점입니다. 웹툰을 안 보고 단행본만 본다면 별점 4점도 충분한 작품인데, 현재의 형태는 확실히 애매합니다. 웹툰을 단행본화 할 때의 추가적인 가치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2018/03/03

오무라이스 잼잼 8 - 조경규 : 별점 1.5점

오무라이스 잼잼 8 - 4점
조경규 글.그림/송송책방

한때(지금은 이어지는 이유들 때문에 아닙니다) 우리나라 요리, 음식 만화의 최고봉이라 생각했던 "오무라이스 잼잼" 의 신간입니다. 모두 스물 두 편의 '다음 웹툰' 연재작에 후기와 약간의 부가 정보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는 구성입니다.

언제나처럼 500 페이지가 넘는 볼륨은 풍성합니다. 덕분에 볼만한 내용도 제법 되고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새롭다는건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발상이 등장한 "내 생애 첫 즉석 떡볶이"입니다. 추리 소설 애호가로 여태까지 수 백 권의 추리 소설을 읽고 리뷰를 올렸지만 그런 저에게도 아직 크리스티 여사님의 "신작" 이 존재하지요. 그러한 작품들이 큰 기쁨을 준다는 생각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미국의 봉지빵 트윙키, 다양한 군만두들과 카야잼 등 작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음식, 요리 정보도 괜찮은 편입니다. 그 중에서도 "버블티야 반갑다!" 편에서 소개되는 버블티의 상세한 역사는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요리는 아니지만 "카쥬랑 막국사랑" 에서 알게된 독특한 악기 '카쥬' 도 인상적이고요. 유튜브를 찾아보니 아주 매력적이던데, 저도 제 딸을 위해서 하나 사야겠다 싶었어요.

그러나 좋았던 부분은 이 정도에 불과합니다. 전체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음식 만화라고 하기에는 주제가 되는 음식 비중은 대체로 절반 정도 분량에 그치고, 그나마의 내용도 깊숙하게 파고들지 못하는 탓입니다. 한마디로 음식 만화가 아닙니다. 음식이 주요 소재 중 하나인 일상툰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상툰으로서의 재미는 별로라는 겁니다. 조금 독특하지만 평범한, 작가 가족들이 주요 등장인물로 등장하는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될 뿐이니까요. "생활의 참견" 처럼 웃기기라도 하면 괜찮았을텐데, 전혀 그렇지도 못했어요.

전개도 예전같지 않습니다. 음식과 일상툰이 나름 조화롭게 전개되었던 과거에 비하면 이번 권에는 억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과거 아내와 같이 수업을 들었던 사진 수업 과정 중 필름통을 흔드는 장면에서 버블티 이야기로 넘어간다던가, 알까기에서 바둑알을 떠올리고 다시 오레오로 넘어가고, 토종개 이야기에서 떡갈비로 이어지는 등의 전개처럼요. 냉동 식품을 만화와 연결시킨 발상도 뜬금없기 그지없고요. 음식과 아무런 관련도 없고, 재미도 없는 억지스러운 설정일 뿐입니다.
그나마 이런건 좀 나은 편이고... 결명자차, 월병, 조식 뷔페, 북엇국 등에 관련된 에피소드는 이러한 변주도 없고 음식에 대해 깊이있는 소개도 없는 단순한 추억담이 전부입니다. 예를 들어 결명자차 이야기는 뜬금없이 등장한 음정희 이야기 외에는 음식 이야기도, 일상 이야기도, 재미도 뭐 하나 건질게 없습니다.

웹툰 연재분에 더하여진, 책을 구입한 독자를 위한 서비스도 언제나 그렇듯 영 아닙니다. 별도의 아이디어가 들어간 새로운 내용은 거의 없고, 사진 중심의 정보 제공 페이지가 대부분이거든요. 흔해빠진 맛집 탐방 기사는 짜증날 정도였고, 음식과는 별 상관없는 인터뷰는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널리널리 알려진 홍대 명물 막걸리 아저씨 이야기는 완전히 뒷북이었고요.

물론 작화는 여전히 마음에 들고 몇몇 에피소드도 괜찮습니다. 요리와 음식을 중심으로 잔잔한 가족 이야기를 다룬 일상툰을 원하신다면 취향이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기대했던 정통 '음식, 요리 만화' 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어서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 다음 웹툰으로 이미 접해 보았던 상황에서 책을 따로 15,000원 씩이나 내고 구입해야 하는 이유도 별로 없기에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더 이상은 구입할 생각이 없습니다.

2014/04/15

차이니즈 봉봉 클럽 1 - 조경규 : 별점 2점

차이니즈 봉봉 클럽 01 - 4점
조경규 지음/씨네21북스

국내 요리 만화 중에서는 첫 손가락에 꼽는 "오무라이스 잼잼"의 작가 조경구의 요리 만화입니다. "오무라이스 잼잼"에도 등장했던 작가의 딸 은영이를 모티브로 만든, 돈 많고 예쁘고 공부까지 잘하는 여고생 조은영이 중화요리 식도락 동아리 '차이니즈 봉봉 클럽'에 가입하여 여러 가지 요리를 클럽 친구들과 맛보고 다닌다는 내용입니다. 2008년도 만화이니 5년도 더 지났지만, 이제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내용은 별 게 없습니다. 청송고 차이니즈 봉봉 클럽 멤버들이 실존하는 중화요리집을 찾아다니며 먹은 맛있는 음식에 대해 소개해준다는게 전부거든요. 만화라기보다는 일종의 서울 중화요리집 가이드북에 가깝습니다. 가이드북으로서의 기능은 충실하며, 무엇보다도 고급 요리보다는 만두나 면류 등 간단하고 크게 부담 없는 가격의 식사 위주로 소개되고 있는게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실제 저도 방문했었던 구로동(구 가리봉동)의 "삼팔교자관"의 꿔바로우가 등장하는 것도 무척 반가웠고요.

반면 만화로서의 재미는 기대 이하입니다. 작가도 단순 가이드 이상의 재미를 주기 위해 차이니즈 봉봉 클럽과 등장인물들에 대한 상세한 설정 및 다양한 개그를 선보이지만 무리수로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배고프면 얼굴이 변하는 쇼타, 맛있는 것을 먹으면 이마의 상처가 아프다는 해리, 대표 비슷한 아롱군이라는 클럽 3인방 모두 별다른 매력 없는, 개그 만화의 병풍 수준에 가깝더라고요.

작화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딱딱 떨어지는 일러스트 같은 펜선이 독특한 전통적인 만화 작풍인데,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여준다는 시도는 좋았지만 정도가 너무 심하고 연출이 안정되지 않은 느낌이며, 컬러로 정성껏 그렸던 "오무라이스 잼잼"에 비해 요리들이 그닥 맛있어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로 보입니다.

자금 사정에 안절부절 못하는 해리가 은영의 친구에게 일갈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끝나서 다음 권이 조금 궁금해지기는 하지만, 형식 자체가 동일하다면 굳이 찾아 읽어볼 것 같지는 않네요. 차라리 담백하게 중화요리를 좋아하는 소녀가 유명 가게를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 정보를 얻어 구루메 투어를 다닌다는 식, 아니면 그냥 작가와 기자들이 실재 취재를 한 취재기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식으로 일상계스럽게 전개하는 게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별점은 2점입니다. 가이드북 이상의 가치를 찾기 어렵습니다. 

2016/11/13

오무라이스 잼잼 7 - 조경규 : 별점 2점

오무라이스 잼잼 7 - 4점
조경규 글.그림/씨네21북스

한 때 국내 음식 만화 중 최고봉이었던 "오무라이스 잼잼"의 최신간입니다. '한 때'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이 만화를 아직도 음식 만화라고 해야 할 지 아리송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전과 같이 일상과 음식에 대한 정보가 잘 조화를 이루는 에피소드가 없는건 아닙니다. 누텔라(와 베지마이트)를 다룬 "누텔라 마이트"라던가 양장피(와 짜차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양장피는 어떤 모양인가요?", "156 대전 두부 두루치기 블루스", "핫덕 말고 핫도그" 에피소드는 예전 수준의 밀도를 보여줍니다. 작화 역시 음식을 맛있게 보이는 데에는 최고고요. 조경규 작가의 창작 비법을 소개한 후기는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이고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음식에 대한 비중이 이전에 비하면 훨씬 못합니다. 작가 가족을 다룬 일상툰에 음식 관련 정보가 들어간 만화로 보는게 나을 정도에요. 딸 은영이가 시력이 나빠져 블루베리 베이글을 먹인다는 "베이글과 안경", 가족끼리 망원 시장 나들이를 나간다는 "150차 닭강정 워크숍", 여행 중 냉장고가 고장나 음식을 전부 버려야 하지만 김치만큼은 푹 잘 쉬어 맛난 김치 찌개를 먹는다는 "151 김치 찌개 고장 사건", "인스턴트 분유" 등 대부분의 에피소드들이 그렇거든요. 전체 비중으로 따지면 일상 이야기 80에 음식 이야기 20 정도 비중이에요.
저도 일상툰이라는 장르를 무척 좋아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단점이라고만 하기도 어렵고요. 그런데 "생활의 참견" 등과 같은 빵빵 터지는 일상툰에 비교하면 평이한 이야기들이고, 작가 아이들을 소재로 한 비슷한 이야기들이 반복되는건 지루했어요. 그나마 이번 권에서만 그랬다면 괜찮겠지만 이러한 분위기로 흘러간건 이미 제법 오래된 터라 걱정이 됩니다.

연재분에 더하여진, 책을 구입한 독자를 위한 서비스가 미흡하다는 단점은 이전과 같습니다. 별도의 아이디어가 들어간 새로운 내용보다는 사진 중심의 정보 제공 페이지가 많은 탓입니다. 특히나 '성심당' 탐방 기사와 같이 인터넷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컨텐츠가 포함된건 영 마음에 들지 않네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여러모로 제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고 15,000원이라는 가격에 어울리는 내용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구입할 지는 추후 연재분을 보고 고민을 해 보겠습니다.

2014/01/25

오무라이스 잼잼 - 조경규 : 별점 2점

오무라이스 잼잼 - 4점
조경규 글.그림/씨네21북스

국내 요리 만화 중에서는 첫 손가락에 꼽는 웹툰 "오무라이스 잼잼" 출판 버젼입니다.

웹툰 연재물은 한 회도 빼먹지 않고 챙겨보는 나름 팬이라 자부합니다만, 책은 가격이 꽤 센 편이라 구입을 주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알라딘에서 20% 할인을 하길래, 충동 구매를 하게 되었네요.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솔직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가성비가 영 꽝이거든요. 제 값 주고 샀더라면 정말 돈이 아까웠겠구나 싶을 정도예요. 이유는 만화는 인터넷으로 언제 어디서든 무료로!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뭔가 부가적인 다른 요소가 있었어야 하는데 거의 그렇지 못한 탓입니다. 물론 에피소드별로 이런저런 곁가지들이 삽입되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1~2페이지 분량에 그치며, 그다지 색다르거나 재미있는 내용도 없습니다. 등장 요리에 대한 사진이나 관련된 맛집 탐방류의 정보,  - 예를 들면 일본의 카스테라 맛집이나 울릉도 먹을거리 기행 - 는 인터넷에 넘쳐나는 이야기와 다를게 없으며, 중국에서 만나는 한국 과자라던가 컵라면의 짤막한 역사, 활명수병의 변천사 등은 솔직히 왜 실려 있는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딱히 재미가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자료적 가치가 있지도 않으니까요. 아주 약간 실려 있는 한 페이지짜리 일상툰도 재미와 정성 모두 기대 이하였습니다.

그나마 마음에 든 것은 샌드위치 편에 소개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샌드위치"와 "엘비스 샌드위치" 레시피를 만화로 그린 것 뿐입니다. 샘 초이의 파인애플 스팸 같은 스팸 요리 부록이나 대만 팥빙수 이야기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분량이 너무 짧고(한 페이지), 별로 맛있어 보이지 않아서 아주 마음에 든다고 하기는 어렵네요. 예전 작가의 다른 대표작 "팬더 댄스"에서 하와이 스팸 요리편을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러한 에피소드라도 엮어서 책 출간 시 포함시켰어야 했습니다.

또 웹툰 대비 단행본의 볼륨이 많지 않아 보이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웹툰 특성상 여백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단행본에 맞게 좀 더 꽉 짜여진 편집을 할 수는 없었을까요? 왠지 페이지를 늘리기 위한 아이디어가 전편에 넘쳐나는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소소한 일상을 요리와 엮어 전개하는 솜씨와 작품 전체에 흐르는 잔잔한 분위기, 그리고 탁월한 음식 그림 등 좋은 요소가 많기는 하나 이 돈을 주고 구입할 가치는 솔직히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래서야 후속권을 구입해서 읽을 일은 없겠지요.

그나저나 이놈의 충동구매를 자제 좀 해야 할 텐데...

2015/07/10

오무라이스 잼잼 박스 세트 유감

오무라이스 잼잼 1~5 박스 세트 - 전5권 - 2점
조경규 글.그림/씨네21북스

제목 그대로. 1권부터 한 권 한 권 차곡차곡 사 모았는데, 이제 와서 박스 세트가 나온다니 당황스럽네요. 예전에도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 출판사들의 마케팅은 확실히 많이 구리군요.

알라딘 댓글을 보니 저같이 생각하는 독자들이 많은 듯합니다. 기존 독자들을 위해 박스와 특전만이라도 별도 판매를 한다던가 하는 조치가 아쉽습니다.

하긴, 이런 만행에 비한다면야 양반이라고 생각하는 게 속 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2025/12/19

오무라이스 잼잼 15 - 조경규 : 별점 2점

이전 권 리뷰에서 더 구입하지 않겠다고 했었는데, 형에게서 생일 선물로 받아 읽게 되었습니다. 책 가격이 2만원을 돌파했네요.

특유의 정감 있는 그림체와 따뜻한 분위기는 여전하고, 다양한 음식에 얽힌 이야기와 정보들은 여전히 흥미롭습니다. 따로 국밥은 6.25 때 밥이 미리 말아져 있는 국밥을 양반들이 체면 때문에 거부해서 생겨났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투움바 파스타는 미국 아웃백에서 만들어진 메뉴다라는 등 음식 유래들에 대한 설명이 특히 좋습니다. 그 외에도 이탈리아 정통 알프레도 파스타에는 크림이 들어가지 않고 파르미자노 레자노 치즈와 버터만 들어간다는 등 처음 알게 된 정보들도 많고요. 

그리고 레시피도 꽤 볼 만 합니다. 무엇보다 초코파이 라테 레시피가 가장 눈길을 끌었습니다. 초코파이를 전자레인지에 6초간 데운 뒤, 에스프레소와 우유를 뿌리고 부숴서 먹는 디저트라는데, 이건 꼭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네요. "연유처럼 끈적이고 달콤한 삶" 편에서 연유의 유래와 함께 소개되는 홍콩의 '버터 돼지'(딱딱한 롤빵에 연유와 버터를 넣은 간식)를 한국 가정에서 만들려면 빵을 플레인 베이글로 대체하면 된다는 등의 꿀팁들도 눈길을 끕니다. 

하지만 이전 권에서도 언급했듯 가족 이야기의 비중이 높아졌다는건 단점입니다. 더 이상 음식과 요리 만화가 아니라 가족 일상툰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에요. 가족끼리 어디 놀러가서 뭘 먹었다는 류의 에피소드 반복은 식상하다는 말도 사치라 느껴질 정도로 뻔하고요.

이미 웹툰으로 읽은 독자가 책을 구입할만한 요소도 여전히 부족합니다. 독자가 뽑은 오무라이스 잼잼 명대사라던가 팬아트 모음은 솔직히 페이지 낭비입니다. 맛집 탐방 및 소개 역시 인터넷 컨텐츠 대비한 장점을 찾기 어려웠어요. 이래서야 가격 인상에 걸맞는 내용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원래 이 시리즈의 장점이었던 음식 중심의 이야기와 정보성이 점점 희석되어 가는데, 다음 권을 구입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대로라면 구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네요.

2015/11/22

오무라이스 잼잼 6 - 조경규 : 별점 2.5점

오무라이스 잼잼 6 - 6점
조경규 글.그림/씨네21북스

조경규 씨의 웹툰. 얼마 전 "박스셋트 유감"이라는 글을 올리긴 했지만, 만화 자체만 놓고 보면 국내 음식 관련 만화 중 손꼽을 만한 작품입니다. 발간된 걸 알고 주저 없이 구입했습니다.

이미 5권 분량, 100화가 넘는 이야기가 출간된 만큼 내용과 분위기 면에서 새로운 점은 많지 않습니다. 이전 리뷰에서 언급했던 장단점은 거의 그대로에요. 하지만 6권만의 특징을 조금 언급하자면, 우선 이전 권에서 보였던 장단점이 많이 희석되었다는 점 입니다. 우선 장점이라고 했던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기묘함’이 이번에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제목과 내용이 일치하는, 가족과 무엇을 함께 먹었다는 식의 일상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나쁘진 않았지만, 5권에서 이런 기묘함이 강하게 느껴졌던 터라 상대적으로 비교가 되는 건 어쩔 수 없겠지요.

반대로 가장 큰 단점으로 여겼던 가족 이야기가 그렇게 거슬리지 않았던 건 다행이에요. 부록이나 보너스가 예전처럼 가족 이야기로만 채워져 있지는 않은 덕입니다. 아내에 대한 보너스 만화가 있긴 하지만 이 정도는 허용 범위라 생각합니다. 물론 여전히 재미는 없었습니다.

또 이전 권에 비해 훨씬 두꺼워졌는데 - 4, 5권이 488쪽인데 6권은 568쪽 -, 24화 구성이라는건 같지만 보너스 만화가 꽤 길게 실려있는 등 부록과 보너스가 강화된 덕분입니다. 부록과 보너스 이야기들—아보카도 키우기, 풍선껌 불기, 결혼식 주례 에피소드, 클래지콰이와의 인연 등—과 몇 개 안 되지만 음식 관련 레시피 소개—절편 떡볶이, 집에서 만드는 파라타, 부위별 수육 도감, 스모어 만들기 등—이 단순 사진이 아닌 만화 형식으로 그려져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사진과 글 중심의 탐방기와 인터뷰도 상대적으로는 줄어든 편입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기묘한 재미는 줄어들었지만, 이전 권에 비하면 공짜로 볼 수 있는 웹툰 대비 소장 가치는 소폭 상승했습니다. 가격도 천 원 올랐으나 내용에 비하면 적정한 가격이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내용이 웹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것이니 구입 여부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야 겠지만요.

덧붙이자면, 초판 부록으로 들어 있는 빵 그림은 대체 왜 들어 있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 것은 조금 구겨져서 오기도 했고요. 혹시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걸까요?

2014/12/03

오무라이스 잼잼 4 - 조경규 : 별점 3점

오무라이스 잼잼 4 - 6점
조경규 글.그림/씨네21북스

1, 2, 3권을 모두 구입하기는 했습니다만, 2, 3권은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할인 가격에 구입했었습니다. 그래서 4권도 중고 서점 입고를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도서정가제 이후에는 할인폭이 크지 않을테고 중고도 구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 새 책을 구입하였습니다. 이전 권 리뷰에서 '어차피 인터넷에서 모두 공짜로 볼 수 있는 것을 이 돈 주고 사기에는 아깝다'고 적었었는데, 생각이 바뀌기도 했고요. 공짜로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12,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450페이지가 넘는 풀컬러 책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는 괜찮으며, 인터넷과는 다른 아날로그적인 정겹고 따뜻한 맛은 단순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내 요리만화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로, 콘텐츠 자체의 가치가 무척 높다는 장점도 큽니다. 지금은 국내에도 요리 만화가 웹툰 중심으로 제법 많아졌지만, 단순히 요리가 등장하고 레시피가 나오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자유로운 연상과 전개를 통해 요리와 에피소드가 어우러지는 흉내내기 어려운 독특한 구성은 여전히 발군입니다. 이번 권 역시 그러합니다. 미국 거주 시절 "인큐버스"라는 밴드의 라이브를 보기 위해 톨리도라는 무척 한적한 도시를 찾아간 에피소드가 대게 이야기로 연결된다든가, 자기와 닮은 Sasa 씨 이야기에서 소보로빵, 멜론빵, 파인애플빵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과정이 기가 막힐 정도입니다. 요리에 대한 그림과 소개 모두 당장 먹고 싶게 만드는 요리 만화로서의 미덕도 충분하고요.
이러한 독특한 매력은 작가 조경규의 이색적인 이력 덕도 클 것입니다.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를 졸업하고 중국에서도 수년간 거주한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겸 디자이너인데, 이시카와 쥰이 "만화의 시간"에서도 이야기했듯, 조금이라도 특이한 인생을 산 사람이 만화가로 유리하다고 하지요. 그 말대로라면 조경규 작가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인생을 산 셈입니다.

또 다양한 음식 관련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부가적인 가치도 큽니다. 츄파춥스의 로고를 살바도르 달리가 디자인했다는 사실이나, 달리와 디즈니의 공동작업 애니메이션이 있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네요. 외에도 닭갈비의 유래나 다양한 연근 요리 등 읽을거리가 가득합니다.

총 24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가장 구미가 당기던 음식은 "차계란"이었습니다. 계란 장조림을 무척 좋아하기도 하지만, 소개 자체가 워낙 매력적이라 꼭 한번 따라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단점은 이전 권들과 동일하게 명확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무료로 볼 수 있는 웹툰과 비교한 가치가 얼마나 크냐는 여전히 애매합니다. 이번 권은 책에서만 볼 수 있는 부록이 특히나 별로입니다. 본편에 소개된 내용의 보강이나 외전 형식의 이야기, 만화로 제작된 레시피 등이 훨씬 가치 있었을 텐데, 정작 수록된 것은 다른 곳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맛집 소개나 재미없는 가족 만화가 대부분이니까요.

또 작가의 가족, 특히 아이들 소재 이야기가 너무 많은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몇 안 되는 부록 페이지까지 아이들 사진과 그림으로 채워진 점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소재 면에서 보다 자유롭고 유연한 발상의 이야기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 책을 구입한 독자를 위한 서비스에도 더 신경 써주길 바랍니다.

그래서 별점은 3점입니다. 단점이 없지는 않으나 작화는 물론 내용과 재미, 소개되는 요리의 가치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국내 요리, 음식 만화의 대표작임은 분명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본전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여러 번 다시 읽었기에 돈이 아깝지도 않고요. 1, 2, 3권 모두 열 번 이상 읽었으니까요. 요리, 음식 만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물론 이만한 금액을 지불할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는 본인의 선택입니다.

2014/04/18

오무라이스 잼잼 2 - 조경규 : 별점 2.5점

오무라이스 잼잼 2 - 6점
조경규 글.그림/씨네21북스

국내 최고의 일상계 요리만화로 이전에 읽었던 1권에 이어지는 이야기. 1권 리뷰에서 가성비를 언급하고 다음 권을 살 생각은 없다고 단언했었지요. 그러나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반값에 팔기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가성비에 의한 착시 효과일 수도 있겠지만, 1권보다는 마음에 드네요. 웹툰 연재 시 읽었던 내용 중 인상적이었던 XO 소스 발명에 대한 일화, 작가의 미국 유학 생활 중 단골 중국집에서 Happy family~ 전가복!을 먹은 이야기, 작가의 산타페 여행기, 너무너무 맛있는 베이컨 이야기 등이 실려있고, 각종 부록도 1권보다는 더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XO소스를 이용한 볶음밥, 완벽한 계란후라이와 스크램블 에그와 같은 조리법 소개가 괜찮았던 덕분이지요. 무엇보다도 산타페 여행기 편에서 잠깐 그림으로 소개되기만 했던, 작가가 산타페에서 1회용 카메라로 찍었다는 당시 사진이 실려있는게 아주 좋았습니다. 사진도 나름 감각적이더군요. 이왕 이 사진을 실을 생각이었다면 전가복 편에 등장한 메뉴판 등도 실어주었으면 했는데 조금 아쉽네요. 다만 작가의 아들 준영이를 주인공으로 한 짤막한 만화나 맛집 소개, 오래된 광고 소개 같은 잡스러운 정보들은 여전히 재미없고 쓸데없었습니다.

하여튼 별점은 2.5점. 정가로 구입했다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것 같은데 반값에 구입했기에 만족합니다. 그러나 웹툰으로 이미 다 보신 분들이라면 구태여 구입하실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덧붙이자면 저는 현재 판매가의 50% 금액의 중고서적을 구입했는데, 알라딘에 올라와 있는 회원 판매 중고가는 배송비 포함하면 새책 가격보다도 비싸지네요. 절판된 책도 아닌데 이 미친 중고가격 책정은 대체 뭘까요?

2015/05/18

어이없게도 국수 - 강종희 : 별점 2점

어이없게도 국수 - 4점
강종희 지음/비아북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며 임원까지 될 정도로 잘나가는 워킹맘이었다가 집에 눌러 앉은 저자가 한가한 틈을 이용하여 자신이 좋아하는 국수들에 대해 한토막씩 써 내려간 음식 관련 수필집.

요리사도 아니고 음식 전문가도 아닌 만큼,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그다지 특별한 내용은 없습니다. 국수별로 짤막하게 자기가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 먹었는지라던가 관련된 자신만의 일화를 써 내려간 글들이에요. "오무라이스 잼잼"에서 음식 관련 내용 대신에 조경규 일화가 중심인 만화다! 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책의 국수 삽화도 조경규씨가 그렸네요. 인연이라면 인연이랄까. 몇몇 글들은 - 대표적으로는 짜장면, 구포 국수, 니신 소바 등을 들 수 있습니다 - 관련된 시까지 인용하는 등 관련된 설명도 충실한데, 비중으로 따지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생과 국수를 엮은 구성이나 저자의 글솜씨가 나쁘지는 않아 재미있게 읽히며, 무엇보다도 누구나 떠올릴법한 평범한 국수들이기에 해당 국수에 대해 저만의 경험과 추억 등을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이 아주 좋았어요. 마침 생각나는대로 저만의 국수 일대기를 몇개 적어본다면,

  1. 시원한 국물하면 - 안양 관양동 바지락 칼국수.
  2. 더운 여름은 냉면이 최고지. 딸아이가 좋아하는 - 산본 투데이몰 지하 "후원" 물냉면과 육수.
  3. 아버지 학생 시절부터도 유명했다는, 하지만 별 맛은 없더라 - 부산 보수동 완탕.
  4. 밤에 아내와 야식으로 먹는 시원한 국물에 계란 하나 깨넣은 라면.
  5. 아내가 딸아이를 위해 만드는 -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
  6. 돈내고 먹는거보다 뛰어난, 회사 식당 진리 메뉴 - 해장에는 얼큰 백짬뽕.
  7. 예전 회사 앞 중국집에서 점심마다 먹었더랬지 - 사천탕면.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꽤 재미난 주제이니 생각날 때마다 추가해 봐야겠군요.

그런데 그냥 바쁜 직장 생활 관련 이야기라면 모를까, 어린 시절이나 특정 지역에 한정된 이야기같이 작가의 개인적인 일화들에 대해서는 공감하기 어렵다는 문제는 있습니다. 워킹맘의 비애가 저한테 와 닿을리 없는건 당연하지요. 직장 생활 이야기도 잡지사 기자나 마케터라는 전문성이 필요한 특이한 업종에서 근무했던 탓에 많은 부분을 공감할 수 없었고요.

또 국수들에 대해 설명들도 거의 대부분이 유명 서적에 의존하고 있어서 새롭거나 인상적이었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진주냉면 이야기처럼 직접 발로 뛰어 알아낸 정보나, 접해보지 못한 서적을 바탕으로 한 글들도 몇편 있기는 하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무엇보다도 본인 경험 위주의 일기, 신변잡기류의 글들이라서 저자의 명성이나 경력에 많이 기대야 할 것 같은데 그런 면에서 성공적이라고 불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무라카미 하루키와 제가 굴짬뽕을 먹은 경험에 대한 수필을 각각 썼을 때 일반 대중 독자들이 어떤 글을 선택할지도 자명하잖아요? 글의 수준이나 완성도가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면 모르겠지만 그렇게까지 빼어난 글로 보이지도 않네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가벼운 읽을거리, 소일거리로 본다면 괜찮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수 관련, 아니 요네하라 마리의 "미식 견문록" 같은 다른 음식 관련 수필과 비교해 볼 때 국수 관련 컨텐츠면 무엇이든 찾아보는 매니아가 아니라면 구태여 선택할만한 가치나 재미는 없습니다.

덧 : "구포 국수"가 정말 맛있다고 소개되고 있더군요! 아버님 고향이자 현재 부모님이 거주하고 계신 곳인데 전혀 몰랐네요. 다음에 부모님 댁에 방문하면 꼭 먹어봐야 겠습니다.

2014/04/19

알라딘 중고서적을 잘 찾아보면... 온라인 비블리아 고서당

여러모로 뒤숭숭하고 힘들고 어려운 시기네요. 책도 손에 잘 잡히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세월호 생존자 구조가 모쪼록 잘 이루어지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이번에는 읽은 책도 없고 하니,   오무라이스 잼잼 리뷰에서 언급했던 알라딘 중고서적에 대해 조금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알라딘 중고도서 헌터인데 왠만한 책은 알라딘 직배송으로만 구입합니다. 회원 판매가격은 이해불가 가격도 많고 배송비가 얄짤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완벽하게 절판되었고 희귀본이라면? 당연히 회원 판매를 알아봐야죠. 알라딘 판매 회원 중에도 몇몇 절판 희귀본 전문 셀러가 있습니다. "비블리아 고서당"의 온라인 버전인 셈이지요. 그 중 한 셀러의 판매 목록에 들어가서 훑어보니 참 많은 책들이 출간되고 절판되었다는데 놀랐습니다. 이런 책까지 나왔었나? 싶은 책도 있고요. 가장 놀라운 가격의 책은 요거입니다. 출간된 지 10년도 안 된 책인데 가격이 상당해요. 보통 절판 희귀본의 시세는 정가의 1.5~2배인데, 이 책은 3배에 달할 뿐더러 원래 정가도 고가의 책이라 높은 가격이 형성된 듯 싶습니다.

이런저런 정보를 접하니 제가 가진 고서들의 가격이 궁금해져서 저만의 다카키 아키미쓰 컬렉션을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다른 책은 아예 검색도 안 되고, 그나마 검색된 "제로의 밀월"은 2,000원... 그 외의 추리소설들 모두 가격이 형편없더군요. 재간되기 전의 "점성술 살인사건"과 "관 시리즈", "불야성" 등을 소장했을 때에는 중고가격이 상당했었는데... 다 오래전 일이 되어버렸네요. 아쉽...

제가 가진 책이야 망했지만, 그래도 잘 관심을 가지면 갖고 싶은 책을 건질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중고도서 헌터짓은 계속할 예정입니다. 바로 오늘도 이 책을 5,000원 대에 건졌거든요! 이러니 헌터짓을 그만둘 수 없지요.

2021/04/23

튀김의 발견 - 임두원 : 별점 2점

튀김의 발견 - 4점
임두원 지음/부키

국내 과학자가 쓴 튀김에 대한 인문학, 과학, 교양 서적입니다. 박찬일 셰프 등의 호평이 인상적이라 눈여겨보던 차에, 구입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튀김의 역사와 대표적인 튀김 요리에 대한 소개로 시작됩니다. 이 책에 따르면, 튀김 요리가 처음 등장한 문헌은 로마 요리서 "요리에 대하여"입니다. 유명했던 전설의 미식가 아피시우스가 썼다고 알려진, 1세기 경 편찬되었을 걸로 추정되는 책이죠. 여기에 '알리테르 둘키아(또 다른 달콤한 요리)'라는 튀김 요리가 실려 있다고 합니다. 밀가루와 우유로 만든 도우를 올리브유에 튀겨낸 뒤 꿀을 듬뿍 바르는 요리로, 지금의 프렌치 토스트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튀김의 핵심 재료였던 기름이 비쌌던 탓에 튀김이 대중화되는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13세기 이후부터 많은 튀김 요리가 등장한다고 하니, 거의 천 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 셈이죠. 그 뒤에는 대표적인 튀김 요리로 덴푸라, 돈카츠, 라면, 프라이드 치킨, 프렌치프라이, 피시앤칩스, 탕수육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이어집니다.
다 재미있지만 특히 피시앤칩스에 대한 소개가 괜찮았습니다. 유대인들이 스페인의 박해를 피해 영국으로 이주했는데, 이 때 스페인 전통 튀김 요리 '페스카도 프리토'가 전파된게 그 유래라고 하네요. 식초를 뿌리는게 중요하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요. 

2부 격인 튀김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튀김의 핵심인 '겉바속촉'의 원리에 대한 설명을 예로 들자면, 이는 '수분 배출이 유리한 구조' 와 '육즙의 유출을 막는' 두가지 기법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기름에 튀길 때 수분들이 기화하면서 수분이 빠져나간 자리가 팽창하여 부풀어 오르고, 무수히 많은 작은 구멍이 생기게 됩니다. 튀김옷의 글루텐과 전분은 재료를 감싸는 보호막 역할을 수행하고요. 그래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요리가 탄생하는 겁니다!
돈카츠가 맛있는 이유는 겉바속촉을 강화했기 때문이에요. 돈카츠는 보호막용 밀가루옷, 튀김옷에 고소한 맛을 더하고 빵가루를 붙여주는 달걀옷, 마지막으로 바삭거리는 식감을 강화하는 빵가루 옷을 입혀 튀겨내니까요. 책에서 설명한대로 '묻고 더블로 가는' 조리법입니다.
튀김이 왜 맛있는지에 대한 설명도 실려 있습니다. 고온에 의한 마이야르 반응, 그리고 캐러멜화 반응 때문이라네요. 겉바속촉에 마이야르와 캐러멜화 반응이라니, 이건 정말 반칙입니다. 이래서야 맛이 없을 수가 없겠죠. 

마지막 3부로 기름, 튀김옷, 튀김기의 종류가 설명되며 책은 마무리 됩니다. 항목별 분류와 차이점에 대한 소개가 아주 상세합니다. 튀김업 입문자라면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내용이 아닐까 싶네요.

이렇게 모두 3부에 걸쳐 튀김에 대해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터치하고 있기는 한데, 광고에 낚인 기분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책에서 접할 수 있었던 내용이 많았던 탓입니다. 대표적인 튀김 요리 소개가 그러합니다. 대부분 다른 요리 관련 서적에서 한 번 이상 접했던 요리들이거든요. 총 7종의 요리 중 3종이 일본 요리라는 것도 잘못된 배분이 아닌가 싶고요. 우리나라에서 즐겨 먹는 튀김 요리를 소개한 것일까요? 그렇다면 분식집 튀김의 유래에 대해서 파헤쳐주는게 더 나았을 겁니다.
또 튀김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과 설명은 "맛있는 요리에는 과학이 있다"에서, 글루텐 때문에 튀김옷을 많이 반죽하면 안되고, 차게 놔 두어야 한다는 건 "맛의 달인"에서, 프렌치 프라이는 "오무라이스 잼잼"에서, 그 외의 다른 소재들도 다양한 많은 작품에서 이미 선보인 바 있습니다. 

그리고 책의 목차와 설명에서 정리가 잘 되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쉽게 쓰여진 듯 하지만 읽다보면 뭔가 두서가 없다고나 할까요? 반대로 전문적인 부분은 너무 전문적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입니다. 이 책만 읽는다면 나름의 가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류의, 요리 관련 전문 서적을 많이 읽은 분이시라면 구태여 읽어보실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2014/04/14

전쟁이 요리한 음식의 역사 - 도현신 : 별점 2점

전쟁이 요리한 음식의 역사 - 4점
도현신 지음/시대의창

전쟁과 관련된 음식들 및 해당 음식과 요리의 역사적 배경을 함께 소개해 주는 식문화사 서적이자 일종의 미시사 서적입니다.

전쟁 때문에 비롯된 음식들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리라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전쟁으로 전파되거나 전쟁에서 요긴하게 사용되었던 음식과 요리들 소개가 없는건 아닌데, 억지로 끼워 맞춘 음식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예를 들면 바이킹이 뷔페와 샌드위치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음식을 조리해 놓고 알아서 덜어 먹는 문화가 과연 바이킹만의 것이었을까요? 예전에는 다 그렇게 먹었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심지어 전쟁과 전혀 관계가 없는 요리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의 청어잡이는 청어가 돈이 되어서 잡았던 겁니다. 전쟁과는 관련이 없어요. 실제로 전쟁과 직접 관련되어 만들어진 음식은 오스만 제국을 물리친 기념으로 제빵사 피터 벤더가 초승달 모양을 본떠 만든 크루아상 정도 뿐입니다.

또한 다른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는 내용이 많이 실려 있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예를 들면 스팸 이야기는 너무 많이 접해 지겨울 정도지요. "오무라이스 잼잼"에서도 이미 충분히 다루어졌을 정도로요.

그래도 워낙 많은 음식들이 소개되기 때문에 건질 게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소설과 애니메이션 "보물섬"에서 묘사된, 당시 선원들이 럼주를 마실 수밖에 없었던 이유 - 물 보관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 - 라던가, 나치 독일에서 콜라를 구할 수 없게 되자 "환타"를 만들었다는 등의 이야기는 흥미로왔어요.

처음 알게 된 사실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알라모 전투 이후 몰락해 미국에 망명한 산타 안나가 사진작가 토마스 애덤스에게 치클을 알려준게 껌의 기원이었다, 프렌치 프라이는 프랑스가 아니라 벨기에에서 시작되었다'가 그러합니다. 벨기에 뫼스 계곡 사람들은 원래 작은 물고기를 튀겨 먹었는데, 강물이 얼어버려 물고기를 잡을 수 없게 되자 감자를 길게 썰어 튀겨 먹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이는 세계 최초의 감자튀김이기도 하고요.

또한 탕수육이 청나라 말기에 외국인을 접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설은 진위 여부를 떠나 그럴듯했고, 채만식의 "태평천하"에도 언급될 정도로 탕수육이 일제 강점기 때 이미 널리 알려진 음식이었다는 사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몇몇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있었어도, 전체의 가치를 끌어올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정말로 "전쟁"에 얽힌 음식들만 심도 있게 파고들었더라면 훨씬 나았을 것 같습니다.

2017/02/09

요리하는 조선 남자 - 이한 : 별점 3점

요리하는 조선 남자 - 6점
이한 지음/청아출판사

주로 조선 시대 서적에서 발췌한 내용들로 구성된 요리 관련 미시사 서적입니다.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요리는 남성이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고방식이 꽤나 뿌리깊은데 제목이 그러한 상식을 깨고 있기에 구입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유교가 지배한 조선 시대에서 과연 남자가? 하는 호기심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제에 걸맞을 만큼 조선 남자들이 요리를 했다거나, 요리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는 내용은 수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시나 편지, 일기와 기타 저서에 음식 이야기가 조금 등장한다고 요리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지요. 그나마도 "오늘 뭘 먹었다.." 정도에 그치고요. 

게다가 주로 등장하는 일화들은 정약용을 필두로, 귀양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귀양가서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지 못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당대 선비들은 대체로 먹을 것을 논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물론 스스로 개고기 레시피를 만들 정도로 먹보였다는 초정 박제가, 맛있는 회를 먹고 시를 한수 지은 목은 이색, 성호사설의 저자 이익 등 귀양과는 무관한 몇몇 선비들의 일화도 수록되어 있기는 합니다만 비중은 전체적으로 볼 때 무척 작습니다. 

때문에 제목이 내용과 잘 어울리는 책이라고 하기는 어렵네요. 실제로 "요리하는 조선 남자"는 거의 등장하지 않으니까요. 이래서야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상식, 즉 '조선시대에는 남자는 요리를 하지 않았다'라는 상식을 뒤집기는 힘들어요.

이렇게 제목에 대한 기대는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다행히 음식 관련된 미시사 책으로는 꽤 볼만 합니다. 음식별로 유래나 기원, 당시 레시피를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는 덕분입니다. 레시피에 대해 몇가지 예를 들자면, 당대 불고기라 할 수 있는 '설하멱적'의 양념은 간장과 참기름으로 고기를 숯불로 굽다가 끓어오르면 찬물에 집어 넣고, 다시 숯불로 굽는 것을 3번 반복했다, 앞서 소개했던 초정 박제가의 개고기 조리법, 조선 시대의 생선회 만드는 법 - 물고기 꼬리와 내장, 껍질을 제거하고 얇게 저며서 종이 위에 살짝 말렸다가 실처럼 가늘게 썰고, 무를 얇게 다져 베에 짜서 곱게 만든 뒤 생채를 회와 섞어 접시에 놓고, 여기에 겨자와 고추, 식초를 뿌린다 -, 냉면의 역사와 다양한 레시피들, 쌍화점 찐빵 '상화'의 레시피 등이 그러합니다. 이 중 상화는 정말로 손이 많이 가서 놀랐습니다. 돈 주고 사먹는게 당연했겠어요. 

음식들의 유래, 기원도 볼만한 내용이 많습니다. 수나라 사람들이 고려 사신에게 아주 비싸게 돈을 주고 사들인 채소라 '천금채'라 불리었다는 채소가 바로 상추라는 것, 조선 시대 초기에는 설날에 떡국을 먹지 않고 도소주와 엿을 먹었다는 것 등등 다양한 일화 등이 자세하게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이 책만의 독특한 시각과 해석이 돋보이는 부분도 있습니다. 떡국 떡을 동전처럼 동그랗게 썰다가 지금처럼 어슷썰기로 한 이유는 더 적은 횟수만 썰어도 되었기 때문이었다, 임씨 성을 가진 사람이 만든 맛있는 떡이라는 뜻의 "임씨의 절미"라는 말이 "인절미"가 되었다는 전설처럼 "변씨 만두"도 조선 시대 궁중요리 중 하나였던 병시, 즉 물만두가 민가에 전해지며 병시라는 이름이 변씨로 바뀌어 "변씨 만두"가 되었다는 등이 그러합니다. 인절미 어원에 대한 전설은 저도 익히 알고 있었는데 (만화 "오무라이스 잼잼"에서도 인용되었었죠) 허구라니 좀 의외였어요.

이렇게 음식 관련 미시사 서적으로의 가치는 충분하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위에 언급한대로 제목에서 불러 일으킨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책의 디자인이 조금 아쉽기에 감점하지만,  한국 음식 역사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한번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2017/03/20

2016년 내 이글루 결산

 

2016, 내 이글루 결산. 결산기간 2016. 01. 01 ~ 2016.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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