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무라이스 잼잼 4 - 조경규 글.그림/씨네21북스 |
1,2,3권을 모두 구입하기는 했습니다만 1권을 뺀 2,3권은 알라딘 중고서적에서 할인 가격에 구입했었죠. 4권도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결국 도서정가제 이후 할인폭은 크지 않을 것이고 중고도 이제부터는 구하기가 빡셀것이다.. 라는 확신이 들어 새책을 구입하였네요.
이전 권 리뷰에서 어차피 인터넷에서 모두 공짜로 볼 수 있는 것을 이 돈 주고 사기에는 아깝다라고 적었었는데 생각이 바뀌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공짜로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12,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450페이지가 넘는 풀컬러 책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도 높고 인터넷과 다르게 아날로그적이면서도 정겹고 따뜻한 맛은 단순 비교하기 어렵죠.
단순하게 가성비가 좋아서만이 아니라 국내 요리만화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라는 컨텐츠 자체의 가치가 무척 높기도 합니다. 지금은 국내에도 요리만화가 웹툰 중심으로 제법 많아졌지만 이 작품과 비교하기는 어려워요. 그냥 요리가 등장하고 레시피가 등장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연상과정과 전개를 통해 요리와 에피소드가 어우러지는, 흉내내기 어려운 독특한 전개가 발군이기 때문으로 이번권 역시 그러합니다. 미국 거주 시절 "인큐버스"라는 밴드 라이브를 보기 위해 톨리도라는 무지무지 한적한 도시를 찾아간 에피소드가 대게 이야기로 연결된다던가, 자기와 무척 닮은 Sasa [44] 씨 이야기에서 서로 닮은 소보로빵, 멜론빵, 파인애플빵 이야기로 넘어가는 식인데 그 과정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기가 막힐 정도에요. 당연히 요리에 대한 그림과 소개 모두 당장 먹고 싶게 만드는 요리만화로서의 미덕 역시 충분하고요. 모두 24개의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가장 구미가 당기던 음식은 "차계란" 이었습니다. 계란 장조림을 무척 좋아하기도 하지만 소개 자체가 워낙에 매력적이라 꼭 한번 따라 만들고 싶어집니다.
여튼 이러한 독특한 매력은 작가 조경규의 이색적인 이력 (뉴욕 프랫 인스티튜드를 졸업하고 중국에서도 수년 거주한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겸 디자이너) 덕이 클텐데 이시카와 쥰이 <만화의 시간>에서도 이야기했죠. 조금이라도 특이한 인생을 산 사람이 만화가로는 유리하다고. 그 말에 따르자면 조경규씨도 충분히 경쟁력있는 인생을 산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 다양한 음식관련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부가적인 가치도 큰 편으로 츄파춥스의 로고 디자인을 달리가 했다는 것은 저도 처음 알았네요. 달리와 디즈니의 공동작업 애니메이션이 있었다는 것 역시도요. 외에도 닭갈비의 유래나 다양한 연근 요리 등 읽을 거리가 한가득입니다.
그러나 단점은 이전권과 동일하게 명확합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무료로 볼 수 있는 웹툰과 비교한 가치가 얼마냐 크냐는 여전히 조금 애매하다는 것이죠. 이번 권은 책에서만 볼 수 있는 부록이 특히나 별로라 더욱 그러합니다. 본편에 소개된 내용의 보강이나 외전 형식의 이야기, 혹은 만화로 제작된 레시피가 훨씬 가치가 있을텐데 정작 수록된 것은 다른 곳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맛집 소개나 별로 재미없는 가족 만화가 대부분이에요. 게다가 작가의 가족, 특히 아이들 소재 이야기가 너무 많은 것도 단점의 하나인데 몇 안되는 부록 페이지까지 아이들 사진과 그림으로 낭비한 것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네요. 소재면에서 보다 자유롭고 유연한 발상의 이야기가 더 많아졌으면 하고 책을 구입한 독자를 위한 서비스도 지금보다는 신경써서 수록되기를 바랍니다.
그래도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작화는 물론 내용과 재미, 소개되는 요리의 가치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국내 요리 / 음식 만화의 대표작임에는 분명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본전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여러번 다시 읽었기에 돈이 아깝지도 않고요. 1,2,3권 모두 열번 이상씩은 읽었으니... 요리 / 음식 만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권해드리는 바입니다. 물론 이만한 금액을 지불할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는 본인이 선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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