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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3

캄프토사우루스 미식 기행 - 두걸 딕슨 / 장성주 : 별점3점

캄프토사우루스 미식 기행 - 6점
두걸 딕슨 지음, 장성주 옮김/함께읽는책

어렸을 때 읽었던 학습만화가 있습니다.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동네 꼬마 친구들이 로봇과 함께 타임머신을 타고 공룡이 살고 있던 쥐라기, 백악기로 모험을 떠나는 내용이었죠. 너무 어렸을 때지만 공룡 멸망은 화산폭발 때문이고 위기의 순간에 겨우 탈출했던 결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바로 이 학습만화를 성인 버젼으로 새롭게 구체화한 작품입니다. 어디에 머무르는 것이 좋은지에서부터 시작해서 어디서 어떤 재료를 얻을 수 있고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어떤 식물을 먹을 수 있고 어떻게 먹어야 하며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어떤 곤충과 동물들이 있는지, 그리고 이 시기를 주제로 한 책이기에 당연하겠지만 어떤 공룡들이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 화석과 사료 기반으로 아주아주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가 현실적인 관점에서 진지하게 쓰여졌기에 더욱 재미있었어요.
어렸을 때의 학습만화는 고생대, 중생대를 아우르고 있었지만 이 책은 방대한 시기와 장소를 개괄적으로 다루지 않고 특정 지역(모리슨 평야) 과 특정 시기 (쥐라기 후기)가 배경이라 어떻게 보면 좀 좁은 지역과 시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만큼 더욱 디테일하게, 진지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아마 저자가 이 당시, 이 지역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었을까 생각되네요.

책에 수록된 내용의 예를 들자면, 현재의 연구 결과를 통해 이 당시 모리슨 평야 어디에서 석회를 얻을 수 있고 어디에서 모르타르의 원료를 구할 수 있고 어디가 물을 구하기가 용이하다. 그래서 어디가 거주 환경에 적합하다고 알려준다던가, 공룡에 관련된 내용 역시도 오스니엘로사우루스라는 공룡을 어떻게 하면 잡을 수 있는지를 설명해 주고 잡은 공룡을 어떻게 먹는게 좋은지 화석을 통해 복원한 공룡의 형태를 통해 분석한 결과로 통구이(!)가 적합하다는 식입니다. 그 다음에는 고기를 해체하는 방법과 어떤 부위를 어떻게 먹으면 좋은지도 설명해 주고 있고요. 당연히 실제 통구이 시의 레시피도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죠. (불 위에서 떨어지는 지방을 바르면 더 바삭할 것이다!) 제목에 있는 것 처럼 캄프토사우루스를 이용한 요리는 딱히 눈에 띄는건 없기는 합니다만...

이외에 저자가 직접 그렸다는 삽화, 특히 공룡의 세밀화도 수준이 높습니다. 공룡이 깃털로 덮여 있었을 것이라는 비교적 최근의 학설을 반영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인 부분이었어요.

그러나 너무 진지한 나머지 대중적인 재미가 좀 부족한 것이 아쉽고 뭔지 잘 알 수 없는 제목 때문에 일반 독자가 찾기 힘든 것은 단점이기는 합니다. 조금만 더 재미있게, 최소한 도판이라도 더 많게 보강한다면 지금보다는 더 많이 알려질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책 보다는 제대로 된 다큐멘터리로 영상화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그래도 이런 류의 모험소설을 쓴다며 꼭 참고해야 할 정도로 잘 만들어진 책임에는 분명합니다. 최소한 저는 재미있게 읽었어요. 반쯤은 비현실적인 주제를 진지하게 접근했다는 점에서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와 비슷하기는 한데 실제 화석 등을 통한 저자의 전문가적인 지식이 뒷받침되어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할 수 있겠죠. 별점은 3점입니다.

굉장히 독특한 경험의 책이었는데 앞으로도 이렇게 특이하고 다양한 책이 계속 출간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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