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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5

차이니즈 봉봉 클럽 1 - 조경규 : 별점 2점

차이니즈 봉봉 클럽 01 - 4점
조경규 지음/씨네21북스

국내 요리 만화 중에서는 첫 손가락에 꼽는 "오무라이스 잼잼"의 작가 조경구의 요리 만화입니다. "오무라이스 잼잼"에도 등장했던 작가의 딸 은영이를 모티브로 만든, 돈 많고 예쁘고 공부까지 잘하는 여고생 조은영이 중화요리 식도락 동아리 '차이니즈 봉봉 클럽'에 가입하여 여러 가지 요리를 클럽 친구들과 맛보고 다닌다는 내용입니다. 2008년도 만화이니 5년도 더 지났지만, 이제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내용은 별 게 없습니다. 청송고 차이니즈 봉봉 클럽 멤버들이 실존하는 중화요리집을 찾아다니며 먹은 맛있는 음식에 대해 소개해준다는게 전부거든요. 만화라기보다는 일종의 서울 중화요리집 가이드북에 가깝습니다. 가이드북으로서의 기능은 충실하며, 무엇보다도 고급 요리보다는 만두나 면류 등 간단하고 크게 부담 없는 가격의 식사 위주로 소개되고 있는게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실제 저도 방문했었던 구로동(구 가리봉동)의 "삼팔교자관"의 꿔바로우가 등장하는 것도 무척 반가웠고요.

반면 만화로서의 재미는 기대 이하입니다. 작가도 단순 가이드 이상의 재미를 주기 위해 차이니즈 봉봉 클럽과 등장인물들에 대한 상세한 설정 및 다양한 개그를 선보이지만 무리수로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배고프면 얼굴이 변하는 쇼타, 맛있는 것을 먹으면 이마의 상처가 아프다는 해리, 대표 비슷한 아롱군이라는 클럽 3인방 모두 별다른 매력 없는, 개그 만화의 병풍 수준에 가깝더라고요.

작화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딱딱 떨어지는 일러스트 같은 펜선이 독특한 전통적인 만화 작풍인데,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여준다는 시도는 좋았지만 정도가 너무 심하고 연출이 안정되지 않은 느낌이며, 컬러로 정성껏 그렸던 "오무라이스 잼잼"에 비해 요리들이 그닥 맛있어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로 보입니다.

자금 사정에 안절부절 못하는 해리가 은영의 친구에게 일갈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끝나서 다음 권이 조금 궁금해지기는 하지만, 형식 자체가 동일하다면 굳이 찾아 읽어볼 것 같지는 않네요. 차라리 담백하게 중화요리를 좋아하는 소녀가 유명 가게를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 정보를 얻어 구루메 투어를 다닌다는 식, 아니면 그냥 작가와 기자들이 실재 취재를 한 취재기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식으로 일상계스럽게 전개하는 게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별점은 2점입니다. 가이드북 이상의 가치를 찾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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