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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3

오무라이스 잼잼 8 - 조경규 : 별점 1.5점

오무라이스 잼잼 8 - 4점
조경규 글.그림/송송책방

한때 (지금은 이어지는 이유들 때문에 아닙니다) 우리나라 요리, 음식 만화의 최고봉이라 생각했던 <<오무라이스 잼잼>> 의 신간. 모두 22편의 '다음 웹툰' 연재작에 후기, 그리고 약간의 부가 정보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언제나처럼 500 페이지가 넘는 볼륨은 풍성합니다. 덕분에 볼만한 내용도 제법 되고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새롭다는건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발상이 등장한 <<내 생애 첫 즉석 떡볶이>> 편입니다. 추리 소설 애호가로 여태까지 수백권의 추리 소설을 읽고 리뷰를 올렸지만 그런 저에게도 아직 크리스티 여사님의 "신작" 이 존재하죠. 그러한 작품들이 큰 기쁨을 준다는 생각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작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음식, 요리 정보도 미국의 봉지빵 트윙키, 다양한 군만두들과 카야잼의 소개 등은 괜찮았어요. 그 중에서도 최고는 버블티의 역사가 상세하게 등장하는 <<버블티야 반갑다!>> 편이었습니다. 요리는 아니지만 <<카쥬랑 막국사랑>> 에서 알게된 독특한 악기 '카쥬' 도 마음에 들더군요. 유튜브를 찾아보니 아주 매력적이던데 저도 제 딸을 위해서 하나 사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좋았던 부분은 이 정도에 불과합니다. 전체적으로 기대에 미치지는 못해요. 음식 만화라고 하기에는 주제가 되는 음식 비중은 대체로 절반 정도 분량에 그치고, 그나마의 내용도 디테일하게 파고든 이야기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음식 만화는 아니에요. 음식이 주요 소재 중 하나인 일상툰이라고 해야죠. 그런데 문제는 일상툰으로서의 재미가 그닥이라는 점입니다. 조금 독특하지만 평범한, 작가 가족들이 주요 등장인물로 등장하는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될 뿐이거든요. <<생활의 참견>> 처럼 웃기기라도 하면 괜찮았을텐데 전혀 그렇지도 ㅇ낳고요.

전개도 예전같지 않아요. 음식과 일상툰이 나름 조화롭게 전개되었던 과거에 비하면 이번 권에는 억지가 많아서입니다. 과거 아내와 같이 수업을 들었던 사진 수업 과정 중 필름통을 흔드는 장면에서 버블티 이야기로 넘어간다던가, 알까기에서 바둑알을 떠올리고 다시 오레오로 넘어가고, 토종개 이야기에서 떡갈비로 이어지는 등의 전개가 대표적이죠. 냉동 식품을 만화와 연결시킨 발상도 뜬금없기 그지없고요. 음식과 아무런 관련도 없고, 재미도 없는 억지스러운 설정일 뿐입니다.
그나마 이게 좀 나은 편이고... 결명자차, 월병, 조식 뷔페, 북엇국 등에 관련된 에피소드는 이러한 변주도 없고 음식에 대해 깊이있는 소개도 없는 단순한 추억담이 전부에요. 결명자차 이야기를 예로 들자면, 뜬금없이 등장한 음정희 이야기 정도 외에는 음식 이야기도, 일상 이야기도, 재미도 뭐 하나 건질게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웹툰 연재분에 더하여진, 책을 구입한 독자를 위한 서비스도 별로입니다. 별도의 아이디어가 들어간 새로운 내용은 전무하다시피하고, 사진 중심의 정보 제공 페이지가 대부분이거든요. 흔해빠진 맛집 탐방 기사는 짜증날 정도였고, 음식과는 별 상관없는 인터뷰는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네요. 지금은 널리널리 알려진 홍대 명물 막걸리 아저씨 이야기는 완전히 뒷북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고요.

물론 작화는 여전히 마음에 들고 몇몇 에피소드도 괜찮습니다. 요리와 음식을 중심으로 잔잔한 가족 이야기를 다룬 일상툰을 원하신다면 취향이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기대했던 정통 '음식 / 요리 만화' 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어서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 다음 웹툰으로 이미 접해 보았던 상황에서 책을 따로 15,000원 씩이나 내고 구입해야 하는 이유도 모르겠고요.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저는 더 이상은 구입할 생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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