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미스터리 그리고 결혼 - 마크 트웨인 지음, 김욱동 옮김/문학수첩 |
마크 트웨인 단편집입니다. 총 5편의 단편과 왠만한 단편 길이의 해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전에 읽었던 "뜀뛰는 개구리"와 유사한 성격입니다. 그런데 "퀸의 정원"에도 선정되었던 "뜀뛰는 개구리"보다 더욱 범죄소설에 가까운 작품이 많이 실려있어서 의외였습니다. 그래봤자 유머 소설의 범주를 벗어나는 작품은 별로 없긴 하지만, 그래도 이 단편집쪽이 더 "퀸의 정원"에 가깝다고 생각되네요. 혹 "퀸의 정원" 때문에 마크 트웨인을 찾아보시려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이 책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작품 중 베스트는 "해들리버그를 타락시킨 사나이"입니다. 하나의 사기극으로만 놓고 보아도 상당한 완성도의 작품이기 때문이죠. 또한 해설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각 작품별로 정말로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는데 이 해설만 읽어도 마크 트웨인에 대해서 어느정도 아는척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어요. 워스트는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서 보기 어려운 허클베리 핀 이야기인 "귀신 이야기"를 꼽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별점은 3점입니다. (13.5 나누기 5해서 2.7점이지만 반올림에 해설을 더해서)
수록작별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해들리버그를 타락시킨 사나이"
"정직"이 모토인 마을 해들리버그를 한방에 타락시킨 사나이의 이야기. 작전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거액을 자신을 도와준 것에 대한 답례라며 마을에 맡긴 뒤, 마을 유력자 주민들이 모두 그 돈의 주인이라고 나서게끔 꾸미는 것이거든요. 그야말로 "돈 앞에 장사없다"라는 것이죠.
나름 진지한 사기극이기도 한데 워낙에 분위기가 시끌벅적하고 유머러스할 뿐 아니라 끝까지 통쾌한 맛이 있어서 이 책의 베스트 작품으로 꼽고 싶네요. 그야말로 마크 트웨인 작품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작품이었어요. 별점은 4점입니다.
"100만 파운드 은행권"
과거 이원복의 "사랑의 학교"에서 인상적으로 봤었던 에피소드의 원작입니다. 우연히 빈털터리로 영국에 도착한 미국인에게 영국 부자 형제 2명이 100만파운드 수표를 맡긴 뒤 1개월 뒤에 다시 자신들을 찾아오라고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랑의 학교"에서의 만화적인 과장된 표현이 잘 어울릴법한 만화같은 내용에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다는 느낌을 전해줍니다.
하지만 결국 주인공이 마지막에 사기와 진배없는 행위로 한몫 잡는다는 결말은 좀 씁쓸하네요. 역시 있는놈이 더 한 법이겠죠. 그러고 보면 돈이 돈을 부른다는 주제의 이야기도 될 수 있겠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캘러베러스 군의 악명높은 점핑 개구리"
뭐가 그렇게 대단한지는 모르겠지만 마크 트웨인의 출세작이라죠. 초간단 사기극인데 이전 리뷰 참고하세요.
참고로, 책 뒤의 해설에 따르면 동부와 서부의 가치관이 충돌할 때를 배경으로 한 깊이있는 사회 풍자가 들어있다고 합니다. 지금와서 한국 독자가 그러한 뉘앙스를 이해하기는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만... 별점은 2.5점입니다.
"살인, 미스터리 그리고 결혼"
서로 사랑하는 메리 그레이와 휴 그레고리에게 장애물은 유산 상속 문제로 휴를 멀리하는 그레이 가문 사람들과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자칭 폰테인블로 백작입니다. 백작이 메리에게 열렬히 구애하기 시작하거든요. 그 와중에 휴를 싫어하는 메리의 백부 데이비드 그레이가 살해되고 휴가 곧바로 체포됩니다. 옷조각, 칼, 혈흔 등의 증거 때문이죠.
이 단편집의 표제작으로 원래는 마크 트웨인이 여러 유명작가들과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쓴다는 시리즈 형태로 기획한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희한할 정도로 정통 추리 소설같은 설정이 가득합니다. 복잡한 인간관계와 거액의 유산, 칼과 혈흔이라는 증거 등 이야기 자체는 고전 본격물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고요. 중반부까지는 이런 기대에도 충분히 값 합니다.
그러나 막판에 갑자기 휴가 불쌍하다는 이유로 범인 중 한명이 자백해서 진범에 체포된다는 결말은 어떻게 보아도 추리 소설로 보기는 무리겠지요.
하지만 이 작품의 최대 매력은 마크 트웨인이 라이벌 의식을 느꼈다는 쥘 베르느 조크에 있습니다. 폰테인블로 백작이라 자칭하는 범인의 마지막 고백서를 통해 쥘 베르느가 희대의 사기꾼이라고 폭로하고 있거든요. 뭐 그냥 보면 열등감이 폭발하는 모양새이긴 하지만 워낙에 농담을 즐겼던 작가이니 만큼 그러려니 해야죠. 그리고 추리적인 요소는 없다시피 하지만 딱 하나! 하늘에서 떨어진 이유에 대한 설명이 그런대로 합리적이고 내용과 부합하기에 만족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덧붙이자면, 2001년에 미발표 원고가 발견되어 발표된 따끈따끈한 작픔으로 마크 트웨인의 작풍이 변해가는 것을 알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는군요.
"귀신 이야기"
허클베리 핀과 늙은이 짐이 폭우가 쏟아지던 시기에 한 동굴에 거처하면서 나누던 괴담인데 결말도 없고 내용에 대한 설명 역시 전무하기 때문에 하나의 작품으로 보기는 힘드네요. 대관절 왜 실렸는지조차 의심스러운 미완성 잡문이라 생각됩니다. 별점은 1점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최대 매력은 마크 트웨인이 라이벌 의식을 느꼈다는 쥘 베르느 조크에 있습니다. 폰테인블로 백작이라 자칭하는 범인의 마지막 고백서를 통해 쥘 베르느가 희대의 사기꾼이라고 폭로하고 있거든요. 뭐 그냥 보면 열등감이 폭발하는 모양새이긴 하지만 워낙에 농담을 즐겼던 작가이니 만큼 그러려니 해야죠. 그리고 추리적인 요소는 없다시피 하지만 딱 하나! 하늘에서 떨어진 이유에 대한 설명이 그런대로 합리적이고 내용과 부합하기에 만족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덧붙이자면, 2001년에 미발표 원고가 발견되어 발표된 따끈따끈한 작픔으로 마크 트웨인의 작풍이 변해가는 것을 알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는군요.
"귀신 이야기"
허클베리 핀과 늙은이 짐이 폭우가 쏟아지던 시기에 한 동굴에 거처하면서 나누던 괴담인데 결말도 없고 내용에 대한 설명 역시 전무하기 때문에 하나의 작품으로 보기는 힘드네요. 대관절 왜 실렸는지조차 의심스러운 미완성 잡문이라 생각됩니다. 별점은 1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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