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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9

살인, 미스터리 그리고 결혼 - 마크 트웨인 / 김욱동: 별점 3점

 

살인, 미스터리 그리고 결혼 - 6점
마크 트웨인 지음, 김욱동 옮김/문학수첩

마크 트웨인 단편집입니다. 총 5편의 단편과 왠만한 단편 길이의 해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전에 읽었던 <뜀뛰는 개구리>와 유사한 성격인데 "퀸의 정원"에도 선정된 <뜀뛰는 개구리> 보다 더욱 범죄소설에 가까운 작품이 많이 실려있어서 의외였습니다. 그래봤자 유머소설의 범주를 벗어나는 작품은 별로 없긴 하지만 이 단편집쪽이 더 "퀸의 정원"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생각되더군요.

작품 중 베스트는 <해들리버그를 타락시킨 사나이> 입니다. 하나의 사기극으로만 놓고 보아도 상당한 완성도의 작품이기 때문이죠. 또한 해설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각 작품별로 정말로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는데 이 해설만 읽어도 마크 트웨인에 대해서 어느정도 아는척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어요. 워스트는 하나의 작품으로서 성립이 되지않는 허클베리 핀 이야기인 <귀신 이야기> 를 꼽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별점은 3점입니다. (13.5 나누기 5해서 2.7점이지만 반올림에 해설을 더해서)

어쨌거나 <뜀뛰는 개구리>보다는 이 책이 그래도 제 취향이더군요. 혹 "퀸의 정원" 때문에 마크 트웨인을 찾아보시려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이 책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해들리버그를 타락시킨 사나이>
"정직"이 모토인 마을 해들리버그를 한방에 타락시킨 사나이의 이야기입니다. 작전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거액을 자신을 도와준 것에 대한 답례라며 마을에 맡긴 뒤 마을 유력자 주민들이 모두 그 돈의 주인이라고 나서게끔 꾸미는 것이거든요. 그야말로 "돈 앞에 장사없다"라는 것이죠.

나름 진지한 사기극이기도 한데 워낙에 분위기가 시끌벅적하고 유머러스할 뿐 아니라 끝까지 통쾌한 맛이 있어서 이 책의 베스트 작품으로 꼽고 싶네요. 그야말로 마크 트웨인 작품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작품이었어요. 별점은 4점입니다.

<100만 파운드 은행권>
과거 이원복의 <사랑의 학교>에서 인상적으로 봤었던 에피소드의 원작입니다. 우연히 빈털터리로 영국에 도착한 미국인에게 내기 때문에 영국 부자 형제 2명이 100만파운드 수표를 맡긴 뒤 1개월 뒤에 다시 자신들을 찾아오라고 한다는 이야기죠. <사랑의 학교>에서의 만화적인 과장된 표현이 잘 어울릴법한 만화같은 이야기이기도 하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이야기라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은 이야기이기도 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결국 주인공이 마지막에 사기와 진배없는 행위로 한몫 잡는다는 결말은 좀 씁쓸하네요. 역시 있는놈이 더 한 법이겠죠. 그러고 보면 돈이 돈을 부른다는 주제의 이야기도 될 수 있겠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캘러베러스 군의 악명높은 점핑 개구리>
뭐가 그렇게 대단한지는 모르겠지만 마크 트웨인의 출세작이라죠. 초간단 사기극인데 이전 리뷰 참고하세요.

참고로, 책 뒤의 해설에 따르면 동부와 서부의 가치관이 충돌할 때를 배경으로 한 깊이있는 사회풍자 의식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지금와서 한국 독자가 그러한 뉘앙스를 이해하기는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만... 별점은 2.5점입니다.

<살인, 미스터리 그리고 결혼>
서로 사랑하는 메리 그레이와 휴 그레고리에게 장애물은 유산 상속문제로 휴를 멀리하는 그레이 가문 사람들과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자칭 폰테인블로 백작입니다. 백작이 메리에게 열렬히 구애하기 시작하거든요. 그 와중에 휴를 싫어하는 메리의 백부 데이비드 그레이가 살해되고 휴가 곧바로 체포됩니다. 옷조각, 칼, 혈흔 등의 증거 때문이죠.

이 단편집의 표제작으로 원래는 마크 트웨인이 여러 유명작가들과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쓴다는 시리즈 형태로 기획한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희한할정도로 정통 추리소설적인 설정이 가득합니다. 복잡한 인간관계와 거액의 유산, 칼과 혈흔이라는 증거 등 이야기 자체는 고전 본격물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죠. 중반부까지는 기대에 값하기도 하고요.
그러나 막판에 갑자기 휴가 불쌍하다는 이유로 범인 중 한명이 자백해서 진범에 체포된다는 결말이라 어떻게보아도 추리소설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최대 매력은 마크 트웨인이 라이벌의식을 느꼈다는 쥘 베르느 조크에 있습니다. 폰테인블로 백작이라 자칭하는 범인의 마지막 고백서를 통해 쥘 베르느가 희대의 사기꾼이라고 폭로하고 있거든요. 뭐 그냥 보면 열등감이 폭발하는 모양새이긴 하지만 워낙에 농담을 즐겼던 작가이니 만큼 그러려니 해야죠. 그리고 추리적인 요소는 없다시피 하지만 딱 하나! 하늘에서 떨어진 이유에 대한 설명이 그런대로 합리적이고 내용과 부합하기에 만족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덧붙이자면, 2001년에 미발표 원고가 발견되어 발표된 따끈따끈한 작픔으로 마크 트웨인의 작풍이 변해가는 것을 알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는군요.

<귀신 이야기>
허클베리 핀과 늙은이 짐이 폭우가 쏟아지던 시기에 한 동굴에 거처하면서 나누던 괴담인데 결말도 없고 내용에 대한 설명 역시 전무하기 때문에 하나의 작품으로 보기는 힘드네요. 대관절 왜 실렸는지조차 의심스러운 미완성 잡문이라 생각됩니다. 별점은 1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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