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10/07/12

스켈리톤 맨 - 토니 힐러먼 / 설순봉 : 별점 2.5점

스켈리톤 맨 - 6점
토니 힐러먼 지음, 설순봉 옮김/강

이제는 고인이 되신 토니 힐러먼의 나바호 부족경찰 짐 치와 조 리프혼 시리즈. 국내 출간 기준으로는 최신작으로 국내 출간작은 이로써 독파를 완료하였습니다. "고스트웨이" 이후 6년만이네요.

이 작품이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것은 사건의 스케일입니다.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비행기 사고, 그리고 그 비행기 사고에서 실종되었지만 시신의 일부라도 발견되면 수십 억에 이르는 막대한 재산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다는 스케일 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조 리프혼이 은퇴한 이후의 이야기라 짐 치가 호피족 파트너 다쉬, 약혼자 버디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고, 조 리프혼은 사건 해결을 돕기 위하여 별도의 조사를 약간 진행하기만 할 뿐이라는 점도 차이점이고요.

그러나 사건의 논리가 빈약하다는 약점이 눈에 거슬리네요. 시신이 다이아몬드 가방을 손목에 수갑으로 엮어 놓았기 때문에 다이아몬드를 발견하면 손 한쪽은 발견할 수 있다는 논리인데, 세상에 어떤 미친 놈이 가방을 가진 뒤 손까지 보관하고 있을까요? 아무데나 버리지... 
그리고 이 시신 발견에 모든 것을 건 유산 상속자 조안나 크레이그에 대한 악당들의 소극적 방해 역시 와 닿지 않습니다. 수십 억 달러의 재산이 걸려있는데 한명의 인간 말종 스킵 트레이서에게 이 모든 문제의 해결을 맡긴다는? 말도 안됩니다. 
인디언들은 서로 사돈의 팔촌까지 꿰고 살 정도로 유대관계가 대단한데 그랜드캐니언 밑에서 은둔생활하는 사람 하나를 모른고 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었고요. 이는 '인디언 탐정' 시리즈의 정체성을 해치는 설정이었다 생각됩니다.

재미 측면에서도 아쉽습니다. 다이아몬드와 시체 조각을 찾기 위하여 그랜드 캐니언 밑바닥을 뒤진다는게 소설의 핵심인데, 다이아몬드와 시체 조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스켈리톤 맨'을 어이가 없을 정도로 쉽게 찾아버리는 탓입니다. 찾는 과정에서 아무런 서스펜스도 느낄 수 없고, 결말도 너무 뻔하고요. 긴 분량으로 쓸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단점만 있지는 않습니다. 특유의 세밀한 묘사는 역시나 대단했고, 악당은 모조리 지옥으로 가며 선한 사람들은 행복해지는 결말과 짐 치의 인디언적인 사고방식 또한 여전히 마음에 듭니다. 대표적인 것은 나바호의 자연적 조화 이론 - 모든 종은 서로 자연계 안에서 각각의 역할을 존중할 것 - 을 바탕으로 한 '애완용 동물'을 소유한다는 것이 인간 노예를 소유하는 것 보다 더 정당하다는 근거가 없다는 내용인데 참 그럴듯했어요.

때문에 별점은 2.5점입니다. 조금만 더 재미가 있었더라면 좋았겠지만, 독특한 분위기와 설정의 추리 스릴러라는건 분명합니다. 전형적인 미국식 헐리우드 스릴러가 지겨우시다면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전작들이 더 마음에 들기는 합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