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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6

헌책방 기담 수집가 - 윤성근 : 별점 2점

헌책방 기담 수집가 - 4점
윤성근 지음/프시케의숲

헌책방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주인인 윤성근 작가가 특별한 책을 구하려는 손님의 사연을 수집한 뒤, ‘사랑’, ‘가족’, ‘기담’, ‘인생’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쓴 29의 꽁트가 수록된 책입니다. 

헌책방을 사랑하기에 관심이 많았던 책으로 소재, 그리고 이야기 전개 방식은 추억 속 요리를 재현해주고 관련된 사연을 들려주는 만화 "추억을 파는 식당"과 똑같은데, 이를 '헌책'으로 대신했다는게 특징입니다. 짧고 간결한 이야기들이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크고요. 자주 찾았던 헌책방인 '공씨책방'이나 '숨어있는 책' 등이 언급되는 것도 반가왔습니다. 특정 책의 정체를 추리하고, 당시 책을 출간했던 출판사 영업 사원은 책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등 책을 구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도 그럴듯했습니다. 

하지만 무려 29편이나 되는 이야기가 수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재미가 없었습니다... 머리에 남는건 단 한 편도 없고, 읽다가 졸릴 정도였어요. 이야기의 설득력이 낮은 탓입니다. "꼬마 니꼴라"를 보고 흉내를 내다보니 학교의 인기인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이에요. 학교 분위기와 상황이 아예 다른데 뭘 흉내내서 인기를 끈단 말입니까?
등장하는 책들도 오래전에 절판된 잊혀진 소설이거나, 지금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인 경우가 많아 희귀함이나 새로움을 느끼기도 어렵고, 책의 매력도 잘 전해주지 못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나도 읽어보고 싶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 아이디어는 좋은데 전혀 살리지 못했습니다. 후속작이 있는 듯 한데, 읽어볼 일은 없겠습니다.

2023/07/15

오래된 책들 (11) - Sports 2.0 2007년 6월 25일호

간만에 올리는 헌책 소개. 이번에 소개드리는건 스포츠 주간지 Sports 2.0입니다. 그간 올렸던 책들 중에서는 가장 신간(?)이라 할 수 있겠네요. 고작15년 조금 더 지났을 뿐이니까요.

스마트폰 시대가 아니었기에 발매가 가능했던 잡지로, 스마트 폰 시대와 더불어 사라져 버리고 말았죠. 다른 주간지나 스포츠 신문들과 마찬가지로요. 그래도 당시에는 꽤 인기 있었던걸로 기억됩니다. 저도 발간 당시에는 자주 구입했었어요. 과거 OB베어스 팬으로 학교 내에서 유명했던 덕분에 OB에서 두산 베어스로 바뀔 때 BI 작업에 참여했던 적이 있을만큼 야구 팬이기도 했지만, 지하철을 탈 때 이만한 오락거리가 당시에는 드물었던 탓입니다.

거의 한, 두 번 읽고 버렸던 다른 호들과 다르게 이 호를 아직까지 가지고 있는 이유는 특집 기사인 역대 고교야구 최강팀 분석이 마음에 들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는게, 당시 같은 회사 근무하던 기아팬 강과장을 놀리기 위한 기사가 게재되어 있었던 탓도 크고요 (기아팬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여튼 간만에 열어보니 옛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강과장, 이 글 보면 연락 줘~

2023/04/08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7 - 미카미 엔 / 최고은 : 별점 2.5점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7 - 6점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아래 리뷰에는 진상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블리아 고서당에 요시와라라는 중고업자가 방문했다. 비블리아가 꼭 구입해야 했던 다자이 오사무의 <<만원>>을 팔기 위해서였다. 
비블리아의 약점을 알고 책을 거액에 팔아넘긴건 시작에 불과했다. 요시와라는 시오리코의 할아버지였던 악덕업자 구가야마의 수제자로 지에코, 시오리코를 망신주고자 음모를 꾸몄다. 그 중심에는 구가야마의 유품인 셰익스피어의 퍼스트 폴리오가 있었다. 
세 권의 퍼스트 폴리오 중 어느 것이 진짜일까? 세 권을 모두 입수한 요시와라는 경매에 책들을 출품했고, 시오리코는 전재산을 걸어서 어머니 지에코를 누르고 진짜라고 생각한 책을 손에 넣었다. 그런데 경매가 끝나고 요시와라는 책은 모두 가짜였다고 말하는데..... 

어쩌다보니 홀수권만 띄엄띄엄 읽게 된 인기 일상계 단편 연작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일단은). 
마지막 권답게 드디어 다이스케와 시오리코가 결혼을 약속할 뿐더러, 시오리코의 어머니 시노카와 지에코가 가정을 떠났던 이유가 밝혀지는 등 시리즈 내내 유지되었던 여러가지 수수께끼와 사건이 모두 해결됩니다.
그 덕분인지 다른 시리즈와는 달리 여러개의 단편이 아닌 긴 장편 느낌으로 오롯이 한 권이 진행됩니다. 초반부에 시오리코의 외할머니 에이코의 의붓손주 미즈키 류지의 비밀에 대한 일상계스러운 이야기가 있기는 하지만 단순한 흥미요소일 뿐 내용과는 별 관계는 없습니다. 시오리코의 할아버지이자 지에코의 아버지였던 악덕 고서점 주인 구가야마 소헤이가 낸 수수께끼이기도 한, 셰익스피어의 발견되지 않은 퍼스트 폴리오는 그가 남긴 세 권의 책 중 어떤 책인지? 를 밝혀내는게 이야기의 핵심이니까요.
퍼스트 폴리오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전개는 꽤 흥미롭습니다. 고서회관 경매장에서 지에코와 시오리코의 경매 대결, 뒤이어 모녀를 망신주려고 획책했던 요시와라가 책 세권은 모두 가짜라고 밝히지만, 뒤이어 시오리코가 진짜 퍼스트 폴리오가 어디있는지 - 책 속 공간에 숨겨져 있었다! - 를 밝히는 일종의 추리쇼 등 볼거리가 많은 덕분입니다.

다만 애초에 요시와라가 진위여부를 밝히기 위해 X-ray 촬영을 해 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건 다소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수억 이상의 가치가 있는 퍼스트 폴리오인데 말이지요.
지에코가 요시와라의 음모를 미리 눈치채고 이를 방조했다는 것도 설득력이 약합니다. 세 권 중 한 권이 진짜라는게 분명하다면, 모든걸 요시와라가 독점하도록 놔 두는건 바보짓이잖아요? 최소한 자기가 입수할 수 있었던 한 권은 챙겼어야 했습니다. 그게 진짜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케일이 커진건 여러모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1억엔이 넘는 퍼스트 폴리오는 작은 헌책방이 다루기에는 너무 부담이 큰 물건이에요. 그걸 작은 일본 내 고서 경매에서 처리한다는 것도 비상식적이고요. 시오리코의 책 관련 지식이 별로 사용되지 않는 것도 시리즈 정체성을 흐립니다. 퍼스트 폴리오의 진위 여부 감정은 책에 대한 정보로는 알 수 없는, 또 다른 전문가의 영역입니다. 책 좀 좋아한다고 이걸 감정까지 해낸다는건 말도 안되지요. 저는 헌책 관련 일상계 이야기가 주였던 시리즈 초반부 분위기가 더 마음에 드네요. 따뜻하고 인간 냄새 넘치는 비블리아 고서당과 1억엔이 넘는 퍼스트 폴리오, 원하는 책을 손에 넣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는 악당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어울리지 않아요. 현실적이지도 않았고요.

장편 분량에 맞는 재미와 디테일은 챙기고 있으며,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의미가 크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설정과 전편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오롯이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만 독립적으로 추천드리기는 어렵습니다.

2023/01/28

중고책으로 돈버는 사람들이라....


제가 헌책을 많이 조사해보고 구입해서 그런지, 얼마전부터 SNS에 이런 광고가 뜨더군요.

시세가 높은 책이 저렴하게 나올 때 구입해서 되파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있나 싶은데, 비결을 알아보려고 클릭해보니 뭔가 등록해야 하고 귀찮아서 포기했습니다.
혹시 저 비결에 대해 알게되신 분이 계시다면 부디 제게도 공유 부탁드립니다~

2018/03/11

아주 오래된 서점 - 가쿠다 미츠요, 오카자키 다케시 / 이지수 : 별점 4점

아주 오래된 서점 - 8점
가쿠타 미츠요.오카자키 다케시 지음, 이지수 옮김/문학동네

원제는 "古本道場"입니다. 제목에 걸맞게 작가 가쿠다 미쓰요가 헌책 전문가 오카자키 다케시로부터 헌책에 대한 수련을 받는다는 에세이 모음으로, 오카자키 다케시가 지정한 특정 지역 헌책방에서 '미션' 에 따른 헌 책을 구입하는 여덟 번의 '수련'을 그리고 있습니다. 미션에 따른 가쿠다 미쓰요의 헌책방 투어와 그 결과를 평하는 오카자키 다케시의 글이 한 세트이고요. 

가쿠다 미쓰요와 오카자키 다케시의 에세이들은 모두 재미있게 읽어서 별 생각 없이 집어 들었는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하기사, 재미있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하필이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 글을 써 버렸으니 이거 참, 재미가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죠.

두 명의 저자 중 오카자키 다케시는 헌책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론과 의견을 전해주는 '선생님' 역할이고, 가쿠다 미쓰요는 가르침을 받아 따르는 '학생' 역할입니다. 그래서인지 헌책 관련한 이야기는 오카자키 다케시 쪽 글이 더 기억에 남는 게 많네요.
몇 가지 소개해드리자면, 일단 헌책방에 있는 헌책은 '장서'라는 주장입니다. 일반 서점의 책은 반품이 되지만 헌책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주인이 한 권 한 권 구입한 그야말로 '남의 책'이라는 의미로요. 여태껏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었고 딱히 신경 써서 책을 다루지도 않았었는데 많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또 헌책을 가격으로 보지 말라는 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감정꾼이 되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최우선으로 고르라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인데 정말 새겨들어야 할 말이지요. 헌책방 투어를 실제 다녀본 경험으로는 절판된 책이나 비싸게 팔 수 있는 희귀본에 더 눈길이 가기 마련이고, 그래서 결국 필요없는 책을 사곤 하니까요. 저도 집에 왠지 귀할 것 같아서 사놓고 안 읽은 책이 많은데, 이 역시 반성해야 할 점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사고 싶을 때 안 사면 다음은 없다!' 라고도 하니 결국 사는 사람이 신중하게 생각하여 판단할 수 밖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헌책 관련된 이야기는 아닌데, 사진집을 읽고 소장하는 이유를 설명한 글도 근사합니다. '다양한 시점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더욱 올바르고 깊게 세계를 이해하려는 무한에 가까운 시도다'라는 소설가 겸 사진작가 가타오카 요시오의 글과 함께, 좁은 시야를 넓히기 위한 용도로 산다고 하는데 그럴듯했어요. 물론 이 정도 의도라면 요새는 인터넷으로 보아도 충분할 것 같긴 합니다만.

이러한 정보 중심의 오카자키 다케시의 글과는 다르게 가쿠다 미쓰요의 글은 헌책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라 정보보다는 개인 감상 위주입니다. 그런데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참 묘하게 정확해서 놀랐습니다. 특히 사물의 본질을 짚어내는 데 능숙해서 확실히 작가는 뭔가 달라도 다르구나! 싶었어요. 설명해 드리기는 어렵지만 저 역시 작가를 꿈꾸는 입장에서 참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가쿠다 미쓰요가 구입한 책들도 볼거리입니다. 일본에서도 오래전에 절판된 책들도 많은 등 국내에서 구하기는 어려운 책들이 대부분이긴 합니다. 국내 출간된 책들도 절판 상태가 많고요. 하지만 소개가 멋진 몇몇 책들은 구해보고 싶어지더군요. 헌책방을 소개한 글에 소개된 헌 책을 구하기 위해 헌책방을 뒤져야 한다는 것도 뭔가 낭만적이고요. 가쿠다 미쓰요가 구입한 대충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표시가 제가 찾아본 국내 출간작인데, 8권이 전부입니다).

진보초 - 이구치 분슈의 그림책 2권, 에토 준 "개와 나", *"싫어싫어 유치원", *"꼬마 모모", 다나카 고미마사 "야시의 여행", 노사카 아키유키 "서서 읽으면 안 되는 책", "비록 가와시마 요시코"
다이칸야마, 시부야 - 노미야마 고지 "사백 자의 데셍", "셀피시", *"그레이엄 그린 선집 9 (제 3의 사나이, 떨어진 우상, 패자가 모두 가진다", *콜린 윌슨 "현대 살인 백과", 이토 히로미 & 우에노 지즈코 "노로와 사니와", 다네무라 스에히로 "사기꾼 칼리오스트로의 대모험"
도쿄 역, 긴자 - 팀 오브라이언 "실종", 홋타 요시에 "다리 위의 환상", 무라마쓰 쇼후 "여경", 기시다 리오 "롱 굿바이", 구사카베 엔타 "정말로 사랑했다면", 스다 사카에 "전후 풍속 천일 야화", 쿠사마 야요이 "신주 사쿠라가쓰카"
와세다 - 가이코 다케시 "베트남 전기", 요시다 겐이치 "기묘한 이야기", *하야시 후미코 "삼등 여행기", 단 가즈오 "풍랑의 여행", 고보리 진지 "요괴를 보았다", 다나카 고미마사 "간음문답", 한스 헤니 얀 "열세 가지 으스스한 이야기", *"엘리엇 시집", 가이코 다케시 "시부이", "대화록, 현대 만화 비가"
아오야마, 덴엔초후 - "인민 사원", 도요시마 요시오 "에밀리안의 여행", *앙드레 지드 "여인들의 학교", 기무라 모토노리 "영혼이 고요한 때에", *"타고르 시집", 오야 소이치 "세계의 뒷길을 가다 - 남북 아메리카편"
니시오기쿠보 - 세토우치 하루미 "다무라 도시코", *마르케스 "사랑과 다른 악마들", 다케다 유리코 "말의 식탁", "도시에 널리 퍼진 기묘한 소문", 아유카와 노부오 "시대를 읽다", "하쿠슈 가요집", 나카가미 겐지 "이야기 서울", 다나카 고미마사 "아아, 수면 부족이다"
가마쿠라 - 가이코 다케시 "최후의 만찬", 후카자와 시치로 "고슈 자장가", "브로마이드 쇼와사", 오카베 이쓰코 "부처님과의 대화", 다쓰미 하마코 "손수 기른 나의 요리", 다무라 류이치 "저스트 예스터데이", 나가이 다쓰오 "홍차의 시간", 오사라기 지로 "시인"
다시 한번 진보초 - 미시마 유키오 "무예를 숭상하는 마음", 쇼와 전쟁문학 전집 11 "전시하의 하이틴", 가미사카 후유코 "스가모 프리즌 13호 철문", 요시카와 에이지 "남방기행"
그 외에 확실히 '일반인' 으로서 헌책방을 대하는 시선도 남 같지 않아서 좋았는데, "노라쿠로" 전 권을 사는 노년의 신사를 보며, 늙어서 "유리 가면" 이나 "더 파이팅" 전 권을 한 번에 살 것을 꿈꾸는 장면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일반인 취향이 짙게 느껴져서 더욱 반가왔거든요.

이렇게 여러모로 볼거리가 많고, 무엇보다 헌책방과 헌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을 수 밖에 없는 책입니다. 그래서 별점은 4점입니다. 일본 도쿄 소재 헌책방을 주로 소개하고 있으며, 소개된 책방들도 지금은 문을 닫은 곳이 많다는 지역적, 시기적 한계와 소개된 책들 대부분이 미 출간작이라는 이유로 약간 감점했지만, 저와 같은 취향의 분들 모두에게 추천해 드리는 바입니다.

저 역시 한때 결혼 전에는 홍대 입구의 '숨어있는 책'을 비롯한 헌책방 투어를 정기적으로 떠났을 때가 있습니다. 당시 이런저런 보물과도 같은 책을 많이 샀었죠. 지금은 결혼 후 이사도 했고, 근처에 헌책방도 없으며, 그나마 가는 곳도 시스템으로 관리되는 알라딘 헌책방이 전부라 예전과 같은 보물찾기 느낌이 들기는 힘든데 옛날이 그립기도 합니다.

2017/03/26

전자 출판에 대비하는 나의 자세

저는 전자 출판에 대해 환영하는 편입니다. 물론 아직 책이 보유한 가치는 유효합니다. 소유만으로도 즐겁고, 인쇄 기법과 다양한 종이, 재료를 활용하여 시인성과 가독성을 높이며 눈을 편안하게 해 주니까요. 헌책 판매 등 재화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하지만 공간과 무게를 차지하며, 시간이 지나면 낡고 훼손된다는 단점도 명확합니다.

전자 출판은 책과는 반대로 휴대와 소유가 간편하고 시간의 흐름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검색과 메모 추가가 용이하며 독서와 관리에 있어 다양한 설정이 가능하다는 것도 매력적이죠.
단점도 책과는 정반대입니다. 우선 그림이 많은 책은 디자인과 구성이 종이 책에 비해 현격하게 떨어집니다. 디자인의 기준이 종이책에 있는 탓으로, 덕분에 팝업북같이 종이책의 특성을 살린 편집은 전혀 살릴 수 없습니다. 포맷도 ePub, PDF로 나뉘어져 있으며, DRM이 판매 서점별로 적용되어 개인별로 하나의 플랫폼을 쓰도록 강제하는 단점도 큽니다. 책은 어느 서점에서도 구입하더라도 하나의 책장에 꽂아 놓고 누구나 볼 수 있는데, 전자 출판된 서적은 서점별로 혼자서만 볼 수 있는 책장을 구성해야만 하니까요. 저만해도 소소하지만 그동안 알라딘에서 약 50~60권, 리디북스에서 그 절반 정도 되는 전자 출판물을 구입했는데, 이 두 서점에서 구입한 책을 하나의 뷰어에서 관리하고 읽는건 불가능합니다. 결국 하나의 플랫폼, 서비스(제 경우는 알라딘)로 갈 수 밖에 없어요. 자신만 읽을 수 있기에 대여나 공유, 증여, 재판매도 불가하고요. 이러한 문제는 관리의 불편함과 함께 소장에 대한 만족감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아울러 플랫폼 종속은 플랫폼 존폐 여부에 따라 개인 소유 전자책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으며, IT 진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 낡은 포맷이 되어 읽기 힘들거나 읽기가 불가능해 질 수 있다는 또다른 문제를 야기합니다.
무엇보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가격입니다. 제작원가, 유통 등 비용을 모두 감안하면 종이책 정가보다는 40% 이상 저렴해야 하지 않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듯 전자 출판물은 구입 후에 재화로서 일체의 기능을 할 수 없으니까요. 물론 전자책은 각종 이벤트가 종이 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이벤트를 할거면 정가를 싸게 내 놓으란 말이지요.

이렇듯 장, 단점이 서로 명확하여 아직 어느쪽에 더 힘이 실린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거의 전국민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시대이니 만큼, 전자책이 보다 확산되리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디지털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들이 성장하면 할 수록 더욱더요. 개인적으로는 적절한 가격에 더해 독자가 구매한 컨텐츠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된다면 전자책 확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전자 출판된 컨텐츠 판매자들이 개인에게 ePub 형태로 판매하고, 개인 인증이 된 단말에서만 사용하는 정도로만 DRM 정책을 가져가는 식으로요. 이 경우에는 앞서 말씀드린 플랫폼 종속에서 벗어나 어디에서 구입한 것이건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결합된다면 거의 게임은 끝나지 않을까 싶네요.

반대로 저렴한 가격, 합리적인 관리 방법이 선행되지 않으면 당장 확산되기는 어려워 보이기도 합니다. 저만해도 현재 시점에서 모든 도서 구입을 전자 출판된 것으로 대체하는 것은 무리에요. 제가 원하는 책이 모두 전자 출판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도 책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하는 시기가 왔고, 언젠가는 전자 출판으로 이동할 것은 분명하기에 나름 준비를 좀 해 보려고 합니다. 생각하고 있는 방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번째는 종이책 선구매 후 개인적으로 데이터화(예)하는 것입니다. 제 것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현존 유일한 방법이죠. 완벽한 텍스트 형태 추출이 불가하다는 문제는 있지만 이 부분은 데이터화만 하면 언젠가는 되리라 생각합니다. 유일한 문제는 시간 정도입니다.

두번째는 개인적으로 '데이터화가 힘들고, 엄청난 분량이 예상되는 책들은 하나의 인터넷 서점 플랫폼을 정한 후(제 경우는 알라딘입니다) 이벤트와 쿠폰을 적극 활용하여 구매한다'입니다. 대표적인 예는 만화책이 되겠습니다.

일단 이렇게 책장의 디지털화를 꾀할 생각인데, 보다 미래에는 모든 책들이 전자 출판으로 동시 출간되고, 전자 출판물을 구입하면 어떠한 플랫폼과 서비스에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합니다. 내가 돈 주고 산 내 책이니까요!

2015/05/12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2 - 미카미 엔 / 최고은 : 별점 2.5점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2 - 6점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고서 전문 헌책방 비블리아를 무대로 펼쳐지는 연작 옴니버스 추리 단편집 두 번째 권입니다. 이번에는 세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 중 두 편은 중학생 소녀의 독후감, 헌책 출장 감정과 같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소재를 그리는 전형적인 일상계입니다. 시오리코씨 어머니와 수백만엔에 이르는 책 도난 사건에 대한 마지막 이야기의 과거편은 단순 일상계로 보기는 어렵지만, 현재편은 책을 팔려고 내 놓은 뒤 사라진 손님을 찾아 나선다는 점에서 일상계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완벽한 일상계 추리물인 셈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일상계 추리물을 좋아하고, 독서와 헌책방 역시 좋아하기 때문에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전 리뷰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시오리코씨 어머니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는게 좋았을겁니다. 최종보스 느낌인데 작품과는 영 어울리지 않았거든요. 책을 좋아하는 미녀 시오리코씨, 그녀를 흠모하는 근육 알바 고우라 다이스케의 순진무구한 사랑 이야기와 더불어 그들 주변, 동네의 소소한 책 관련 사건으로도 충분했을텐데 말이지요.

다른 시리즈에 비하면 추리적으로 건질게 별로 없다는 단점도 큽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시오리코씨가 당사자 중 한 명이라서 추리라고 부르기 애매하고, 두 번째 이야기는 시오리코씨가 책을 확인하지 못했던 실수가 더 크게 다가오는 탓입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추리적으로는 가장 괜찮지만, 앞서 이야기한대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소재와 설정이었고요.

덧붙여, 시리즈 다른 편들과는 다르게 등장하는 책들 중 딱히 읽고 싶은 마음이 든 책이 없다는 점, 그리고 책의 완성도는 좋지만 각 단락별로 추가된 일러스트는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책과 어울리는 것 같지 않은 점도 실망한 부분입니다.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재미만 놓고 보면 나쁘지는 않지만 아주 좋지도 않은, 뭐 그런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비블리아 고서당" 시리즈 중 한권으로는 충분히 읽을만 합니다.

각 에피소드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앤서니 버지스 "시계태엽 오렌지"

1권에서도 등장했었던 고스가 나오가 자신의 똑똑한 여동생 유이가 쓴 "시계태엽 오렌지" 독후감으로 생긴 문제를 고우라에게 의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독후감으로 생긴 문제라니! 책 관련 추리 소설 중 이 정도까지 사건성을 낮춘 일상계가 있었을까요? 여튼, 소재는 정말이지 참신했습니다. "시계태엽 오렌지" 영화로 잘 알려진 내용은 '불완전판'이며, 원래는 알렉스가 개과천선하여 과거의 삶과 결별하고 새롭게 시작하려 한다는 결말이 '완전판'으로 존재한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고요. 무엇보다도 이 사실이 내용과 잘 어우러지는 전개가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그러나 독후감은 상당히 잘 쓴 내용으로 큰 문제는 없어보이는데 외려 주위의 설레발이 너무 심한게 아닌가 싶더군요. 원칙적으로는 중학생이 "시계태엽 오렌지"를 읽은 것 부터가 문제가 아닌가 싶은데 왜 그런건 지적하지 않는지 잘 모르겠고요.

또 사건의 진상을 밝혀나가는 과정은 치밀해서 괜찮기는 하지만, 결국 원본은 시오리코씨가 썼다는 일종의 반전 때문에 추리적으로는 뭐라 이야기할 거리가 없습니다. 결말을 알고 나서 단서를 짜맞추는 방식과 다를게 없으니까요.

때문에 별점은 3점입니다. 일상계의 왕도를 걷는 점에서는 별점 4점도 충분하지만 추리적 요소가 약해 약간 감점합니다.

후쿠다 데이치 "명언수필 샐러리맨"

고우라 다이스케가 대학교 1학년때까지 사귀었던 옛 동창 아키호로부터, 그녀의 돌아가신 부친의 수집 도서 정리를 의뢰받은 뒤의 이야기.

고우라의 과거사, 그리고 현재 그의 마음이 잘 드러나는 푸근한 이야기로, 첫 시작에서 비블리아 고서당으로 팩스와 전화가 온 사실과 아키호가 출장 감정을 의뢰한 이유가 연결되는 치밀한 구성도 괜찮습니다.
알 수 없는 가족간의 사랑이라는 주제와 그것을 드러내는 묘사들, 그리고 후쿠다 데이치가 유명작가 시바 료타로의 본명이며, "명언수필 샐러리맨"은 성공 전에 발표한 책이라는 잡학 지식도 좋았고요.

그러나 내용에는 여러모로 문제가 많습니다. 일단 아무리 엿듣는 사람이 많았고, 부녀가 만날 때마다 싸우는 등 복잡한 가정 사정이 있었다지만, 귀중한 책을 몰래 물려주려 했다는 설정이 전혀 와닿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물려줘봤자 받는 사람이 그 가치를 영원히 알 수 없다면 이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요.

무엇보다도 이 에피소드가 사건으로 성립하게 된 결정적 이유가 출장 감정을 나선 시오리코가 귀중한 책을 놓쳤다는 것인데, 이건 큰 문제입니다. 아팠다는 설정은 있지만 그래도 그간 보여주었던 책에 관련해서는 너무나 완벽했던 캐릭터성이 무너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감기로 인해 시오리코씨는 출장 감정을 나서지 않고 고우라에게 원격으로 지시했기 때문에 책을 놓쳤다... 라는 식으로 전개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군요. 별점은 2점입니다.

아시즈카 후지오 "utopia"

시오리코씨의 어머니 이야기가 첫 등장하는 에피소드.

일단은 시오리코씨의 어머니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설명하기 위한 목적에는 충분히 부합하는 이야기입니다. 수상한 손님이 판매를 의뢰한 책만 가지고 주소를 짐작하여 찾아오는 부분에서는 그녀의 뛰어난 추리력을 알려주며, 이후 깨우친 진상을 가지고 협박하여 손에 넣기 어려웠던 휘귀본을 입수한다는 부분에서는 사악함을 알려주기 때문이죠. 아울러 "선의의 제삼자"가 되기 위한 교묘한 장치, 즉 장물인 "최후의 세계대전"에 2,000엔이라는 가격표를 붙여 책을 판매, 구입한 것에 대해서는 법적 처벌이 없게끔 안배하는 '악마의 술책' 역시도 돋보였어요.
개인적으로는 만화가 후지코 후지오를 좋아해서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허나 앞서 이야기했듯이 시오리코 씨의 어머니가 이렇게 넘을 수 없는 산과 같은, 그야말로 최종보스로 등장해야 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장치치고는 너무 거창하잖아요?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이 훨씬 마음에 들기도 하고요. 별점은 2.5점입니다.

2014/07/02

나의 알라딘 15주년 결산

알라딘 15주년 결산

초록불님의 글을 읽고 확인해 보았습니다. 제 결산 페이지는 여기로!

이래저래 꽤 책을 많이 샀다고 생각했는데 500권도 안 되네요. 다른 서점이나 헌책을 많이 이용한 탓이긴 한데, 독서가 취미라고 내세우기에는 부끄러운 수준이군요. 열흘에 한 권 정도 수준이라니...

그래도 개인 기록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알라딘 회원이시라면 재미 삼아 한 번쯤 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PS: 애매하기는 하지만 인터넷 서점 이야기이므로 일단은 독서밸리로.

2012/02/16

오래된 책들 (1) - 다카기 아키미쓰 시리즈

가족모임 때문에 오랜만에 본가에 찾아갔다가 예전에 구입한 책들을 보았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구했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옛 생각도 나서 몇 장 사진을 찍어 소개해 드립니다. 아래의 "야망의 덫", "실험부부", "제로의 밀월"로 구성된 다카키 아키미쓰 3종 세트입니다. 가미즈 교스케가 아니라 다른 캐릭터인 기리시마 사부로 검사 시리즈입니다. 정말 헌책방에서 어렵게 한 권 한 권 모았던 기억이 납니다.

척 보기에도 무척 낡아 보이고, 싼티나는 표지 디자인과 "D. 아끼미쯔(쓰)"라는 저자 표기에서 세월이 많이 느껴지죠? 이 작품들에 더하여 동서판 "문신 살인사건"이 포함되면 국내 출간된 다카키 아키미쓰 장편 컬렉션이 완성됩니다. 혹시 제가 모르는 작품 중에 출간된 것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는 한 이 작품들을 제외하고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 쓸데없는 자부심도 아주 살~짝 느끼고 있답니다.

그나저나 좋은 작가인데, 작품들이 좀 더 많이 소개되면 좋겠네요. 제가 가지고 있는 헌책 절판본의 가치가 떨어져도 괜찮습니다!





2004/05/23

앤더슨의 테이프 - 로렌스 샌더스 : 별점 2.5점

앤더슨의 테이프 - 6점 로렌스 샌더스 지음/고려원(고려원미디어)

존 "듀크" 앤더슨은 우연찮게 만나게 된 유부녀 "애그니스 애벌리" 덕에 방문하게 된 호화 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털겠다는 대담한 계획을 세웠다. 어둠의 세계 속 여러 동료들의 힘을 빌어 듀크는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해 나갔지만, 모든 범행은 각종 사법기관 및 관계 당국의 도청 장치들에 의해 모니터되는 중이었다. 그래도 계획은 성공했으나 의외의 결말을 맞게 되는데...

'로렌스 샌더스'는 상당히 유명한 작가이지만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계명" 시리즈나 "대죄" 시리즈 등은 아직 접해보지 못했습니다. 읽어본 것은 "피터 S의 유혹"이라는 남창 지골로물 뿐이었는데, 그 작품이 아주 시시껄렁했고 작풍이 '시드니 셀던'스러워서 그동안 별 관심은 없었더랬죠.
그러던 중 이 책이 마침 poirot님의 블로그에서 소개된 것을 보고 기억에 남아 있기도 하던 차, 자주 가던 헌책방에 떡하니 놓여 있길래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문고본 헌책이라 굉장히 저렴하기도 했고, 작가의 데뷔작이니만큼 매너리즘에 빠진 펄프 픽션은 아니겠지... 하는 기대도 없지 않았습니다.

읽어보니 한 번에 읽게 되는 흡입력이나 구성력은 "로렌스 샌더스"라는 작가의 명성이 허언이 아니구나 싶더군요. "앤더슨"이라는 캐릭터나 그가 계획을 진행해 나가는 단계까지는 정말로 흥미진진해요. 스토리텔러로서의 재능은 확실하달까요?

또한, 소설의 전개를 전부 "도청 테이프"에서 인용한 내용으로 이어나간다는 큰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게 아주 재미있습니다. 뒷부분의 작품 해설에서는 마이클 클라이튼의 "안드로메다 스트레인"과 유사한 방식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소설적인 장치나 트릭 면에서는 "안드로메다 스트레인"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내용이 뻔하고 결말 역시 예상대로라는 점은 좀 아쉽습니다. 모처럼의 특징을 잘 살리지 못한 느낌이에요. 무엇보다도 실제 범행에서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인해 한순간에 계획이 틀어진다는 마지막 부분이 가장 실망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제가 싫어하는 불필요한 성적인 묘사가 난무해서 작품 전체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이런 묘사는 '시드니 셀던' 류의 펄프 픽션과 별다를 게 없네요.

때문에 별점은 2.5점입니다. 펄프 픽션과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괜찮은 범죄물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그런 작품이에요. 그냥저냥 무난한 데뷔작이라고나 할까요? 그래도 생각보다는 확실히 괜찮았어요. "대죄"나 "계명" 시리즈도 읽어봐야겠습니다.

덧붙이자면, 이 계획의 가장 큰 교훈이라면... "피해자를 절대 봐주지 마라!"

2004/04/04

에고.. 여러가지 일이 있었네요

회사가 이전하는 바람에 인터넷이 불통이었고 이래저래 나름대로 바빠서 블로그에 신경쓰지 못했네요. 회사도 슬슬 정리되어가니 이제 다시 힘 내 봐야죠.

오늘 신촌 숨어있는 책에서 몇권의 헌책을 구입했습니다.


MIT 수학천재들의 카지노 무너뜨리기 - 벤 메즈리치 : 최신간인거 같은데 운좋게 구했습니다. 무척 흥미로울거 같네요

에이트 - 케더린 네빌 : 자주가는 헌 책방에 항상 하권만 있어서 입맛만 다시다가 드디어! 상하권을 모두 구했습니다. 체스도 좋아하니 어서 읽어 봐야겠어요.

장화신은 고양이 - 에드 멕베인 : 호프 변호사 시리즈라네요. 에드 멕베인은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얼굴에 흩날리는 비 - 기리노 나쯔쇼오 : 란포상 수상작인 그동안 너무나 구하고 싶었던 책입니다. 오늘 건진 책 중 최대 수확인듯. 일본 추리소설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이 모든 책 5권 합쳐서 만원! 어서 읽고 리뷰 올려야 겠네요.

신촌 숨어있는 책에 그 외에 호러 걸작 "메두사"와 디 판관 시리즈 "쇠못 세개의 비밀" 등이 아직 남아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찾아보세요. 헌책방은 역시 보물창고입니다^^

2004/01/08

공포서클 - 아카가와 지로 : 별점 1점

가타야마 형사는 가스폭발사고 현장에서 목졸린 여고생의 시체를 발견했다. 경찰은 피해자 남자친구가 상지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들어갔고, 여러 제보와 정황으로 괴기클럽의 멤버들에게 수사를 집중해 나갔다. 그런데 클럽에는 신비의 미소녀가 새로 가입했고, 다른 여러 사건들과 문화제의 연극부 공연이 겹치며 사건은 점점 커져만 가는데...

사립 상지 고등학교의 "괴기클럽"이라는 동호회(제목은 "공포서클"인데 등장하는 동호회는 "괴기클럽"입니다... 이거참...) 멤버 4명을 중심으로,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그린 작품입니다. 일본의 인기작가 아카가와 지로의 "얼룩고양이 홈즈의 추리" 시리즈 중 한 권이지요.
이 시리즈는 홈즈라는 이름의 삼색털 얼룩 고양이가 나와서 단서를 찾아준다던가, 어떤 방향을 인도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주인공 가타야마 형사와 하루미 남매에게 도움을 주어 사건을 해결하게 하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문화사에서 출간된 시리즈 중 4번째 책으로, 우연히 자주 가는 헌 책방에서 전권을 구했습니다. 그런데 전 6권 중 5권이 이미 가지고 있던 책과 겹쳐서, 이 작품만 처음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 시리즈를 비롯해서 아카가와 지로의 작품은 여럿("레몬트리" 나 "1주일 시한의 추적" 등등...) 읽어 보았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가볍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좋게 말하면 대중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싸구려 느낌이에요. 이 작품 역시 만화적이고 평면적인 캐릭터들(피만 보면 기절하는 숫기없는 형사 가타야마, 오빠 사건에 무조건 뛰어드는 동생 하루미, 먹보이고 바보인 동료 형사 이스즈)과 말도 안되는 상황 설정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내용면에서 독특하거나 치밀한 부분도 없습니다. 고양이가 추리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아이디어에 너무 끌려다니는 탓입니다. 추리적인 부분에서도, 독자에게 단서를 전해주는 부분이 빈약하고, 단편에도 못 써먹을것 같은 별 볼일 없는 트릭 뿐입니다. 사건도 우연에 의해 해결되는, 막판에 단 한번에 사건이 밝혀진다는 점에서 도저히 점수를 줄 수가 없네요. 

왜 이런 책이 일본에서는 많이 팔리는 걸까요? 그만큼 추리 시장의 저변이 넓다는 이야기일까요? 하지만 절대로! 절대로 재미 없었습니다. 이 얼룩 고양이 시리즈도 제가 읽은 것 중 건질만한건 1편 "고양이의 추리"와 6편 "고양이 저택"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헌책이라 싸게 샀다는 것 정도입니다. 아울러, 이 작가 작품은 조심하라! 는 교훈도 받았으니 다행이랄까요.  별점은 1점입니다.

2003/12/15

잃어버린 시간 - Long time no see - 에드 멕베인 / 모윤신 : 별점 2점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입니다. 카렐라 형사의 쌍동이 자식이 10살정도 되었을때 이야기니 제가 읽은 "경관 혐오"에서 거의 10여년이 지난 시점의 이야기이군요. 찾아보니 1977년도 작품이군요. 중후기작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야기는 불쌍한 흑인 장님거지 지미 해리스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의 아내 이사벨,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거지 헤스터 까지 장님들이 연쇄적으로 무자비하게 살해되고 카렐라 형사는 집요한 수사끝에 지미 해리스가 군대에 있을때 받았던 정신과 치료에서 힌트를 얻어 범인을 검거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장님이나 어린애를 살해하지 않는다. 새를 목 조르거나 나비의 날개를 잡아당기는 이런 일은 사람들이 좀처럼 하지 않으니까..." 
본문에 나오는 이 말대로 일단 이 작품은 불쌍하고 사회적으로 약자인 장님들의 연쇄살인이라는 특이한 설정으로 흥미를 끕니다.
<경관혐오> 단 한편밖에 읽을 기회는 없었지만 카렐라 형사를 주인공으로 우직하고 집요한 수사방법도 볼 만 하고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사건이 조금 포커스가 맞지 않는 느낌이 납니다. 결정적 단서가 되는 정신과 의사와의 대화 기록에서 유추해낸 사건의 진상이 너무 비약이 심한 탓입니다.
게다가 300여 페이지나 되는 소설에서 사건의 해결은 후반 50페이지에 집중되어 있고 초반의 사건들이나 수사의 설정들은 뒤로 가면 다 무익하고 허무해지는 구조 탓도 큽니다. 물론 초반부도 나름대로 흥미진진하기는 하지만 앞부분의 서술되었던 복선들과 연관되는 사건의 진상!같은 치밀한 맛이 느껴지지 않는게 아쉽네요. 이런 스타일에 맛들이면 독자들은 이 작가 책은 뒷부분만 읽게 되지 않을까요?

그래도 킬링타임용 하드보일드 소설로는 괜찮은것 같습니다. 소장가치는... 저도 헌책을 싸게 사서 아깝지는 않습니다만... 글쎄요. 번역도 문제가 있으니 그닥 권해드리고 싶지는 않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잃어버린 시간 : 모윤신 옮김. 화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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