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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8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7 - 미카미 엔 / 최고은 : 별점 2.5점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7 - 6점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아래 리뷰에는 진상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블리아 고서당에 요시와라라는 중고업자가 방문했다. 비블리아가 꼭 구입해야 했던 다자이 오사무의 <<만원>>을 팔기 위해서였다. 
비블리아의 약점을 알고 책을 거액에 팔아넘긴건 시작에 불과했다. 요시와라는 시오리코의 할아버지였던 악덕업자 구가야마의 수제자로 지에코, 시오리코를 망신주고자 음모를 꾸몄다. 그 중심에는 구가야마의 유품인 셰익스피어의 퍼스트 폴리오가 있었다. 
세 권의 퍼스트 폴리오 중 어느 것이 진짜일까? 세 권을 모두 입수한 요시와라는 경매에 책들을 출품했고, 시오리코는 전재산을 걸어서 어머니 지에코를 누르고 진짜라고 생각한 책을 손에 넣었다. 그런데 경매가 끝나고 요시와라는 책은 모두 가짜였다고 말하는데..... 

어쩌다보니 홀수권만 띄엄띄엄 읽게 된 인기 일상계 단편 연작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일단은). 
마지막 권답게 드디어 다이스케와 시오리코가 결혼을 약속할 뿐더러, 시오리코의 어머니 시노카와 지에코가 가정을 떠났던 이유가 밝혀지는 등 시리즈 내내 유지되었던 여러가지 수수께끼와 사건이 모두 해결됩니다.
그 덕분인지 다른 시리즈와는 달리 여러개의 단편이 아닌 긴 장편 느낌으로 오롯이 한 권이 진행됩니다. 초반부에 시오리코의 외할머니 에이코의 의붓손주 미즈키 류지의 비밀에 대한 일상계스러운 이야기가 있기는 하지만 단순한 흥미요소일 뿐 내용과는 별 관계는 없습니다. 시오리코의 할아버지이자 지에코의 아버지였던 악덕 고서점 주인 구가야마 소헤이가 낸 수수께끼이기도 한, 셰익스피어의 발견되지 않은 퍼스트 폴리오는 그가 남긴 세 권의 책 중 어떤 책인지? 를 밝혀내는게 이야기의 핵심이니까요.
퍼스트 폴리오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전개는 꽤 흥미롭습니다. 고서회관 경매장에서 지에코와 시오리코의 경매 대결, 뒤이어 모녀를 망신주려고 획책했던 요시와라가 책 세권은 모두 가짜라고 밝히지만, 뒤이어 시오리코가 진짜 퍼스트 폴리오가 어디있는지 - 책 속 공간에 숨겨져 있었다! - 를 밝히는 일종의 추리쇼 등 볼거리가 많은 덕분입니다.

다만 애초에 요시와라가 진위여부를 밝히기 위해 X-ray 촬영을 해 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건 다소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수억 이상의 가치가 있는 퍼스트 폴리오인데 말이지요.
지에코가 요시와라의 음모를 미리 눈치채고 이를 방조했다는 것도 설득력이 약합니다. 세 권 중 한 권이 진짜라는게 분명하다면, 모든걸 요시와라가 독점하도록 놔 두는건 바보짓이잖아요? 최소한 자기가 입수할 수 있었던 한 권은 챙겼어야 했습니다. 그게 진짜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케일이 커진건 여러모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1억엔이 넘는 퍼스트 폴리오는 작은 헌책방이 다루기에는 너무 부담이 큰 물건이에요. 그걸 작은 일본 내 고서 경매에서 처리한다는 것도 비상식적이고요. 시오리코의 책 관련 지식이 별로 사용되지 않는 것도 시리즈 정체성을 흐립니다. 퍼스트 폴리오의 진위 여부 감정은 책에 대한 정보로는 알 수 없는, 또 다른 전문가의 영역입니다. 책 좀 좋아한다고 이걸 감정까지 해낸다는건 말도 안되지요. 저는 헌책 관련 일상계 이야기가 주였던 시리즈 초반부 분위기가 더 마음에 드네요. 따뜻하고 인간 냄새 넘치는 비블리아 고서당과 1억엔이 넘는 퍼스트 폴리오, 원하는 책을 손에 넣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는 악당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어울리지 않아요. 현실적이지도 않았고요.

장편 분량에 맞는 재미와 디테일은 챙기고 있으며,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의미가 크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설정과 전편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오롯이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만 독립적으로 추천드리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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