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더슨의 테이프 - 로렌스 샌더스 지음/고려원(고려원미디어) |
로렌스 샌더스는 상당히 유명한 작가이지만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계명"시리즈나 "대죄"시리즈 등은 아직 접해 보지 못했습니다. 읽어본 것은 <피터 S의 유혹>이라는 남창 지골로물 뿐. 그런데 그 작품이 아주 시시껄렁했기에 왠지 "시드니 셀던"같은 작가로 느껴져 그동안 별 관심은 없었더랬죠.
그러던 중 이 책이 마침 poirot님의 블로그에서 소개된 것을 보고 기억에 남아 있기도 하던 차, 자주가던 헌책방에 떡하니 놓여있길래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문고본 헌책이라 굉장히 저렴하기도 했고, 작가의 데뷰작이니만큼 매너리즘에 빠진 펄프 픽션은 아니겠지... 하는 기대도 없잖아 있었습니다.
읽어보니 한번에 읽게되는 흡입력이나 구성력은 로렌스 샌더스라는 작가의 명성이 허언이 아니구나 싶더군요. 앤더슨이라는 캐릭터나 그가 계획을 진행해 나가는 단계까지는 정말로 흥미진진해요. 스토리텔러로서의 재능은 확실하달까요?
또 소설의 전개를 전부 "도청 테이프"에서 인용한 내용으로 이어나간다는 큰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아주 인상적이고 재미있었어요. 뒷부분의 작품 해설에서는 마이클 클라이튼의 <안드로메다 스트레인>과 유사한 방식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소설적인 장치나 트릭 면에서는 <안드로메다 스트레인> 보다 훨씬 뛰어나다 생각되네요.
그러나 내용이 뻔하고 결말 역시 예상대로라는 점은 좀 아쉽습니다. 모처럼의 특징을 잘 살리지 못한 느낌이에요. 무엇보다도 실제 범행에서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인해 한 순간에 계획이 틀어진다는 마지막 부분은 너무 실망스러워요.
게다가 제가 싫어하는 불필요한 성적인 묘사가 난무해서 작품 전체의 질을 떨어트린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이런 묘사는 시드니 셀던류의 펄프 픽션과 별 다를게 없을 정도에요.
때문에 별점은 2.5점입니다. 펄프 픽션과 아이디어 반짝이는 괜찮은 범죄물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그런 작품이에요. 그냥저냥 무난한 데뷰작이라고나 할까요? 그래도 생각보다는 확실히 괜찮았어요. "대죄"나 "계명" 시리즈도 읽어봐야겠습니다.
덧붙이자면, 이 계획의 가장 큰 교훈이라면... "피해자를 절대 봐주지 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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