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로비(캐리 그랜트)는 '고양이'라는 별명의 보석 절도범으로 악명을 떨쳤지만 지금은 과거를 청산하고 살아간다.
그러던 중 고급 호텔 리비에라에서 보석 절도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경찰은 범행 수법에서 존의 수법과 유사한 점을 발견하고 그를 용의자로 지목한다. 존은 자신의 결백을 믿어주지 않는 경찰을 피해다니면서 직접 범인을 찾아나서는데, 그 과정에서 프랜시스(그레이스 켈리)라는 아름다운 여성을 만난다. 프랜시스는 어머니의 보석이 도난당하자 존이 의심스럽다고 경찰에 말하고, 존은 다시 도주한다. 프랜시스는 존이 진범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기 위해 접근하다가 차츰 그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모든 상황이 존을 범인으로 몰아가는 가운데, 존은 마침내 부자들의 호화 파티에서 보석 도둑의 정체를 포착하고 지붕 위에서 결투를 벌인 끝에 진범을 붙잡는다.
이 영화는 사실 어떤 영화건 기대치 이상의 재미를 안겨다 준 히치콕 감독이기에, 그리고 무언가 울림이 있고 긴박감 마저 전해지는 멋진 한글 제목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보게 된 영화입니다.
그런데 영화는 많이 실망스럽네요. 프랑스 리비에라 해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껏 살린 촬영과 미술 세트들은 볼 만 하고, 그레이스 켈리의 단아한 미모는 돋보이지만 이 영화에서 건질것이라곤 단지 그러한 비쥬얼 몇개뿐입니다. 제목에서 울리는 긴박감이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템포가 느려 지루하기 짝이 없거든요.
또 범인으로 의심받는 존의 행동이 어설프면서도 낙천적이라 카리스마는 커녕 바보같아 보이기만 합니다. 이런 주인공에게 단지 "보석도둑"이라는 매력적인 직업때문에 반하는 멍청한 미국 여자 그레이스 켈리의 설정 역시 얄팍하기 그지 없죠.
무엇보다도 아무런 복선이나 단서 없이 이야기가 흘러가다가 난데없이 범인을 밝혀내는 마지막 장면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범인의 정체가 너무 뻔하다는 것 역시 실망감을 가중시키는 요소였고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1.5점. 느슨하며 긴장감도 없는, 로맨틱 코미디에 가까운 시시한 작품이었습니다. 영화 평점이나 평이 후한 것은 거장의 이름값 덕일 뿐, 제가 본 히치콕 감독 영화 중에서는 가장 실망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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