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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19

본인방 살인사건 - 우치다 야스오 : 별점 2.5점

본인방 살인사건 - 6점
내전강부/범조사(이루파)

고고한 인품으로 소문난 일본 바둑계의 노장 다카무라 본인방이 친구 세가와 9단의 제자 우라카미 8단과의 천기위 방어전을 끝낸 직후 변사체로 발견된다. 천기위전의 주최 신문사인 대동신문사의 고노에 기자는 다카무라 본인방의 마지막 대국이었던 천기위전의 기보를 정리하다가 기보에 숨겨진 비밀을 알아낸 뒤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하며, 고집세고 우직한 성격의 우라카미 8단도 그 과정에 동참하여 본인방 죽음의 배후에 얽힌 연쇄 살인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게 된다…

과거 <빙설의 살인>으로 접했던 우치다 야스오의 데뷰작입니다. 그간 제목은 자주 봤지만 별로 관심이 없던 차에 헌책방 순례(?)중 우연히 실물을 보고 싼 가격에 별 생각없이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왠걸! <빙설의 살인>은 작가의 시리즈 캐릭터 탐정 아사미 시리즈인데도 불구하고 완전 기대 이하였었는데 이 작품은 기대 이상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다른 작품에서 보기 드문, 사상 초유의 암호 트릭은 정말 높이 평가하고 싶네요. 독특할 뿐더러 "바둑"과 실제 프로 바둑시합에 있는 제한시간이라는 소재를 사용했다는 점이 정말 신선하거든요.

하지만 암호 트릭이 오히려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트릭 하나에 소설 전체가 좌우되는 느낌이 강하거든요. 작가 스스로 걸작 트릭이라고 생각했는지 소설 전체에 걸쳐 사용한 탓으로 막판에는 조금 힘이 떨어지는 감이 있습니다. 중반보다는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한번 더 터트려 주는게 좋았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 데뷰작인 탓에 전개 등 많은 부분이 어설픈 덕에 암호 트릭이 돋보인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범행 동기도 그닥 와 닿지 않고, 동기 및 배후를 풀어나가는 전개도 매끄럽지 못한 등 초짜티를 풀풀 내고 있으니가요.
아울러 사회파 분위기를 어설프게 따라가면서 무언가 해결을 봄직하다가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버리는 결말 부분도 아쉬운 점입니다. 그나마 해피엔딩이라는 점 하나는 괜찮았습니다만....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깔끔한 분량에 쉽게 쉽게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고스트 바둑왕> 등으로 어느정도 알려진 일본 프로 바둑의 세계를 예전에 굉장히 독창적인 트릭과 함께 보여준 부분은 높이 사고 싶네요. 그러나 아쉬움도 적지 않기에 감점합니다.

그나저나, 탐정 아사미 시리즈는 정말 괜찮은 작품인가요? <빙설의 살인>은 정말 실망스러웠는데 다른 작품들은 괜찮은 것인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읽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트릭의 내용을 남깁니다. 흰색 글씨이니 드래그해 보시길.

다카무라 본인방은 우라카미 8단과의 최후의 대국에서 고심하다가 평범한 수를 두고 결정적 순간에 생각 없이 바로 대응하는 등의 이해할 수 없는 바둑을 둔다. 고노에 기자는 이 기보를 분석하다가 우라카미 8단이 바둑의 "시간제한"룰, 즉 한 수를 두는데 걸리는 시간을 이용하여 모르스 부호 암호를 남겼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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