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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4

훈민스캔 후기

집의 책이 넘쳐난지는 제법 되었습니다. 이사하고 더 늘리지 않겠다 결심했는데 정말 순식간이더라고요. 그래도 여태 버티고는 있었습니다만 북스캔을 해야 할 결정적 이유가 생겼습니다. 알라딘에 책 몇권을 팔려고 했는데 몇 권에 책 곰팡이가 생겼다는 이유로 매입불가 통보를 받은 것입니다. 읽지도 않는데 끌어안고 있어봤자 결국 내버려야 하는 상황이 된거죠. 고서, 희귀본까지는 아니지만 출간된지 20년을 넘어가는 책들이다보니 어쩔 수 없나 보네요.

어쩔 수 없이 오래전 책들 중 몇권을 골라 시범적으로 북 스캔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나름의 기준은
  1. 20년 이상 된 책
  2. 최근 3년 안에 읽은 적이 없는 책
  3. 너무 두껍거나 무겁지 않은 반 양장본
  4. 현재 중고가 5,000원 이하
  5. 전자책이 출간되지 않았거나 가능성이 없는 책 (절판 등의 이유로)
의 조건입니다.

이 기준으로 선정된 7권의 도서를 들고 찾은 곳은 훈민스캔입니다. 검색 결과 셀프 북스캔 업체로는 가장 저명한 듯 싶었기 때문입니다. 후기도 괜찮았고요. 사당역 근처로 회사에서 가깝다는 이유도 컸습니다. 보통 지하철로 많이 가시던데 저는 회사 앞에 직통 버스가 있어서 버스 편으로 이동했습니다. 입구는 아래와 같습니다.
2시쯤 도착하였는데 피크 타임이었는지 30여분 정도 기다렸습니다. 둘러보니 두꺼운 전공 서적을 스캔받는 학생들이 많더군요.
기다리는 동안 재단, 표지 스캔을 진행하였고, 스캐너를 배당받은 후 간단한 교육을 받고 셀프 북스캔을 진행하였습니다. 7권 모두 스캔하는 시간은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시간 지연의 원인은 가끔 발생하는 이중 급지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스캔 데이터는 jpeg이며 해상도는 300dpi였습니다. 그림이 전무해 흑백 스캔받았고요. 레티나 스캔이라는 옵션이 있는데 가격이 추가되지만 테스트 결과 큰 차이가 없어서 뺐습니다.
결과물은 그냥 책 그 자체로 일체의 후보정은 진행되지 않습니다. 오래된 책이라 변색된 것까지 그대로 스캔되었네요.
데이터는 이메일로 받을 수 있게 해 줍니다. 원본과 PDF 제작본이 전송되는데 PDF는 후보정이 반드시 필요하므로 무의미합니다. 직접 후보정 할 것이므로 OCR 옵션도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스캔받은 책은 복원도 가능하고 가져올 수 있지만 목적이 데이터화하고 치워버리자는 것이라 버리고 왔습니다. 별도 폐기비는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 가격은 재단비 (권당 1,000원)까지 14,000원이었습니다. 권당 2,000원 꼴인데 숙련된다고 해도 비용이 드라마틱하게 줄지는 않을 것 같네요.

북스캔이라는 목적은 달성했고 금액도 예상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직원분들 모두 친절하시고요. 그러나 오고가는 수고와 시간을 감안하면, 스캔받은 데이터를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일일이 후보정해야 하는 것까지 감안하면 여러모로 조금 애매한 금액입니다.
스캔받을 책이 몇권인지, 다른 부대비용은 없는지 등을 철저히 따져보고 앞으로의 북스캔 방법을 고민해봐야겠습니다.

덧붙여, 혹 좋은 윈도우즈용 무료 후보정 툴 있으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책 형태는 의미가 없고 Text만 잘 추출되는 것이 최고인데, 그런 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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