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17/03/24

서평 쓰는 법 - 이원석 : 별점 2점


서평 쓰는 법 - 4점
이원석 지음/유유

제목이 마음에 들었고 평도 괜찮길래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많이 달랐습니다. 아니, 실망스럽네요. 왜냐하면 제목 그대로 서평을 잘 쓰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이 소개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은 탓입니다.
1부 <<서평이란 무엇인가?>> 부터 그러합니다. 서평을 쓰기 전, 무엇을 쓰는지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서평의 정의를 내리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너무 거창하게 포장했어요. 자신의 내면을 파악하여 자기 성찰을 한다니 어처구니가 없네요. 전 그냥 책을 읽고 난 감상을 잘 적고 싶을 뿐인데 이건 너무 심하잖아요?
그나마 제대로 된 정의인지도 의심스러워요. "독후감은 정서적이고 서평은 논리적이다. 독후감은 독자가 없어도 되지만 서평은 독자와의 대화다."라고 구태여 독후감과 서평을 구분하는 이유도 잘 모르겠고, "평가는 기준이 필요하고, 서평은 다른 책들과 사이에서 관계를 정립하게 해 주는 맥락화의 일환이다"라는 말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왜 다른 책들과 비교하여 평가를 해야 하나요? 제 마음 속의 잣대로 기준을 세워 평가하면 안되는 이유가 있는걸까요? 물론 다른 책들과 연계, 비교하면 근거가 탄탄하여 논리를 뒷받침하는데 용이하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건 학술적인 부분이라면 모를까 창조적인 부분에 적용되기는 힘들죠. 서태지 첫 데뷰 당시 음악 평가하는 프로그램에서 기존에 없었던 음악이기에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는 일화가 떠오르기도 하네요.
이와 같은 이론과 장황한 소개가 실제 '서평을 잘 쓰는 방법'보다 분량이 많은 것도 문제입니다. 서평을 잘 쓰는 방법은 전체 분량의 1/3에 불과합니다. 그나마도 잘 정리되었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워요. 인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고요.

아울러 본인 스스로 어려운 말을 사용하지 말라고 했지만 내용에는 어렵고 장황한 말 투성이입니다. 공시적 맥락화, 범박하다, 메타적으로 등등... 읽으면서 사전을 찾아봐야 하는 말이 많더군요. 저자는 일상적으로 쓰는 말일 수도 있지만 스스로 서평이 '독자와의 대화'라고 정의했다면, 자신의 글부터 독자와 소통할 수 있는 용어를 쓰는게 옳은 자세가 아닐까 싶어요. 흡사 드레스 코드가 없는 파티라고 해 놓고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 손님들 앞에 혼자 턱시도 풀셋을 차려입고 나타난 주인을 보는 느낌입니다.

다행히 건질 내용도 몇개 있긴 합니다. 서평은 요약과 평가로 이루어지며 특히 좋은 서평을 위해서는 요약이 중요하다는 것, 자신의 삶과 경험을 비추어 서평을 쓰라는 것, 하나의 문단에는 하나의 생각이 담겨야 한다는 문단 구성 방법 등은 괜찮았어요. 공부도 많이 되었고요. 하지만 제 기대와는 너무 달랐습니다. 제가 원했던 것은 서평을 잘 쓰는 방법론, 설명서였는데 이 책은 서평에 대한 에세이에 가깝거든요. 때문에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이 책에 나온대로 보다 명확하게 책의 가치를 정한다면, 서평을 잘 쓰기 위해 읽을 필요는 없는 책입니다. 저와 같이 블로그에 읽은 책에 대한 간단한 감상이 목적이라면 더더욱 그러합니다. 서평을 잘 쓰는 방법론은 <<책장의 정석>>에 짤막하게 소개된 글 쪽이 훠~얼씬 낫습니다. 그림 하나 없는, 200페이지도 안되는 반양장 책에 만원이라는 과격도 과하고요. 이 리뷰가 별로인 것은 이 책에서 그만큼 얻은게 없기 때문입니다...

덧 : 도서출판 유유에서 나온 책들은 기획은 대체로 마음에 들지만 내용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책이 많은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네요. 가격이 과하다는 단점도 동일하고요. 작은 출판사라 응원해주고 싶기는 한데 이래서야 또 구해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