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23/06/16

亂れからくり 복잡한 기계장치 : 13 나사 저택

亂れからくり (創元推理文庫) (文庫) - 8점 泡坂 妻夫/東京創元社

13 나사 저택
"건드리지 마!"
마이코는 억눌린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히 건드릴 리 없었다. 토시오는 다다미방 위에 쪼그리고 앉았다.
마이코는 데츠바 옆에 무릎을 꿇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데츠바의 양손 손가락이 비틀려 있었다. 죽기 직전에 데츠바는 어떤 고통에 시달렸을까. 의복 가슴 부분의 흐트러짐도 고통의 격렬함을 말해주고 있는 듯했다.
"방금 전에 죽었네."
마이코는 토사물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았다.
검은 칠을 한 책상에는 주홍색 쟁반이 놓여 있고, 물이 반쯤 담긴 컵이 놓여 있었다. 쟁반 옆에는 뚜껑이 잘 닫힌 작은 빨간 병이 놓여 있었다. 낯익은 병이었다. 병 바닥에는 여전히 몇 개의 빨간 캡슐이 들어 있었다.
마이코는 방을 둘러보았다. 방의 가구들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흐트러진 물건은 하나도 없었다.
"미로로 돌아가자. 누군가 발견하면 귀찮아질테니까."
마이코는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신이 앉아있던 다다미 위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것을 확인한 뒤, 다다미방 안쪽으로 돌아갔다. 낡은 도구들이 쌓여 있는 방에 들어서자 마이코는 평소의 그녀와는 다르게,
"젠장 ...... 드디어 나의 마지막 증인까지 죽여버렸군……"
라는 말을 내뱉었다.

"데츠바는 어떻게 죽었습니까?"
동굴의 세 갈래 길, 마이코가 말한 E 지점으로 돌아왔을 때, 토시오는 물었다.
마이코는 평평한 바위 위에 앉았다. 그것은 데츠바의 죽음을 목격한 뒤 마음의 동요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앞으로의 행동을 위해 몸을 추스르기 위한 것 같았다.
"자살이 아니야. 독약을 먹은 거야."
마이코는 그렇게 단정했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병을 기억하겠지? 그건 마사오가 데츠바를 위해 준 약이었어. 만약 데츠바가 자살했다면 죽기 직전에 그 병을 놓아두었을리 없어."
"그렇군요."
"데츠바는 아침 식사 후 늘 그렇듯이 그 약을 먹었을거야."
"식사에 독극물이 들어갔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토시오는 마사오가 준 약에 독이 들어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도 아니지. 식사에 독이 들어있었다면 당연히 식사 중에 쓰러졌을테니까."
"식사를 누군가가 치웠을 수도 있잖아요?"
"안 돼. 책상 위의 토사물은 책상이 깨끗하게 치워진 상태에서 토한 것이니까."
"컵의 물 속에 독극물이 들어 있었을 가능성도 있지요."
마이코는 멍하니 토시오를 바라보았다.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책상 위에 약병이 있는 이상, 독극물은 그 약에 섞여 있었다고 생각하는게 자연스럽지 않겠어?"
"그건 그렇긴 하지만 ......"
"당신은 마사오가 데츠바에게 건네준 약병에 독이 들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군."
"분명 누군가가 똑같은 캡슐에 독을 담아서, 그 약병과 똑같은 약병에 담아서 바꿔치기 한 것이겠죠."
"하지만 데츠바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필요 이상으로 신경을 많이 썼을 거야. 최근에 가족이 네 명이나 죽었으니까. 데츠바가 가지고 있는 약병을 바꿔치기 할 틈이 있었을 것 같지는 않은걸."
"......독극물 캡슐을 하나만 준비해서 데츠바의 약병에 몰래 넣었다는건 어떻습니까? 카오리 씨와 소우지가 죽기 전에요. 데츠바가 아직 자기들을 노리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때 말입니다."
"호오......."
마이코는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꽤나 그럴싸한 말을 하는군. 맞아. 독약 캡슐을 하나만 넣었다면 가능성은 있어. 책상 위에 있던 약병 안에 얼마나 많은 캡슐이 남아있었을까?"
"열 알도 채 안 됐을 것 같은데."
"그래, 그런 거였어. 그렇다면 그 약병이 캡슐로 가득 차면 몇 알 정도 들어갔을까?"
"오십 알은 들어가겠지요."
"데츠바는 그 캡슐을 매일 아침 한 알씩 먹는 습관이 있었어. 따라서 범인이 독극물을 넣었다면 거의 40일 전에 넣었다는 뜻이지. 그렇다면, 역시 가장 쉽게 독을 넣을 수 있는 사람은 누가 뭐래도 마사오야"
"독은 무엇일까요?"
"청산성 독극물인 것 같더군...... 마사오는 병원에 근무한 적이 있었지?"
"독극물은 꼭 병원이 아니어도 구할 수 있어요. 청산가리라면 도금에도 쓰이지 않나요? 해바라기 공예는 작지만 도금 공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그렇지, 하지만 ......"
마이코는 손전등으로 동굴의 바위 하나하나를 비추고 있었다. 마치 아이가 거울로 햇빛과 놀고 있는 것처럼 전등 불빛이 춤을 추었다.
"마사오 씨는 동기가 없어요."
토시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있어."
마이코는 무심코 말했다.
"데츠바가 어떤 유언을 남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마와리 가문의 유산은 마사오의 것이야."
"유산이라니........"
"있어."
마이코는 전등을 크게 움직였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건, 제니야 고헤에가 덴포 14년에 오노 벤키치에게 상담했던게 무엇이었을까?라는 것이야."
"제니야 고헤에가 ......"
토시오는 마이코의 말 뜻을 바로 파악하지 못하고 말을 더듬었다.
"오노 벤키치의 츠루슈일록 첫머리에 적혀 있었잖아.
‘…. 비, 카네이시로 감. 회의 후 심사숙고 끝에 승인을 미룸.’
카네이시는 당연히 고헤에의 집이야. 비가 오든 말든 벤키치는 카네이시에 갔어. 그만큼 중요한 용건이었음을 알 수 있지. 카네이시에서 은밀한 회의가 있었고, 고헤에는 중요한 일을 벤키치에게 부탁했던거야. 하지만 쉽게 맡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어. 고심 끝에 승낙을 미루었고."
"그게 뭐였을까요?"
"다음 날들의 기록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지. ‘하루 종일 고민하다.’ 다음 날은 ‘도면은 진전이 없다….. ‘라고. 너무 큰 일이라서 도면에 대해 생각할 틈이 없었던거야. 그리고 다음 날, 구우에몬이 모리타치노치토세를 가지고 찾아왔어.…..구우에몬에게 맡길까, 벤키치는 고민했지. 또 다음 날, 맑은 날씨가 계속되고 통풍이 회복된 우타는 역립인형의 의상을 만들었어. 이 기록은 구우에몬에게 모든 것을 맡기기로 결심한 벤키치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는 것 같아."
"그 구우에몬이란?"
"마와리 사쿠조야."
마이코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사람은 가명을 지을 때 아예 엉뚱한 이름으로 짓지는 않는 법이야. 그때 스승 벤키치는 칼로 베지 못하는 말을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있었지. ……..말을 베는 마와리 사쿠조, 어때? 딱 맞는 이름 아니야?"
"............"
"구우에몬은 그 목적을 실행하기 위해 번을 떠나 도망쳐 버렸어. 명목상으로는 시녀에게 손을 댔다고 하지만, 꾸며낸 이야기야. 구우에몬은 가나자와를 떠나 오나와로 옮겨왔지."
"사쿠조의 아내는 오나와 태생이었어요."
"거기서 비롯되었겠지. 구우에몬은 생계를 위해 가나자와에서 배운 기우라기리코보시(起上り小法師)와 쌀을 먹는 쥐에서 힌트를 얻은 키츠키(きつつき)를 만들기 시작했어. 카라쿠리를 배웠던 만큼, 섬세한 일에 능했을테고. ……생활이 안정된 후, 구우에몬은 가게 이름을 츠루슈도(鶴寿堂)로 짓고, 아이에게도 도키치(東吉)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어. 벤키치에 대한 애착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지 않아?"
"그렇다면 구우에몬이 물려받은 것은 도대체 무엇이었습니까?"
"그건 제니야 고헤에의 입장이 되어보면 알 수 있는 일이 아닐까?"
"...... 모르겠습니다."
"이봐. 가가번의 중신 오쿠무라 히데미가 죽기 전, 고헤에는 절정의 시기였어. 나이는 칠십. 하지만 가가번에서 반대파가 세력을 키우기 시작했고, 세간의 시기와 질투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 오히려 더 강하게 느꼈을거야. 지금 손을 잡고 있는 히데미도 병이 들었다, 반대파가 정권을 잡으면 내일은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요도야 진고로(淀屋辰五郎)의 사례도 있다, 사소한 일로 상인이 재산을 몰수당한 사례가 한, 두 번이 아니었던 시대였어. 자신을 지키고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마이코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말했다,
"재산의 일부를 은닉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지 않았을까?"
토시오는 생각에 잠겼다. 재산의 은닉.......그래, 그것은 당연히 생각할 수 있는 일이다. 지금도 가끔 금화를 담은 항아리가 발굴되는 경우가 있다. 재산을 은닉하는 것은 당시 상인들 사이에서는 상식적인 일임에 틀림없었다.
"제니야 고헤에의 자산이 삼백만 양이었다니 10%만 해도 삼십만 양이야. 천량상자가 삼백 개나 된다고."
마이코는 회계업자처럼 계산을 했다.
"고베에가 아무리 해운업자였더라도 그런 막대한 돈을 다른 번으로 쉽게 옮길 수 있었을까요?"
"그래서 오노 벤키치에게 자문을 구한 것이 아니었을까? 벤키치는 젠고 재벌에게 없어서는 안 될 두뇌였어. 하지만 벤키치는 거절했어. 벤키치의 은둔 생활을 보면 상상이 가. 벤키치는 지금까지 없던 가라쿠리에 대한 열정은 있었지만, 번주의 눈을 피해 재산을 은닉하는 일은 꺼려했어. 너무 세속적이고 위험한 일이었으니까. 그래서 벤키치는 고민 끝에 모든 것을 구우에몬에게 맡기기로 결심했어."

"구우에몬이 그만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었을까요?"
"그랬다고 생각해. 무엇보다도 벤키치에게 푹 빠져 있었고, 동시에 제니야 고헤에의 신봉자였다고 생각되는군. 그렇지 않다면 벤키치가 구우에몬에게 상담할리도, 고헤에가 일을 맡길리도 없었을테니까."
"구우에몬은 그 일에 성공했군요?"
"그렇지. 구우에몬은 시녀에게 손을 댔다는 이유로 탈번 후 가나자와를 떠났지. 벤키치는 그 때 마지막 작별의 선물로 역립 인형을 주었을테고. 그리고 어떤 계획에 의해 고헤에의 재산의 일부가 이 오노와에 숨겨졌던거지. 장소는 이 동굴 안이 틀림없을거야."
"그 재산은 아직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을까요?"
"구우에몬은 정직한 사람이었어. 고베에의 재산을 맡았지만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스스로 장난감을 만드는 일을 시작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그러던 중 가가 번에서는 결국 집정관 히데미가 죽어버려서 반대파가 득세하게 되었어. 고헤에는 공식어선의 지위를 빼앗긴 뒤, 하호쿠가타 매립공사에 착수했다가 투독사건의 혐의로 체포되어 옥사했고, 제니야 가문은 순식간에 몰락했어. 구우에몬은 가슴이 아팠을거야. 유산을 제니야에게 돌려주어야 했는데 불가능해져버렸으니까. 결국 그 기회를 갖지 못한 채 병으로 죽고 말았지."
"그 사실을 자신의 아들에게도 말하지 않았던걸까요?"
"물론, 말하지 않았겠지. 하지만 아들 도키치는 한, 두 가지 버릇이 있는 사람이었어."
"마와리 호도말씀이시죠?"
"그래. 도키치는 자신의 이름도 버린 뒤 호도라 자칭하고, 츠루슈도를 없애고 해바라기 공예라 했지. 문장까지도 바꾸었고. 이유는 하나야. 가나자와와의 인연을 끊고 고헤에의 재산을 자기가 차지하려고 했던거야."
마이코는 손전등을 크게 움직였다.
"호도는 요코하마의 도박판에서 큰돈을 벌었다고 하지만, 그 자금은 고헤에의 재산 중 일부였을거야. 하지만 호도는 상술에 능한 사람이었어. 은닉 재산의 대부분은 아직 그대로 남아있을 거야."
마이코는 계속했다,
"호도는 요코하마를 떠나 오노와로 이주했어. 물론 동굴에 재산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 말이야. 그리고 기괴한 나사 저택을 지었어. 장난감을 싫어하는 호도가 이런 건물을 지은건 아까 말했듯이 이 저택에 미로 같은 것이 있어도 부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이야. 그 미로는 지하 동굴의 지도이자 입구였고. 평범한 건물에 미로 따위를 만든다면, 미로는 금방 관심의 대상이 되었겠지. 그러면 미로가 왜 만들어졌는지에 관심을 갖게 되고, 결국 동굴도 발견되고 말았을테니까."
"나사 저택 전체가 입구를 숨기기 위한 하나의 커다란 미로였던 셈이군요."
"그리고 호도의 언행도 생각해보면 마찬가지야. 호도는 기행이 많은 남자였다고 전해지는데 이 성격 역시 의도적으로 그렇게 보이도록 꾸민 것이었을거야. 무슨 일이 있어서 숨겨진 재산이 발견된다 하더라도, 동굴 속에 재산을 숨겨놓는건 과연 호도가 할만하다고 생각하게 만들기 위해서. 호도가 나사 저택을 만든 진짜 속뜻은 바로 이것이야."
"호도는 이 사실을 아들에게 말하지 않았던걸까요?"
"아마도? 미로로 그린 지도만 남겼지. 설령 아들에게 전했을지 몰라도 데츠바에게는 전해지지 않았어. 데츠바는 전쟁 후 가난을 경험했잖아? 만약 알았더라면 당연히 은닉 재산을 사용했을 거야. 그리고 둘러보니 이 동굴이 발견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인 것 같아."
"누가 발견했을까요? 토모히로, 아니면 소우지?"
"둘 다겠지. 소우지는 오노 벤키치의 역립 인형을 발견했어. 역립 인형은 데츠바의 다실 다다미방 안쪽 작은 방에 있었고........ 토모히로가 가나자와의 다카라다 노인에게 보여주었던 사진, 두 사람 뒤에 찍힌 소나무 숲의 모양이 카네이시의 소나무 숲과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
"토모히로는 가나자와에 갔었군요"
"그렇다면 마사오도 당연히 제니야 고헤에의 은닉 재산에 대해 들었을거야. ...... 이제 가 봐야겠다."
마이코는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펴고 일어섰다.

동굴 밖으로 나오자 약한 햇살이 비췄지만, 오랫동안 어둠 속에 있던 눈에는 꽤나 눈부셨다.
마이코는 남은 양초와 손전등을 가방에 넣었다. 두 사람의 옷은 진흙투성이였다. 마이코는 진흙을 털어낸 뒤, 닫힌 담벼락 문 아래로 손을 뻗었다.
물소리와 함께 튀어나온 돌판이 조용히 동굴 입구를 닫기 시작했다. 동시에 울타리가 움직이기 시작하며 미로의 문을 열었다.
"정말 잘 만들었어."
마이코는 오각형의 돌탁자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는 울타리 사이로 몸을 넣었다.
미로를 걷던 중, 미로 입구에서 제복을 입은 경찰을 만났다. 두 사람의 모습을 쫓고 있던 순경이었다.
"어머, 마중 나왔어요?"
마이코가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요, ......"
경찰관이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길을 잃었어요. 출구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게 ......"
"그건 곤란하네요. 아마 이쪽인 것 같은데요."
마이코는 순경과 자리를 바꾸어 먼저 나섰다.
미로를 빠져나와 소정 쪽으로 가니 호시자와가 무서운 표정을 짓고 서 있었다.
"덕분에 좋은 공기를 마실 수 있었어요."
마이코가 지나가려고 하자,
"나라키 씨가 만나고 싶대요."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
"오호. 미녀의 얼굴이 보고 싶었구나."
"그런 게 아니야. 데츠바의 시체가 발견됐어. 이제는 돌아가려고 해도 돌아갈 수 없다고. 각오해."
마이코는 일부러 눈을 크게 떴다.

亂れからくり 복잡한 기계장치 : 1 달그락달그락 새 亂れからくり 복잡한 기계장치 : 11. 베이지 않는 말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