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마빈 가든 - 에이미 새리그 킹 지음, 유시연 그림, 이혜선 옮김/봄나무 |
그러던 어느날 플라스틱을 먹는 기묘한 동물을 발견했다. 오비는 동물에게 "마빈 가든"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재활용 플라스틱을 먹이로 가져다 주며 친구가 되었지만,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마빈의 배설물이 모든걸 황폐화시키는 폐기물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한편 장난이 점점 흉악해지는 토미 패거리도, 그리고 어른들도 주택 단지를 망가트리려는 존재와 기묘한 동물에 대해 눈치채기 시작했다.
토미 패거리나 어른들이 마빈 가든을 죽이려 한다고 생각한 오비는 과학을 가르치는 지 선생님에게 도움을 청했고, 선생님은 생물학자 친구와 수렵 감독관을 불러주었다.
다행히 오비의 엄마를 비롯한 어른들은 마빈을 보호하는데 동의했다. 마빈 가든은 떠났지만, 오비는 마빈 가든의 연구로 과학 대회에서 상을 타고, 토미와 토미의 누나가 오비에게 저질렀던 괴롭힘도 엄마를 비롯한 어른들 모두가 알게 되었다. 토미는 사과하면서 다시 친구가 되자고 말했고, 오비는 일단 그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아이가 토론 수업에 쓰는 교재라고 가져온 책. 우연찮게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자연에 대한 묘사는 좋고, 마빈 가든이라는 신기한 동물 설정은 괜찮더군요.
그러나 환경 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건 당황스러웠습니다. 소설이 아니라 환경 보호 광고물이라고 해도 믿을 수준이더군요. 메시지를 은근하게 담아내는건 어린이용 책에는 적합하지 않는걸까요?
전개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외로운 소년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와 친구가 되어 현실을 극복해낸다는 지극히 전형적인 이야기를 지극히 전형적으로 풀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한 배경 설정들도 고민이 부족합니다. 신규 개발 주택단지 아이들과 원주민 아이들과의 갈등, 그로 인해 촉발된 따돌림같은 갈등 관계는 진부했어요. 이 중 최악은 작중 No.1빌런인 토미에 대한 설정과 묘사입니다. 오비에 대해 배신을 반복하는 모습은 설득력이 부족했고, 잘못에 대해 아무런 댓가도 치루지 않고 다시 친구가 되자는게 전부라서 이야기가 완전히 해결된 느낌을 주지 못한 탓입니다. 아동용 소설이라면 권선징악이 보다 명확한게 좋을것 같은데 말이지요.
결말도 엉망이었습니다. 마빈 가든의 발견, 배설물에 의한 황폐화 등으로 극적 긴장을 높여 가다가, 마빈 가든의 존재를 어른들에게 고백하는게 끝이에요! 터무니없다 싶을 정도로 허무합니다. 모든걸 녹이는 배설물을 내뱉는 동물을 그냥 보호한다며 내버려 둔다는 것도 납득하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별점은 2점. 글을 잘 쓰기는 했지만, 마빈 가든 설정을 제외한 대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어른이 읽을 책은 절대 아닙니다. 아이들도 재미를 느끼기는 힘들 것 같고요.
이럴 바에야 거대 크리쳐와 친구가 된 아이가 지구를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일본 괴수물 설정을 도입하는게 훨씬 좋았을 겁니다. 토미같은 녀석은 악당 괴물에게 잡아먹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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