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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7

두산 베어스, 스카우터가 그렇게 잘못했나?



응원팀 두산 베어스의 야수진 구성이 문제가 많다고 이런저런 커뮤니티에서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신인을 제대로 키우지 못해 중간 세대가 없다는 불만이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지난 몇 년 간의 신인 지명에 문제가 많았다는 것이고요.

이런 불만의 핵심은 2020년 신인 지명입니다. 이른바 '전의산 거르고 장규빈' 드래프트가 있던 해입니다. 장규빈 선수에게 너무 높은 순위의 지명권을 행사했다는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전의산 선수가 그렇게 뚜렷한 성적을 지금 내고 있나? 하면 그렇지는 않아요. 1군 데뷰를 아예 하지 못하고 입대한 장규빈 선수보다야 낫지만, 아직까지 WAR 0.87입니다. 1루수로 그렇게 유의미한 성적일까요? 게다가 두산의 1루수는 지난 10년 이상 확고부동했습니다. 전의산 선수가 양석환 선수를 제친다는건 상상하기 힘들고, 두산의 1루수 백업 김민혁 선수보다도 확실히 나은지도 아직은 확실하지 않아요. 또 1루수는 내년만 되어도 김재환 선수 자리가 될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장규빈 선수는 이제야 곧 군대를 마치는 젊은 선수입니다.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아무도 몰라요. 설령 포수로 실패하더라도 나균안 선수처럼 포지션을 변경하여 활약할 수도 있고요. 제대로 뛰어보지도 않은 젊은 선수에 대한 비판으로는 너무 가혹한거 같습니다. 오히려 하위 순번에서 양찬열, 안권수 선수를 건졌다는데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드래프트가 아닌가 싶기도 한데 말이지요.

2021년을 보면 1차 지명자 안재석 선수의 통산 WAR는 0.81입니다. 역시나 미미한 수준이지요. 그러나 같은 서울 1차 지명 대상자였던 장재영 선수, 강효종 선수보다는 높습니다. 키움의 2차 1지명자인 김휘집 선수를 제외하고는 상위권 지명자 중에 그만한 선수를 찾아보기는 힘들어요. 또 김동주, 최승용 선수라는 지금의 4, 5선발을 지명해서 실패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 둘 대신 야수 지명자 중에서 그만한 성적을 내는 선수가 있나? 그렇지 않습니다. 
2022년 신인지명부터는, 지금 시점에서 결과를 이야기하기는 너무 이르고요.

애초에 드래프트에서 지명했던 선수들이 모두 성공한다는건 말도 안됩니다. 3~4명 정도만 살아남아도 성공이에요. 또 두산은 선수들을 보통 2군에서 2년 정도 담금질하고 군대를 먼저 보내는 전략을 많이 씁니다. 2020년 지명자들부터는 현재가 아니라 내년, 그리고 내후년 시즌을 보아야 합니다. 평범한 팬보다 더 많은 경험과 식견을 가지고 있는 스카우터들을 단지 그 선수들의 현재만 가지고 비난한다는건 옳지 못하죠.
 
제 생각에는 두산의 신인 야수진 기근은 드래프트 탓이라기 보다는, 1차 지명이었던 외야수 김대한, 내야수 안재석 선수가 부상과 부진으로 부침을 겪고 있는 탓이 가장 큽니다. 두 선수 모두 연고지 1차 지명으로 별다른 이견없이 - 누가 뽑았더라도 - 지명된 최고 수준의 유망주로 김대한 선수가 중견수 백업을 포함하여 외야진 구멍을 두루 메꾸고, 안재석 선수가 김재호 선수 뒤를 잇는 그림을 그였는데 그게 어그러져서 구멍이 커 보이는겁니다. 
그래도 두 선수 모두 부상만 털고 일어나면 분명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확신합니다. 군대를 갔다 온 이유찬, 송승환, 양찬열 선수 등이 조금씩 성장해 주고 있으니까요. NC에서 박세혁 선수 보상 선수로 지명했던 내에서 박준영 선수도 있고요. 퓨처스에서 홍성호 선수는 거의 본즈 수준이던데, 내년부터는 1군에서 볼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안재석, 김대한 선수를 축으로 두산의 모든 신인 야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특히 장규빈 선수는 진짜로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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