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미컴 컴플리트 가이드 - 야마자키 이사오 지음, 문기업 옮김/라의눈 |
이전에 읽었던 <<초패미컴>>, <<초초패미컴>>과 비슷한 책인데, 가장 큰 차이점은 도판이 컬러라는 점입니다. 이 점 때문에라도 따로 구매할 가치가 있는 셈이지요.
담고 있는 정보가 많고 충실해서 패미컴 애호가라면 즐길거리가 많습니다. 저같은 옛 유저라면 옛날 게임들을 하나씩 떠올리는 것만 해도 시간이 금방 갈 정도입니다. 패미컴의 탄생, 패미컴의 변종들, 다카하시 명인, 패미컴을 다루는 TV 프로그램, 잡지, 광고 등 다양하게 수록되어 소개되는 각종 정보들도 굉장히 재미있었고요.
제가 재미있게 했던 게임을 하나 꼽자면, 역시나 <<사라만다>>. 작은 사진으로라도 다시 보니 반가왔습니다. 추억 돋네요.
그리고 책을 보다가 몇가지 새롭게 느낀게 있는데, 첫 번째는 미디어 믹스 게임이 많았다는 겁니다. 특히 인기 만화를 소재로 한 게임이 많더라고요. 쿠소게로 유명했던 <<터치>>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바츠 & 테리>>와 같이 그렇게 대단한 히트를 치지 못했던 만화까지 게임화를 한 건 놀랐습니다. 심지어 게임 요소가 거의 없어 보이는 <<맛의 달인>>까지 게임화를 시도했던데 어떤 게임일지 궁금하네요. 유우코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이사무와 한 판 승부를 벌이는 내용이었다면 꽤 흥미로왔을것 같습니다. (아래의 짤막한 소개만 보면, 또 출시일을 보면 그럴리는 없겠지만...)
두 번째는 인기 연예인들을 소재로 한 게임들도 제법 된다는 겁니다. 미디어믹스와 비슷하게, 유명세를 이용하여 팔아먹기 좋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주인공들은 당대 인기 아이돌들보다는, 예능인이나 다소 매니아 취향(?) 연예인이 많더군요. 인기 가수로는 아래와 같이 제가 좋아했던 TV Network 정도만 눈에 뜨일 뿐이었어요.
인기 연예인은 아니지만, 고르바초프가 주인공인 게임까지 있는데 히카루 겐지나 체커스와 같은 당대 아이돌 게임은 왜 없었던걸까요? 소속사에서 허락을 하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통 5,000엔에서 시작해서 거의 만엔 가까이 가는 게임들도 있는데, 굉장히 비싸다고 생각되었거든요. 그런데 조사해보니 80년대 후반 ~ 90년대 초반 일본은 버블 시기였기에 평균 급여가 425만엔으로 높았더군요. 월급으로 따지면 35만 5천엔이지요. 그렇다면 월급의 1.5%정도 되는 돈입니다. 월급이 300백만원이라고 치면, 게임 하나가 4만원 정도니 한달에 한, 두개는 살만했겠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싼 가격은 아니에요. 당연히 한 번 구입하면 마르고 닳도록 할 수 밖에 없었겠죠. 게임을 처음 고를 때에도 꽤 신중했을테고요. 무언가를 저렴하고 쉽게 소비하고, 싫증이 나면 곧바로 없앨 수 있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인데, 오히려 이렇게 비싼 돈을 주고 깊이 고민해서 구입하는 방식이 개인의 취향이 생기는데에는 더 좋은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여러가지 추억을 되짚을 수 있었고, 볼거리도 많은 책이지만 수록 도판의 크기가 너무 작다는 문제는 큽니다. 육안으로는 상세 화면을 거의 확인할 수 없을 정도에요. 중반 이후부터는 스마트폰의 '확대경' 앱을 설치해서 읽었습니다.
<<초패미컴>> 등과 다르게 게임에 대해 명백한 사실, 좋은 의도만 전달하고 있는데, 해당 게임의 가치에 대해서도 조금 더 상세하게 소개해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쿠소게, 망작으로 밝혀졌다면 명확하게 안내해 주는 식으로요.
그래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제 별점은 3점입니다.
다음 버젼이 만들어진다면, 실제 게임 동작 화면과 사운드도 감상할 수 있는, 조금 더 나아가 실제 게임을 즐길 수도 있는 복합적인 컨텐츠로 제작되는게 훨씬 좋을 것 같네요. 판권이나 저작권 등 여러가지 이슈가 해결되어야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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