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산 - 고두현 지음/스크린M&B |
원로기자 고두헌씨의 역도산 평전입니다. 4년전 책으로 형이 구입해 놓았던 책을 본가에 갔다가 냉큼 집어와 읽은 책입니다.
평전이라고는 하지만 주로 초-중반부에 이야기가 집중되어 있고 말년은 좀 흐지부지 다루고 있어서 완벽한 평전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르네요. 전부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1장 까지가 월드리그를 개최할 때까지의 이야기이고 그 이후의 이야기는 그다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지 않거든요. 그래도 자료로서의 가치는 꽤 높은 편이고 그간 알고 있던 것과 다른 시각으로 역도산을 바라보고 있어서 그런대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른 시각이라는 것은 역도산을 상당히 미화하여 묘사했다는 것으로, 다른 이런 저런 책에서 접한 정보로는 돈에 혈안이 된 쓰레기 정도로 취급되었었는데 이 책에서는 역도산은 다양한 경력에서 그다지 큰 실수를 한 적은 없고, 조선(?)을 잊지 않은 사나이였으며 지나친 흥분과 기행은 약물 중독에 의한 것이라는 등으로 표현하고 있거든요. 이런 점은 이 책이 출간될 때 개봉한 영화 "역도산"과 유사한 시각이겠지만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근거도 그런대로 마련하고 있어서 아주 설득력이 없지는 않더군요.
또한 저자의 인맥을 중심으로 한 인터뷰로 자료적 가치를 높인 점은 주목할 만 했습니다. 그 인터뷰 내용을 100% 신뢰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다양한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역도산이라는 인물을 다룬 것은 꽤 괜찮은 시도로 보였습니다. 그 외에도 역도산의 상대였던 레슬러들을 상당히 비중있게 등장시킨 것도 의외의 재미거리였고요. 대표적으로는 철인 루 테즈가 있을테고, 그 외에도 샤프형제, 프레디 블라시, 스컬 머피 등의 레슬러들의 설명이 자세하여 괜찮은 참고자료가 되더군요. 시합에 관련된 이야기 역시 굉장히 상세했고요. 그리고 역도산과 친분이 있었거나 관련이 있었던 여러 재일교포들에 대한 설명 역시 자세한 편이었습니다.
많은 책, 영화 등에서 다루어진 인물답게 미국에서의 활약과 기무라와의 혈투 등 항상 반복되는 지루한 이야기도 적지 않으나 책 자체로는 그런대로 자료로서 쓸만한 요소가 많아 아주 낚였다라는 기분이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3점. 영화 "역도산" 개봉에 기댄 기획 도서이긴 하지만 역도산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한번 쯤 읽어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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