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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6

재미있는 검객 이야기 : 일본편 - 유재주 : 별점 3점

집에 굴러다니던 오래된 책으로 아주 예전에 읽었었지만 엊그제 우연찮게 최근 다시 읽게 되었네요. 소설가이자 검도관 관장이기도 한 역자가 15세기 후반, 막부 시대 부터 막부 말기 까지의 일본 검술가를 인물별, 사건별로 짤막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다루고 있는 시대만 해도 400여년, 인물만 해도 수십여명일 정도로 방대한 분량이기에 대충대충 요약하여 지나가는 감은 없잖아 있지만 일본 검술계의 유명 인물들과 실제 사건들을 일별하는 재미가 쏠쏠해서 재미있게 읽은 책이기도 합니다. 등장하는 검객들의 현란한 문파 이름 및 수많은 명대사(?)도 볼거리였고요. 그리고 대부분의 주요 사건과 검술가들의 행적에서도 그다지 진검승부가 많지 않았고 생각만큼 화려한 검술쇼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수확이었습니다. 뭐 이리 도망다니는 놈들이 많은지 그 찌질함에 정말이지 기가 찰 정도였어요.

이렇듯 재미도 있지만 자료로서 더욱 가치가 있는 책으로 대충 앞부분 목차만 적어보아도 "검성 쓰가하라 보쿠덴, 천류의 개안 사이토 덴기보, 일도류의 개조 이토 잇도사이, 이토 잇도사이의 제자 오노 다다아키, 애꾸는 검객 야마모도 간스케, 무검 가미스미 노부쓰나, 소도의 명수 도미다 세이겡, 사제간의 의리를 지킨 이와마 고쿠마노스케, 마정염류 창시자 히구치 데이지, 야규가의 황금시대, 창술의 달인 보장원 승려 잉에이, 검법가의 후예 요시오카 나오시게, 일본 최고의 검객 미야모도 무사시, 진심류 창시자 가미야 덴신사이, 실전검술의 명인 도고 시게가다, 비극적 종말을 맞은 미야케 겐방..." 등 정말이지 엄청납니다. 또 각 검객들의 주무기(?)와 주무기의 길이, 필살기, 실제 행했던 수많은 시합들에 대한 설명도 상세하고요.

어쨌건 요약하자면 취향은 많이 탈 것 같고 출간된지 10년이 지나 절판된지도 오래지만  "베가본드" 나 "신센구미" 등 일본 검술을 다룬 컨텐츠의 팬이라면 자료 삼아서라도 구해서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야기들이 워낙 짤막해서 금방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죠. 단 그만큼 깊이는 없습니다만...

그런데 분명 "편역" 이라고 되어 있는 책인데 책의 어디를 보아도 원저에 대한 이야기는 단 한줄도 없군요. 약간 씁쓸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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