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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9

병속의 미녀 - 정태원 엮음 : 별점 1.5점

병속의 미녀 - 4점 정원태/이성

다시 접한 정태원씨가 엮은 단편 앤솔러지. 헌책방에서 몇권 구입한 시리즈 중 마지막입니다. 목차는
  • 존 콜리어: 병속의 미녀 / 무서운 교배 / 잠자는 미녀
  • 클라이브 바커 : 수의의 고백 / 섹스와 죽음과 별빛 / 재클린 에스 / 마돈나
  • 아토다 다카시 : 여난 / 이상한 벌레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부제가 "미스터리 에로티카"고, 책 소개도 에로틱한 미스터리 단편을 모아놓았다고 되어 있는데 선정 기준이 의심됩니다. 존 콜리어의 작품들은 그닥 에로틱하지도 않고 미스터리도 아니었고, 클라이브 바커는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취향의 작품만 실려 있습니다. 그나마 아토다 다카시 작품들이 비교적 괜찮지만 너무 짧은, 그야말로 꽁트 길이밖에 안되는 소품이고요. 한 마디로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지 않아요. 무언가 좀 부족하고 모호하달까요? 여튼 제 판단으로는 절대로(!) 미스터리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1.5점. 클라이브 바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음에 들었겠지만 저에게는 많이 아쉬운 단편집이었습니다. 그나마 "잠자는 미녀"와 "이상한 벌레"는 독특한 반전과 결말이 인상적인 작품으로 비교적 추천할만 하지만 나머지 작품은 별로 언급할 필요를 못 느끼겠네요.

작품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병속의 미녀"
지니가 들어있다는 마법의 병을 산 남자가 지니를 이용하여 온갖 향락을 즐기다가 병에 자신이 갇히게 된다는 이야기. 뻔한 동화의 뻔한 패러디죠...
 
"무서운 교배"
농부가 시체를 묻은 밭에서 기괴한 호박을 캐내는 이야기. 약간 섬찟하긴 한데, 무섭지도 않고 그냥 기묘하기만 했습니다.

"잠자는 미녀"
한 부자가 서커스에서 우연히 만난, 몇년째 잠을 자는 여인이라는 존재에 마음을 빼앗겨 자신의 거의 전 재산을 동원하여 그녀를 소유하게 됩니다. 그리고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잠에서 결국 깨어나게 만들고요. 그러나 그녀가 깨어난 직후 바로 실망한다는 내용입니다.
외모 지상주의의 현대 사회에 비판을 가하는 듯한 탄탄한 줄거리와 이색적인 반전이 마음에 듭니다.

"수의의 고백"
포르노 사업가의 속임수에 빠져 가족과 생활을 잃은 회계사가 복수를 꾀하다가 살해된 직후, 자신의 수의에 빙의하여 마지막 복수를 완성한다는 내용입니다. 클라이브 바커 특유의 디테일한 묘사는 빛을 발하지만 얄팍한 줄거리와 허무한 결말로 그냥저냥한 작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섹스와 죽음과 별빛"
클라이브 바커의 다른 단편집 "피의 책"에서 이미 읽은 작품입니다. 연기에 대한 정열을 불태우는 일종의 좀비물입니다. 평작수준이라 보여집니다.

"재클린 에스"
이 단편집에서 가장 특이한 작품입니다. 섹스에 대한 치밀하고도 기괴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기이한 초능력을 가진 마녀와 같은 여인 제클린 에스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잔인하고도 엽기적인, 변태적인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밖에 보이지는 않지만 최소한 그 상상력에는 경의를 표합니다. 하지만 제 취향에는 전혀 맞지 않더군요.

"마돈나"
위의 작품만큼은 못하지만, 마찬가지로 특이했습니다. 클라이브 바커의 "한밤의 지하철"이 연상되는 "초자연적인 절대자"와 "운명에 휩쓸린 평범한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보면 종교적으로, 하지만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뭐 이것도 그닥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여난"
평생 여자에게 눌려살던 한 소시민이 자살 직전에 군중들의 이목을 끌고 잠시 다른 세상을 꿈꾸지만 군중들은 바로 미인 여성 자살자에게 이목을 돌리게 된다는 이야기. 뭔가 공감이 가는 내용이더군요. 짧지만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상한 벌레"
20페이지도 안되는 꽁트입니다. 플라스틱을 갉아먹는 벌레를 발견한 사나이의 이야기입니다. 짧지만 성형수술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반전까지 괜찮은 완벽한(!) 작품입니다. 역시 단편의 제왕 아토다 다카시다운 면모를 보인달까요?

2004/11/07

식인 달팽이 - 정태원 엮음 : 별점 3점

추리소설 매니아이자 번역가로 잘 알려진 정태원 선생이 직접 엮은, 도서출판 동숭동에서 발간한 정체불명의 환상문학 단편 앤솔러지. 어느 앤솔로지를 번역한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꽤 괜찮은 작품들과 작가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구입은 꽤 오래전에 했는데 이제야 독파하게 되었네요.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 프레데릭 브라운 -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뮤직
  2. 오거스트 덜레스 - 또 하나의 아이
  3. 로버트 블록 - 변심
  4. 레슬리 폴스 하트레이 - 주말의 손님
  5. 레이 브레드버리 - 장의사
  6. 헨리 슬레사 - 신의 은총
  7. 존 콜리어 - 특별 배달
  8. 패트리시아 하이스미스 - 식인 달팽이
  9. 잭 요네 - 암코양이 미나
  10. 재럴드 커슈 - 바다로 가는 슬픈 길
  11. 브랫리 스트릭랜드 - 묘비명
  12. 찰즈 보몬트 - 자장가
  13. 리차드 마티슨 - 나의 꿈꾸는 여자

제법 상당한 수준의 작품들로 이루어져 만족도가 상당했어요. 전체 평균 별점은 3점입니다.

덧붙여, 개인적인 베스트 5는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뮤직", "변심", "신의 은총", "바다로 가는 슬픈 길", "나의 꿈꾸는 여자"를 꼽고 싶네요. "식인 달팽이"는 스릴과 서스펜스 면에서는 괜찮긴 했지만 좀 뻔한 내용이었고 "장의사"는 공포와 기발함에서는 다른 작품에 뒤지지 않지만 결말이 약간 시시한 것 같아 아쉽게 뺐습니다. 작품별 간단 리뷰는 아래를 참고하시길.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뮤직>
거장 프레데릭 브라운 작품입니다. 한 기묘한 피리 ("오보아"라고 하더군요)를 둘러싼 한 음악인의 집요함에 대한 묘사와 특히 "하메룬의 사나이"까지 인용한 반전이 무척 괜찮은 소품입니다.

<또 한명의 아이>
한 그림속에서 환상을 본 노인이 결국 그림속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인데 TV시리즈 같은 곳에서 보아왔던 소재라 그런지 신선함이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동화적인 분위기는 괜찮았어요.

<변심>
이런저런 앤솔로지에 가끔 소개되는 로버트 블록의 작품으로 한 청년과 시계수리공 노인, 그리고 노인의 병약한 딸을 둘러싼 이야기인데 마지막 결말이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공포소설로도 읽힐 수 있지만 서정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 인상적이에요. 상당한 수준의 작품입니다.

<주말의 손님>
유명 작가가 자신이 창조한 극중 인물에게 위협받는다는 내용으로 두번째 작품처럼 다른 작품들에서 이미 보아왔던 약간은 흔한 소재를 다루고 있어서 그닥 참신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장의사>
역시나 거장인 레이 브레드버리의 단편입니다. 열등감에 시달리는 장의사와 그에게 놀아난 시체(?)들의 복수극으로 기괴하고 섬뜩하긴 한데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뭔가 조금 아쉬웠달까요. 클라이브 바커가 연상되기도 했는데 바커 스타일의 적나라한 고어 호러가 더 어울렸을 것 같습니다.

<신의 은총>
꽤 유명한 작가 헨리 슬레사의 단편으로 한 신부와 경마 도박꾼의 약간 기묘한 관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기도하면 승부에서 이긴다!"라는 이유로 성당에 계속 헌금하는 도박꾼과, 그것을 말리면서도 결국 세속적인 감정에 흔들리는 신부의 아이러니컬 하면서도 유머스러운 묘사가 상당히 마음에 든 작품입니다.

<특별배달>
영화 "마네킹"의 원안쯤 되는 작픔입니다. 마네킹에 연정을 느끼는 한 청년에 대한 집요한 묘사는 돋보이지만 그닥 재미도 없고 튀는 부분도 없는 작품이네요.

<식인 달팽이>
패트리시아 하이스미스 여사의 작품이긴 하지만 스티븐 킹 작품이라고 해도 통할만큼 여사 작품치고는 굉장히 파격적인 작품입니다. 식인 달팽이와 한 과학자의 사투를 그리고 있는데 "괴물"과 미약한 투쟁을 벌이는 인간에 대한 묘사는 스티븐 킹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바로 그것이더군요. 거장의 작품답게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재미도 상당하고요.

<암코양이 미나>
이 작품집 중에서 가장 처지는, 워스트 작품입니다. 뻔한 소재에 뻔한 결말.... 반전도 그닥 없고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의 이야기로 보여집니다.

<바다로 가는 슬픈 길>
현대판 "죄와 벌". 삶에 지친 한 남자가 수금원의 독촉에 시달리다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후 항상 꿈꿔왔던 바다로의 도피를 시도한다는 내용인데 주인공의 심리와 상황을 다루는 묘사가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문학적 수준도 상당한 편이고요. 왠지 다른 순문학 단편선에 실려야 할 작품이 잘못 온 것처럼 약간 쟝르가 맞지 않는 느낌도 주지만 완성도는 굉장히 뛰어난 작품입니다.

<묘비명>
남북전쟁 후 전쟁에서 살아돌아온 한 청년이 느끼는 한 묘비에 대한 의문과 공포를 그리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잘 마무리 한 소품으로 그다지 언급할 만한 부분은 없습니다.

<자장가>
한 어머니의 광기를 극단적으로 묘사한 소품입니다. 역시 다른 곳에서 많이 인용된 소재라 그런지 좀 진부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나의 꿈꾸는 여자>
필립 K 딕과 쌍벽을 이룬다는 (하지만 들어본 적은 없는) 리차드 마티슨의 SF적인 단편입니다. 예지능력을 가진 여자를 이용한 협박자가 협박에 실패한 분노로 여자를 죽이는데 여자가 죽어가며 그 협박자가 죽게되는 상황을 예언한다는 내용으로 짧지만 인상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였습니다.

2007/07/15

ZOO - 오츠 이치 / 김수현 : 별점 3점

ZOO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황매(푸른바람)

현재 최고로 잘 나가는 신세대 추리 작가 오츠 이치의 작품도 드디어 국내 출간이 시작되었네요. 표제작을 비롯해서 10편의 독특한 작품들이 실려있는 단편집입니다.

읽어보니 역시나 괜찮더군요. 호러에서 추리, 블랙 코미디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실려있어서 작가의 팔색조같은 매력을 즐기기에는 아주 좋았고, 재미는 물론 기발함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재주가 탁월해서 "과연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하군!" 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 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천재"라고 부를 수 있을지 판단하기는 조금 이르지만, 이 단편집 하나만으로도 다양성과 기발함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특히 작가가 독자의 심리를 잘 건드릴 줄 안다는게 굉장히 돋보였습니다. 단적인 예로 목차 순서 역시 심리적 충격을 극대화 하는 의도로 짜여진 것으로 보였거든요. 작품별 심리적 충격의 강도를 강-약-강-약-중-강-약-중-중-약 (순전히 제 생각이지만) 순서로 배치하여, 충격이 강한 작품이 연속해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데, 확실히 독자 마음을 가지고 놀 줄 아는것 같아요.

하지만 신세대 일본 작가들에게서 보이는 가장 큰 문제점인 만화적인 상상력에 의존한 부분이 높다는 점, 그리고 이야기의 인과관계를 일부러 흐리는 듯한 전개가 많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기발하나 설득력은 떨어집니다. 만화나 TV 시리즈의 한 편이라면 모를까 소설에서 써 먹기에는 조금 부족한 듯 싶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결말이 좀 약한것 같은 느낌도 들고 말이죠.

그래도 최근 읽어 보았던 신세대 일본 작가들 작품 중에서는 가장 새롭다!라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섬뜩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한 다양한 이야기는 폭넓은 독자층을 수용하리라 생각되며 책의 번역과 장정도 괜찮으니 한번 구입해 보셔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포일러 일부 포함되어 있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Seven Rooms

두 남매가 갑자기 유괴되어 어딘지 알 수 없는 방에 갇히게 된다는 호러 단편. "큐브"와 굉장히 유사한 전개지만 스케일은 대폭 낮추고, 수수께끼 역시 별다른게 없습니다. 하지만 동생의 체구가 작은 점을 이용하여 한정적인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나가는 솜씨가 아주 돋보였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되는 피해자들의 운명, 기발한 탈출방법을 꽤 그럴듯하게 묘사하거든요. 그리고 감정을 스멀스멀하게 건드리는 섬찟함 역시도 매력적이었고요. 무지무지하게 현실성 없는 이야기라는 점은 약점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든 작품입니다. 별점은 3.5점입니다.

2. SO-far

부부싸움끝에 아이가 심리적으로 치명상을 입는다는 기발한 아이디어의 작품. 이 작품집 내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무난한 수준의 작품입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특출난건 없다는 뜻이지요. 별점은 2점입니다.

3. ZOO

표제작인데, 사실 표제작이 될 정도로 최고 수준의 작품은 아닙니다. 살인자의 심리묘사와 생활에 대한 극한의 상세한 묘사는 작가가 정말 이 작품을 쓰고 싶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들여 쓴 티는 나지만 결말이 너무 아닌 탓입니다. 중간까지는 확실히 잘 달려줬는데 아쉬워요. 뭐 어떻게 생각하면 가장 무난한 결말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4. 양지의 시

일종의 SF로 생명 창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동급은 아니지만 젤라즈니와 유사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좋은 작품이었어요. 그러나 정통 SF로 보기에는 여러가지 부분에서 좀 애매한 부분이 있고 만화 등에서 유사 설정을 따온 느낌이 강하다는 것은 감점 요소입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5. 신의 말

주인공이 지닌 말의 힘, 그것이 거의 전지전능하다는 설정의 작품으로 약간 "스멀스멀" 계열입니다. 주인공의 폭주와 그럴싸한 이야기 전개는 괜찮았지만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계속 들더군요. 만화에서 본 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너무 막 나간것 같기도 해서 조금 감점합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6. 카자리와 요코

쌍동이 중 한명은 어머니에게 엄청난 학대를, 한명은 과분한 사랑을 받는 좀 전형적이고 뻔한 설정의 작품입니다. 그러나 학대받는 아이에게 감정이입하게 만드는 솜씨가 탁월하고, 특유의 "스멀스멀"한 느낌이 잘 묻어나와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결말부분의 반전(?)과 헤피엔딩이 작가의 다른 작품과 비교해 본다면 좀 이색적이라 독특하기도 했고요. 별점은 3점입니다.

7. Closet

시동생 살해 혐의를 받는 주인공이 자신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애쓰는 과정을 정통 추리물 형태로 전개한 작품으로 추리 매니아로서 무척 즐겁게 읽었습니다. 결말이 시시한 것은 안타깝지만 작품 특성상 어쩔 수 없었겠죠.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은 작품으로 별점은 3.5점입니다.

8. 혈액을 찾아라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이 칼에 찔려 죽어가면서 벌어지는 가족들간의 소란가득한 슬랩스틱 블랙 코미디. 장르 속성에 충실하게 굉장히 웃깁니다. 정말이지 작가의 폭넓은 작품 범위에 깜짝 놀랐어요. 또 사건의 결말에서 밝혀지는 진상이 의외로 정통 추리물에 가깝다는 것도 마음에 든 점이었고요. 여러모로 즐길거리가 많았기에 별점은 3.5점입니다.

9. 차가운 숲의 하얀 집

클라이브 바커 스타일의 기괴한 환타지물. 바커 못지않은 엽기적 상상력이 표현된 작품인데 "스멀스멀"의 도가 너무 지나쳤습니다. 도저히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 결말의 반전이 있긴 하지만... 별점은 1.5점입니다.

10. 떨어지는 비행기 안에서

하이잭킹당한 비행기 안에서 벌어지는 블랙 코미디. "혈액을 찾아라"와 유사하지만 조금은 더 무겁고 진중한 작품입니다. 황당하고 웃기면서도 이색적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딱 한가지, 상투적인 결말은 아쉽더군요. 별점은 2점입니다.

2026/05/31

콘 비프 샌드위치를 먹는 밤 Season 2 : (5) 사람먹는 장르 문학

추리 소설을 비롯한 장르 문학에는 식인이 등장하는 작품이 많습니다. 소재 자체가 워낙 강렬하다 보니, 한 번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독자에게 충격과 혐오감, 공포감을 동시에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작품 속 식인은 모두 같은 의미로 쓰이지는 않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대략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사람을 말 그대로 ‘먹이’나 ‘식량’으로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가장 단순하게는 사람이 평범한 먹잇감으로 취급되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좀비물처럼 사람을 잡아먹는 크리처가 등장하는 작품들이 여기에 해당하겠지요. 클라이브 바커의 "한밤의 식육 열차", 그러니까 "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은 조금 다릅니다. 작품 속 빌런인 푸주한 마호가니가 깊은 밤 지하철 승객들을 도살해 인육으로 만드는 이유는 직접 먹기 위해서가 아니거든요. 미지의 절대자에게 대접하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먹이’가 아니라 ‘미식’의 영역으로 발전한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전에 소개드렸던 스탠리 엘린의 "특별요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 계보를 잇는 타쿠미 츠카사의 "금단의 팬더"는 한술 더 떠서, 아예 인육으로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방법을 상세하게 알려주는 작품입니다. 소재만 놓고 보면 끔찍하지만, 장르 문학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지요.

사람을 먹이로 삼는 경우 중에는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육을 먹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다시 재료의 정체를 숨기고 먹느냐, 대놓고 먹느냐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정체를 숨기는 대표작은 고전 SF "소일렌트 그린"입니다. 작품 속 “소일렌트 그린”은 인구 폭발과 환경 오염으로 식량이 사라져가는 미래 세계에 등장한 먹거리입니다. 공식적으로는 플랑크톤으로 만들었다고 소개되지만 그 정체는! 영화사에 길이 남은 명대사 “Soylent Green is people!”로 밝혀집니다.

반대로 살기 위해 대놓고 사람을 먹는 작품 중에서는 스티븐 킹의 "서바이버 타입"을 끝판왕으로 꼽고 싶습니다. 무인도에 표류한 생존자가 살아남기 위해 자기 자신을 조금씩 먹어버린다는 엽기적인 이야기인데, 스티븐 킹답게 이 말도 안 되는 설정을 묘하게 설득력 있게 풀어냅니다.

두 번째는 범죄 목적으로 식인을 행하는 경우입니다. 가장 쉽게 떠오르는 것은 증거 인멸을 위한 식인일 것입니다. 로드 던세이니의 "두 개의 양념병"은 한 남자가 거처를 떠나지 않은 채, 함께 살던 동거녀를 감쪽같이 사라지게 만든 사건을 다룹니다. 남자에게 필요했던 것은 장작 패기라는 적절한 운동, 그리고 입맛을 돋우기 위한 ‘두 개의 양념병’뿐이었다는 내용이지요.

히라야마 유메아키의 호러 "오메가의 성찬"은 여기서 한 술 더 뜹니다. 아예 전문적으로 시체를 ‘먹어서’ 폐기하는 괴인이 등장하니까요. 증거 인멸이라는 범죄 목적과 식인이라는 혐오 소재가 결합했을 때 얼마나 기괴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또 다른 범죄 목적은 복수입니다. “원수의 간을 씹어 먹는다”는 옛말처럼, 식인은 복수심의 극단적인 표현으로도 사용됩니다. 노리즈키 린타로의 "카니발리즘 소론"에 등장하는 식인이 바로 이런 목적에 가깝습니다. 다만 시각은 조금 독특합니다. 범인이 동거녀를 죽이고 먹은 이유가, 그녀를 ‘변’으로 내보내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라니까요. 혐오스럽지만, 그래서 더 잊히지 않는 발상입니다.

세 번째는 의학적 목적의 식인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관련된 속설이 구전되어 왔고, 실제 사건도 존재합니다. 일제강점기에 발생한 ‘경성 죽첨정 단두여아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간질병의 특효약이 아이의 뇌수라는 속설을 믿은 범인이,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어린아이의 사체에서 뇌수를 긁어낸 사건이었지요.

비슷한 맥락에서 이우혁의 단편 "손가락"은 ‘문둥이가 아이의 간을 먹으면 낫는다’는 속설을 현대적으로, 그리고 비극적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마리 유키코의 "여자친구"도 넓게 보면 이 범주에 넣을 수 있겠습니다. 낙태한 태아의 사체를 섭취함으로써 극한에 이른 스트레스를 달래려는 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순수한 치료라기보다는 병적인 해소에 가깝지만, 몸과 질병, 치유에 대한 왜곡된 믿음이 식인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는 의학적 목적의 식인과 맞닿아 있습니다.

네 번째는 식인을 특별한 의미 없이, 캐릭터 형성을 위한 장치로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식인만큼 ‘광기’를 즉각적으로 드러내기 좋은 소재도 드물기 때문이겠지요. 토머스 해리스가 창조해낸 한니발 렉터 박사가 가장 유명한 예입니다. 사실 한니발의 식인 행위는 이야기의 구조 자체를 크게 바꾸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한니발이 평범한 인간의 윤리와 감각을 초월한 존재라는 사실을 강렬하게 각인시킵니다. 저는 아직도 “내 오랜 친구를 먹으러 가야 하거든”이라는 한니발의 대사만큼 유머러스하면서도 잔혹하게, 동시에 절대자 같은 면모를 드러내는 문장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식인이 캐릭터의 기괴함과 매력을 동시에 만들어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장르 문학 속 식인은 여러 목적과 형태로 변주되어 왔습니다. 먹이, 미식, 생존, 증거 인멸, 복수, 의학적 속설, 캐릭터의 광기까지. 충격과 혐오감,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이만큼 효과적인 소재도 드물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만큼 많이 사용되어 이제는 더 새로운 설정이나 이야기가 나오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와카타케 나나미의 "광취"처럼, 제 분류로는 쉽게 정의하기 어려운 아이디어가 도입된 작품이 발표되는 걸 보면 여전히 놀랍습니다. 저도 언젠가 새로운 아이디어로 도전해 보고 싶은 주제이지만, 러시아의 ‘인육을 먹었다는 살인마 부부 사건’ 같은 뉴스를 접할 때마다 자신이 없어지네요. 과연 실화를 뛰어넘는 창작물을 만들 수 있을까요?

# 시리즈 전체 보기

2004/08/30

검은 집 - 기시 유스케 / 이선희 : 별점 4점

검은 집 - 8점 기시 유스케 지음/창해

쇼와 생명 보험 교토지사에 근무하는 와카쓰키 신지는 어린 시절 형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고모다 시게노리라는 보험 가입자가 불만을 토로하며 방문을 요청했고, 고모다의 "검은집"에 방문한 신지는 고모다의 아들 가즈야가 자살한 시체를 발견하였다. 가즈야의 죽음에 석연치 않은 점을 느끼는 신지는 보험금 지급을 미루고 사건을 독자적으로 조사해 나갔다. 그러면서 점점 공포스러운 과거의 여러 사건들을 발견하지만, 그에게 점차 위험이 닥치는데....

이전부터 읽고 싶었었지만 절판되어 구하지 못했던 기시 유스케의 "검은집"이 양장본으로 재간되었길래 잽싸게 구입했습니다.
제목만 보았을 때에는 "검은집"이라는 흉가를 무대로 한 호러물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가즈야의 죽음을 토대로 고모다와 그의 아내 사치코를 조사하며 알게되는 공포스러운 과거와 과거 죽음들의 실체, 그리고 신지와 그 주변인물들에게 닥치는 위협과 죽음을 세련된 문장으로 묘사하고 있는 서스펜스 스릴러물이더군요.

주인공에게 위기가 찾아오면서부터는 전형적인 스릴러-호러 물의 전개를 답습하지만 스티븐 킹이나 클라이브 바커류의 소설처럼 유령이나 초현상, 괴물 같은 존재가 아니라, 평범하면서 주위에 얼마든지 있는 보통 사람들 중에 "감정이 없는 인간 (싸이코패스)"을 악역으로 설정하여 인간의 광기와 잔인성을 극단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점이 다른 평범한 호러소설과 구분됩니다.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 꺼리낌없이 살인을 반복하는 "싸이코패스"들이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잔인하게 묘사됩니다. 유령이나 괴물보다 이렇게 평범한 사람들이 잔인함의 극한으로 치닫는 전개가 더 무섭네요.

이러한 현실적인 공포를 뒷받침하는 작가의 필력도 장난이 아닙니다. 특히 중반 이후 쉴 틈 없이 몰아붙이는 작가의 능력에는 정말 감탄할 수 밖에 없었어요. 덕분에 서스펜스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다른 유명한 작품들에 비해서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또다른 악몽을 예감하며 전율하는 신지의 모습을 그리며 끝맺는 엔딩도 인상적이었고요.

구태여 단점을 찾자면, 신지의 과거에 있었던 형의 죽음과 그에 따르는 괴로움을 묘사하는 부분은 불필요했다고 생각되며, "감정이 없는 인간", 즉 "싸이코패스"라고 현대적으로 정의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부분은 아주 약간 지루했습니다.

그래도 워낙 문장이 흡입력있고 전개가 흥미진진해서 쉬지않고 손에 잡으면 단숨에 읽어버리게 되는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생명보험"이라는 사회적 장치를 토대로 발생할 수 있는 현실에 기반한 실질적인 공포와 위험을 묘사했다는 점에서 카드빛으로 인한 신용 불량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살인을 소재로 다룬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와 유사한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이런 사실적인 소재로 극도의 서스펜스를 만들어 내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높이 평가할만하죠. 별점은 4점입니다.

조금 자료를 찾아보니 이미 영화화가 되었는데 소설을 거의 각색없이 찍어도 일정 수준 이상의 비쥬얼과 공포를 충분히 전해줄 것 같아 한번 구해볼 생각입니다.

PS : 그래도 신지의 애인 메구미의 말처럼 "인간은 근본적으로 모두 선하다" 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게 훨씬 세상 사는데 도움이 되겠죠? 아직 세상은 살만한 곳이니까요.^^

2008/06/04

유니버셜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 - 히라야마 유메아키 / 권일영 : 별점 빵점임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 - 2점
히라야마 유메아키 지음, 권일영 옮김/이미지박스

지난 2007년판 "이 미스터리가 굉장해" 에서 1위를 했던 작품. 국내 번역되었기에 관심 반, 기대 반으로 읽은 작품입니다.
그런데 정말이지 기대와 생각을 완전히 박살내 버리는 책이라 뭐라 평하기 난감하네요. 기본적으로는 호러 계열인데, 호러 중에서도 스플래터 고어 계열이라 너무나 제 취향이 아닙니다. 스플래터 고어라도 뭔가 있는 클라이브 바커를 기대한 제가 잘못이었을까요?
총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그 중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주인공이 나오는 작품은 단 한 작품도 없습니다. 대부분 이상심리의 주인공과 다양한 잔인함을 극한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정말 진저리가 날 정도에요. 한마디로 "무분별한 잔인함" 입니다.
잔인한 분위기나 진저리나는 느낌은 "Zoo"도 만만치 않았었지만, 최소한 "Zoo"에는 기발한 상상력이라던가 추리적 요소를 지닌 단편이라도 있었지요. 반면 이 작품은 어디서 따온 듯한 설정에 닥치고 고어-고어-고어 니 뭐 할 말이 없습니다. 비유하자면 자극만 있고 알맹이 없는, 몸에 해로운 각성제입니다.
더군다나 추리라는 요소가 조금이라도 담겨있는 작품은 눈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저에게는 실망이 아니라 거의 절망 수준의 감정만 맛보게 해 주었습니다. 
물론 이런 작품도 팬이 있을테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러나 제게는 작품이란 표현을 쓰기도 아까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읽는 시간이 아까운 쓰레기였습니다.

혹 띠지나 책 소개만 보고 혹해서 사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말리고 싶어집니다. 왜 18금이 아닌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이 책이야말로 정신건강에 해로운, 18금 딱지가 반드시 필요한 청소년 유해도서라 단언할 수 있습니다. 별점도 도저히 줄 수 없습니다. 제 책꽂이에 잠시나마 꽂혀있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렇잖아도 요새 맘에드는게 하나도 없는데.... 당장 알라딘에 중고로 팔아야겠네요. 

2007/03/25

살육에 이르는 병 - 아비코 다케마루 / 권일영 : 별점 3점

살육에 이르는 병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권일영 옮김/시공사

가모우 미노루는 우연히 한 여대생을 교살하고 그녀를 범하는 것의 쾌감을 깨닫게 된 이후 폭주해 나가는데 그런 그의 마수에 은퇴한 경부 히구치를 사모하던 간호사 도시코가 걸려든다. 도시코의 죽음에 책임을 느낀 히구치와 도시코의 동생 가오루는 힘을 합쳐 범인을 잡으려 하는데...

-주의 : 약간의 스포일러 포함입니다-

일본 신본격 대표 작가중 하나라는 아비코 다케마루의 대표작. 지인이신 decca님이 고맙게도 도움을 주셔서 받게 된 책입니다.

여러모로 전에 읽었던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하고 유사합니다.
일단 두 작품 모두 사회 비판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벚꽃지는..."은 악덕 판매 조직을 파헤치고 이 작품은 "아버지 부재"의 일본 사회를 비판하고 있죠. 또한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작중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입시킴으로서 소재와 이야기를 완벽하게 조화시키는 맛이 뛰어나다는 점도 동일합니다.
아울러 주요 캐릭터의 시점으로 단락이 진행되고, 각 단락을 짜맞추어 나가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의 진행 방식도 유사합니다. "벚꽃지는..."이 2명이라면 이 작품은 살인범 가모우와 어머니 마사코, 은퇴한 형사 히구치 3인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것 정도가 차이점이긴 하지만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두 작품이 닮아보이는 이유는 반전의 존재입니다. 두 작품 모두 그야말로 "반전에 죽고 반전에 사는" 작품이죠. 반전의 성격도 유사해서 "벚꽃지는.."은 주인공 나루세와 사쿠라의 정체가 밝혀지는 반전이라면 이 작품은 범인인 가모우 미노루의 정체가 밝혀지는 것이 반전인데 정말로 뜻밖이며 큰 놀라움을 안겨다 줍니다. 사실 살인범의 정체에 대한 반전은 고전 "싸이코"부터 이어져온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이 작품의 마지막 한페이지로 모든 것이 밝혀지는 반전은 다른 비교대상과의 논쟁이 무의미할만큼 워낙 뛰어난 탓에 일본 아마존 서평대로 저도 앞에서부터 다시한번 읽어가며 작가의 장치를 다시금 점검하는 절차를 거쳤을 정도로 잘 짜여져 있고 복선과 설정이 완벽한 것이 정말 대단하다 생각됩니다. 아울러 두 작품 모두 반전이 묵직하게 작품의 기본적 사회파적인 설정을 웅변하고 있고요.

하지만 단점 역시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반전을 의식한 탓에, 즉 주인공이자 살인범인 가모우 미노루의 정체를 감춰놓았다가 드러내는 것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장치이기에 이것을 설명해 나가는 부분에 있어서 작위성이 드러나며, 또한 전적으로 소설적 장치 (해설에 따르면 "텍스트 트릭") 에 의존하고 있어서 본격 추리적인 요소를 거의 느낄 수 없었다는 것은 추리 매니아로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점은 큰 단점은 아닙니다. 정작 문제는 잔인한 묘사에요. 네크로필리아 가모우의 범행에 대한 묘사는 이 책이 "19세 미만 구독 불가" 판정을 받는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디테일하고 잔인합니다. 못지않게 잔인한 책도 많이 있다지만 이 책만이 이쪽 쟝르에서 현재까지 유일무이한 공식적 19금 금서지요. 솔직히 저는 읽으면서 굉장히 역겹기까지 했고, 이러한 파괴적인 범행에 대한 반복된 묘사 때문에 마지막 반전의 충격이 강하게 다가오지 못했습니다. 감각이 좀 둔해졌다고나 할까요?
다른 예를 들자면 제가 이른바 천재라는 클라이브 바커의 책을 싫어하는 이유가 그의 상상속의 지옥을 간접체험하기가 싫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며 이토 준지의 책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 책은 그들 못지않은 만만찮은 아우라를 뽐내고 있어서 다시 잡기가 많이 꺼려집니다.
번역자조차 이 책의 목적이 "끔찍한 장면묘사"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고 다시금 강조하고 있지만 저는 유감스럽게도 끔찍한 장면묘사가 더욱 기억에 강하게 남네요. 최소한 이렇게 적나라하게 묘사했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전혀 공감이 되지 않습니다. "검은집" 정도의 수준이라면 이해되지만 말이죠.

이러한 잔인성 때문에 재미는 있지만 추천하기도 난감하고, 외려 널리 알려지면 알려질 수록 추리문학이라는 쟝르에 악영향을 끼치지나 않을까 우려됩니다. 신본격 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책을 내고 싶었다면 보다 착하고 안전한 작품을 선정하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이 책을 선정하여 발간한 시공사와 decca님의 용기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별점은 3점 이상 주기 어렵네요.

PS : 번역과 주석은 완벽한 수준이라 책의 재미를 더합니다.

2017/12/03

독서광의 모험은 끝나지 않아! - 미카미 엔, 구라타 히데유키 / 남궁가윤 : 별점 2.5점

독서광의 모험은 끝나지 않아! - 6점
미카미 엔.구라타 히데유키 지음, 남궁가윤 옮김/북스피어

"비블리아 고서당" 시리즈의 작가 미카미 엔과 "R.O.D"의 작가 쿠라타 히데유키가 여러가지 책에 대해서 이야기한 대담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얼마 전에도 읽었던 북스피어의 '박람강기' 프로젝트의 한 권이지요.
자연스러운 일상생활 속 대화같은 대담이 인상적입니다. '술집 옆자리에서 두 남자가 주고받는 대화를 귀 기울여 들었더니 꽤 재미있더라'는 책 뒤 소갯글 그대로의 내용이에요. 구라타 스스로도 북 가이드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런 시시콜콜한 대담까지 책으로 출간되는 일본 출판 시장이 부럽기도 하네요. 우리나라 같으면 팟캐스트나 유튜브 방송 정도로 소모되고 끝날 내용이거든요. 좋게 말하자면 읽기 쉽고 나름 재미도 있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그다지 깊이가 있거나 진지한 내용은 아닙니다.
그래도 독서광 작가들이 모여 수다를 떤 내용이라서, 독서광까지는 아니더라도 독서에 있어 명함을 내밀 정도는 되는 저로서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순서대로 한 번 살펴볼까요?

우선 모던 호러가 주제인 수다에는 스티븐 킹, 딘 쿤츠, 클라이브 바커 등 익숙한 작가들의 이름이 많이 나옵니다.
다만 내용은 딱히 새롭지 않아요. 모던 호러라는 주제를 이야기하면 누구나 이야기할만한 내용이었거든요.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롱 워크"를 극찬하는 등 저와 취향이 다른 탓도 크고요. 하지만 잭 케첨 소개는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구라타 히데유키 말에 따르면 "이웃집 소녀"는 구입한 그 날,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책을 다 읽지 않으면 오늘은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을 거야 라고 생각했을 정도라니 꼭 읽어 봐야 겠습니다. 마침 국내에 유일하게 소개되어 있기도 하고요. 그 외에도 소니빈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는 데뷔작 "비수기" 와 후일담 "더 우먼"도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은데, 이 두 작품은 아쉽게도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았네요.

요코미조 세이시에도가와 란포, 야마다 후타로를 소개하는 챕터는 너무 뻔하더군요. 다 알고 있는 내용이거든요. 그래도 딱 한 가지, 일본 초등학생이 읽기 힘들어했다는 토로는 색달랐지만요. 구라타 왈, 모르는 단어가 많이 나와서라고 하는데 저는 그런 인상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번역을 잘 한건지 아니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만큼 역사와 과거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네요. 그냥 일본 초등학생보다는 제가 이해력이 좋기 때문인걸까요?
그래도 좋아한다고 언급하는 작품들이 대체로 저 역시 좋아하는 작품들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백일홍 나무 아래" 만 빼고 말이죠. 그 외 작품으로는 읽어본 적 없는 식인 테마 작품인 "어둠에 꿈틀거리다"가 궁금했습니다. 국내 출간되었는지 찾아봐야겠군요.
그런데 갑자기 야마다 후타로와 "마계전생" 이야기로 넘어가는건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야마다 후타로의 대표작이라는 "인법첩" 시리즈도 영화, 만화로 접한게 전부라 딱히 수다에 공감하거나 이해할 내용도 별로 없었고요.

영화화된 작품 원작에 대한 수다는 가도카와 하루키가 이끌던 가도카와 문고와 영화 전성 시대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작가 시점에서 아카가와 지로를 나름 극찬하는 - 쉽게 대사를 쓴, 일종의 라이트 노벨 선구자라는 등 - 정도만 눈에 뜨일 뿐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듯한 아카가와 지로가 쓴 크리쳐 호러 소설 "밤"이 그나마 궁금하지만, 최고 걸작이라는 "마리오네트의 덫" 수준을 미루어 본다면 구태여 읽어볼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좌절본은 읽다가 포기하거나 여러가지 이유로 아예 그 생각이 없었던 작품들에 대해 수다를 떠는 챕터로 보통은 어려운 책 - 커트 보니컷의 "제 5 도살장"이나 케플러의 "우주의 신비" 등 - 이거나 너무 길어 포기한 작품들이 대부분입니다. 100권이 넘는 "구인사가", 미완으로 끝났다는 일본의 시대소설 "대보살고개" 등이 그러합니다.
하지만 "제 5 도살장" 이 어렵다는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고 "삼국지" 나 "삼총사" 같이 재미도 있고, 읽기도 쉬운 작품이 좌절본에 포함되어 있는 등 제 생각과는 조금 달라서 의외였습니다. 미카미보다는 구라타 취향이 특히 그런데, 뭐 이런 것이야 말로 개인 취향이겠지요. 허나 오래전 작품이라 요새 취향과 맞지 않기 때문에 읽기 힘들다는 이유로 "반지의 제왕" 은 좌절본이다!라는 의견만큼은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이런 류의 독서광들 수다라면 빼 놓을 수 없는 진귀한 책, 기이한 책이 이야기도 물론 들어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희귀 도서들보다는 재미있는 아이디어의 책들 소개가 더 인상적이었어요. 아와사카 쓰마오의 "산 자와 죽은 자 - 명탐정 요기 간지의 투시술" 이 대표적입니다. 모든 페이지가 16 페이지 단위로 봉해져 있어서 그대로 읽으면 25페이지 짜리 단편이지만, 다 읽고 봉한걸 풀면 새로운 장편 소설이 된다는 책으로 여러모로 신기했거든요.
우리나라에도 소개되다 만 게모노기 야세이의 만화 "Palm" 소개도 기억에 남습니다. 무려 30년간 이어진 연재의 설정을 초기에 확립하여 그대로 끌고갔다니 대단해요. 미카미 엔이 혀를 내두르며 감탄하는게 이해가 되더라고요. 국내에는 절판되어 말 그대로 진귀한 책이 되어버렸는데, 어떻게 다시 구해보고 싶어 지네요.

추억 속에 깊게 남은 인상적이었던 책도 언급하는데, 구라타를 독서가로 이끈 책은 "투명인간", "우주전쟁" 이라고 합니다. 덕분에 SF에 빠졌다가 미스터리로 관심이 이동한 전형적인 장르 애호가 루트를 밟았더군요. 또 다른 추억의 책은 폴란드 아동문학인 "크레크스 선생님의 학교"를 꼽았고요.
미카미 엔은 "마더 구스", 히노 히데시의 만화 "죠로쿠의 기묘한 병"를 이야기하는데 이 책들은 국내 소개되지 않았으니 잘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미카미 엔이 소설을 쓰자고 마음먹은 계기가 되었다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단편집 "에렌디라" 속 수록작인 "단순한 에렌디라 와 무정한 할머니의 믿을 수 없이 슬픈 이야기" 정도만 국내 출간되었을 뿐입니다. 마르케스 작품은 많이 읽어보지 못했는데 '일정한 틀의 캐릭터에서 빠져나온 뭔가를 소설에서 배운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라는 미카미의 말이 마음에 들기에 한 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저런 만화 이야기도 하는데, "블랙잭" 이야기에서는 확실히 두 사람의 깊은 내공이 느껴지더군요. 미카미 엔이야 블랙잭이 "비블리아 고서당" 시리즈 한 편에서도 소개되었으니 그렇다 쳐도, 그에 뒤지지 않는 구라타가 참 대단했습니다.
후지코 후지오 이야기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라 더 반가왔어요. "Utopia"도 아마 "비블리아 고서당" 에서 소개되었었죠? 개인적으로는 "만화의 길" 에서 접했기에 더욱 반가왔고요. 어차피 지금은 복간되어 구하기 그리 어렵지 않기는 하지만요. "모쟈코"와 "에스퍼 마미"는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언급되는게 기뻤습니다. 또 "유혈귀" 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의 내용을 상당히 길게 언급하는데 결말이 뭔지 궁금해 미칠 지경으로 만들어서 구해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흡혈귀는 신인류고, 구인류는 선량한 신인류의 피를 흘리게 만드는 유혈귀였으며 결국 주인공도 신인류?가 되어 즐겁게 살아간다는, 발표 시기를 감안하면 굉장히 시대를 앞서간 호러물이더군요. "만화의 길" 에서는 데즈카 오사무, 이시노모리 쇼타로, 아카츠카 후지오 등 다른 거장들보다 못한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누가뭐래도 후지코 후지오 역시 뒤지지 않는 천재임에는 분명해요. 

그리고 소설가로 계속 활동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소설가가 되고 처음 안 사실은 계속 하는게 정말 어렵다는 점이라는군요.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쌓아두었던 것을 토해내면 첫 번째 책은 어떻게든 모양은 갖출 수 있지만, 문제는 그 뒤로 세 번째, 네 번째 때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만이 프로로서 해 나갈 수 있다는 말인데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많이 전해줍니다. 데뷰작이 가장 좋은 작가들이 많은 이유도 마찬가지겠지요.

책을 사랑해서 벌어진 에피소드들도 이야기하는데, 주로 재미있는 책을 읽었을 때의 경험들에 대한 수다입니다. 미카미 엔이 코니 윌리스의 "항로" 라는 소설을 읽을 때, 절묘한 부분에서 상권이 끝났지만 한밤중이라 문을 연 서점이 없었다는 이야기처럼요. 저도 이런 경험이 몇 번 있습니다. "용오"의 복제 예수 에피소드 다음 권을 사기 위해 업무 중 홍대 앞 한양 문고로 뛰어갔던 적도 있고, "불멸의 용병" 이라는 해적판으로 접한 "베르세르크" 의 그리피스 편 다음을 읽기 위해 한 밤중에 도서대여점을 돌아다닌 적도 있으니까요.
페이지를 접거나 메모하는 행동에 대한 대화도 정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이야기같아 좋았습니다. 저는 둘 다 안합니다만. 책 때문에 담배를 끊고 심지어 하루에 라면 한 개로 버틴다는 이야기는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의 베스트셀러는 왠지 꺼린다는 미카미와 구라타의 말도 공감이 갔습니다. 저도 좀 청개구리과라서, 인기가 있다고 하면 그냥 좀 싫거든요.

이렇게 다양한 책에 대한 수다가 장황하게 펼쳐지는데, 공감가는 이야기도 있고 동의하지 못하는 이야기도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 그래도 재미만 놓고보면 나쁘지는 않았어요. 별점은 2.5점입니다.

그러나 "탐정, 범죄, 미스터리의 간략한 역사" 리뷰에서 적었듯이, 수다 중 언급되는 작품들 중 국내 출간된 작품 정도는 조사하여 알려주었어야 했습니다. 하루도 안 걸렸을 것 같은데, 이 정도 수고도 하지 않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네요.

2004/03/01

오늘 산 책입니다.

간만에 집에서 쉬면서 근처 헌책방에서 몇권 구입했습니다.

요사이 화제가 되고있는 그라닌의 "시간을 지배한 사나이" 하지만 제가 구입한것은 새로 출간된 것이 아닌 이전 정신세계사 판본이더군요.
알렉산드라 마리니나의 "낯선 들판에서의 유희", 그동안 한번쯤 꼭 보고 싶었는데 마침 구할 수 있었습니다.
마틴 크루즈 스미스의 "고리키 파크", 인상적이었던 "북극성"이라는 작품의 전작으로 아르카디 렌코가 주인공이더군요. 기대되는 책입니다.
그리고 클라이브 바커의 "피의 책" 1권, 호러는 원래 좋아하진 않지만 단편집이고 해서 한권 구입해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의 "꿈을 빌려 드립니다" 중단편이 포함된 산문집입니다. 오래전에 "백년동안의 고독"을 너무나 인상적으로 읽었었는데 마침 눈에 띄더군요.

이렇게 해서 10,000원 미만입니다. 이래서 헌책방 찾기를 그만둘 수 없는 것 같아요^^

2023/01/15

한밤의 지하철 공포미스테리 걸작선 - 정태원 편역 : 별점 2점

<<밤에 걷다>>와 <<본인방 살인 사건>> 다음에 집어든 오래된 책입니다. 최근 오래전 책을 다시 뒤져보는 취미에 푹 빠졌거든요. 이 책도 출간된지 벌써 30년이나 되었네요.
정태원 님께서 편역한 앤솔러지입니다. 서두에서는 공포를 다룬 미스테리 작품을 모았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다 그런건 아닙니다. 공포 보다는 서늘한 느낌을 가져다주는 '기묘한 맛'에 더 가깝다거나, 아예 블랙 코미디스러운 작품들도 포함되어 있는 탓입니다. 질 드레'를 '지르도 레'처럼 번역한걸보면 일본어 판본을 번역한 듯 하며, 그런걸 보면 정식 허가를 받고 출간된 책은 아닐 것으로 여겨지네요.
그래도 유명한 추리 소설 전문가 정태원 님이 편역한 책 답게, 작품별 작가 소개와 작품들의 출처를 대체로 정확하게 밝혀주고 있다는건 좋았습니다. 미국과 유럽, 일본 작품들이 고루 포함된 점도 장점이고요. 수록작 13편 중 눈여겨 볼 만한 좋은 작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아내가 불륜 상대와 자살한 뒤, 홀로 남은 아들을 외국에서 키우다가 아들이 이미 미쳐버렸다는걸 깨닫는 <<길고 어두운 겨울>>입니다. 아들을 말도 통하지 않는 베이비시터에게 맡겨두고, 일본에서 가져온 똑같은 동화책만 계속 읽는걸 방관했는데, 알고보니 동화책은 잘못 제본된 책이었고 아들은 동화책을 읽는게 아니었다는게 - 그냥 멍하니 같은 자세로 있었던 것 - 드러나는 마지막 장면이 대단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위한 빌드업도 탄탄하고요. 별점은 3.5점입니다. 수록작 중에서는 최고였어요. 작가 소노 아야꼬는 경력을 보면 이런 장르물을 발표했을걸로 생각되지 않는 작가인데 다른 작품도 궁금해집니다.
아내가 낳은 딸을 없애기로 결심한 남자가 어두운 공간에서 마녀의 시체라며 토막난 무언가를 건네준다는 <<10월 게임>>도 등골 서늘한 결말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레이 브래드버리 작품다왔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다소 뻔했지만 <<오리 대신에>>, <<비만클럽>>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오리 대신에>>는 짤막한 분량으로 깜짝 반전을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비만클럽>>은 살찌워진 남편이 사람들에게 먹힐 때 일종의 특권으로 조리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데 '산채로 먹힘'을 선택한다는 발상이 독특했기 때문입니다. 내용의 설득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단점은 있지만 '기묘한 맛' 쇼트쇼트로는 우수한 편입니다.
조숙하고 다소 정신나간 아이가 어른을 없앤다는 설정의 <<식용 거북이>>와 <<살인유전>>은 각각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빼어난 묘사력, 스탠리 엘린의 반전 구성 능력이 돋보였습니다. <<식용 거북이>>는 예상 가능했다는 점에서, <<살인유전>>은 서사를 쌓아나가는 과정에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있으나 평균 수준은 됩니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작품들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앤솔러지 전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클라이브 바커의 작품들이 문제라 생각됩니다. '공포'를 다룬 장르물에 적합한건 사실입니다만, <<피의 책>>이라는 작가의 단편집에 이미 수록된 작품들을 그대로 수록해 놓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는 기쁨은 전혀 느낄 수 없었어요.
최소한 여러 단편집에서 대표작만 엄선하여 수록했어야 했는데, <<피의 책>> 수록작 중에서 최고의 작품들인지도 솔직히 미심쩍었습니다. <<한밤의 지하철>>은 <<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이라는 영화로 재탄생할 정도로 유명한 작품으로 기승전결은 확실하고 화끈하게 달려주는 괜찮은 작품이라 예외로 치더라도, 마을 사람들이 거인을 만들고 자멸한다는 <<언덕에 마을이>>와 암세포가 사악한 크리쳐로 변해 사람들을 습격한다는 <<영화관의 악령>>은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기괴한 상상력 외에는 건질게 없었으니까요. 결과물도 재미보다는 혐오쪽에 가까왔습니다. <<영화관의 악령>>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형과 사투를 잔혹한 묘사로 버무린게 전부라 더더욱 그러했습니다.
<<신 투명인간>>은 존 딕슨 카의 정통 추리물로 작품 수준을 떠나 왜 이 앤솔러지에 수록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호러물과는 전혀 궤를 달리하는 작품인데 말이지요. 추리적으로도 영 별로라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이전에는 평균 이상이라 호평했었는데, 번역의 문제였을까요?
<<아내 살인 되돌리기>>, <<살고 싶어했던 여자>>는 양산형 심리 서스펜스 스릴러로 많이 흔해빠진 설정과 전개를 보여주는데다가 별로 무섭지 않은 등 감점 요소가 많았습니다. <<두 병의 소오스>>는 걸작이라는건 분명하나 이 앤솔러지에서는 빼는게 맞지 않았을까 싶네요. 워낙에 많은 이런저런 앤솔러지에 수록된만큼 신선함도 떨어질 뿐더러, 공포와는 좀 거리가 있는 '기묘한 맛'에 가까운 작품이니까요.

그래서 전체적인 별점은 2점입니다. 30년이 지나는 동안 정식 출간된 좋은 앤솔러지가 많아진만큼, 다른 책을 구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어차피 절판된지 오래라 구해보시기도 힘드실거에요. 알라딘에서는 책 검색조차 되지 않는군요.

2021/07/17

THE 좀비스 - 중 - 스티븐 킹 외, 존 조지프 애덤스 / 최필원 : 별점 2점

THE 좀비스 - 중 - 4점
스티븐 킹 외 33인 지음, 존 조지프 애덤스 엮음, 최필원 옮김/북로드

THE 좀비스 - 상 - 스티븐 킹 외, 존 조지프 애덤스 / 최필원 : 별점 2점 

좀비가 핵심인 단편들을 모아놓은 앤설러지 두 번째 권인데, 전에 읽었던 상권보다 별로입니다. 어디선가 보았던 이야기에 좀비를 끼워넣었거나, 좀비가 왜 등장하는지도 모를 이야기가 많은 탓입니다. 뭔가 있어 보이게끔 노력했지만, 의도가 뻔히 들여다보이고 알맹이 없는 이야기들도 많고요. 여러모로 실망스러웠어요. 차라리 정통 좀비 아포칼립스물이라면 평작은 될 텐데 아쉽습니다. 제 별점은 2점입니다. 한 권 남았는데, 다음 권은 읽어볼 것 같지 않군요.

수록작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스톡홀름 증후군"

좀비 떼로 둘러쌓인 집에 갖힌 나는 아들과 닮아서 '빌리'라고 이름지은 좀비 관찰에 재미를 붙였다. 빌리는 이웃집 침입을 위해 판자를 뜯어내는 일에 골몰하는데...

제목 그대로 가해자인 좀비와 동질화되어, 좀비가 사람을 죽이는걸 보아도 아무렇지도 않을 정도로 감정을 잃어버린 주인공을 통해, '살아있는 것과 사는 건 다르다'는 걸 알려주는 작품. 그냥 버티기만 할 뿐, 이렇게 살아가는건 좀비와 다를게 없다는 거지요. 동질화된다는 측면에서는 전권의 "나처럼 죽어봐"와 조금 비슷한데, 이 작품에서는 절박함이나 처절함은 다소 부족한 반면, 조금 더 설득력이 높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웃집을 좀비떼가 습격하는 장면 묘사도 괜찮았고요.

하지만 주인공 사고 방식에는 동의하기 힘들었더군요. 일반적으로는 총알이 딱 한 발 남을 때 까지 살아남아서,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차라리 거리로 뛰어들어 좀비가 되어 버리던가.... 이런 저런 사람들이 있고, 이런 저런 상황들이 있는 법이기는 하지만, 이런 사고 방식과 행동은 별로 와 닿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수난극" 

페스트로부터 구해진 오버라머가우 마을 전통의, 10년에 한 번 진행되는 예수 수난극 공연이 시작되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리는 장면을 위해, 좀비를 분장시켜 정말로 십자가에 못 박을 생각이었다. 마이어 신부는 이를 막으려고 노력하다가 실패했고, 결국 마지막에 신의 저주와 함께 파국이 찾아오고 만다.

마이어 신부는 좀비도 영혼이 있어서, 인간이 그들을 잔혹하게 이용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좀비에게 영혼은 있을리 없습니다. 이미 죽었으니까요. 종교적으로 논쟁거리가 될 여지도 없어요. 좀비를 연극 소품으로 잔혹하게 대하는 행동은 조금 거슬렸지만, 좀비들은 그동안 더 잔혹한 행동을 보여 왔으니 딱히 큰 문제로 보이지도 않았고요. 이게 문제라면 가축 도살이 더 큰 문제아닐까요? 이러한 점들 때문에, 마이어 신부의 행동은 도무지 공감할 수도,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마지막에 좀비를 구해주려는 신부의 행동에 분노한 관객들이 신의 저주로 좀비가 된다는 결말은 너무 뻔했습니다.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페스트 유행 당시를 배경으로 했던 영화가 떠오릅니다. 페스트에서 안전했던 성에서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잔혹한 행동을 보이지만, 결국 성주에게 페스트가 전염된다는 결말이었는데, 페스트가 좀비로 바뀌었을 뿐 똑같은 맥락이지요. 아니, 그보다도 못해요. 페스트는 어쨌건 공기로도 전염될 수 있지만, 좀비 바이러스가 급작스럽게 사람들에게 퍼진다는건 아무런 설명이 없으니까요.

이렇게 종교를 끌어들인 전개는 무리수였을 뿐더러 새로움도 없고, 잔혹함도 덜합니다. 무섭지도 않고요. 점수를 줄 여지가 별로 없어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아름다운 것" 

테러로 희생된 러스티는 시체 소생 기술로 되살아났다. 정치인이 그의 희생을 선거에 이용할 목적이었다. 하지만 연설 당일, 러스티는 정치인 요구와는 다르게 죽음은 아프니, 삶을 즐기라는 마음 속 이야기를 털어놓는데....

죽은 사람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인의 행태는 우리도 익히, 그리고 지금도 계속 보고 있습니다. 이를 죽은 사람이 되살아난 좀비로 비판한다는건 아주 좋은 아이디어였어요. 이렇게 되살아난 테러범과 희생자 모두가 정치인 생각과 전혀 다른 진심을 털어 놓는다는 것도 나쁘지 않았고요.

그러나 그들의 진심이 "죽기 전에 즐겨라!" 라니? 황당했습니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와 별로 다르지도 않지요. 좀비들이 이런저런 소품들에 환장한다는 설정도 기발했지만, 이 황당한 메시지 전달에 활용될 뿐이고요. 또 딱히 좀비가 등장할 필요도 없었어요. 유령이라던가, 빙의한 영혼이라던가, 뭐든 좋을 그런 이야기거든요. 진짜 아이디어가 아까왔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섹스, 죽음, 그리고 별빛" 

좀비들이 연극을 한다는 이야기로 공포 문학의 거장 클라이브 바커의 작품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좀비물에서 기대할만한 내용은 하나도 없는, 기묘한 이야기였어요. 좀비들이 나름 지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특이했지만, 그들은 연극 외에 다른 목적이 없거든요. 식인 따위는 원하지도 않고요. 죽은 여배우가 섹스를 요구하는 장면이라던가, 사악한 제작자를 죽이는 장면 정도가 조금 섬찟했습니다만,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좀비들이 벌이는 연극으로 현재의 연극계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로 보는게 맞을 것 같은데, 문제는 그렇다면 더 웃기기라도 했어야 한다는 거지요.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무섭지도 않고 의외성도 없으니 점수를 줄 부분이 없네요.

"시체의 길" 

신으로부터 이 땅에서 악을 몰아내라고 명 받은 총잡이 목사 제비디아는 보안관보가 체포한 악당 빌을 호송하기 위한 여정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중간에 괴물이 나온다는 '시체의 길'을 지나가기 때문이었다. 그 곳을 지나가던 일행은 괴물이 된 양봉업자 기멧의 습격을 받게 되는데...

기멧이 괴물이 된 이유는? 저주 때문이었습니다. 그가 납치했던 소녀가 죽은 뒤, 소녀 어머니가 저주한 것이지요. 그런데 저주로 죽기는 했지만, 기멧이 이내 벌통이 가슴 속에 위치한 괴물로 되살아났다는건 좀 이상하더군요. 이게 저주가 맞나요? 어차피 악당이었으니, 무적의 괴물이 되면 더 좋은거 아닌가 싶은데 말이지요. 

또 괴물의 설정도 죽은 자가 돌아온 것이지만, 벌 떼와 함께 이동하며, 초인적인 힘과 빠르기를 갖추고 있어서 일반적인 좀비와는 전혀 다릅니다. 식인이 목적도 아니고요. 그래서 좀비물이 아니라 그냥 일반적인 크리쳐물에 가깝습니다. 악을 없애기 위해 악을 접하면 불타는 성서, 악에게 해를 입힐 수 있는 은총알 등의 설정이 곁들여진 것도 크리처물 설정일테고요. 이야기 전개도 고생 끝에 괴물을 처치하는 크리처물 그대로라 특별한건 없습니다.

그래도 제비디아 목사의 활약은 화끈합니다. 괴물의 잔혹함도 잘 묘사되고 있고요. 덕분에 머리를 비우고 단순하게 읽는 킬링 타임 물로는 나름 적당했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덧붙이자면, 서부 개척 시대를 무대로 악을 멸하는 총잡이 신부가 등장하는 크리쳐물이라는 점에서는 "프리스트"가 연상되더군요. "프리스트"는 헐리우드에서 영화화도 되었던 만큼, 나름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바비 콘로이, 살아 오다" 

바비 콘로이는 배우로서 실패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가 고향에서 맡은건 조지 로메로라는 감독의 "시체들의 새벽"이라는 영화의 좀비역이었다. 톰 새비니가 해 준 좀비 분장을 한 바비는, 촬영장에서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 해리엇과 재회했다. 그녀는 결혼해서 아들과 함께 분장하고 영화에 참여 중이었다...

좀비가 주제이기는 한데 방향이 굉장히 독특했던 작품입니다. 좀비가 아니라, 기념비적인 좀비 영화 "시체들의 새벽"에서 좀비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이야기거든요. 아 이런 발상, 아주 마음에 들어요. 좀비를 주제로 단편을 써와! 라고 했는데, 아슬아슬하게 가이드에 맞춰서 첫사랑과 현재에 대한 달달하면서도 아련한 이야기를 써 온 셈이니까요.

하지만 행복한 해리엇 가족에게 바비가 나타나서 훼방을 놓는 결말이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요? 바비는 해리엇 가족, 특히 그 아들에게는 좀비보다 더한 괴물이 되는, 좀비물보다 더 무서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지요. 지금 이야기는 발상에 비해 평이하고, 조금 뻔한 그런 이야기라 아쉽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용서를 구하는 자들" 

칼라는 메레디스를 찾아와 심장마비로 죽은 남편 아서의 소생을 부탁했다. 그녀가 바람피운걸 사과하고자 하기 위해서였다지만, 되살려보니 아서는 칼라가 쏜 총에 머리를 맞고 죽었던 것이었다. 살해된 좀비는 살인범을 죽이는게 본능으로, 칼라는 죄책감때문에 자살할 생각이었다...

작가의 인기 캐릭터라는 시체 소생 전문가 메레디스가 등장하는 작품. 살인자가 죄책감으로 피해자에게 죽기를 원한다는 설정과 시체 소생에 대한 이런저런 디테일은 좋았습니다.

그러나 아서가 총에 맞아 죽었다는걸 알고 난 후, 칼라가 죽는 결말까지는 좀 시시합니다. 예상대로의 이야기였거든요. 뭔가 좀 의외성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별점은 2.5점은 충분합니다.

"불티가 위로 날음 같으니라" 

농학자 닥 프리먼은 좀비 떼를 피해 콜로니를 만들고 생존자들의 공동체를 성공적으로 수립했다. 콜로니는 안전했지만, 생산과 성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출산은 금지되어 있었다. 아이가 생긴 톰 부부는 낙태를 지시받고, 콜로니 외부 클리닉으로 수술을 위한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좀비 때문에 격리된 폐쇄 공간은 생산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조직적으로 출산까지 관리한다는 설정은 꽤 설득력있었습니다. 낙태를 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외부 수술실로 향하는 아이러니도 기발했고요. 무엇보다도 낙태한 태아가 살아돌아오지 않는 걸로 보아, 그들은 생명이 아니라는 시각은 아주 독특하게 다가왔습니다. 여기에 좀비가 된 낙태 반대주의자를 날려버리는 결말을 더하니, 저자가 낙태를 찬성한다는건 잘 알겠더라고요. 

내용도 신선했고, 여러가지 볼 거리가 많았던 작품입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덧붙이자면, 서두에 소개된 저자가 주제를 찾은 방법도 인상적이었어요. 그동안의 좀비 주체 작품이 극단적 섹스 장면을 등장시키는 경향이 강하다며, 지금까지 한 번도 다루어진 적이 없는 터부를 고민해보다가 정치에서 그 답을 찾았다고 하네요. 가장 논쟁거리가 되는 정치 이슈가 '낙태' 였다면서요. 우리나라도 따지면 '부동산'을 주제로 좀비물을 쓴 격이겠지요? 아 이거 재미있겠네요.

"죽은 아이" 

동네 깡패 루크 브래들리의 무리에 가입하고 싶었던 나에게 브래들리는 조건을 내걸었다. 살아있는 아이 시체와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주인공 소년이 희생양인 좀비 아이를 악으로부터 구해주고 구원받는다는 내용의 작품.

주인공 설정과 분위기 등은 모두 스티븐 킹"그것"이나 "스탠 바이 미"를 연상케합니다. 특히나 시골 마을에서 또래 깡패와 맞서 싸우는 아이의 성장기이며, 아이 시체가 중요한 소재라는건 "스탠 바이 미"의 그대로입니다.

문제는 아류작이면서도 "스탠 바이 미" 보다 훨씬 못하다는 겁니다. 주인공과 동생 앨버트는 좀비 시체를 상자에서 꺼내준 정도 밖에 한 게 없고, 이들의 여정도 하룻밤 나들이에 불과했기 때문이에요. 뭔가 성장을 기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과정이지요. 이 과정도 환상 소설처럼 모호하게 처리해서 고생스러움도 전혀 느낄 수 없었고요. 단편 분량이라서 어쩔 수 없었다는건 변명에 불과합니다. 최소한 브래들리의 패악질만큼의 설명은 해 주었어야 해요. 루크 브래들리의 깡패짓 말고는 드라마라고 부를 내용도 없고요. 게다가 아이 시체가 좀비일 이유도 전혀 없습니다. 그냥 시체여도 무방한, 그런 이야기거든요.

좀비 소재 단편을 의뢰받고 "스탠 바이 미"에 좀비를 우겨넣은 만들어낸, 졸속 창작물에 지나지 않는 졸작. 별점은 1점입니다.

"좀비들과 함께라면" 

중 2병에 걸린 소녀의 성장기랄까요. 서정적인 1인칭 묘사는 괜찮았고, 좀비보다 현실이 더 무섭다, 현실은 가혹하다는 메시지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40대 후반의, 직장 생활도 20년차가 넘은 아저씨에게는 별로 와 닿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가혹하더라도 받아들여야만 하는게 현실이니까요. 그리고 현실은 최소한 좀비보다는 낫습니다. 아울러 아무리 봐도 좀비물로 보기는 힘드네요. 작품에서 좀비가 진짜 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거든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좀비만도 못한" 

나를 비롯한 친구들은 방탕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이. 어느날 마약과 술에 취한 채로 이상한 클럽을 찾았다. 좀비를 학대하고 죽이는 스너프 필름을 상영하는 곳이었다. 클럽에서 시간을 보낸 뒤, 그들은 일행이었던 제인을 죽이고 마는데...

변호사인 저자가 쓴, 브렛 이스턴 앨리스 소설의 패러디라는 작품. 원작을 모르니 뭘 어떻게 패러디했는지 모르겠는데, 내용도 잘 모르겠어요. 젊은이들의 타락과 방황을 묘사한 것 같은데, 그렇다면 이게 좀비물인가? 하는 의문도 생깁니다. 주인공과 친구들이 좀비인건가요? 설령 그들이 좀비라 해도 그게 작품에서 그렇게 중요하게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괜히 뭔가 있어보이게끔 한 묘사들도, 결국은 별다른 알맹이는 없고요. 뭘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내용이 뭔지 이해할 수 없기에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미트하우스 맨" 

시체 취급자들이 시체를 조종해서 온갖 일을 하는 시대. 유능한 시체 취급자 트래거는 사랑을 찾아 이런 저런 곳을 전전하게 되는데...

"왕좌의 게임"의 작가 조지 R.R 마틴의 작품. 사랑없는, 자극만이 넘쳐나는 미래 세계에서 사랑을 찾아 떠도는 트래거의 모습은 "쿄시로 2030"의 쿄시로가 살짝 연상되더군요. 순정으로 접근하던 트래거가 여자에게 배신당한 뒤, 뒷골목 깡패나 하는 시체 검투 경기에 참여하게 되는건 곽철용의 명대사 "니가 이런 식으로 내 순정을 짓밟으면은, 마 그때는 깡패가 되는 거야!"가 떠올라서 좀 웃겼고요. 

하지만 완성도가 높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어디서 본 듯한 이야기들이 반복되며, 별다른 드라마도 없는 탓입니다. 요약하면 "사랑을 믿었던 트래거가 배신당한 뒤, 돈과 향락을 택했다"는 지극히 뻔하고 뻔한 이야기가 전부에요. 작가가 쓸 때 무척이나 고통스러웠다고 하는데, 이유를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왠만한 단편보다는 긴 분량을 갖춘만큼, 소개되는 방대한 설정만큼은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특히 제목의 '미트하우스' 관련 설정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시체를 살아있는 것 처럼 조종해서 성욕을 채워주는 곳인데, 시체 취급자가 아니라 피드백 회로를 통해 조종되고 있다는 등 이런저런 디테일이 빼어나거든요. 시체 취급자 (스트레커)와 관련된 설정들도 괜찮았고요. 하지만 이야기가 별로라면, 좋은 설정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겠지요. 별점은 2점입니다.

2013/10/01

[소식] 절판본 미스터리 박스(와우북) - 공유드립니다.

[소식] 절판본 미스터리 박스(와우북)

장르문학 전문 출판사 북스피어다운 이벤트군요. 아이디어가 참 괜찮은 것 같아 공유드립니다.
이벤트에 포함된 절판도서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적색은 저도 소장한 작품들입니다)

정말 희귀한 작품도 있지만 고려원과 해문쪽 추리걸작선은 아직 구하려면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 증명 시리즈나 스카페타 시리즈같이 재간된 책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 <비밀일기>와 같이 전체 장르와 어울리지 않는 책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추첨에 참여해도 좋은 성과를 얻지 못할 확률이 더 높아보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제가 앞으로 출판사를 하게 된다면 꼭 따라해보고 싶은 이벤트네요. 저만의 절판본 리스트라도 만들어서 한번 관리해봐야겠습니다.

참고로 탐나는 작품은 아서 클라크의 "환상특급"과 P.D 제임스 시리즈이며 제가 읽은 책 중에서 고르라면 "챔피언 시저의 죽음"과 "레이디킬러"를 꼽겠습니다.

  • 챔피언 시저의 죽음/ 렉스 스타우트/ 이춘열 옮김/ 시공사/ 1995.
  • 신들의 사회/ 로저 젤라즈니/ 김상훈 옮김/ 행복한책읽기/ 2004.
  • 낙원의 샘/ 아서 클라크/ 정영목 옮김/ 시공사/ 1999.
  • 순간의 적/ 로스 맥도널드/ 김연남 옮김/ 홍원/ 1994.
  • 코스믹 러브/ 로저 젤라즈니 외/ 박상준 엮음/ 사울창작/ 1994.
  • 열흘간의 불가사의/ 엘러리 퀸/ 유명우 옮김/ 1994.
  • 앰버 연대기(1, 2, 3, 4, 5)/ 로저 젤라즈니/ 김상훈 옮김/ 예문/ 1999.
  • 에드가상수상작품집Ⅱ/ 엘러리 퀸 외/ 정태원 옮김/ 명지사/ 1998.
  • 두동강이 난 남과여/ 히가시노 게이고 외/ 봉성기획/ 1999.
  • 세계 심령 미스터리 사이키/ 로버트 실버버그 외/ 박상준 역음/ 서울창작/ 1994.
  • 숏컷/ 레이먼드 카버/ 무라카미 하루키 해설/ 집사재/ 1996.
  • 일본 서스펜스 걸작선/ 하라 료 외/ 추리작가협회/ 고려원미디어/ 1993.
  • 환상특급/ 아서 클라크 외/ 박상준 엮음/ 서울창작/ 1994.
  • 디바/ 델라코르타/ 안선덕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1.
  • 스노우 크래쉬(1, 2) 닐 스티븐슨/ 김장환 옮김/ 새와물고기/1996.
  • 플레치/ 그레고리 맥도널드/ 정철호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죽어서 지킨 약속/ 러브 크래프트 외/ 한경희 편역/ 문학사/ 1994.
  • 인형의 눈(상, 하)/ 베리 우드/ 정영목 옮김/ 동아출판사/ 1994.
  • 천재들의 게임/ F. 폴 윌슨/ 고영휘 옮김/ 십일월출판사/ 1994.
  • 히치콕 서스펜스 걸작선/ 엘리너 설리번 엮음/ 고려원미디어/ 1994.
  • 결혼해 주세요/ 존 업다이크/ 폴임 옮김/ 밝은세상/ 1993.
  • 죽음의 열립방정식/ 모리무라 세이치/ 정성호 옮김/ 모음사/ 1984.
  • 남아 있는 모든 것/ 패트리샤 콘웰/ 이정환 옮김/ 시공사/ 1994.
  • 두 얼굴의 여자/ 수 크라프튼/ 나채성 옮김/ 큰나무/ 1994.
  • 잔혹한 사랑/ 패트리샤 콘웰/ 정한솔 옮김/ 시공사/ 1993.
  • 검은 휘파람/ 로버트 러들럼/ 홍석연 옮김/ 문지사/ 1998.
  • 호텔 Q의 25시/ 모리무라 세이치/ 정태원 옮김/ 글사랑/ 1995.
  • 마성의 아이/ 오노 후유미/ 정성호 옮김/ 한겨레/ 2001.
  • 강철군화/ 잭 런던/ 차미례 옮김/ 1989.
  • 영원의 아이(상중하)/ 덴도 아라타/ 김난주 옮김/1999.
  • 샤바케/ 하타케나카 메구미/ 김소연 옮김/ 2005.
  • 인간 쓰레기/ 아이작 싱어/ 박원현 옮김/ 고려원/ 1992.
  • 인생을 훔친 여자/ 미야베 미유키/ 박영난 옮김/ 2000.
  • 재앙의 거리/ 엘러리 퀸/ 정태원 옮김/ 1994.
  • 호러 사일런스/ J. G. 발라드 외/ 김성화 옮김/ 1994.
  • 악마 다리/ 코난 도일/ 조용만 옮김/ 학원출판공사/ 1993.
  • 금요일 옷 벗는 도둑/ 마쓰모토 세이초 외/ 정태원 옮김/ 비전/ 1994.
  • 중국 오렌지의 비밀/ 엘러리 퀸/ 이원두 옮김/ 시공사/ 1994.
  • 야성의 증명/ 모리무라 세이치/ 김성재 옮김/ 책만드는집/ 1994.
  • 독 원숭이/ 오사와 아리마사/ 이원두 옮김/ 이성/ 1994.
  • 스나크 사냥/ 루이스 캐럴/ 최내현 옮김/북스피어/ 2007.
  • 두개골의 서/ 로버트 실버버그/ 최내현 옮김/북스피어/ 2006.
  • 비밀일기/ 스우 타운센드/ 배현나 옮김/ 김영사/ 1986.
  • 야수는 죽어야 한다/ 오오야부 하루히코/ 박영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1.
  • 비밀의 문/ 김내성/ 명지사/ 1994.
  • 트리스트란과 별공주 이베인/ 닐 게이먼/ 김명렬 옮김/ 2000.
  • 봐라 달이 뒤를 쫓는다/ 마루야마 겐지/ 김춘미 옮김/ 하늘연못/ 2001.
  • 보안관과 도박사/ 엘모어 레오나드/ 이종인 옮김/ 고려원/ 1994.
  • 별을 쫓는 자/ 로저 젤라즈니/ 김상훈 옮김/ 북스피어/ 2008.
  • 유년기의 끝/ 아서 클라크/ 정영목 옮김/ 시공사/ 2001.
  • 유령의 집/ 헨리 제임스/ 이채윤 옮김/ 데미안/ 2003.
  •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 아서 클라크/ 김종원 옮김/ 한양출판/ 1994.
  •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로버트 하인라인/ 임창성 옮김/ 잎새/ 1992.
  • 울게 될 거야/ 야마모토 후미오/ 김수현 옮김/ 황금가지/ 2008.
  • 야수들의 밤/ 오시이 마모루/ 황상훈 옮김/ 황금가지/ 2002.
  • 어두컴컴한 물밑에서/ 스즈키 코지/ 윤덕주 옮김/ 씨엔씨미디어/ 1999.
  • 맥널리의 모험/ 로렌스 샌더스/ 이창식 옮김/ 고려원/ 1993.
  • 여름으로 가는 문/ 로버트 하인라인/ 이희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리더스 다이제스트 걸작추리모음 3/ 존딕슨카 외/ 동아출판사/ 1993.
  • 사이코/ 딘 쿤츠/ 신영희 옮김/ 한뜻/ 1997.
  • 발렌타인의 유산/ 스탠리 엘린/ 고경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6.
  • 태양의 유산(1, 2)/ 아사다 지로/ 한은미 옮김/ 시아/ 2000.
  • 언젠가 바다 깊은 곳으로(1, 2)/ 마루야마 겐지/ 박은주 옮김/ 책세상/ 2000.
  • A2Z/ 야마다 에이미/ 이유정 옮김/ 태동 출판사/ 2004.
  • 보이 A/ 조나단 트리겔/ 이주혜 옮김/ 이레/ 2009.
  • 프로페셔널 킬러/ 토마스 페리/ 최인석 옮김/ 모음사/ 1984.
  • 미드나이트 시즌/ 스티븐 킹/ 공경희 옮김/ 대산/ 1999.
  • 나를 기억하라/ 메리 히긴스 클라크/ 임지현 옮김/ 문학사상사/ 1995.`
  • 흔적/ 패트리샤 콘웰/ 조성은 옮김/ 시공사/ 1996.
  • 마지막 대본/ 미키 스필레인/ 정다빈 옮김/ 홍원/ 1993.
  •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김훈/ 문학동네/ 1995.
  • 지푸라기 여자/ 카트린 아를레/ 홍은주 옮김/ 북하우드/ 2006.
  • 메두사/ 이노우에 유케히토/ 송영인 옮김/ 시공사/ 1998.
  •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백민석/ 문학동네/ 2001.
  • 플레이보이 SF걸작선[1]/ 필립 K. 딕 외/ 황금가지/ 2003.
  • 워터멜론 슈가에서/ 리차드 브라우티건/ 최승자 옮김/ 도서출판 민/ 1995.
  • 무서운 사람들/ 얼 스탠리 가드너/ 강성열 옮김/ 세진출판사/ 1991.
  • 파프리카/ 쓰쓰이 야스타카/ 최경희 옮김/ 영림카디털/ 1994.
  • 피의 책/ 클라이브 바커/ 정탄 옮김/ 끌림/ 2008.
  • 고독의 노랫소리/ 덴도 아라타/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2005.
  • 소돔의 성자/ 오사와 아리마사/ 이원두 옮김/ 이성/ 1993.
  • 아이스바운드/ 딘 쿤츠/ 안정희 옮김/ 한뜻/ 1996.
  • 불야성/ 하세 세이슈/ 김은아 옮김/ 대원/ 1999.
  • 사요나라 갱들이여/ 다카하시 겐이치로/ 이승진 옮김/ 향연/ 2004.
  • 아내가 마법을 쓴다/ 프리츠 라이버/ 송경아 옮김/ 웅진/ 2007.
  • 어둠(1, 2)/ 제임스 허버트/ 김석희 옮김/ 정신세계사/ 1995.
  • 아웃(1, 2, 3)/ 기리노 나쓰오/ 홍영의 옮김/ 다리미디어/ 1999.
  • 대망(1~10)/ 야마오카 소하치/ 박재희 옮김/ 동서문화사/ 1975.
  • 속삭이는 사람들/ 마가리트 밀러/ 현재훈 옮김/해문/1983.
  • 디미트리오스의 관/ 에릭 앰블러/ 이가형 옮김/ 해문/1986.
  • 판사와 형리/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차경아 옮김/ 문예출판사/ 1988.
  • 부머랭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신용태 옮김/ 해문/ 1988.
  • 서재의 시체/ 애거서 크리스티/ 설영환 옮김/ 해문/ 1989.
  • 연성결(상,하)/ 김용/ 박영창 옮김/ 중원문화사/ 1989.
  • 갈색 옷을 입은 사나이/ 애거서 크리스티/ 김석환 옮김/ 해문/ 1989.
  • 중국 황금 살인 사건/ 로베르트 반 훌릭/ 이동진 옮김/ 삼신각/ 1990.
  • 내가 죽인 소녀/ 료 하라/ 박영 옮김/ 청림출판/ 1990.
  • 녹정기(1~11)/ 김용/ 박영창 옮김/중원문화사/1990.
  • 부자연스러운 주검/ P. D. 제임스/ 차근호 옮김/ 일신서적출판사/ 1991.
  • 피부 밑의 두개골(1,2)/ P. D. 제임스/ 이명성 옮김/ 일시서적출판사/ 1992.
  • 인간의 증명/ 모리무라 세이찌/ 이원두 옮김/ 한길사/ 1991.
  • 제3의 사나이/ 그레엄 그린/ 안흥규 옮김/ 문예출판사/ 1991.
  • 여자에게 맞지 않는 직업/ P. D. 제임스/ 박종원 옮김/ 일신서적출판사/ 1992.
  • 타인의 목/ 조르쥬 심농/ 김수연 옮김/ 일신서적출판사/ 1992.
  • 열쇠 없는 집/ 얼 비거스/ 유명우 옮김/ 한길사/ 1992.
  • 타이태닉 호의 음모/ 도널드 A. 스탠우드/ 이인복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죽은 자와의 결혼/ 윌리엄 아이리시/ 김석환 옮김/ 해문출판사/ 1992.
  • 미드나이트/ 딘 R. 쿤츠/ 조석진 옮김/ 고려원미디어/1992.
  • 벌거벗은 얼굴/ 시드니 셀던/ 한번웅 옮김/ 신원문화사/ 1993.
  • 컴퓨터의 몸값/ 미요시 도오루/ 권자인 옮김/ 수목출판사/ 1993.
  • 마지막 모험/ 엘모어 레오나드/ 김명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3.
  • 한국 서스펜스 걸작선/ 이상우 외/ 고려원미디어/ 1993.
  • 어스시의 마법사/ 어슐러 K. 르귄/ 윤소영 옮김/ 웅진출판/ 1993.
  • 여형사 K/ 수 그라프톤/ 정한솔 옮김/ 큰나무/ 1994.
  • 쇠못 세 개의 비밀/ 로베르트 반 훌릭/ 이희재 옮김/ 디자인하우스/ 1994.
  • 경마장의 비밀/ 딕 프랜시스/ 이종인 옮김/ 고려원미디어/1994.
  • 레이디 킬러/ 도가와 마사꼬/ 김갑수 옮김/ 추리문학사/ 1994.
  •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들의 미스터리 걸작선 추리특급/ 엘러리 퀸 엮음/ 정성호 옮김/ 제삼기획/ 1994.
  • 종소리를 삼킨 여자/ 로베르트 반 훌릭/ 이희재 옮김/ 디자인하우스/ 1995.
  • SF 시네피아/ 아서 클라크 외/ 박상준 엮음/ 서울창작/ 1995.
  • 죽음의 편지/ 보브 랜들/ 김훈 엮음/ 고려원미디어/ 1996.
  • 유니스의 비밀/ 루스 렌들/ 이희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6.
  • 카인의 아들/ 패트리샤 콘웰/ 이창식 옮김/ 시공사/ 1996.
  • 시귀(1,2,3)/ 오노 후유미/ 임희선 옮김/ 들녘/ 1999.
  • 자본론 범죄/ 칼 마르크스/ 이승은 옮김/ 생각의나무/ 2004.
  • 월간 판타스틱 2008/08 Vol.18/ 페이퍼하우스/ 2008.
  • 만연원년의 풋볼/ 오에 겐자부로/ 박유하 옮김/ 고려원/ 2000.
  • 위대한 세월/ 오에 겐자부로/ 김난주 옮김/ 고려원/ 1995.
  • 핀치러너 조서/ 오에 겐자부로/ 허호 옮김/ 고려원/ 1996.
  • 펠리컨브리프/ 존 그리샴/ 정영목 옮김/ 시공사/ 1994.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정계춘 옮김/ 자유문학사/ 1993.
  • 마지막 파티/ 윌리엄 캐츠/ 정태원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6.
  • 복수법정/ 헨리 덴커/ 이상곤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 아이라 레빈/ 이일수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1.
  • 보안관과 도박사/ 엘모어 레오나드/ 이종인 옮김/ 고려원/ 1994.
  • 죽음의 세레나데/ 유우제/ 고려원미디어/ 1994.
  • 맨해턴 특급을 찾아라/ 클라이브 커슬러/ 이원두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독수리는 날아오르다/ 잭 히긴스/ 박주동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3.
  • 라마(6,7)/ 아서 클라크 & 젠트리 리/ 안정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4.
  • 맥널리의 행운/ 로렌스 샌더스/ 이순주 옮김/ 고려원/ 1992.
  • 맥널리의 비밀/ 로렌스 샌더스/ 이일수 옮김/ 고려원/ 1992.
  • 어둠을 울리는 우울한 종소리/앤드루 박스/ 이창식 옮김/ 고려원미디어/1992.
  • 여름으로 가는 문/ 로버트 A. 하인라인/ 이희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석양에 빛나는 감(1,2)/ 다카무라 가오루/ 홍영의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5.
  • 무죄추정/ 스코트 터로우/ 최승자 옮김/ 대흥/ 1991.
  • 내가 심판한다/ 미키 스필레인/ 황해선 옮김/ 해문/ 1990
  • 거짓 예언자/ 숀 플레네리/ 김갑수 옮김/ 남도/ 1989.
  • 가족사냥/ 텐도 아라타/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2003.
  • 야성의 증명/ 모리무라 세이치/ 김성재 옮김/ 책만드는집/ 1994.
  • 메인 스트리트/ 트리베니안/ 정태원 옮김/ 진음/ 1994.
  • 트럼프 살인사건/ 엘러리 퀸/ 이제중 옮김/ 시공사/ 1995.
  • 어둠의 목소리, 사나이의 목/ 이든 필포츠/ 조르주 심농/ 이가형 옮김/ 하서/ 1981.
  • 두 아내를 가진 남자/ 패트릭 퀜틴/ 심상곤 옮김/ 해문/ 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