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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5

짜장면뎐 - 양세욱 : 별점 3점

짜장면뎐 - 6점
양세욱 지음/프로네시스(웅진)

아버님이 추천해주셔서 읽게 된 책입니다. 쟝르는 일종의 역사서랄까요? 짜장면의 문화사를 다룬 책이니 미시사 -굉장히 주제를 좁게 본- 학적인 역사서라 할 수 있겠죠. 책 소갯글로는 짜장면 문화사 관련한 최초의 저서라고도 하네요.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책 소갯글만 보더라도 굉장히 흥미진진할 것 같아 부담없이 읽기 시작한 책인데, 책 내용은 제 기대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짜장면의 문화사라고는 하지만 "1부. 중국, 땅과 사람 그리고 음식" 은 저자의 중국 기행문에 가까운 내용으로 사실 대한민국의 짜장면과는 별 상관 없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제목, 주제에 걸맞지 않더군요. "3부. 짜장면, 근현대 한중교류의 초상" 역시 짜장면 관련 이야기는 별로 등장하지 않고 말이죠. 정확하게 제목과 주제에 맞는 본격적인 짜장면 이야기는 달랑 "2부. 짜장면과 그의 시대" 에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 "짜장면과 그의 시대" 부분은 그야말로 굉장히 풍성하고 재미있어서 기대에 값하긴 합니다. 정말로 짜장면의 원류가 무엇인지를 고찰하며 대한민국 짜장면의 원조로 알려진 이른바 "공화춘"과 그 외의 초창기 식당들에 대한 이야기, 초창기 화교들에 대한 이야기, 짜장면의 종류와 춘장에 대한 자세한 설명 등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하거든요. 또한 "경성탐정록" 에 등장했었던 중국집 이야기를 다시 손대고 싶을 만큼 당시 중국집에 대한 상세한 기록이 실려 있기에 자료적인 가치 역시 크고요. 이 책을 읽고 난 지금에야 "옛날 짜장"과 "쟁반 짜장"의 정확한 정의를 알게 됐습니다^^ (옛날 짜장의 경우 춘장이 다르다고 하네요)

결론적으로, 제목과 소갯글에서 느꼈던 짜장면에 대한 진지한 고찰은 2부에만 실려 있기 때문에 추천하기 좀 애매한 책입니다. 가격도 센 편이고요. 그래도 1부와 3부도 중국 요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 있어서 충분히 읽을만 하거니와, 자세하지는 않지만 중국 요리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유용하고 효과적인 지식이 많아서 꽤 괜찮은 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되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짜장면 관련 이야기가 더 심도깊게 들어갔더라면 좋았겠지만, 2부 정도로라도 저에겐 충분한 수준이었어요.

덧붙이자면, 출판사 측에서 저같은 "짜장면"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2부만 보다 압축된 형태의 얇은 소책자로 출간하는 것도 고려해 보는게 어떨까 싶네요. "살림지식총서" 같은 형식으로 말이죠.

2020/02/08

검은 유혹, 맛의 디아스포라 짜장면 -유중하 : 별점 2.5점

짜장면 - 6점
유중하 지음/섬앤섬

'디아스포라'는 익숙치 않은 단어네요. 인터넷을 찾아본 결과로는 '흩뿌리거나 퍼트리는 것' 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특정 민족이 자의적이든지 타의적이든지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뜻하지요. 즉 이 제목은 '이곳 저곳에 퍼진 짜장면' 이라는 의미입니다. 근사한 발음에 비하면 뜻은 별 거 없군요.

그래도 다른 유사 도서들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자적이면서도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책이기는 합니다. 저자가 연세대학교 중문과 교수인 덕분이라 생각되는데, 그만큼 중국산 자료의 질과 양이 엄청난 수준입니다. '짜장면이 라면일지도 모른다'라는 독특하면서도 흥미로운 화두에서 시작하고 있는 도입부에서부터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납니다. 중국의 라미엔 (납면)에 대해 파고들 때 중국의 미식 대가인 양실추의 글이라던가, 안도 모모후쿠가 감수한 "문화면류학" 등 다양한 자료로 상세하게 알려주거든요. 짜장면의 면이 노란 것은 라멘과 마찬가지로 칸스이, 즉 감수를 넣었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덕분에 처음 알게 되었고요.

그리고 중국의 복산, 지금의 옌타이가 신해혁명의 중심지였고, 상해로부터 인천을 거쳐 나가사키, 고베로 이어지는 국제 해운 항로의 중간 기착점이라서 화교 네트워크의 중심이었던 상황에 대해 상세하게 서술한 뒤, 옌타이가 포함된 산동 지방의 요리와 재료들, 그 중에서도 파에 대해 자세히 알려줍니다. 중국 대파의 대명사인 산동 땅 장구의 '장구대총'과 짜장면을 만드는 춘장이 원래 파를 찍어먹는 '총장'에서 비롯되었다는 등의 이야기지요. 

그리고 왜 북경식 짜장면의 건조한 장이 전분, 꺼우치엔을 섞은 한국식으로 변형된 것일까?라는 의문을 작가적 상상력을 동원해 풀어냅니다. 우선 1900년대 초반, 인천의 철로 부설 현장이 그려집니다. 산동에서 배를 타고 건너 온 쿨리들이 있는 공사 현장에서 그들의 주식인 만두, 대파, 춘장으로 식사를 때우던 중 특식으로 짜장면을 먹는 상황이지요. 국수는 랍면 비법으로 수타로 방금 뽑은 뒤 추운 날을 대비하여 짜장에 전분을 섞어 열기를 보존하여 만들어 먹었다는, 근거는 없지만 상황이 그럴듯해서 설득력이 넘칩니다.

내용 곳곳에 여러 문헌, 자료를 통해 이런저런 재료와 음식들에 대해 알려주는 부분이 많다는 것도 마음에 든 점입니다. 대표적인게 왜 중화면에 칸스이 (감수, 견수)를 넣었는지에 대한 설명이죠. 중국에 알칼리성이 강한 물이 있는 고장(서북부에서 동북부)이 있는 탓에 반죽에 알칼리성 물인 견수를 넣어 만들게 된 것이 유래입니다. 반죽이 발효되면서 산성이 강해진 상태를 중화할 뿐 아니라, 촉감이 매끄러워지고 탄력성이 좋아지기 때문이지요. 산성이 강하면 시큼해지니까요. 이렇게 만들어진 중화면이 짜장면, 일본 라멘으로 각각 발전하게 된 것이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장수의 대명사라는 총폭해삼, 북경에서 맛 볼 수 있는 특선 요리 오어단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칸스이, 견수의 "견梘"이라는 한자어에 대해 깊숙히 들어가보는 등, 중문학과 교수다운 접근법도 좋았습니다. 저도 이런저런 자료 조사를 좀 하는 편이지만 어원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반성하게 되네요.

그러나 중반 이후는 책이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혼란스럽습니다. 이유는 두가지인데, 첫 번째는 짜장면과는 별 상관없는 이야기가 대부분의 내용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정확하게 책 중간을 넘어가는 시점에서부터인데 서태후와 꿍빠오지딩, 노채와 폭 등으로 중국의 근대화를 설명하는 부분 모두가 그러합니다.
소개되는 내용도 공감하기 어려워요. 일부 문헌과 단어에서 '폭'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는 이유로 중국이 문약에서 무로 거듭나 혁명을 일으키게 되었다는건 지나친 비약이잖아요.

두 번째로는 작가 본인 스스로 '삼천포로 빠진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이야기가 두서없이 흘러가는 부분이 많은 탓입니다. 중국의 면문화와 짜장면이 옌타이를 중심으로 한 화교 네트워크에 의해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 분리, 발전한 이야기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서 알려주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온갖 잡다한 이야기가 흐름을 방해합니다. 저자의 군 생활 이야기, 중국 유학 시절 이야기, 한국의 지인 이야기 등 개인적인 에피소드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자료적인 측면에서는 분명 건질게 있는데 내용이 혼란스러워 아쉽네요. 그래도 중국 요리와 역사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쯤 읽어보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2009/08/10

김씨표류기 (2009) - 이해준 : 별점 2.5점


김씨는 한강 다리에서의 자살 시도 후, 자신이 한강의 밤섬에 표류한 것을 알게되었다. 이래저래 막장인 인생, 섬에게 살아보기로 결심한 그에게 어느날 익명의 쪽지가 담긴 와인병이 도착하는데...

주말에 감상한 영화입니다. 평이 워낙 좋아서 기대했는데 마침내 보게 되었습니다. 기대했던 이유는 한강에 표류한다는 아이디어도 마음에 들었고 "루저"들의 인생사를 유쾌하게 다룬 듯한 분위기도 땡겼을 뿐 아니라 이른바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제가 무척 좋아라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솔직히 영화가 흥행에 실패할만 하더군요. 정말 지루하고 재미 없었습니다. 재미있는 장면은 "출발 비디오 여행" 등에서 요약해서 보여준 장면이 거의 다일 정도였으니까요.
이유는 영화에 별다른 "드라마"가 없고 설득력도 떨어진다는 것에 기인합니다. 예를 들자면, 김씨가 한강 밤섬에 표류합니다. 그리고 몇개월 그곳에서 살게되죠. 하지만 "밤섬"이라는 이유로 인하여 별다른 위기나 생명을 건 모험이 없을 것이라는 것은 관객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김씨에게 닥쳐올 위험이라면 오염된 한강물로 인한 질병 문제 정도랄까요? 먹을 것 때문에 고생하기는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뿐, 곧바로 밤섬과 그 생태계에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으로 바로 등장해 버립니다.
그리고 정려원씨가 연기한 히키코모리 캐릭터는 밤섬 표류민 김씨보다도 비현실적이고 만화적이라서 설득력이 약합니다. 히키코모리로 외부와 소통하지 않고, 싸이에 빠져 산다는 설정은 뻔하기 그지 없고요. 방 구석에 처박힌 원인인 듯한 얼굴의 흉터도 거의 드러나지 않아서 더더욱 몰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젊고 예쁜 정려원씨에게는 영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였어요 아울러 정재영의 김씨는 이미지는 그럴듯했지만 불쌍하고 무능한 바보 식탐 캐릭터라는 설정이 왠지 자꾸 정준하씨가 연상되기에 역시나 최적의 캐스팅이라 보기는 힘듭니다.차라리 정말 나이가 많은 뚱뚱하거나 못생긴 노처녀로 캐스팅해서 (그리고 와우에 빠져 산다면^^) 두 캐릭터 모두 확고한 루저 및 사회부적응자의 비쥬얼로 묘사시키는 것이 둘 사이의 서로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싹트는 과정을 보다 설득력있게 보여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장면장면의 디테일과 구도, 재기발랄한 상상력은 초-중반까지는 빛나기는 합니다. 특히나 김씨가 "밤섬에서 농사를 짓는" 황당하지만 기발한 상황극으로 지루함을 헤쳐나가려고 하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그러나 농사를 짓는 가장 큰 이유인 "짜장면을 먹고싶다"는 이른바 김씨의 "희망"이 위기가 닥쳐오기도 전에 해결되어 버림으로서 영화의 맥이 탁 풀려버립니다. 사실 김씨가 짜장면을 먹는데 성공한 이후에는 영화가 왜 진행되는지 모를 정도로 사족에 가까운 내용이었습니다.
차라리 이후의 유치한, 그리고 너무 공식대로인 폭우 끝의 구조(?) 와 같은 상황보다는, 김씨가 짜장면을 먹은 뒤 "그릇 갖고가" 와 같은 문자를 쓰고 그릇을 회수하려고 여자가 찾아가는 결말 정도가 어땠을까 싶어요. 어차피 김씨는 희망을 이루고 "할 수 있다"라는 긍정적 힘을 가지게 되었으며 여자 역시 김씨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자기 자신을 외부와 소통하게끔 하는데 성공하고 있으니만큼 또다른 극적인 계기는 불필요할 것 같거든요. 앞서말한 뚱뚱한 여자라면 오리배를 타기 위해 살이 빠진다는 유머스러운 해피엔딩이 될 수도 있고요^^
 
어쨌건 결론적으로 평이한 작품으로 별점은 2.5점입니다. 실험정신과 연출은 분명 좋았지만 어느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영화가 된 것 같아 아쉽기만 합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면 더더욱 동화답게 ("아멜리에" 나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처럼) 갔어야죠. 제발 막판에 감동이나 극적인 효과를 전해주려는 강박관념 좀 버리고 수수하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 주기를 바랍니다. 

덧붙여, "짜파게티"는 정말 PPL의 궁극과 같은 형태로 등장하는데 영화가 흥행에 별로 성공하지 못해서 아쉽겠더군요. 영화야 어찌되었건간에 저도 "짜파게티"가 먹고 싶을 정도였어요. 왠지 거대한 CF로 영화를 만들었다가, CF가 끝난 이후 영화가 사족이 되어버린게 아닌가 싶은 의심마저 드는군요.

2018/10/14

중국집 - 조영권, 이윤희 : 별점 3점

중국집 - 6점
조영권 지음, 이윤희 그림/CABOOKS(CA북스)

경력 26년의 피아노 조율사인 저자가 조율 등 업무를 위해 전국 각지로 출장을 다니며 해당 지역 유명 중국집을 탐방한 글과 사진, 그리고 글을 바탕으로 한 만화와 함께 엮은 맛집 탐방기입니다.

전국 출장을 다니며, 업무가 끝난 후 극심한 허기를 느끼고 식사를 하는 한편 한편의 구성은 "고독한 미식가"와 비슷하지만 차이점도 큽니다. 저자 조영권씨의 피아노 조율 업무가 중국집 식사와 같은 비중으로 설명된다는 점, 아무 식당이나 찾아가는게 아니라 '중국집' 만 찾아간다는 점입니다. 특히 피아노 조율에 대한 디테일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워낙 전문가, 장인들의 세계를 다룬 작품을 좋아하기 때문인데 그런 류의 다른 작품들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심오하면서도 복잡하고, 저자만의 노하우가 드러나는 부분들이 많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간단한 선만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구도와 투시 모두가 꼼꼼한 만화도 아주 마음에 들었고요.

이야기의 핵심인 중국집 탐방도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전국을 망라하고 있는 덕분에 볼륨도 풍성하고, 밑반찬이 뭐가 깔리는지에서부터 시작해서 가게마다 조금씩 다른 재료와 레시피에 대한 상세한 소개에 더해진 저자 나름의 요리별 분석과 맛에 대한 묘사도 재미있어서 쉽게 읽힙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짜장면의 역사와 물짜장을 비롯한 다양한 짜장면들의 소개, 탕수육의 부먹과 찍먹의 유래는 중국집에서 배달이 시작되었던 70년대에 탕수육 배달할 때 시간이 지나면 바삭함이 사라지기 때문에 튀김과 소스를 별도로 배달하며 생겨난 것으로 원래는 소스와 함께 볶아나오는게 맞다, 충청도 물쫄면을 소개하며 인천에서 시작된 쫄면이 경부선을 타고 지방으로 전파되었을 것이다라는 추측 등 오랜 맛집 블로거다운 식견이 느껴지는 글들도 재미 요소고요.

하지만 '혼밥' 이기 때문에 특별한 요리없이 대부분 볶음밥, 짜장면, 짬뽕과 만두 정도만 먹는건 조금 아쉬웠어요. 많이 먹어도 면 요리에 만두 한 종류 곁들이는 정도거든요. 이왕 지방까지 내려가 먹는 거라면 좀 더 다양하게 이것저것 먹어 보아도 좋았을텐데 말이지요. 아무리 볶음밥만으로 그 중국집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래서야 정보가 너무 부족합니다.
또 책의 디자인, 만듦새는 나쁘지 않으나 저자의 글을 만화로 옮긴 내용은 사진이 전무한 편집은 영 별로였어요. 인천 신성루의 자춘결을 먹는 에피소드가 대표적으로 뭔가 맛있어 보이는 요리인데 그림만으로는 그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아 안타까왔습니다. 그 외에도 '인발루' 소개에서 첫 페이지 글이 두번째에도 다시 나오는 오류와 가로형 사진이 세로로 편집된 부분은 눈에 거슬렸던 부분입니다. 혹 재판을 찍는다면 수정되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단점은 사소합니다. 피아노 조율의 세계와 중국집의 식사 메뉴 탐방이라는 굉장히 독특한 두가지 세계를 하나로 엮어 재미나게 풀어내었다는 점에서는 확실히 독보적인 부분도 있고요. 별점은 3점입니다. 맛집 소개글이나 미식 블로그를 자주 찾으신다면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2019/11/03

종횡무진 밥상견문록 - 윤덕노 : 별점 2.5점

종횡무진 밥상견문록 - 6점
윤덕노 지음/깊은나무

음식 관련 저서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다작가인 윤덕노의 2017년 발표작입니다. 전작들은 특정 요리, 음식에 대해 탐구하는 내용이 많았었는데, 이 책은 부제인 "같은 재료 다른 요리 한중일 음식 문화사" 처럼 특정 재료나 요리가 '한중일' 3개국에서 어떻게 다르게 조리해서 먹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고찰하여 설명해준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모두 여섯 개의 파트, 28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이야기 몇 가지를 소개해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우선 전복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중일 3개국 모두에서 최고의 귀한 재료로 인정받은 거의 유일한 재료라고 하네요. 중국에서는 조조의 셋째 아들 조식이 아버지를 위해 전복 200개를 얻었다고 자랑하는 이야기가 대표적입니다. 가격이 어마어마하고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는 뜻이지요. 조선에서도 영조를 비롯하여 세종과 문종 등 왕들의 수라 단골 손님이었고요. 일본에서는 행운의 상징으로 쓰일 만큼 귀한 음식이었다는군요. 전쟁을 떠나는 무사들이 신에게 바치는 세 가지 음식 - 얇게 편 전복, 말린 밤, 다시마 - 일 정도로 말이지요. 

밥을 지을 때 생길 수 밖에 없는 누룽지 역시 한중일 3개국에서 흔히 먹은 식재료입니다. 이 중 한국의 숭늉은 소화제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과학적으로도 증명되었다고 하네요. 숭늉이라는 말이 한자어 숙냉 (熟冷)에서 비롯되었다는건 처음 알았고요. 이렇게 한국에서는 일종의 부산물로 생각하고 음식 재료로는 생각하지 않았던 반면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누룽지탕'이라는 요리로 발전하였습니다. 일본은 한국과 중국처럼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주로 과자 재료로 활용했습니다. 중국인들의 요리에 대한 집념이 새삼 느껴집니다.

조기는 한국과 중국에서는 자주 먹는 생선입니다. 중국에서는 '황어'라고 부르는데 황금이 들어온다는 의미가 되어서 맛 이외에도 행운을 바라는 전통적인 재료로 많이 쓰인다네요. 하지만 일본에서는 어묵 재료로나 쓰는 잡어라니 좀 신기합니다. 온갖 해산물에 대해 최고의 맛을 끌어내도록 처리하여 만든다는 '에도마에' 전통이 왜 조기에는 해당되지 않았을지 의문이에요.

그 외에 가지는 중국과 일본에서는 귀한 채소로 취급받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았는데, 이유는 중국과 일본과는 다르게 신라시대부터 재배해서 풍부했던 탓이라는 설도 기억에 남습니다. 보통 외래종 산물은 중국을 통해 전해지는게 일반적인데 인도에서 신라로 바로 전해진 뒤, 다시 중국으로 이동했을 거라는 설을 다양한 사료로 증명하고 있거든요.

재료들 관련 이야기말고 조리된 음식을 가지고 풀어내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점심과 딤섬과 같은 식문화 자체를 다룬 이야기도 있고요. 이 중 송편과 월병, 츠키미당고의 관계가 재미있었습니다. 추석, 즉 보름을 기념하는 음식답게 월병과 츠키미당고는 모두 동그랗고 이름에도 달이 들어가는데 송편만 이질적이지요. 둥그렇지도 않고 이름도 소나무를 의미하니까요. 이건 송편은 추석 고유의 명절 음식이 아니었다는걸 의미한답니다. 또 솔잎으로 찌는 이유는 향 때문이 아니라 보관성을 높이기 때문이라네요.

합격을 기원하며 선물하는 엿, 찹쌀떡 이야기에서 이런 습관의 유래는 당나라부터였다는 설도 인상적입니다. 과거 제도는 수나라 때 부터 있었으니 그 이후부터 이런 전통이 생겼을 것이며 당나라 때로 확인된다는 거지요. 당시 합격 기원 음식은 돼지족발이었다고 하고요. 이유는 장원급제한 사람을 알리는 대자보는 붉은 글씨로 제목을 써서 주제 (朱題)라고 했는데 중국어 발음으로는 '쭈티'입니다. 그런데 이게 돼지족발 발음과 같다는군요. 재미있죠? 그러나 중국에서도 지금은 찹쌀떡의 일종인 장원떡을 먹는다는군요. 합격죽도 먹는다고 하는데 이는 "맛의 달인"에도 소개된 적이 있었지요.

그러나 약간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습니다. 우선, 다른 글에서 많이 본 이야기가 더러 있다는 점입니다. 저자 스스로도 이런 류의 책을 열 권이 넘게 썼으니 오죽하겠습니까... 짜장면이나 다꾸앙, 스키야키와 승기악탕 등의 이야기는 그만큼 많이 보아왔던 내용들이에요.
3개국은 무리였는지 한일, 한중과의 관계만 쓰여있는 소재들도 더러 있습니다. 신선로와 스키야키, 어묵과 오뎅, 한국식 짜장면과 중국의 짜장면이 그러합니다. 어쩔 수는 없겠지만 약간은 반칙같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드네요. 이럴 바에야 주제를 줄여서 더 깊게 접근하는게 좋았을 겁니다. '누룽지'는 자포니카 종으로 밥을 하는 나라에서만 생기는 부산물이니 만큼, 그런 쌀로 밥을 만들게 된 이유라던가 전파 경로 등을 함께 알려주는 식으로 말이죠. 그게 더 깊이있는 이야기였을 겁니다.

또 무리수를 둔 이야기도 제법 됩니다. 대표적인건 아귀가 우리나라, 중국과 다르게 일본에서는 나름 고급 음식 재료로 꼽힌 이유입니다. 적당히, 많이 잡혔기 때문이라는 이론인데, 이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잖아요? 차라리 많이 잡히지 않아서 귀하게 대접받았다면 모를까, 저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윤덕노의 다른 저작들처럼 부족한 도판, 그리고 왠지 모르게 조금 읽기 힘들었다는 것도 감점 요소이고요.

그래도 이 정도면 재미와 함께 나름 현학적인 욕심도 만족시키는 괜찮은 독서였다 생각됩니다. 한중일 요리 문화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겠네요.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2018/06/15

한국에만 있는 정통 중화요리에 대한 수사보고서 - 최준식 : 별점 2점

한국 문화 전문가인 저자가 한국에만 있는 "중화 요리"가 중국의 어느 지역에서 비롯되었으며, 어느 시대의 음식인가를 밝히고 중요 요리와 그 역사, 의미에 대해 설명해 주는 책입니다. 왜 "중국 요리"가 아니라 "중화 요리" 였는지 여태까지 별 생각이 없었는데, "중화" 라는 단어가 쓰인 이유와 "화교" 라는 말의 유래, 한국의 화교는 어떤 사람들인지 설명하는 등 내용은 아주 본격적입니다.

저자의 질문은 몇 페이지 되지 않아 답이 나옵니다. 화교가 본격적으로 우리나라 역사에 등장한 건 1882년 임오군란 발발 시 중국에서 동원된 청나라 군대를 따라온 40여 명의 청나라 상인들이며, 당시 한국에 온 중국 군대는 산동의 연태에 주둔하고 있던 부대라 이들은 산동에서 온 사람들이었다고 설명됩니다. 그 이후 산동 반도와 인천항 사이 정기선이 오가게 되고, 의화단 사건으로 산동 주민들이 대거 이주했고요. 때문에 우리나라의 중국 음식은 산동 음식이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본토와 고립되어 100여년이 지났기에 우리나라의 중화요리는 본토와 달라지게 되었다고 설명되죠. 즉, 우리나라의 중국 음식은 20세기 초의 산동 요리이며, 해삼과 죽순 등 청나라 말기의 식재료를 고집 - 당시 산동 요리가 궁중요리였기에 - 하는 것입니다!

이 다음은 유명한 음식들의 한국화 과정을 소개합니다. 짜장면짬뽕이 대표적인데 이 두 음식의 역사, 유래는 이미 다른 많은 컨텐츠에서 접했던 것이라 별로 새롭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짜장면의 원조인 중국 산동 "작장면"의 특징을 상세히 설명해 주는 부분은 나름 독특했고, 짬뽕이 아니라 "짬뽕밥"에 대한 소개와 볶음밥에 짜장 소스를 곁들이는 이유는 우리나라 볶음밥이 맛이 없기 때문이라는 주장은 인상적입니다. 볶음밥 쌀이 인디카 종이어야 잘 볶아지고 맛이 있다는 이유에서인데 굉장히 그럴듯 했어요. "맛의 달인" 의 한 에피소드에 충분히 쓰임직 할 정도로요. 최소한 이 내용을 먼저 알았더라면 "경성탐정록""소나기" 에피소드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습니다. 

다른 유명 음식들의 이름에 대한 설명도 재미있었습니다. 난자완스, 유린기 등 몇몇 음식들은 그 설명 자체가 충분히 새로왔을 뿐더러 한국의 중화요리는 그게 무엇이든 굴소스를 잔뜩 넣고 이런저런 부재료가 많이 들어가며 전분이 많고 오래 찌는 등으로 결국 맛이 비슷비슷하다는 설명도 와 닿습니다. 저도 한국식 "중화 요리"를 좋아해서 자주 먹긴 하지만, 그게 그거라고 생각될 때가 많거든요. 물론 오리지널 중국 요리도 향신료나 향초의 쓰임새가 제 입맛에 맞는다고 하기는 어렵긴 하지만요.

이렇게 요리에 관심이 있다면 재미있을 내용이 많지만 아쉬운 점도 없지 않습니다. 저자 스스로 가장 큰 참고가 된 건 산동 출신 제자 마 씨아오루의 도움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을 정도로 내용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입니다. 인용되는 사료의 깊이와 넓이 모두가 부족하여 충분한 고증, 연구를 거친 결과물로 보이지는 않았어요. 150여 페이지가 안되는 짤막한 분량도 읽는 데에는 좋지만 깊이를 느끼게 하기는 역부족이고요. 여기에 12,000원이라는 가격은 많이 과합니다. 거의 한 페이지에 100원 꼴인데, 그 정도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은 되지 않으니까요. 왜 "중국 요리" 가 아니라 "중화 요리" 인지도 결국은 설명이 없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재미도 있고 여러모로 참고할 점은 많지만 여러모로 기대에 미치는 결과물은 아닙니다. 가격을 내려 "살림 지식 총서" 의 한 권으로 내 놓았더라면 모를까, 이대로라면 딱히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2015/02/16

처음 만나는 우리 문화 - 이이화 : 별점 2.5점

처음 만나는 우리 문화 - 6점
이이화 지음/김영사

백과사전처럼, 여러 문화사적 주제를 다루며 그 역사와 유래를 설명해주는 책입니다. 특정한 주제나 엄선된 항목보다는 저자가 생각나는 대로,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내용을 소개한 느낌이었어요. 이런 류의 만물박사형, '읽을 수 있는 사전' 스타일의 책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얼마 전 읽었던 "사전, 시대를 엮다"에 나오는 메이지 시대 일본 백과사전(화한삼재도회)도 이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처음 알게 된 내용이나 생각지도 못한 주제들도 꽤 있어서 기억에 남는 항목들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동학: 평등을 중요시. 양반·상놈, 적자·서자 구분을 없애고 모두를 "접장"이라 부름. 1914년 러시아 혁명 이후 "동무"라는 표현이 평등 호칭의 예로 알려졌지만, 동학은 그보다 20년 앞섰음.

사대부집 여인의 태교: 일곱 가지. 음식을 고르게 썰어 먹고, 자리는 가운데에 앉고, 무거운 짐을 들지 않으며, 험한 길을 피하고, 위태로운 냇물을 건너지 않으며, 높은 마루에 오르지 않고, 부정한 말을 하지 않음. 아이가 태어나면 금줄을 걸고, 사내아이는 붉은 고추, 계집아이는 푸른 솔잎을 함께 꿰어 구분. 부정한 기운을 막기 위해 상중이거나 생리 중인 여성은 출입을 삼감.

소주의 유래: 고려 중기 원나라 군이 장기 주둔하면서 가져온 증류 기술이 안동에 전해져 전통 소주가 만들어졌다고 함.

북촌: 안동 김씨, 풍양 조씨, 여흥 민씨 등 명문가들이 북촌에 거주. 몰락한 양반들은 남산 밑에 모여 살았음. 북촌 골목은 대문 앞 말 탄 벼슬아치들이 지나기 위해 일부러 꼬불꼬불하게 만들었으며, 말이 지나갈 땐 하인이 "물럿거라" 외쳐야 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피맛골이 생김.

신라의 종이: 중국에서도 명품으로 인정받음. 하얗고 반질반질해 "백추기"라 불렸고, 주로 절에서 제작. 이 전통은 조선까지 이어져, 종이와 관련 기술은 거의 절에서 전수됨. 한지로 여성 생리대도 만들었음.

다만 하나의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기보다는 개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고, 짜장면이나 고무신, 전차 도입 등은 다른 사료에서 더 자세히 다뤄졌던 내용이라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주제를 소개하는 방식이 매력이라지만, 너무 산만하다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또한 이 책에 나온 정보들이 확정된 사실인지, 하나의 설에 불과한 것인지 애매한 것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윷놀이의 유래"입니다. 이 책에서는 부여의 행정구역인 "사출도"에서 비롯됐다고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 상징사전에 따르면 확정된 사실은 아니라고 하니까요.

그래도 읽는 재미는 있고, 도판도 충실한 편이어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깊이 있는 정보는 다른 책에서 보충하면 되고, 이 책은 우리 문화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역할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학생이나 청소년들에게 특히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2015/05/18

어이없게도 국수 - 강종희 : 별점 2점

어이없게도 국수 - 4점
강종희 지음/비아북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며 임원까지 될 정도로 잘나가는 워킹맘이었다가 집에 눌러 앉은 저자가 한가한 틈을 이용하여 자신이 좋아하는 국수들에 대해 한토막씩 써 내려간 음식 관련 수필집.

요리사도 아니고 음식 전문가도 아닌 만큼,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그다지 특별한 내용은 없습니다. 국수별로 짤막하게 자기가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 먹었는지라던가 관련된 자신만의 일화를 써 내려간 글들이에요. "오무라이스 잼잼"에서 음식 관련 내용 대신에 조경규 일화가 중심인 만화다! 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책의 국수 삽화도 조경규씨가 그렸네요. 인연이라면 인연이랄까. 몇몇 글들은 - 대표적으로는 짜장면, 구포 국수, 니신 소바 등을 들 수 있습니다 - 관련된 시까지 인용하는 등 관련된 설명도 충실한데, 비중으로 따지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생과 국수를 엮은 구성이나 저자의 글솜씨가 나쁘지는 않아 재미있게 읽히며, 무엇보다도 누구나 떠올릴법한 평범한 국수들이기에 해당 국수에 대해 저만의 경험과 추억 등을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이 아주 좋았어요. 마침 생각나는대로 저만의 국수 일대기를 몇개 적어본다면,

  1. 시원한 국물하면 - 안양 관양동 바지락 칼국수.
  2. 더운 여름은 냉면이 최고지. 딸아이가 좋아하는 - 산본 투데이몰 지하 "후원" 물냉면과 육수.
  3. 아버지 학생 시절부터도 유명했다는, 하지만 별 맛은 없더라 - 부산 보수동 완탕.
  4. 밤에 아내와 야식으로 먹는 시원한 국물에 계란 하나 깨넣은 라면.
  5. 아내가 딸아이를 위해 만드는 -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
  6. 돈내고 먹는거보다 뛰어난, 회사 식당 진리 메뉴 - 해장에는 얼큰 백짬뽕.
  7. 예전 회사 앞 중국집에서 점심마다 먹었더랬지 - 사천탕면.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꽤 재미난 주제이니 생각날 때마다 추가해 봐야겠군요.

그런데 그냥 바쁜 직장 생활 관련 이야기라면 모를까, 어린 시절이나 특정 지역에 한정된 이야기같이 작가의 개인적인 일화들에 대해서는 공감하기 어렵다는 문제는 있습니다. 워킹맘의 비애가 저한테 와 닿을리 없는건 당연하지요. 직장 생활 이야기도 잡지사 기자나 마케터라는 전문성이 필요한 특이한 업종에서 근무했던 탓에 많은 부분을 공감할 수 없었고요.

또 국수들에 대해 설명들도 거의 대부분이 유명 서적에 의존하고 있어서 새롭거나 인상적이었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진주냉면 이야기처럼 직접 발로 뛰어 알아낸 정보나, 접해보지 못한 서적을 바탕으로 한 글들도 몇편 있기는 하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무엇보다도 본인 경험 위주의 일기, 신변잡기류의 글들이라서 저자의 명성이나 경력에 많이 기대야 할 것 같은데 그런 면에서 성공적이라고 불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무라카미 하루키와 제가 굴짬뽕을 먹은 경험에 대한 수필을 각각 썼을 때 일반 대중 독자들이 어떤 글을 선택할지도 자명하잖아요? 글의 수준이나 완성도가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면 모르겠지만 그렇게까지 빼어난 글로 보이지도 않네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가벼운 읽을거리, 소일거리로 본다면 괜찮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수 관련, 아니 요네하라 마리의 "미식 견문록" 같은 다른 음식 관련 수필과 비교해 볼 때 국수 관련 컨텐츠면 무엇이든 찾아보는 매니아가 아니라면 구태여 선택할만한 가치나 재미는 없습니다.

덧 : "구포 국수"가 정말 맛있다고 소개되고 있더군요! 아버님 고향이자 현재 부모님이 거주하고 계신 곳인데 전혀 몰랐네요. 다음에 부모님 댁에 방문하면 꼭 먹어봐야 겠습니다.

2007/08/17

히어로즈. 일상 생활에서의 초능력자

제 주위에는 초능력을 소유한 인물들이 참 많습니다.

가장 독특한 능력의 소유자는 같이 근무하는 디자인 팀의 김과장.

그의 초능력은 "어디서 뭘 주문해도 항상 가장 늦게 음식이 나온다!"는 것이죠. 능력이 점차 진화하여, 급기야는 오늘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켰는데도 가장 늦게 나오는 궁극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일상 생활에는 아무 보탬도 되지 않지만, 아니 외려 불편하지만 가끔 이 능력을 보고 있자면 신기하기만 하더군요.

저도 간단한 능력이라도 하나쯤 가지면 참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일단 제일 원하는 능력은 "지하철에서 내 앞에 앉은 사람이 바로 일어나는 능력" 입니다. 이 정도면 소박하면서도 CIA 등에 쫓기지 않고 일생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적절한 수준이 아닐지...

2026/01/24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 2 (2025~2026) : 별점 3점

"흑백요리사 시즌 2"는 지금은 흔해빠진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다른 요리 서바이벌과 가장 큰 차이점이었던, 이미 성공한 셰프들과 신인들을 대결시킨다는 대결 구도를 잘 살려 재미를 선사해 줍니다. 워낙 쟁쟁한 셰프들이 백수저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 중 가장 인상적인 참가자는 단연 후덕죽 셰프입니다. 50년이 넘는 요리 경력을 지닌 요리계의 거물이 자신의 긴 이력에 기대지 않고, 거의 자식뻘에 가까운 후배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연에 나선다는 사실 자체가 큰 감동이었습니다. 결승 직전까지 가는 엄청난 실력이 함께 한 덕분이지요. 특히 당근 요리 지옥에서 요리괴물과 맞붙은 대결은 무협지의 비무대회에서 원로 고수와 신예 후기지수가 맞붙는 장면을 떠올리게 할 만큼 긴장감과 재미가 넘쳤습니다. 그날의 당근 짜장면은 단연 최고의 한 수였고요. 만약 그게 결승 요리였다면, 요리괴물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애청하는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친숙해진 셰프들의 출장도 반가왔습니다. 손정원 셰프야 백수저로 등장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는 이력의 소유자이지만, 정호영 셰프와 샘 킴 셰프는 솔직히 초반에는 애매하거나 웃음 후보가 아닐까 싶었는데 실제 경연에서 예상과 달리 끝까지 잘 버텨주어서 좋았어요. 특히 정호영 셰프는 탑 4에 오르는 성적으로 실력을 분명히 입증했지요. 대진운이 따른 측면도 있겠지만, 이런 경연에서 운 역시 실력의 일부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인정할 만한 결과라 생각됩니다.

또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지나치게 캐릭터를 과시하거나 센 척에 집중하는 흑수저 요리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자신감으로 가득찬 요리괴물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서로를 존중하며 매너 있게 경연에 임하고 있어, 시청자로서 불편함 없이 대결에 집중할 수 있었거든요. 시즌 1에서 중간에 하차했던게 이상한 캐릭터 만들기에 의한 불편함 때문이었는데, 그런걸 별로 느끼지 못했어요.

대결도 꽤 잘 짜여 있습니다. 개인전과 팀전의 배치, 그리고 후반부에 등장하는 요리 천국과 요리 지옥이라는 대비되는 무대는 흐름을 단조롭지 않게 만듭니다. 특히 요리 지옥에서 진행된 당근을 활용한 30분 요리 대결은 이번 시즌을 대표하는 명장면이라 할 만합니다. 제한된 재료인 당근 하나로 이렇게 다양한 발상과 요리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고, 결과물의 완성도 역시 납득이 갔습니다.

결승으로 이어지는 서사도 인상 깊었습니다. ‘나를 위한 요리’라는 결승전 주제는 경쟁의 끝에서 요리사의 본질을 다시 묻게 만들었고, 최강록 셰프의 우승은 단순한 실력 경쟁을 넘어 감정적으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결말이었습니다. 감동과 재미를 모두 잡은, 시즌 전체를 관통하는 좋은 이야기였다고 생각됩니다.

반면 아쉬운 점도 분명합니다. 시즌 1에서도 느꼈던 부분이지만, 백수저 참가자들 사이의 급 차이는 여전히 큽니다. 각종 대회 우승자, 미슐렝 스타 셰프와 단순히 방송 출연 경험이 많은 스타 셰프를 같은 선상에서 경쟁시키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참가자 선별도 아쉬움이 있습니다. 선재 스님은 사찰 요리의 대가이지만 육류나 오신채를 사용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제약을 안고 있고, 고기굽기 연구소장의 경우는 BBQ에 특화된 영역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전문 셰프라고 보기 애매한 참가자, 혹은 특정 장르에만 지나치게 특화된 참가자들은 애초에 어느 정도 걸러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리괴물의 캐릭터 만들기도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굳이 그렇게까지 센 척하는 연출이 필요했는지 의문입니다.

대결도 문제가 없지 않습니다. 흑백 팀전이 가장 큰 문제에요. 여기서 패한 팀은 전원이 탈락한다는 규칙인데, 흑수저들에게 치명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했으니까요. 패자 부활전으로 두 명을 살려주기는 했지만, 그 중 한 명이 누가 봐도 결승까지 올라갈 요리괴물이라서 긴장감도 떨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정도는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팀을 섞거나, 최소한 두 팀 씩 나눠 경쟁하게 했다면 긴장감과 공정성을 모두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요?

심사위원 평가 역시 쉽게 공감되지는 않았습니다. 백종원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게 느껴진 탓이 가장 크지만, 안성재 셰프의 심사 또한 일관되게 공정하다는 인상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특정 분야에 대해 가혹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심사위원 수를 늘려 다양한 관점이 반영되었더라면 더 좋았을거에요.

그래도 잘 짜인 미션과 인상적인 참가자, 그리고 감정적으로 설득력 있는 결말을 보여준 재미있는 시리즈였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요리 서바이벌 예능을 좋아하는 시청자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겁니다.

2012/03/08

한국음식, 그 맛있는 탄생 - 김찬별 : 별점 3.5점

한국음식, 그 맛있는 탄생 - 8점
김찬별 지음/로크미디어

이글루스의 유명 블로거 김찬별 님이 쓴, 여러 가지 우리 음식의 유래를 설명해주는 일종의 미시사 서적입니다.

요리나 역사 전공자가 아니어서 더 과감하게 쓸 수 있었다고 저자가 후기에서 밝히고 있는데, 충분히 그럴듯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가끔 식당 벽에 붙어 있는 "기원전", 혹은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음식"이라는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죠. 물론 이 책에서처럼 대부분의 음식이 정말 일제강점기 이후 자리 잡은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최소한 식당 벽의 설명문보다는 설득력이 높다고 생각되네요.

특히 일제강점기 시절부터의 역사는 비교적 디테일하고 치밀해서 자료적 가치도 높은 편입니다. 당시의 요리를 다룬 자료가 풍부해서,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콘텐츠를 기획한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로그에서처럼 화려한 전개는 아니지만, 저자 특유의 시니컬하면서도 유쾌한 문체도 마음에 들었고요.

무엇보다도 실려 있는 음식 대부분이 지금 우리 식생활에서 중요한, 매우 평범한 음식들이기에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붕어빵에도 족보가 있다"가 예상과 달리 생소한 음식 위주로 다뤄져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과 달리, 이 책은 우리에게 친숙한 반찬과 분식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어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류의 책에서 빠지지 않는 짜장면, 김치, 불고기, 커피 같은 주제뿐만 아니라, 한 발짝 더 나아가 제육볶음, 감자탕, 호떡, 삼겹살, 떡볶이, 냉면, 된장찌개까지 다루고 있어 정말 생활 밀착형 요리 미시사 서적이라 할 수 있겠죠. 개인적으로는 후라이팬의 역사와 동일할 것이라 추정한 튀김의 역사, 일제강점기 대유행했다는 호떡 이야기, 지금의 삼겹살구이는 1980년대 이후 정착했다는 견해, 조선시대부터 존재했지만 재료와 조리법이 크게 변한 생선회 이야기 등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신문 연재물이었던 "주영하의 음식 100년"과 유사한 부분이 많고, "돈가스의 탄생", "모던의 유혹",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 등 익숙한 도서의 인용이 많다는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하지만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저자만의 견해를 덧붙여 새롭게 구성한 창작 요리 같은 책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정식과 대중음식의 기원과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룬다는 특수성도 돋보이고요. 별점은 3.5점입니다.

2020/09/30

중화미각 - 김민호, 이미숙, 송진영 외 : 별점 3점

중화미각 - 6점
김민호.이민숙.송진영 외 지음/문학동네

다양한 중국 음식에 대해 써 내려간 음식사, 문화사 서적이자 넓게 보자면 일종의 에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책입니다. 바로 얼마 전 읽었던 "카스테라와 카스텔라 사이"와 비슷해요. 전문 연구자들이 각종 음식에 대해 사료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개인의 느낌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요. 이 책이 훨씬 가볍고 쉽게 쓰여졌다는 차이점은 있지만요.

목차는 크게 전채, 주요리, 식사류, 탕, 후식, 음료, 간식으로 구분되며 각 항목별로 많게는 5종, 적게는 1종의 요리와 음료가 소개되면서 마지막 '연회 차림표'까지 모두 열 아홉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해당 음식에 대한 전문적인 글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오향장육"을 소개하는 첫 번째 글에서 잘 알 수 있어요. 오향장육의 현재 생김새와 구성, 주요 재료 소개, 오향장육 본고장인 산동 소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기서 오향장육에 대한 깊이있는 이야기는 주요 재료 소개에 그치는 탓입니다. 산동성 소개도 재미는 있었지만, 무송이 호랑이 때려잡는 이야기 비중이 높아서 이게 오향장육과 무슨 관계가 있나 싶고요.

그래도 건질게 없는건 아닙니다. "량반황과"에서 식초에 대한 깊이있는 고찰은 좋았습니다. 음식 재료로서의 식초보다는 '초'라는 한자어는 깨끗하고 가난한 선비를 가리킨다던가, 동양화 소재로 자주 쓰이는 "삼산도"에 대한 이야기가 좋았습니다. 유가 소동파, 도가 황정견, 불가 스님 불인이 각각 식초를 맛보고 짓는 표정이 다르다는 고사를 통해 유가, 도가, 불가의 인생관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솔직히 와 닿지는 않았지만, 이런 생각도 있었구나 싶었거든요.
"농어회"에서는 중국 회의 역사와 회의 조리에 대한 여러가지 고사, 시를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진나라 관리 장한이 초가을 농어회와 순채탕이 그리워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향한 뒤, 그가 모시던 왕과 측근이 모두 반란군에 의해 죽었다는 고사를 통해 '순갱노회 (순로지사)'라는 4자성어가 남아 있을 정도라는데, 중국에서도 진나라 때 부터 회를 먹었다니 놀랍네요. "쑹수구이위"를 통해 소개해주는 중국 물고기 요리, 그 중에서도 잉어 요리에 대한 정보도 좋습니다.

특히 마음에 든 건 "호떡"입니다. 당나라 백거이가 쓴 호떡이 등장하는 시에서 시작하여, 곡물가루로 반죽해 발효시키지 않고 화덕에 구운 '병'의 역사와 그 발전 과정, 발전 과정에서 생겨난 다양한 분류 - 기름에 지진 젠병, 쪄는 증병, 튀겨낸 유병, 화덕에 구워낸 소병, 뜨거운 국물과 같이 끓여 낸 탕병 등 -, 당 이후 송, 청의 사료를 통한 '병'의 여러가지 조리법들, 마지막으로 어떻게 우리나라와 일본에 전래었는지까지, 그야말로 '호떡' 이라는 길거리 음식에 대한 한 편의 깊이있는 미시사로 손색없는 글인 덕분입니다. '병'이 어떻게 발효를 거쳐 푹신하고 달콤하며 기름진 한국식 호떡으로 변했는지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가 없는건 조금 아쉬웠지만 "중화미각" 이라는 책에서 한국식 호떡 이야기를 깊이있게 다루기는 어려웠겠지요. 이 부분만 보강된다면, "호떡의 역사"라는 별도의 책으로 팔아도 충분할, 좋은 글이었습니다. 

호떡과 비슷한, 과자 이야기들도 괜찮은게 많습니다. 후식에서 소개되는 "장원병" 이야기도 역사와 깊이가 장난이 아니거든요. 장원병의 시초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데 그 중 하나가 '과거 시험을 준비하던 소년이 무려 49일이나 표류하게 되었는데, 어느 요리사가 준 과자만 전혀 상하지 않아서 그걸 먹고 목숨을 부지한 뒤 장원급제를 하였던 일화'에서 시작되었다는 겁니다. 바삭한 껍질에 마른 견과류와 달콤한 소가 필수인 장원병이 오랜 기간 상하지 않는건 이해가 됩니다만, 정말로 상온에서 49일을 버틸지는 잘 모르겠네요. 여튼 이 후 장원병은 널리 퍼져서, 지금은 행운과 부귀영화를 상징하게 되었다니 중국에 가면 한 번 맛 보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맛보다는 의미와 상징적인 측면에서 말이지요.

"반도 복숭아"에서 중국에서의 복숭아의 의미와 우리나라에서 그 의미가 달라진 것에 대한 고찰은 개인적으로 아주 관심있게 읽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복숭아가 에로틱한 느낌을 줄까? 에 대해 개인적으로 조사했던 적이 있는데, 이 글에서 '보수적인 유교적 가치관' 때문일 거라고 알려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왜 조선 시대에서 복숭아가 여성의 욕망과 에너지를 상징했는지를 알려주지 않는건 조금 아쉽더군요. 중국에서 복숭아가 여신 서왕모의 이미지이기 때문일까요? 그런 설명을 조금 더 보강해주었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말이지요.
"산양뤄우"와 "훠궈"라는 탕 요리 소개도 다른 곳에서 흔하게 보았던건 아니라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익히 알고 있었던 요리들이 많이 등장하는건 단점이기는 합니다. "북경오리구이", "동파육" 이 대표적입니다. 요리법과 역사가 상세하게 소개되는 편이지만, 거의 모든 중국 요리 소개서 (이런거) 에서 소개될 정도로 다른 곳에서 이미 많이 접했던 이야기라 신선함이 떨어집니다. 물론 "동파육"에서 실제 해당 요리와 상관없는 동파 소식의 인생과 그의 시를 소개하는 식으로 차별화 요소를 가져가고 있기는 한데, 나쁘지는 않았지만 책 취지에는 많이 어긋난 내용이었다 생각되네요.
"만두"에서의 만두의 여러가지 종류에 대한 소개도 단순한 형태와 만두소에 따른 분류가 전부라 깊이가 부족했고요. "짜장면"도 차별화된 컨텐츠로 보기에는 어려웠습니다. "백주와 약주", "용정차" 역시 중국술과 차에 대한 방대한 책들에 비하면 딱히 내세울 내용은 없어요. "용정차"에서 "삼국지" 속 유비가 구하려고 했던 차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찰 정도만이 기억에 남을 뿐입니다.
"훠궈"도 앞서 좋다고 설명드리기는 했지만 말미에 중국에서 훠궈 먹는 방법을 소개한건 어색했어요. 솔직히 필요없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나마 "마파두부"는 굉장히 널리 소개된 소재임에도 다행히 '두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두부의 역사에서부터 시작되거든요. 마파 두부도 흔한 진 마파의 조리법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사천 요리의 핵심인 '두반장' 소개로 다른 마파두부 컨텐츠들과는 조금은 다른 내용을 선보이고 있어서 괜찮았습니다. 다른 유명 요리들도 이렇게 다른 디테일을 파고 들었다면 더 나았을 겁니다.

그래도 재미와 자료적 가치도 적당하며, 책의 빼어난 만듦새도 좋습니다. 제 별점은 3점입니다. 중국 요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시라면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