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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5

짜장면뎐 - 양세욱 : 별점 3점

 

짜장면뎐 - 6점
양세욱 지음/프로네시스(웅진)

아버님이 추천해주셔서 읽게 된 책입니다. 쟝르는 일종의 역사서랄까요? 짜장면의 문화사를 다룬 책이니 미시사 -굉장히 주제를 좁게 본- 학적인 역사서라 할 수 있겠죠. 책 소갯글로는 짜장면 문화사 관련한 최초의 저서라고도 하네요.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책 소갯글만 보더라도 굉장히 흥미진진할 것 같아 부담없이 읽기 시작한 책인데, 책 내용은 제 기대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짜장면의 문화사라고는 하지만 "1부. 중국, 땅과 사람 그리고 음식" 은 저자의 중국 기행문에 가까운 내용으로 사실 대한민국의 짜장면과는 별 상관 없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제목, 주제에 걸맞지 않더군요. "3부. 짜장면, 근현대 한중교류의 초상" 역시 짜장면 관련 이야기는 별로 등장하지 않고 말이죠. 정확하게 제목과 주제에 맞는 본격적인 짜장면 이야기는 달랑 "2부. 짜장면과 그의 시대" 에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 "짜장면과 그의 시대" 부분은 그야말로 굉장히 풍성하고 재미있어서 기대에 값하긴 합니다. 정말로 짜장면의 원류가 무엇인지를 고찰하며 대한민국 짜장면의 원조로 알려진 이른바 "공화춘"과 그 외의 초창기 식당들에 대한 이야기, 초창기 화교들에 대한 이야기, 짜장면의 종류와 춘장에 대한 자세한 설명 등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하거든요. 또한 "경성탐정록" 에 등장했었던 중국집 이야기를 다시 손대고 싶을 만큼 당시 중국집에 대한 상세한 기록이 실려 있기에 자료적인 가치 역시 크고요. 이 책을 읽고 난 지금에야 "옛날 짜장"과 "쟁반 짜장"의 정확한 정의를 알게 됐습니다^^ (옛날 짜장의 경우 춘장이 다르다고 하네요)

결론적으로, 제목과 소갯글에서 느꼈던 짜장면에 대한 진지한 고찰은 2부에만 실려 있기 때문에 추천하기 좀 애매한 책입니다. 가격도 센 편이고요. 그래도 1부와 3부도 중국 요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 있어서 충분히 읽을만 하거니와, 자세하지는 않지만 중국 요리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유용하고 효과적인 지식이 많아서 꽤 괜찮은 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되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짜장면 관련 이야기가 더 심도깊게 들어갔더라면 좋았겠지만, 2부 정도로라도 저에겐 충분한 수준이었어요.

덧붙이자면, 출판사 측에서 저같은 "짜장면"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2부만 보다 압축된 형태의 얇은 소책자로 출간하는 것도 고려해 보는게 어떨까 싶네요. "살림지식총서" 같은 형식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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