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 와이프와 뭘 볼까 고민하다 선택한 영화입니다. 포스터와 대략적인 줄거리만 대충 보고 멜로물이겠지.. 싶어서 보게 된 영화죠.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니 너무 생각했던 것과 달라 당황스러웠습니다. 첫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한 것은 좋았지만 유대인학살을 정면으로 짚고 넘어가는 영화인줄은 몰랐거든요.
어쨌건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저는 이 영화에 공감하기 힘들었습니다.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찬사가 쏟아지는 작품이라 이렇게 이야기하면 막장같지만 어쩌겠습니까. 저에겐 정말 안 맞는 영화였는걸요. 첫사랑이라는 것이 사람의 일생에 이렇게까지 큰 영향력을 발휘하냐는 것에 대해서는 사람에 따라 다른 법이니 그렇다쳐도, 영화 자체가 정말로 지루하기도 했고요.
일단 나이많은 여인과 첫사랑에 빠지는 소년이라는 설정 (또는 그 반대 설정)은 엔간한 3류 에로 영화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설정이죠. 이 영화처럼 여자가 소년을 잡아먹는(?) 전개는 정말로 3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해 왔고요. 더군다나
1. 쿨하게 여자가 성인이 되어가는 남자를 보내준다. 그리고 훗날 재회한다...
2. 여자의 남편을 소년이 살해한다.
3. 소년이 여자친구가 생겨서 또다른 갈등이 생긴다. 여기서 1의 전개로 나아가거나 여자친구와 소년이 같이 잔다... 뭐 그런 전개로 발전한다.
정도의 예상되는 뻔한 스토리라인 중 1과 유사하게 진행됩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쿨하게 보내주는 것이 아니라 "문맹"이라는 이유가 크게 걸린다는 것, 그리고 1 이후 다시 두사람이 재회한 장소가 나찌 전범 SS 들을 재판하는 법정과 이후 감옥이라는 점이 다르긴 합니다만, 유태인 학살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흔하고 오래된 이야기일 뿐 아니라 이 영화에서 접근하는 방식도 다른 영화들이나 컨텐츠들과 별로 다르지 않아 지루함을 가중시킬 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유태인 학살 이야기는 아카데미를 노리고 만든 티가 물씬 나서 더 마음에 들지 않았고요. 더군다나 마지막의 후회와 용서가 복합적으로 펼쳐지는 부분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중간 법정 장면부터 진지하게 등장하는 "문맹"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흥미롭게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은 들지만 너무나 제 취향이 아니라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독일이 무대라고 주장하는데 영국식 발음을 구사하는 배우들에다가 주인공 이름이 "마이클" 이라는 것도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 요소였고요. 결정적으로 와이프도 지루해했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요새 몸과 마음이 힘든일이 많아서 진지한 영화는 정말이지 안 맞는 듯 싶어요. 다음에는 좀 즐거운 영화나 봐야겠습니다.
덧붙이자면, 케이트 윈슬렛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탔다고 해서 화제인 모양인데, 뭐 적역이긴 하더군요. 몸매 좋은 배우가 했다면 너무나 안 어울렸을 것 같긴 합니다. 정말 아줌마 몸매 그 자체였습니다...;; 덕분에 올누드 베드씬의 몰입도 역시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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