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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6

처음 만나는 우리 문화 - 이이화 : 별점 2.5점

처음 만나는 우리 문화 - 6점
이이화 지음/김영사


여러가지 문화사적 의미가 있는 주제들을 가지고 역사와 유래에 대해 설명해주는 책. 일종의 우리 문화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정한 주제가 있다거나 중요하고 의미있는 항목들이 선정되었다기 보다는 저자가 생각나는데로,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주제를 선정한 느낌이에요. 이런 류의 만물박사를 위한, "읽을 수 있는 사전" 이라는 책은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책으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얼마전 읽었던 <사전, 시대를 엮다> 에 나오는 메이지 시대 일본 백과사전(화한삼재도회)이 이렇지 않았을까 생각되기도 하네요.

처음 알게된 것들, 생각지 못한 주제들이 툭툭 튀어나오는데 기억에 남는 것들 몇가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동학 : 평등이 중요. 양반과 상놈, 적자와 서자의 구별 없앰. 신분계층을 가리지 않고 서로의 호칭을 "접장"으로 통일. 일반적으로 1914년 러시아 붉은 혁명 후 서로 "동무"라고 부른 것이 평등을 표방하는 호칭의 첫 사례로 꼽히나 동학은 그보다 20년 앞섬.

사대부집 여인의 태교 : 일곱가지. 음식은 고르게 썰어 먹고 자리를 반듯하게 깔아 가운데에 앉으며 무거운 짐을 들지 않고 험한 길을 걷지 않으며 위태로운 냇물을 건너지 않고 높은 마루에 올라가지 않으며 질투,음탕,부정한 말을 하지 않는다.
아이가 태어나면 집 앞에 금줄. 숫덩이를 꽂아 내거는데 사내아이의 경우는 붉은 통고추, 계집아이는 푸른 솔잎을 금줄에 더 끼워 구분. 금줄이 걸리면 사람들은 그 집에 드나들지 않았으며 특히나 부정타는 것을 막기 위해 부모의 죽음을 맞이한 상주나 월경 중 여성의 출입은 엄금.

소주의 유래 : 고려 중기 원나라 군사들이 침입하여 장기주둔했을 때 유래. 원나라 군사들이 먹던 독한 소주의 제조법을 경상도 안동의 주민들이 알아내서 소주를 빚은 것.

북촌 : 문벌세도가인 안동 김씨, 풍양 조씨, 여흥 민씨 등은 서욱 북촌지역에 주로 살았으며 몰락했거나 가난한 양반들은 서울 남산 밑에 집단으로 살았음. 향촌에 근거를 둔 양반들은 일정한 고장에 일가붙이 집성촌을 이루고 삼. 
북촌에 집을 지은 고관들은 다른 집은 염두에 두지 않고 골목길을 만들어서 지금도 이곳의 길은 꼬불꼬불.
또한 벼슬아치와 양반들은 곧잘 말을 타고 다녀서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말잡이 하인이 "물럿거라"라고 외치면 말이 지나갈 때까지 길을 피하거나 고개를 숙여야 했음. 이에 말을 피하는 뒷골목, 즉 피맛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음.

신라의 종이 :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명품. 하얗고 반질반질해 "백추기"라고 불렸음. 신라의 종이는 주로 절에서 만듬. 이 전통은 조선 시대까지 이어져 종이 제작과 기술 전수는 거의 절에서 이루어짐. 한지로 여성들 생리대도 만듬!


그러나 하나의 주제를 깊이있게 파고들지는 못하고 간략하게 개요만 소개해주는 수준에 그치는 주제들이 많다는 것과 짜장면의 유래라던가 고무신, 전차의 도입 등 다른 사료에서 더욱 자세하게 설명했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은 좀 아쉬웠습니다. 이 책 자체가 이런저런 주제를 두서없이 소개하는 것이 매력이기는 한데 정도가 좀 지나쳤달까요.
아울러 이 책에 나온 것이 정말로 증명된 "사실"인지, 아니면 하나의 설에 불과한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것이 많아 아쉬웠어요. 대표적인게 "윷놀이의 유래" 같은 것이겠죠. 이 책에서는 부여에서 유래된 것 - 네 지역 구분이 부여의 행정구역 "사출도"에서 유래했다고 함 - 으로 나오지만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증명된 사실은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읽는 재미도 있고 도판도 충실한 편이라 마음에 든 책입니다. 깊이있는 내용이야 다른 충실한 사서에서 얻으면 되는 것이고, 이 책은 우리 문화사, 우리 역사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만 불러 일으키면 충분히 그 역할을 다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이러한 책의 속성 상 학생, 청소년 분들에게 추천하는 바입니다.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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