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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4

중국집 - 조영권, 이윤희 : 별점 3점

중국집 - 6점
조영권 지음, 이윤희 그림/CABOOKS(CA북스)

경력 26년의 피아노 조율사인 저자가 조율 등 업무를 위해 전국 각지로 출장을 다니며 해당 지역 유명 중국집을 탐방한 글과 사진, 그리고 글을 바탕으로 한 만화와 함께 엮은 맛집 탐방기.

전국 출장을 다니며, 업무가 끝난 후 극심한 허기를 느끼고 식사를 하는 한편 한편의 구성은 "고독한 미식가"와 약간 비슷하지만, 저자 조영권씨의 피아노 조율 업무가 중국집 식사와 같은 비중으로 설명된다는 점과 아무 식당이나 찾아가는게 아니라 '중국집' 만 찾아간다는 식으로 분명히 차별화됩니다.
특히 피아노 조율에 대한 디테일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워낙 전문가, 장인들의 세계를 다룬 작품을 좋아하기 때문인데 그런 류의 다른 작품들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심오하면서도 복잡하고, 저자만의 노하우가 드러나는 부분들도 많아서 만족스러웠어요. 간단한 선만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구도와 투시 모두가 꼼꼼한 만화도 아주 마음에 들었고요.

이야기의 핵심인 중국집 탐방도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정말 전국을 망라하고 있는 볼륨도 풍성하고, 밑반찬이 뭐가 깔리는지에서부터 시작해서 가게마다 조금씩 다른 재료와 레시피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하는 디테일과 저자 나름의 요리별 분석과 맛에 대한 묘사도 재미있어서 쉽게 읽힙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짜장면의 역사라던가 물짜장을 비롯한 다양한 짜장면들의 소개, 탕수육의 부먹과 찍먹의 유래는 중국집에서 배달이 시작되었던 70년대에 탕수육 배달할 때 시간이 지나면 바삭함이 사라지기 때문에 튀김과 소스를 별도로 배달하며 생겨난 것으로 원래는 소스와 함께 볶아나오는게 맞다던가 충청도에서 물쫄면을 소개하며 인천에서 시작된 쫄면이 경부선을 타고 지방으로 전파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등 오랜 맛집 블로거다운 식견이 느껴지는 글들도 재미 요소고요.

하지만 '혼밥' 이기 때문에 특별한 요리없이 대부분 볶음밥, 짜장면, 짬뽕과 만두 정도만 먹는건 조금 아쉬웠습니다. 많이 먹어도 면 요리에 만두 한 종류 곁들이는 정도거든요. 이왕 지방까지 내려가 먹는 거라면 좀 더 다양하게 이것저것 먹어 보아도 좋았을텐데 말이죠. 아무리 볶음밥만으로 그 중국집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래서야 정보가 너무 부족하죠.
또 책의 디자인, 만듦새는 나쁘지 않으나 저자의 글을 만화로 옮긴 내용은 사진이 전무하다는 편집은 영 별로였어요. 인천 신성루의 자춘결을 먹는 에피소드가 대표적으로 뭔가 맛있어 보이는 요리인데 그림만으로는 그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아 안타까왔거든요. 그 외에도 '인발루' 소개에서 첫 페이지 글이 두번째에도 다시 나오는 오류와 가로형 사진이 세로로 편집된 부분은 눈에 거슬렸던 부분입니다. 혹 재판을 찍는다면 수정되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단점은 사소합니다. 피아노 조율의 세계와 중국집의 식사 메뉴 탐방이라는 굉장히 독특한 두가지 세계를 하나로 엮어 재미나게 풀어내었다는 점에서는 확실히 독보적인 책이기도 하고요. 제 별점은 3점입니다. 맛집 소개글이나 미식 블로그를 자주 찾으신다면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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