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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01

아 아이이치로의 도망 - 아와사카 쓰마오 / 권영주 : 별점 1.5점

아 아이이치로의 도망 - 4점
아와사카 쓰마오 지음, 권영주 옮김/시공사

아 아이이치로의 사고 - 아와사카 쓰마오 / 권영주 : 별점 2점

아 아이이치로 시리즈의 3작째이자 완결편. 이전 시리즈와 동일한 단편 옴니버스 연작 단편집으로 총 8편의 단편이 실려있습니다.

흔히들 "전편만한 속편은 없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러나 최소한 전편만한 속편의 예는 몇가지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영화 <터미네이터>를 들 수 있겠죠. 그러나 분명한 것은 3편이 전편보다 나았던 경우는 없었습니다. <터미네이터>, <에일리언>, <다이하드>, <대부>, <영웅본색>... 그 어떤 작품이라도 마찬가지였어요.
이 작품은 위의 명제를 아주 충실히 따릅니다. 즉, 2편이 1편보다 못했고 3편은 그보다도 형편없다는 뜻이죠.

기상천외한 사건들과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는 듯한 전개, 얼굴이 세모꼴이고 양장을 한 노부인이 매 단편마다 계속 등장하여 연작이나 시리즈같은 느낌을 전해주는 설정은 전편과 판박이로 시리즈임을 분명히 하고 있으나 전편의 문제점으로 지적했었던 작위적이고 형편없는 트릭과 과장된 전개는 여전히 실망스러웠습니다. 상황만 기발할 뿐 트릭의 현실성도 없고 동기도 억지스러운 이야기 뿐이에요. 슬랩스틱 코미디도 지금 읽기에는 너무 낡고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묘사라 재미를 가져다 주기는 역부족이었고요.
무엇보다도 마지막 결말에서 아 아이이치로가 "후쓰 국"이라는 나라의 왕자였다는 정체가 밝혀지는 장면은 어이가 없더군요. 게다가 국왕인 아의 아버지 톨레미 대박사가 초천재로 그의 특허와 발명에서 거둔 수익만으로 국가 운영이 가능해 국민들은 세금도 전혀 내지 않는다는 부분에서는 의식을 잃을 뻔 했습니다. 차라리 외계에서 왔다고 하던가...
왜 이런 비현실적이고 만화적인 설정이 들어가야 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재미도 없고, 그렇다고 굉장히 대단한 비밀로 보이지도 않고 말이죠.

2편 리뷰에서 다음 단편집은 기대가 전혀 안된다고 썼었는데 역시나 예상을 벗어나지 않네요. 별점은 종합 평균 1.5점. 1점 줄까도 했는데 그나마 완결되어 이제 더 이상 이 시리즈를 읽을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약간 점수를 더합니다.


<아카시마 섬 모래톱>
나체주의자 클럽의 집회가 있는 아카시마 섬에 괴한이 여자를 납치하러 찾아온 사건의 진상은 무엇인지?
"나무를 숨기려면 숲에 숨겨라" 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등에 문신이 있는 현상수배자가 나체주의자 클럽에 숨는다는건 경우가 다르죠. 아무리 화장술이 뛰어나도 들통나기 십상이잖아요? 차라리 어디 지방 여관에 숨어 지낸다는게 더 현실적일텐데 왜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인 "상황만 기발하나 트릭도 비현실적이고 동기도 억지스러운" 이야기의 전형이라 할 수 있겠네요. 별점은 1점입니다.

<구형의 낙원>
전쟁과 지진에도 버틸 수 있는 캡슐 안에서 시체로 발견된 괴짜 부자 사건에 대한 진상.
말이 안되는건 아닌데 경찰 수사로 알아낼 수 있는 사건이라 생각됩니다. 캡슐에 흔적이 남아있지 않다고 보기도 어렵고 말이죠. 차라리 전갈의 춤이라는 스트립댄스와 관련된 왁자지껄한 소동이 차라리 더 인상적이었던 작품입니다. 별점은 2점.

<치통의 추억>
아, 이이, 우에오카... (아이우에오 카키....) 로 이어지는 말장난 이름부터 불길했는데 내용도 역시나, 병원에서 대기하던 환자의 이상한 몸동작을 통해 살인사건의 범인임을 알아낸다는 말도 안되는 추리가 등장하더군요. 방식은 <9마일은 너무 멀다>와 유사하기는 합니다만 논리의 비약이 너무 심해서 도저히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쌍두의 문어>
호수안의 보트에서 총격으로 살해된 것으로 보이던 피해자가 사실은 보트안에 같이 있던 동승자에 의해 날카로운 흉기로 찔려 죽은 것이고 총알은 이후에 쑤셔넣었다.. 는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법의학, 검시를 너무 물로본 내용이 아닌가 싶네요. 이건 사건 자체가 미궁에 빠질 이유가 없잖아요? 차라리 괴물전문 기사를 쓰는 사기꾼 기자 가메자와의 기사가 본 사건과 내용보다 더 재미있었어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이바치 산 중턱>
자동차 좌-우에 보행자가 읽기 쉽도록 글자를 정상 방향과 역방향으로 쓰는 것을 이용한 트릭을 다룬 작품.
그런데 자동차의 앞 뒤를 착각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빨리 달려도 그렇지... 디자인 자체가 전혀 다를 뿐 아니라 사람들이 자동차의 앞 - 뒤를 판단하는 것이 운전자의 유무라고 보기도 어렵잖아요. 그야말로 트릭을 위한 트릭으로 무리수로 밖에는 보이지 않네요. 별점은 1점입니다.

<적색 찬가>
작품생활 초기에는 절규하는 듯한 적색 그림을 그렸지만 이후 달달한 적색을 다룬 작품으로 화풍이 바뀐 화가 가부라키 쇼이치로에 대해 다룬 작품.
절규하는 듯한 적색 화풍의 이유가 명쾌하고 공정하게 설명되고 있으며 화풍이 바뀐 이유 역시 합리적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딱히 강력사건이라고 보기 힘든 일상계스러운 전개도 좋았고요. 결말까지 깔끔하기에 이 단편집에서 베스트로 꼽을 만 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화재 주류점>
마을에서 벌어진 방화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아의 활약을 다룬 작품.
"소방관은 키가 커야 한다"라는 단순한 상황이 핵심 증거가 되는 발상은 괜찮았어요. 범행도 나름 합리적으로 벌어지고요.
그런데 트릭은 바로 직전에 읽었던 <반전>의 한 단편과 굉장히 유사한 트릭인데 과연 동네 소방대원들이 아무리 방화복을 입고 있더라도 낯선 이를 몰라보았을까요? 최소한 한명의 낯선 소방대원이 있었다는 건 밝혀졌을 것 같은데요.
내용은 아주 잘 짜여져 있고 결말까지 유쾌하지만 핵심 트릭의 설득력이 조금 약해 아쉽네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아 아이이치로의 도망>
한적한 온천마을 호텔에 투숙한 아가 자신을 찾아온 얼굴이 세모꼴인 양장의 노부인에게서 도망친다는 내용을 다룬 소품.
그다지 대단한 트릭도 아닐 뿐더러 순전히 운 (자연재해)에 의지한 상황이라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아가 왕위 계승자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에필로그에 불과한 작품이기도 하고요. 별점은 1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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