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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4

기생수 1~8 (애장판) - 이와아키 히토시 : 별점 4점

기생수 애장판 1~8 박스 세트 (완결, 묶음) - 8점
이와아키 히토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발표된 지 30년을 향해 달려가는 고전 명작. 지금 읽고 감상을 남기기에는 너무 늦었지만, 긴 숙제를 끝낸 기분으로 리뷰를 남깁니다."

"칠석의 나라"와 "히스토리에" 모두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이 작품은 이상하게 손이 잘 가지 않더라고요. 취향이 아닌 작화 탓도 있지만, 저의 청개구리 마인드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남이 걸작이라 칭송하면 왠지 모르게 거부감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읽고 나니 역시나 명불허전. 왜 이제서야 읽었는지 반성하게 되네요. 만화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특히 재미와 함께 인간, 그리고 인간성이란 무엇인지를 묻는 묵직한 주제를 결합하여 전달하는 솜씨가 아주 인상적입니다. 이런 주제의 작품이 이만큼이나 재미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랄 뿐입니다. 특히나 타미야 료코를 통해 인간성이 사랑과 희생에 기반하고 있다는걸 알려주는 장면은 만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 중 하나라 생각됩니다. 우라카미를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지 한 번 더 묻고, 사토미를 통해 답을 알려주는 마무리도 깔끔하고 적당했습니다.

작품의 또 다른 핵심 중 하나인 기생수끼리의 사투 역시 잘 표현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도 여러 가지 설정이 조합된 두뇌 배틀 형식이 많아 단순 배틀물 이상의 재미를 선사해 주는게 좋았습니다. 예를 들자면, 신이치가 자신의 몸으로 오른쪽이와 연계 공격(제트스트림 어택?)을 하는 장면처럼요. 기생수 + 강화 인간의 조합이라서, 고토와 같은 특별한 적이 아니라면 웬만한 기생수는 혼자서 때려잡는 게 가능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시청에서 기생수를 제압하는 자위대, 그리고 그들을 도륙하는 고토의 전투도 굉장히 임팩트 있었어요. 카나가 기생수들과 신이치를 과연 구별할 수 있었을지(신이치는 그래도 기생수와는 다른 존재일지)같은 세세한 디테일들도 볼거리였고요.

허나 몇몇 부자연스럽거나 아쉬운 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이지만 기생수에 협력하여 쓸데없는 인간을 정리하려는 히로카와 캐릭터는 훨씬 중요하게 사용될 수 있었는데 낭비된 듯한 느낌이고, 카나도 비중에 비하면 그다지 효과적으로 소비된 것 같지 않네요. 또 최종보스라 할 수 있는 기생수 고토와의 마지막 결전이 "운"에 의해 끝난다는건 좀 시시했어요.
그리고 단점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환경 보호에 대한 것과 "인간이 가장 나쁘다"라는 주제는 너무 많이 사용되고 언급된 것이라 지금 읽기에는 진부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결론은 추천작입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견신"이라든가 "타지카라오"와 같은 유사품과는 격을 달리하는,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이 바닥 고전 걸작으로서의 가치는 강산이 두어 번 바뀐 지금에도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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