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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2

고르고 13 1~30 - 사이토 타카오 : 별점 2.5점

고르고 13 - 30 - 6점
사이토 타카오 지음/아선미디어

고르고 13에 대해서

전설의 만화. 관련 글을 읽고 갑자기 생각나 포스팅합니다. 제가 읽은 버젼은 국내 출간된 것으로 전 30권입니다.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는 작품 내에서 선정한 베스트 에피소드 모음집이라네요.

그런데 정말 이렇게까지 냉정하고 나쁜 놈인지는 몰랐는데 대단하더군요. 아이건 여자건 노인이건 죽여야 한다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죽입니다. 피해자가 불쌍한 경우, 정말로 선한 사람이지만 악당에게 노려진 경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의뢰를 고르고 13이 수락하면 그냥 죽습니다. 암살자가 피해자에게 동조해서 악당들을 처단한다는 반전따위는 일어나지도 않아요. 심지어는 자기를 치료해준 의사의 아버지까지 죽여버리니 말 다했죠. 보통 이런 류의 컨텐츠에서 봤었던, 숙적이 친구가 된다던가 목숨을 노리던 여자가 사랑에 빠져 애인이 된다던가 하는 것 역시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비스무레했던게 스파르타커스라는 동종업계 경쟁자와 누가 최고인지 한판 승부를 겨루고 그 승부가 돈 많은 부자들의 유흥거리였다는 것을 알게 된 뒤 죽어가는 스파르타커스의 의뢰를 받아들여 부자들을 처치한다는 것 정도? 아주아주 약간 스파르타커스와의 유대감이 느껴지는, 그나마 인간적인 에피소드였습니다.
게다가 세계 최고의 저격수라는 것은 알았지만 먼치킨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의 인간 병기에다가 못하는게 없는 엘리트라는 것도 처음 알았네요. 군대를 상대해서도 이길 뿐 아니라 거의 웬만한 것 (예를 들자면 등산 등)은 해당 분야의 프로를 능가할 정도의 실력자로 묘사되거든요. 특정한 에피소드에서는 과장이 심해서 이게 개그만화가 아닌가 싶을 정도였어요. 실제로 개그적으로 패러디도 많이 되었죠. 이런 점에서는 <분노의 늑대> 오가미 잇토가 연상되기도 했습니다. 암살따위를 하지 않아도 먹고 살기는 전혀 어렵지 않을텐데 왜 위험한 삶을 살아가는지 살짝 궁금해집니다.

아울러 추리적인 요소가 가미된 에피소드도 인상적이었는데 고르고 13의 과거를 살짝 밝히며 일종의 순간이동트릭이 등장하는 <세리자와 일가 살인사건>가 좋은 예입니다. 루미놀 검사 등 기본적인 현장검증을 망각한 경찰의 실수가 눈에 거슬리지만 내용 자체는 실제로도 있었던 사례인 만큼, 제법 설득력 있었어요.
주인공 직업에 걸맞게 의뢰를 수행하기 위한 디테일이 잘 드러나는 에피소드들도 <자칼의 날>같은 이 바닥 고전같은 재미를 전해줍니다. 철통같은 보안으로 이동중인 중국인 망명자를 암살하는 에피소드가 대표적이죠. 고르고 13이 레즈비언 킬러의 정체를 알아내고 레즈비언이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남성에 대한 두려움을 이용하여 제압하는 에피소드도 괜찮았고요.
그 외에도 널리 알려진 여러가지 사실들 - 절대로 악수를 하지 않음, 누군가 자신의 뒤에 서면 응징함, 의뢰를 위한 방법 등... - 도 실제로 보니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이렇게까지 장기 연재가 될만한 작품이냐하면 그건 잘 모르겠고 소문만큼이나 국제 정세를 잘 다루었냐 하면 딱히 그런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킬링타임용으로는 적절한 작품이라 생각되네요. 전설의 작품을 실제로 접한 기쁨도 크고요. 별점은 2.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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