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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9

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 1편 (2021) - 무라세 슈코 : 별점 2점

이동 중 하이재킹을 시도했던 테러 집단을 자력으로 소탕한 하사웨이 노아는, 다바오에 잠시 머무르게 되었다. 하이재킹 시 알게 된 수수께끼의 소녀 기기 안달루시아와 다바오 연방군 사령관 케네스 대령과 친해졌지만, 사실 하사웨이는 정부 고관을 해치려는 테러조직 마프티의 수장 마프티 나비유 에린이었다. 다바오에서 마프티가 정부 고관을 공격하는 테러가 일어나고, 테러범 가우만이 체포된 뒤, 하사웨이는 신형 기체 크시 건담을 수령하여 케네스 대령의 부대를 격퇴하는데...

화제의 작품. 넷플릭스로 봤습니다. 완성도 자체는 나쁘지 않더군요. 전체적인 연출과 작화 모두 평균 이상입니다. 모빌슈츠 전투씬, 그 중에서도 다바오 테러 공격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인간 시점에서 바라본 모빌 슈츠간 전투를 그리고 있는데, 박진감과 함께 압도적인 공포를 잘 느낄 수 있게끔 연출되어 있는 덕분이지요.

하지만 한계는 분명했습니다. 건담 팬들만을 위한 작품이거든요. 건담 시리즈에 대해 모르고 이 한 편 만으로 내용을 이해하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건담 팬들에게도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건 마찬가지입니다. 하사웨이 노아가 왜 마프티의 리더로 테러를 일삼게 되었는지, 테러의 목적은 무엇인지, 기기 안달루시아가 하사웨이 노아의 정체를 알아낸 기묘한 능력은 무엇인지 등 주요 설정에 대한 설명이 없는 탓입니다.

또 테러에 대한 미화(?)가 지나치더군요. 마프티의 행동은 그냥 보면 IS와 다를게 없어요. 자기 멋대로 해석한 정의와 이상을 강제하기 위해 테러를 벌인다는 점에서 말이죠. 또 다바오에서 정부 고관을 공격한 뒤, 케네스 대령 부대가 반격할 때 민간인 피해를 의식하지 않는 것에 놀라는 모습은 가증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민간인을 방패로 삼으려고 한 행동부터가 잘못이잖아요?

그나마 테러에 대한 설득력을 보이려면, 하사웨이 노아라도 행동 당위성을 부여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주었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점도 감점 요소에요. 이상을 위해서 수족 정도는 헌신짝처럼 버리는 모습은 보여주었어야 하는데, 실상 만난지 하루밖에 안되는 여자 아이 때문에 조직과 작전을 위기에 빠트리게 만드는, 여자에게 따뜻한 도시 남자 (?)로 그려지니까요. 이런 놈이 벌이는 테러가 잘 될 리가 없겠지요. 쿠에스를 이용했던 샤아와 차이를 두기 위해서였던 듯 한데, 조직의 리더로서는 샤아가 훨씬 나았습니다.

또 앞서 작화는 평균 이상이라고 했지만, 컴퓨터로 그려낸 메카닉들과 인물들이 한 화면에 잡힐 때는 어색함이 느껴집니다. 20여년 전의 "원더풀 데이즈" 와도 별 차이가 없는데, 이 부분의 자연스러운 합성은 여전한 숙제로 남아있는 듯 하네요. 전투씬도 크시 건담과 페넬로페의 일기토는 기대 이하였어요. 어둡고, 비슷한 크기와 디자인으로 두 기체 식별이 어려웠던 탓입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입니다. 우주세기 건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찾아보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무리가 많은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2005/11/05

기동전사 Z 건담 Movie Part 1 - 별을 잇는 자

화제작이었던 Z의 극장판을 이제서야 보게 되었습니다. 요사이 여러 문제때문에 머리를 비우려고 이거저거 보고 있거든요. (만화책을 이틀사이에 백권은 읽은 것 같습니다...^^)

먼저 이야기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건담 세계를 잇는 3개의 TV용 건담 시리즈 중에서는 Z를 제일 좋아합니다. 구 건담은 제가 즐기면서 보기에는 작화나 스타일이 구식이었고 ZZ는 너무 아동 취향으로 흐른 감이 크기 때문이죠. 하지만 Z의 TV 시리즈는 결국 다 구하지 못해 완결을 보지 못했었기 때문에 이 영화 소식을 접하고 큰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본 감상만으로 따진다면 전체적으로 내용은 만족스럽습니다. 일단 자브로 강하 작전까지를 다루고 있는데 구 시리즈의 내용을 적절하게 요약하고 있는 점도 좋지만 전투씬의 효과적인 안배로 보는 재미도 빠지지 않는 편입니다. 무엇보다도 소문이 무성했던 신작화는 사실 구 시리즈의 작화와 어울리지는 않지만 충분히 인상적으로 쓰였다 생각됩니다. 몇몇 전투 장면은 확실히 극장 스크린에서 보면 굉장할 것 같아 보이거든요.

하지만 확실히 압축을 하긴 했기 때문인지 카미유의 성격이 좀 유순해 진 점은 조금 불만스럽기도 합니다. 초반의 폭주 이후에는 너무 착해(?) 져서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는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이 작아졌다고 생각되거든요. 그리고 신작화 쪽에서는 인물들은 위화감을 가져다 주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특히 카미유 같은 경우에는 전혀 다른 인물로 보이기까지 하더군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샤아와 아므로가 재회하는 장면만은 오히려 신작화로 포장했음에도 저에게는 구 시리즈의 연출이 더 좋았습니다! 신작화로 포장해서 더 빠르고 경쾌하게 묘사한 것은 좋지만 과거의 두 영웅이 교차하며 서로의 포스(?)를 느끼는 맛이 너무 아니다 싶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 이었는데....쩝

그래도 기대 만큼의 재미와 흥분을 가져다 주는 작품임에는 분명한 것 같네요. 물론 저같이 어느정도 추억이 있어야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는 있겠지만.... 때늦긴 했지만 이렇게나마 다시 보니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2편도 기대되네요.

2021/12/12

기동전사 건담 일년전쟁사 -상 : 별점 2.5점

기동전사 건담 일년전쟁사 -상 - 6점
이미지프레임 편집부 엮음/길찾기

기동전사 건담의 시작을 알린 1년 전쟁을 실재 있었다고 가정하고 진지하게 접근한 책입니다. 전사라면 전사겠지만, 기본적으로는 2차 창작물인 셈입니다. 예전에도 살짝 관심은 있었는데, "섬광의 하사웨이"를 보고 내친김에 찾아서 읽어보게 되었네요. 이미 절판 상태라 상, 하권 중 상권만 구할 수 있었기에, 상권만 읽어보고 리뷰를 남깁니다.

특징이라면 1년 전쟁에 관련된 설정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전쟁사'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상세한 전투 관련 분석이 돋보입니다. 전쟁 발발 정의 지구권과 콜로니 배치에서 시작되어, 전투의 추이라는 제목으로 일주일 전쟁, 루움 전투, 공국군 지구 침공 작전, 오데사 작전 설명으로 이어지는 첫 챕터부터가 대표적입니다. 당시 연방군과 지온군 함대 구성 및 이동 방향, 전투의 향방 등을 여러 전쟁사 책들과 비슷한 도판들을 이용하여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 전투에 대한 해석 뿐 아니라 콜로니와 미노프스키 물리학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같은 기본 설정에 대한 상세 설명은 물론 지온 공국 성립의 역사, 전쟁 시작 후 오데사 작전 까지의 이야기 및 모빌 슈츠와 각종 병기들, 지구 연방군에 대한 설명도 상세합니다. MS는 물론이고 전함과 육전용 장비들, 항공기 소개도 충실하고요. 이 중에서는 아울러 스페이스노이드의 주장, 지온 공국이 전쟁에 돌입하기까지의 공국과 연방군 정세 등 1년 전쟁 당시의 사회 환경과 이데올로기, 정세에 대한 분석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예컨데 2차 대전을 다룬 책이라고 친다면, 독일이 히틀러 집권 후 재무장을 하여 폴란드를 침공하고, 결국 프랑스까지 점령하는 과정을 지휘관들과 주요 전선에서 펼쳐진 작전들, 그리고 주요 전술과 주력 병기와 함께 소개하는 것은 물론 나치즘과 히틀러의 집권 과정, 영국과 프랑스 등 주변 주요 강대국의 정세를 이벤트별로 원인과 결과를 잘 알 수 있게 설명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잘 알려진 설정이 대부분이라 새로운건 별로 없습니다. 이 책 출간 이후, 1년 전쟁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했던 "디 오리진"이 출간된 탓도 컸고요. 그래도 진지한 역사서처럼 쓰여진 결과물을 보니 색다른 느낌도 들고, 꽤 그럴듯하다고 생각되어 나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래 전 발표되었던 기획임을 짐작케하는, 시대착오적인 부분은 눈에 거슬렸습니다. 대표적인게 디오라마로 이루어진 화보였습니다. 디오라마 자체가 나쁜건 아니지만 촬영과 편집 모두 책의 컨셉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되었거든요. 밀리터리 풍의 화보도 딱히 인상적이지 않았고요. 이왕 이렇게 책을 만들 거였다면, 장난감같은 프라모델 사진이 아니라 더 진짜같은 사진과 그림이 필요했습니다. 책의 내용도 오래전 발표된 책 답게 이른바 '정사'에 포함된 내용만 담겨 있어서 MS IGLOO라던가, The Origin같이 후대 추가된 설정과 이야기가 없다는 것도 불만스럽습니다. 그 탓에 볼륨도 가격에 비하면 영 시원치 않은 편이고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입니다. 내용은 그대로 두고 도판과 편집만 현대적으로 재구성하여 재간하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아틀라스 전차, 항공전사와 "2차대전 독일의 비밀무기"를 합치는 식으로요. 지금의 결과물은 재미는 있지만 딱히 하 권을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2016/10/22

소년 생활 대백과 - 현태준 : 별점 2점

소년 생활 대백과 - 4점
현태준 지음/휴머니스트

그간 격조했습니다. 올해 들어 가장 바쁜 요즈음이네요. 주말만 글을 올릴 수 있을 듯 합니다.

이번에 소개드릴 책은 "뽈랄라 대행진"으로 유명한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콜렉터인 현태준 씨가 쓴, 한국 프라모델과 완구를 시대별로 망라한 책입니다. 제품 명칭, 스케일, 가격, 출시년도, 주요 특징과 주로 어떤 제품을 베꼈는지가 중심인 간략한 제품 소개가 곁들여진 구성으로, 특히 한국 프라모델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집대성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화보집을 보는 듯한 재미가 큽니다. 시대를 연상케 하는 패키지와 광고 문구들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덕분입니다. 일본식 발음, 오타, 그리고 반공 분위기가 팽배하던 70년대에 소련기를 출시하면서 "적기를 식별하자"라는 슬로건으로 반공 분위기 속에서도 제품 출시에 문제가 없도록 했던 마케팅 정책 등이 그러합니다. 지금은 쓰이지 않는 '조립식'이라는 단어도 반가웠고요. 

70년대 생으로 80년대 모형 라이프를 보냈던 세대라서, 직접 만들어보았던 여러 제품들이 소개되는 것도 무척 반가웠던 점입니다. 몇몇 제품만 꼽아보자면, 우선 아카데미의 연발 루가총은 확실히 만든 기억이 납니다. 정교하고 재미있어서 두어 번 만들었던 것 같아요. "내 맘대로 인디언" 시리즈는 너무 좋아했던 시리즈입니다. 쉽게 만들 수 있고, 결과물도 예쁘고 완성도도 높아서 자주 만들었었습니다. 정말 추억 돋습니다. 건담 시리즈는 그냥 그랬지만, 중학생이 되었을 무렵 어딘가 샵에서 전시된 건담 마크 2 조립 완성품을 봤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손가락이 움직이다니! "변신 혹성 전자 로보트 (다이덴진)", "발디오스", 그리고 "가리안 시리즈" 모두 기억에 생생하고요. 보물섬 시리즈는 어린 마음에도 큰 녀석은 너무 비싸서 그림의 떡이었지만, "보물섬 3호 감시전망대"는 확실히 만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제품 소개 외에도 제일과학의 창시자 김병휘 사장 관련 기사처럼 흥미로운 토막 기사도 꽤 괜찮습니다. 중앙매스컴에 근무하던 평범한 광고인이 소년중앙에 실릴 아카데미 광고를 계기로 모형에 흥미를 느껴, 모형점 개업 → 모형 개발 및 판매 → 법적 고초(일본 모형 수입 문제) → 사업 철수에 이르는 파란만장한 일대기가 담겨 있습니다. 취미를 살려 일가를 이뤘다는 점은 부럽지만, 동시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차라리 "라면 요리왕"의 후지모토처럼 부업으로 계속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네요.

하지만 이런 추억을 되새기기 위한 용도 외의 무언가를 보여주기엔 좀 부족합니다. 모든 프라모델을 총망라하고 있지는 않으며, 당대 유행과 실제 역사와의 연결 같은 미시사적 시각도 많이 부족합니다.
소련기 출시 시기의 광고 카피, 인기 만화·영화와의 연계 흐름도 짤막하게 언급되긴 하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어요.

그나마 비중 있게 다루는 저작권 무시, 복제 행태는 이미 다른 컨텐츠를 통해 수없이 접해본 것들이라 신선하지 않았으며, 국내 프라모델 역사 측면에서도 제일과학 외에는 주요 메이커들에 대한 소개가 부족합니다. 아카데미, 아이디어 과학, 에이스 과학, 뽀빠이 과학 등 업체들의 흥망성쇠나 관계자 인터뷰가 있었더라면 훨씬 좋았을 겁니다. 특히 명가 아카데미 과학에 대한 소개가 단 한 페이지라는 건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국내 최초 모형 동호회였던 걸리버모형회, 애독했던 "취미가" 기사도 구색 맞추기 수준이어서 아쉬웠고요.

역사적 흐름에 집중하지 않았다면 "모델" 자체에 집중했어야 하는데, 그것조차도 부족했습니다. 대부분 패키지만 보여주고 러너나 실제 작례 소개는 드문 탓입니다.

한마디로 국산 프라모델 카탈로그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물론 그 자체로 나쁘진 않고 저 역시 충분히 즐겼지만, 미시사적 시각이나 모델 중심 구성 모두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35,000원이라는 가격도 부담스럽고요. 오래전 읽었던 "클로버 문고의 향수"처럼 오래된 컨텐츠를 시대순으로 조망하려는 의도는 비슷하지만, 깊이와 디테일 측면에서는 많이 부족합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2010/09/14

프라모코시로 (プラモ狂四郎) 1~11 : 별점 1.5점

초등학생 시절 다이나믹 코믹스를 통해 접했던 작품을 이제야 완독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자신이 만든 프라모델의 데이터가 시뮬레이션 게임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설정으로 유명합니다. 덕분에 프라모델 개조와 디테일 업 방법이 작례처럼 소개되어 있어 아동 모델러들에게 큰 매력을 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옹그에 돔의 다리를 달아 '퍼펙트 지옹그'를 만든다든가, 무장의 일부를 금속이나 다른 소재로 교체하는 방식 등이 등장합니다. 또한, 유명 프로모델러였던 오다(스트림베이스) 등이 직접 실명으로 등장하거나, 이후 실제로 프라모델화된 '퍼펙트 건담'이 처음 공개되는 등의 장치도 있어 당시 아동 모델러들에게 인기를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더불어 ‘마개조’라는 단어도 이 작품에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예상 외로 건담 이외의 다양한 프라모델이 등장한다는 것도 흥미로왔습니다. 초반에는 『자붕글』과 『다그람』, 중반에는 『단바인』, 『고그』, 『엘가임』 등 선라이즈 계열 로봇들이 한 번 이상씩 모습을 비춥니다.

하지만 프라모델과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이야기는 솔직히 유치합니다. 80년대 근성 열혈 소년 만화의 전형적인 공식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라이벌이 계속 등장하고, 주인공이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를 거듭하는 예상 가능한 전개가 반복됩니다. 그나마도 프라모델과 관련된 내용만 충실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불필요한 클리셰가 잔뜩 들어가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프라모델을 만들기 위해 합숙이나 특훈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시뮬레이션 요소도 특정 개조 포인트나 스케일 차이, 디오라마 환경에만 집중할 뿐, 총기의 발포 원리나 각 모델별 차이와 같은 기본적인 부분은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설정으로는 현실감을 주기 어렵지요.

무엇보다도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무리한 설정이 많아져 점점 보는 것이 힘들어졌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아래의 ‘트리플제타’ 입니다. 이건 뭐 킹기도라도 아니고.... 이런게 거듭되다 보니 몰입감이 깨지고, 결국 짜증이 날 정도였습니다.

다시 보는게 힘들 정도로 시대착오적인 요소가 너무 많네요. 아동 취향의 분위기 역시 적응하기 어려웠고요.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두는 것이 가장 좋다는 말이 새삼 떠오릅니다.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2005/05/16

MS IGLOO - The Hidden One-Year War : 별점 2.5점


이 작품은 1년전쟁에서 지온군의 시작병기평가부대 603 기술시험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관련정보는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길....
풀 3G로 이루어진 흡사 게임과도 같은 영상은 이제 많이 익숙해 져서인지 보기에 그다지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전투장면 자체의 연출이 꽤 깔끔하고 괜찮은 편이라 상당히 몰입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한정된 예산안에서 공들여 만들었다는 느낌이네요.

시작병기들을 각 편마다 주요 소재로 삼아 전개되고 있는데, 시작병기의 테스트 파일럿들과 평가관 등의 인물들이 짜임새 있게 이야기를 진행시켜서 전쟁드라마로서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은 꽤 재미있었습니다. 또한 연방군이 자쿠를 탈취하여 지상에서의 지온군 기지를 습격하는데 이용한다던가 하는 전술이라던가 철갑탄, 곡사포탄등으로 탄을 바꿔가며 포격하는 모빌탱크의 전투 장면 같은 것은 박진감과 함께 리얼하다는 느낌을 전해 주고요. 이러한 부분에서는 흡사 "신병기"가 등장하는 2차대전물을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2편은 사막 배경이라 더욱 그러했을지도...)
신병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되지만 중간중간에 친숙한 요소들이 많이 등장해서 과거의 팬들에게도 만족감을 전해 주는데, 개인적으로는 1편에서 "모빌슈츠"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루움 공역에서의 전투, 그리고 "붉은 혜성" 의 등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쟈쿠의 전투를 꽤나 화려하게 그리고 있어서 팬이라면 한번 꼭 볼만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신무기"의 특성상 별로 전투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냉정한 부분이 가장 돋보입니다. 1편에 등장한 욜문칸트는 그 크기와 위력에 비한다면 정보조사 능력의 부재로 인해 연방군 전함 1척을 격파하는데 그치며 "모빌슈츠"를 돋보이게 하는 조역, 미끼로 전락할 뿐입니다. 2편의 모빌탱크 힐도르프는 지상에서 꽤 막강한 화력을 과시하긴 했는데 왜 양산이 안 되었는지는 좀 궁금하네요. 후일담이 있으려나?
아울러 군인이라기 보다는 "기술자" 마인드로 무장한 주인공 마이 중령의 캐릭터는 기존 건담 시리즈와 확실한 차별성을 가지는 캐릭터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전선에 돌입하는 열혈 청년 같은 모습도 등장하지만 확실히 전사 타입은 아니라서 독특했거든요.

"반X이"에서 새로운 프라모델을 팔아먹기 위한 기획물로 생각되고, 전형적인, "포병의 자존심"이나 "한마리 들개"라는 표현이 속출하는 전쟁드라마의 온갖 클리셰들을 모아놓은 듯한 캐릭터들은 조금 부담스럽긴 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감상했습니다. 밀리터리물과 건담월드의 재미를 잘 조합하여 다음편도 기대를 갖게끔 하네요. 제가 싫어하는 연방이 아닌 지온이 주인공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고요. 이런 느낌으로만 계속 진행된다면 좋겠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2023/05/11

돈이 되는 중고책에 대한 단상

얼마전 "중고책으로 돈 버는 사람들"이라는 광고를 보고 글을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20년 넘게 중고책을 구입해왔던 경험으로, 돈이 되는 중고책이 무엇일지? 잠깐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는 되팔기 목적으로 중고책을 산 적은 없고, 단 한 번도 개인간 책 중고 거래를 해 본 적도 없습니다. 오직 알라딘 등에 알라딘 매입가로 팔아 왔을 뿐입니다. 그런데 알라딘에 판 가격보다 중고가가 높으면 살짝 짜증이 나더라고요. (<<꿈의 화석>>은 3,200원에 팔았는데, 중고 가격이 거의 3만원 대네요). 그래서 이런 정보를 좀 알아두는게 좋겠다 싶어 적어봅니다. 여러분께도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돈이 될 중고책은 당연히 사람들이 찾는 책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아래에 해당하는 책들일 것 같습니다.
  1. 구하기 힘듬. 책이 절판되었고, 이북으로도 출간되지 않음. 당분간 출간 예정도 없음.
  2. 1에 해당하는 책 중에서, 높은 지명도를 갖는 책. 유명한 명작이거나, 유명 작가의 작품이거나 다른 곳에서 많이 언급되는 책.
  3. 2에 해당되는 책 중에서, 수집욕을 강하게 자극하는 책 (그림이 미려하다거나, 정말 희귀하다거나....).
  4. 1, 2, 3에 해당되는 책 중에서, 다른 책으로 대체 불가능한 책
  5. 시리즈라면 전권 (중요 포인트)
이런 항목들을 모두 아우르는 주제로 대표적인건 1980년대 ~ 2000년대까지의 만화입니다. 제가 가진 책 중에서 모두 해당되는걸 꼽자면 <<타임시커즈>>, <<환영박람회>> 입니다. 책 상태도 좋고, 모두 완결편까지 한 Set로 소장하고 있는터라 현재는 제법 값어치가 나갑니다. 단권이지만 <<외천루>>도 1 ~ 4조건을 모두 충족하기에 값이 꽤 비싸고요.




국내에서는 유명세에 비하면 많이 팔리지 않아서 초판 이후 절판된 작가들 - 예를 들어 모로호시 다이지로 - 작품 중 일부도 중고 가격이 만만치 않아요.
반면 이 시기 만화라도 당시 많이 팔려서 구하기 쉬운 탓에 1번 항목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책도 있습니다. <<어쩐지 좋은일이 생길것같은 저녁>>처럼요.

만화 외에도 위의 조건들을 충족시켜 고가를 형성하는 책들은 당연히 많습니다. 매니아 층이 탄탄한 장르 소설의 경우 꽤 높은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재간되기 전 <<점성술 살인사건>>과 <<관 시리즈>>가 그러했었죠. SF도 비슷해서 재간 전 <<별의 계승자>>는 엄청났었습니다. 찾아보니 다아시 경 시리즈 <<마술사가 너무 많다>>도 3만원을 훌쩍 넘네요.
하지만 소설은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기는 꺼려집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작품은 많이 팔리기도 해서 공급도 많으며, 예상치못한 복간이나 전자책 출간이 이루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요새는 비파괴 북스캔 후 OCR을 돌려 개인이 전자책처럼 만들 수도 있는 시대이기도 하니,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인문서의 경우는 아주 유명하다면 절판되는 경우가 적습니다. 재간도 자주 되며, 도서관에서도 구할 수 있고요. 특히 역사책은 4번 항목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추천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확실한 매니아층 - 소장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 이 있는 책이 괜찮아 보입니다. 밀리터리물, 요리, 자동차나 각종 취미 분야 (예를 들자면 건담) 등에서 독보적(?)인 책은 가격이 괜찮습니다. 제가 가진 책 중에서는 <청설모의 자동차카툰>>이 대표적입니다. 투자는 소설보다는 이 쪽이 나은 선택일 듯 합니다.


아울러 구입하려면 업자가 아닌 알라딘 직접 배송 중고 등 플랫폼 이나 당근 등의 개인 판매본을 노리는게 좋습니다. 업자는 책의 가치를 잘 알고 있으니, 비싼 책을 싸게 구입하는건 거의 불가능하니까요. 가격도 최소 3명 이상의 판매자가 책정한 가격을 기준으로 삼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중고 구입 시에는 꼭 사전에 중고 플랫폼에서 검색해보세요 (팔 때도 마찬가지). 엄청난 고가라도 시장 가격과 다른 경우가 있거든요. 업자의 경우, 절판이라고 어마무시한 가격을 임의로 붙여놓고 '한 놈만 걸려라' 인 경우도 많으니까요. <<기동전사 건담 일년 전쟁사>>는 상, 하권 낱권보다 두 권 세트 가격이 두배 가까이 비싼데 이런 경우도 주의해야 합니다.

허나 이 이론이 절대적인건 아닙니다. 조건을 대충 충족한 것 같은데 생각보다 가격이 오르지 않는 책도 많아요.
그래서 너무 투자(?)에 연연하지 말고, 좋아하는 작품을 소장하는 개념으로 접근하시는게 속은 편할겁니다. 그러다보면 가격은 오를 수 있으니까요. 제가 좋아하지만 그동안 중고 시장에서는 별로 대접을 받지 못했던, 김진태 만화들도 결국 가격이 엄청 올랐더라고요. 결론내리자면, 존버는 승리한다!
 
그런데 과연 <<대지옥전 진광대왕>>이 얼마나 할지, 살짝 궁금해집니다. 1, 4에 해당되기는 하는데....


2006/11/11

G Star 2006 참관기

회사 업무 관련해서 어제 G Star에 가 보았습니다.

여러 레이싱걸들이 총 출동한 듯한 현장은 일단 볼만했습니다. 사진은 워낙 전문적으로 찍으시는 분들이 많았으니 패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게임은 뒷전이고 사진 촬영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그다지 좋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대체 무엇을 위한 쇼인지 잘 모를 정도로 모델들과 촬영하는 분들의 압박이 심했달까요? 모델들은 좋았었지만요.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 강했습니다.

게임은 인상적이었거나 기억에 남는 작품 몇개만 써 보겠습니다.
나름 대작이라는 엔씨의 아이온은 WOW의 표절같은 비쥬얼과 UI로 실망만 안겨주었습니다. 등에 날개달린 캐릭터 정도로 차별화를 주려고 했다면 대 실수죠. 제 생각에 엔씨가 미래를 걸만한 게임성은 전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한빛의 "헬게이트-런던" 은 꽤 재미있어 보이더군요. 분위기있는 비쥬얼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게임을 해 보진 않아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독특한 느낌을 주는 것이 그런대로 성공 가능성을 예감케 했습니다.
웹젠의 "헉슬리"는 FPS와 MMORPG를 합쳤다는데 나름 괜찮더군요. 완성된 버젼을 플레이 해 보고 싶어질 정도였거든요. 그러나 "일기당천"은 전혀 제 취향이 아닌듯 했습니다. (출품된 모든 삼국지 게임이 마찬가지였습니다)
JCE의 "에어로너츠"는 아케이드성이 강한 게임 플레이 화면이 신선해서 좋았습니다. 역시 게임을 해보진 않아서 게임성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 힘들지만...
넥슨은 정말 엄청난 크기의 부스를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재미있게 즐기거나 지켜볼만한 게임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쿵파"도 그냥 그랬고 "킥 오프" 역시 그다지 와 닿지 않더군요. 다른 게임 역시 다 비슷비슷한 게임들이어서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먹힐 것 같던 게임은 "SD 건담 캡슐 파이터"입니다. 캡슐 시스템도 좋았지만 게임도 빨리 빨리 진행되면서 상성이나 무기 등에 대한 표현이 재미있고 비쥬얼도 괜찮아서 충분히 본전은 하리라 예상되더군요. 그리고 굉장히 독특한, 야마카시를 소재로 한 "Free Jack" 이던가? 하여간 이 게임도 제법 괜찮아 보였고요.

한바퀴 돌고 나니 부스걸이 게임보다 더 튀는 이상한 모양새라 아쉬움이 많지만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WOW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은 대부분의 MMORPG는 안습일 뿐이었습니다. 대체 개발비를 어디다 쓰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거든요. 내년 행사에서는 보다 혁신적이고 새로운 게임이 많이 등장하기를 바라겠습니다.

2006/11/26

삼국전투기 1 - 최훈 : 별점 3점

삼국전투기 1
최훈 지음/길찾기

최훈은 굉장히 좋아했던, 현재도 애정이 유지되고 있는 몇 안되는 국내작가 중 한명입니다. (처절하게 배신당한 기분을 느끼는 작가는 수도 없죠. 형민우, 양경일, 권가야 등등등) 데뷰작에 가까운 "하대리"가 워낙 충격적이고 재미있었기 때문에 좋아하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하대리 1부"는 "아즈망가"에 뒤지지 않는 단편-장편의 경계를 허무는 수작 개그 만화라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하나의 긴 스토리가 일관되게 흐르지만 각각 한편 한편이 한페이지로 마무리 되는 이야기의 응집력과 특유의 개그 센스가 빛나기 때문이죠. 무엇보다도 두만전자의 에이스 하대리의 매력이 넘치며 최훈만의 화풍이 내용과 너무 잘 어울렸던 작품이었죠.

그러나 하대리 1부 이후 2부부터 조금씩 이상해지기 시작하더니 이후 작품은 지나치게 성적인 부분에서의 희화화와 너무 매니아적인 부분이 많아져서 쉽게 즐기기도 힘들고 공감가기도 힘든 작품을 발표하더군요. 그나마 하대리 시리즈는 나았지만 최근 스포츠 서울에 연재하는 "구보씨"는 그야말로 한창 인기인 "샐러리맨 시트콤 쟝르물" 일 뿐입니다.

그러나 특유의 매니아적인 요소를 극한으로 부각시켜 하나의 쟝르로 만들어 성공한 작품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네이버의 "MLB카툰"이고 또 하나가 이 "삼국 전투기" 라 할 수 있습니다.

"MLB카툰"은 정말이지 굉장히 매니아적이면서도 특유의 개그센스가 빛나는 스포츠 만화로 너무 동양적인, 특히 한국적인 개그만 제외한다면 본토에 수출해도 먹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메이저리그와 선수에 대해 적나라하면서도 특유의 시각으로 제대로 패러디하고 있어서 무척이나 마음에 듭니다. (단 요새는 개그 센스의 농도가 옅어지고 소개에 그치는 부분이 점점 많아지는 듯 합니다)

소개가 좀 길었는데 또 다른 매니아적인, 전문용어로 "오덕후적인" 시각으로 성공한 작품이 바로 이 "삼국전투기" 입니다. 이 작품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삼국지"를 특유의 시각으로 파헤치고 있는 작품으로 무엇보다도 매니아적인 패러디가 적재적소에 쓰이고 있는 이색작입니다. 화타는 블랙잭으로, 원소와 조조는 가르마와 샤아로 설정하면 정말 단순히 그림만으로도 확 와닿지 않습니까? 이러한 절묘한 패러디 이외에도 당시의 지도와 세력 분포, 전투시의 진영까지 간략하게 설명하는 부분은 그 어떤 삼국지에서 보기 힘들 정도로 친절하면서도 독자의 이해를 돕습니다. 또한 정사와 나관중의 연의를 비교 분석하여 스스로 원하는 부분만 취하여 전개하면서도 관련된 설명을 빼 놓지 않는 것 역시 마음에 들고요.

그러나 이런 패러디 표현이 과하고 (개인적으로 유비에 대한 묘사는 지나치다 못해 짜증날 지경이었습니다)  그 패러디가 건담 등으로 대표되는 일본 애니메이션, 만화 쪽에 치우쳐져 있다는 것, 또한 스토리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개그를 위해 쓰이는 여러 장면과 대사들은 이 작품을 애시당초 정정당당하게 평가받기가 좀 애매하고 어려운 위치로 자리매김 하게 합니다. 이러한 패러디들이 대부분 역사와 시대를 뛰어넘기 힘들다는 것 역시 본질적인 한계라 보여지고요. DC인사이드의 뚫흙이나 아시아프린스같은 패러디가 대체 몇년동안 먹힐수 있을까요?

특유의 화법으로 적절한 유머와 패러디를 섞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삼국지를 꾸민다는 것, 그리고 그 작품이 반응이 있다는 것은 작가로서 굉장히 축복받은 일이지만 위의 이유로 인해 이 작품이 높이 평가되거나 그 인기가 지속되리라는 생각은 되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니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삼국지 인물군의 캐릭터 이미지를 거의 최초로 제시한 고우영 화백의 작품이 얼마나 대단한 작품인지 새삼 실감케 하네요. 고우영 화백만의 특유의 유머와 패러디, 심지어 시사적인 비평까지 곁들여져 다양한 요소가 넘치지만 고우영 화백의 작품은 확실히 시대를 뛰어넘었거든요.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오덕후적인 시각을 어느정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최훈씨의 취향이 저와 비슷하기도 합니다. 일본 만화와 프로레슬링은 확실히 제 취향이거든요. 또한 적절한 패러디는 확실히 재미나고 이해를 돕는 요소가 강하니까요. 이야기도 확실히 쉽게쉽게 다이제스트 되어 있기도 하고요. 삼국지 자체가 재미난 작품이기도 하니 기본만 해 주어도 원체 재미는 보장하는 작품이기도 하잖아요? 작가의 시각이 거의 연의와 정사에 한정되어 있는 만큼 새롭거나 신선한 요소는 없지만 또 그러한 진부함이 매력이기도 합니다. 나와 같은 시각인데 어떻게 표현했을까? 라는 생각으로 다음 등장인물들의 묘사와 패러디가 기대가 되거든요.
외려 위의 문제점들은 일본에 수출하면 장점으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살짝 드는군요. 삼국지를 가지고 미소녀 게임을 만드는 나라니 뭐가 안 먹히겠습니까만... 여튼, 제 별점은 3점입니다.

PS : 장단점을 떠나 제가 이 책을 구입한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적으로 약간 알고 있는 원종우 대표님이 계시는, 한국 만화만 전문적으로 출간하는 "도서출판 길찾기"에서 출간된 책이기에 꼭 성공하였으면 하는 바램으로 구입한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신문에서 보셨더라도 한국만화 발전을 위해 관심있으시면 한두권 구입해 주시길... 책에는 부록 형식으로 패러디에 대한 전부는 아니더라도 상세 내용이 실려 있으니 많은 도움 되실겁니다.

2019/04/07

일상기술연구소 - 제현주, 금정연 : 별점 1.5점

일상기술연구소 - 4점
제현주.금정연 지음/어크로스

제목이 흥미를 끌어 관심을 두다가 도서관에 있길래 읽어 보았습니다. 제법 유명한 팟캐스트 방송의 에피소드 몇 개가 수록된 책입니다. 그런데 기대와는 전혀 다르더군요. 저는 평범한 생활 속 기술 중 유용한 '꿀팁'을 소개하는 책이라 생각했거든요. 청소의 비법 같은 것 말이죠.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기술'이라는건 전혀 그런게 아니더라고요.

물론 아예 읽을만한 내용이 없지는 않습니다. 특히 첫 번째 소개된 푸른 살림 박미정 대표 코치의 돈 관리 요령과 돈에 대한 시각은 꽤 괜찮습니다. 소비는 프라이버시, 돈을 정해주면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인간은 어차피 하고 싶은 건 하게 되어 있으니 적당한 지점을 스스로 찾아 기준을 세워 소비하자, 돈 쓰는 감각을 훈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금으로만 사는 것, 결핍을 두려워 말고 일단 과감하게 끊어보자, 돈에 대해서는 정직해 져야 한다 등 도움이 되는 말들이 많은 덕분입니다. 특히나 무언가를 끊는 방법이 인상적입니다. 먼저 자기의 욕망을 먼저 수용하고 솔직하게 들여다 봅니다. 그리고 수용했으면 기한을 두고 참을 수 있는걸 끊어 보는거죠. 결핍을 겪어봐야 내가 얼마나 원하고 얼마나 댓가를 치를 수 있는지 알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도저히 못 끊겠으면 죄책감을 느끼지 말고 허용하고요. 마지막으로 이에 따라 내 중심의 생활 경제 질서를 만들자는데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자기 합리화에는 괜찮은 조언이다 싶네요.

"검색, 사전을 삼키다"의 저자 정철의 정리 관련 기술도 눈여겨 볼 만 합니다. 정리할 때는 '기타'를 잘 활용하자는 것과 찾기 쉽게 하는게 목표라는 것, 그리고 허용치 이상이 되면 버려야 한다는게 원칙인데 실제 책 정리에 유용하겠다 싶었어요. 사실 정리에 대한 비법보다는 요새와 같은 추천의 시대는 취향을 만들기가 더 힘들다는 이야기가 더 인상적이긴 했지만요. 예전에는 CD 한 장 사면 별로여도 들을 수 밖에 없으니 마르고 닳도록, 가사를 외워가며 들었던 추억을 예로 들면서, 옛날에는 무언가를 고를 때 엄청나게 고민하고 노력했고, 좋아하는걸 골라내는 것도 기술이었지만 지금은 비슷한 장르의 음악을 공짜에 가깝게 계속 이어서 무한정 들을 수 있으니 이런 고민이 필요없는 시대가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공감이 많이 갑니다. 저 역시 제 중, 고등학교 생활을 지배했던 "오렌지 로드"의 극장판 LD를 몇 달 용돈을 모아 구입한 후, 재미를 떠나서 마르고 닳도록 본 기억이 나네요. 솔직히, 굉장히 재미 없었지만요.

하지만 그 외에는 기술이라고 부를만한게 솔직히 거의 없습니다. 일을 벌이는게 기술인가요? 배우고 가르치는 기술이라는 것도 내용만 보면 개인 경험담에 가깝습니다. 손으로 만드는 기술은 그 중에서도 최악으로 정작 내용은 손으로 만드는 뭔가에 대한 방법이 아니라 시작하는 방법에 대한 소개에 불과합니다. 그냥 건담 HG나 하나 사서 시작하면 될텐데 이걸 뭐 이리 장황하게 이야기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이 정도면 단지 기대와 다른 정도인데... "함께 살기의 기술"은 내용 자체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예전 하숙집 느낌이라는 '우리 동네 사람들 (우동사)' 라는 공동 주택 시스템은 소개만 보면 상당히 그럴 듯 합니다. "프렌즈"나 "남자 셋, 여자 셋" 같은 느낌으로 함께 사는 재미도 있고, 가족같이 지내며 정말 오래전 대가족 느낌을 아이들에게도 줄 수 있어 보이니까요. 허나 이렇게 살거면 왜 진짜 가족과 함께 살지는 않는거죠? 가족과 함께 살지도 않는데 나와서 유사 가족을 만드는건 어불성설입니다. 집이 멀어서? 저렴해서 인천에 산다니 이 역시 성립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애초에 예를 든 "남자 셋, 여자 셋"은 대학 근처 하숙집이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성립된 공동 생활이에요. 가족이 없어서 생겨난 게 아니란 말이죠. 제가 기성 세대를 넘어 꼰대가 된 탓이 크겠지만 최소한 제 딸은 절대 이런 생활로 보내고 싶지는 않네요.

본편 뒤에 부록처럼 이어지는 "독립 생활의 비법" 역시 제목만 그럴듯합니다. 게다가 나름 성공한 제빵사와 일거리가 제법 있는 프리랜서가 주인공이라 별 도움도 안될 듯 싶어요. 최저 임금으로 독립 생활을 하는 사람을 취재하는게 나았을겁니다. 아울러... 제빵사 박혜령님의 경우 30대 초반에 2,000만원 들여서 창업한 거라니 이 정도면 기성 세대 시각으로도 충분히 응원해 줄 수 있습니다. 실패해도 큰 데미지는 아니고 충분히 남은 인생에서 재기할 수 있는 수준이니까요. 게다가 베이글이라는 아이템도 꽤 신선합니다. 온라인 주문 대응에 용이한 아이템이라는 선견지명이 돋보이고요. 이 정도면 운도 좋았지만 일단 실력으로 성공했다고 봐야겠죠. 그렇다면 "독립 생활의 비법"이라는 항목에 묶이기에는 역시나 말이 안됩니다. "성공의 비법" 이라면 모를까.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기대했던 내용과는 전혀 달라 실망이 큽니다. 아무래도 제가 이런 책을 읽고 관련된 이야기를 듣기에는 나이가 많은 탓이겠지만요. 그래도 주변 지인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내용이 아니라는건 확실합니다. 저와 같이 정말 '일상 속 여러가지 생활 기술' 에 대한 내용이 있을거라 기대하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낚이지 마시길 바랍니다.

2004/05/12

poirot님 블로그에서 퍼온 25문 25답

25문 25답

01. 당신은 책을 좋아합니까? (좋든 싫든) 그럼 그 이유는 뭐죠?

☞좋아합니다. 부자의 법칙 중에 "책을 많이 읽어라! 그 사람의 경험과 지식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이다! 어쩌구.." 하는 글귀도 있잖아요. 물론 전 부자가 아니지만....

02. 한 달에 책을 몇 권 정도 읽나요?

☞음.. 많이 읽으면 15권 이상, 적게 읽으면 4권 정도....

03. 특별한 독서 취향이 있다면?

☞추리 단편집의 광적인 팬입니다.

04. 가장 최근에 읽은 책과 현재 읽고있는 책은?

☞읽은 책: 피터 크레머 "U-333"
☞읽고 있는 책: 제임스 레스턴 "이슬람의 영웅 살라딘과 신의 전사들"

05. 책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 어떤 거죠?

☞작가와 서지정보 정도랄까요...

06. 책은 사는 편인가요, 아니면 빌리는 편인가요? 빌린다면 어디에서 빌리죠?

☞사는 편이고 형이 사는 책을 공유하는 편입니다.

07. 특히 좋아하는 작가와 싫어하는 작가는 누가 있을까요? 그 이유는 뭐고요? (장르 불문하고)

☞좋아하는 작가 : 좋아한다기 보다는 일본 작가들 책을 많이 읽습니다.
☞싫어하는 작가 : 아카가와 지로(!), 제임스 페터슨, 조갑제(!),

08. 특히 좋아하는 장르와 싫어하는 장르가 있다면 어떤 거죠? 그 이유는 뭐고요?

☞좋아하는 장르: 미스터리, SF, 역사물, 전기물, 잡다구레한 상식서적 들, "세계의 불가사의"류같은 장르들....
☞싫어하는 장르: 싫다기 보다는 순문학 장편은 지루하더군요. 그리고 성적인 묘사로 점철된 의미없는 장편 들....

09. 소설 속 인물 중에 특히 좋아하는 인물과 싫어하는 인물은 누구죠?

☞좋아하는 인물: 뤼뺑(!), 홈즈, 다아시경, 류젠이(불야성), 모스주임
☞싫어하는 인물: 가타야마 형사(^^) 딱히 기억이.....

10. 일반적인 책말고 만화책도 좋아하시나요?

☞광적입니다.

11. 만화책 중에서 인상깊었던 작품이나 작가를 꼽아본다면요?

☞추리만화는 거의 대부분 좋아합니다. 스포츠 만화도 굉장히 좋아하고요. 두 장르이외에 인상적인것은 초중반의 "베르세르크"(미우라 켄타로), "바나나 피쉬"(요시다 아키미), 아사리 요시토오 작품은 다 좋아하고요. TONO씨도 거의 전작품이 좋고..."현시연"이야 당근 좋아하고.. "갤러리 페이크"는 요새 관심있게 보고 있고..."도박묵시록 카이지" 중반부까지, "건담 Origin" (야스히코 요시카즈)도 관심대상이고... 너무 많군요. SKip!

12. 만화 속 인물 중에 특히 좋아하는 인물과 싫어하는 인물은 누구죠?

☞좋아하는 인물 : 너무 많아서...
☞싫어하는 인물 : 기억이....

13. 기억에 남는 대사나 문구가 있다면 말씀해보시겠어요?

☞"단순한 성욕보다 훨씬 고도의 지적활동이야!" (By 마다라메)

14. 특별히 게임, 영화 등 다른 매체로 제작됐으면 하는 작품이 있다면 어떤 거죠?

☞"시민 쾌걸" 제작 진행중이라는데 왜 소식이 없는지...

15. 다른 매체로 제작된 것 중, 좋았던 작품과 나빴던 작품을 꼽으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좋았던 것: 39계단 (히치콕영화), 올드보이, 스캔들 (최근 1년간만 쳐서요)
☞나빴던 것: 히스토리 채널에서 방영했던 아르센 뤼팽, "체포하겠어" 드라마 판, 소년탐정 김전일 영상버젼 (전부!). "퇴마록"(쓰레기), "모방범""39계단" (이 일본원작의 두 작품은 너무 영화가 재미없어서...) 등등등 엄청나죠....

16. 미스터리 소설 장르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주실래요?

☞어렸을 적 팔았던 홈즈 단편 1편씩이 실려있는 단행본 문고 시리즈 (어디 출판사인지는 기억이 안나네요)를 하나씩 모으면서....

17. 그 당시 미스터리 소설 장르에 대한 느낌은 어땠어요?

☞홈즈 나이스!

18. 읽어본 것 중 가장 인상깊었던 미스터리 소설을 꼽아주실래요?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10개의 인디언 인형"

19. 읽어본 것 중 가장 최악이었던 미스터리 소설은 어떤 것이죠?

☞"미스코리아 살인사건" 글쓰기의 기본도 안 되어있는 작가가 장편을 내 놓다니...

20. 요즘의 미스터리 소설 시장에 대해 어찌 생각하세요?

☞팬들의 사랑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21. 최근 읽은 작품 중 괜찮다 하는 미스터리 세 편을 꼽아보시겠어요?

☞ "얼굴에 흩날리는 비"-기리노 나츠오, "바리바"-모리스 르블랑, "엘러리 퀸의 모험"-엘러리 퀸

22. 미래의 미스터리 소설 장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밝지 않나요?

23. 게임, 영화 등등 소설 외 미스터리 장르 중 좋았다 생각하는 것을 꼽는다면?

☞ "QED" 최고!

24. 특별히 추천하는 게임을 들어보실래요?

☞ WWE SMACK!DOWN, 하지만 주로 하는 것은 워크래프트3 입니다.

25. 기획 중이거나 집필 중인 소설이 있나요? 있다면 소개를 해주실래요?

☞ 한국형 안락의자 탐정이 나오는 소설이 어떨까 하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습니다. "지식검색 탐정"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