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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7

외천루 - 이시구로 마사카즈 : 별점 3점

외천루 - 6점
이시구로 마사카즈 지음/미우(대원씨아이)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로 유명한 이시구로 마사카즈의 SF 추리 연작 단편집.
"외천루"라는, 증축과 개축을 반복해 미로와 같이 변해버린 독특한 공간을 무대로 와니누마 남매를 중심으로 아홉편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수록작품의 장르도 다양하고 수준도 제법이라는 것이 큰 장점이기도 하죠.

간략한 내용 소개는 아래와 같습니다.

제 1화 - 리사이클
와니누마 아리오와 친구들이 외천루 쓰레기장에서 에로 만화잡지 묶음을 구했지만, 구한 책은 상태가 제각각이었다. 에로 만화잡지 쓰레기 더미의 진상은 무엇인지? 라는 내용의 일상계 추리물. 도입부로 적절한 소품으로 별점은 3점입니다.

제 2화 - 우주형사 vs. 디텍트
우주형사와 비밀결사 데몬나이츠의 전투 현장에서 르포라이터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출동한 경찰은 그녀가 전투에 휘말려 사망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나가던 우주탐정 디텍트가 계획된 살인이라는 것을 밝혀낸다....는 내용의 나름대로는 정통 추리물입니다. 독특하고 기발한 설정에 정통 본격 추리가 잘 결합된 수작입니다. 별점은 3.5점입니다.

제 3화 - 죄책감
인간과 똑같은 감정을 느끼도록 로봇을 만들었는데 죄책감 회로가 동작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SF. 워낙에 짧아 평가할 부분이 많지 않을 뿐더러 그닥 신선한 내용은 아니기에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제 4화 - 나태관의 살인
외천루 밀실에서 시체로 발견된 귀차니스트 샐러리맨 죽음의 진상을 파헤치는 슬랩스틱 개그 밀실 추리물. 열혈 여형사 사쿠라바 사에코의 다양한 추리와 그것을 몸으로 도와주는 선배 야마가미의 활약이 재미의 포인트입니다. 피해자(?)가 귀차니스트라는 것을 포인트로 삼은 아이디어도 돋보이고요. 별점은 3점입니다.

제 5화 - 페어리 살인사건
인공생명학의 권위자 키쿠치 도게 박사가 주차장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그가 쓴 다이잉 메시지로 누가 범인인지 추리한다는 내용의 개그 추리물. 개그에 더 많이 치중한 느낌인데, 다이잉 메시지를 제멋대로 해석하여 용의자에게 대입시키는 전개는 정통 추리물을 비꼬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단지 개그로만 끝나는건 아닙니다. 결국 메시지를 해독한다는 돌직구 스타일로 깔끔하게 마무리되거든요. 별점은 2.5점입니다.

제 6화 - 용의자 M의 변신
공장 습격으로 6대의 로봇을 파손한 모로하 켄의 이야기. 페어리가 무엇인지, 인간형 로봇이 무엇인지와 그것이 사람을 어떻게 타락시키는지를 짤막하게 풀어낸 작품. 
추리적으로 눈여겨 볼 부분은 없고 전체 연작에서 설정을 설명해 주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입니다. 특별히 점수를 줄 부분은 없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제 7화 - 와니누마 일족
제 8화 - 키리에
최종화 - 아리오

외천루 와니누마의 집에서 로봇공학의 권위자 세리자와 박사가 시체로 발견되는 것에서 시작해서 와니누마 남애에 얽힌 비밀과 키쿠치 박사, 세리자와 박사 살인사건의 동기를 그린 대단원.
와니누마 키리에가 "페어리"에서 파생된 인공생명체라는 것, 그리고 아리오의 누나가 아니라 어머니라는 설정이 밝혀지는데, 인공생명체가 수태를 한다는 설정은 워낙에 많아 신선하게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만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전개하는 솜씨가 일품이라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살인사건도 벌어지지만 기본적으로는 개그가 바탕이었던 6화까지의 내용에서 갑자기 심각한 정통 SF 스릴러를 기대 이상의 완성도로 펼치는게 놀랍기만 했습니다. 이시구로 마사카즈라는 작가의 재능을 엿볼 수 있었달까요. 별점은 3점입니다.

그래서 전체 평균 별점은 3점. 추리적으로도 눈여겨 볼 부분이 있고 기대했던 개그와 패러디 센스 (각 단편 제목을 한번 보시길) 도 괜찮을 뿐더러,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무거운 내용의 SF까지 즐길 수 있는 흔치않은 단편집입니다. 가격이 조금 센 편이긴 하나 그만한 가치는 충분합니다. 추리나 장르문학 애호가 분들께 강력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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