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이봄 |
요새 가장 핫한 작가 중 한 명인 마스다 미리의 여자만화 시리즈 중 한 권. 저와는 거리감이 있으리라 생각하여 접해보지는 않았지만 동네 알라딘 헌책방을 방문했다가 충동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읽어보니 역시나, 저하고는 전혀 맞지 않는 작품인 건 맞더군요. 34세의 미혼녀 수짱과 그녀의 친구 마이코를 중심으로 담담한 일상사가 펼쳐지는데, 간단하고 푸근한 그림으로 정말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정을 선보이는건 마음에 들었지만 애초에 제가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마흔을 훌쩍 넘겨 여우 같은 마누라와 토끼 같은 딸내미가 있는 저하고는 한 7만 광년쯤 떨어져 있는 이야기랄까...
물론 작가 특유의 감수성은 확실히 느낄 수 있기는 했습니다. 예컨대 수짱이 “직장에서 마음을 열 필요는 없다. 진짜 나는 직장에서 필요 없다”라고 이야기하면서 “그런데 진짜 나는 뭘까?”라고 생각하는 장면, 마이코가 일요일에 영업을 하러 가서 “나는 개나 고양이에게까지 아첨하지는 않겠다”고 생각하는 장면은 확실히 와 닿았습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볼 만한 내용들로 보였어요.
그리고 어차피 행복을 목표로 살아가는 것이 올바른 것이라면, 행복이라는 것이 목표고 결승점이 있다는 건데... 행복에 결승점이 있을까? 같은걸 궁금해 하는 수짱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행복이라는 것이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는데, 너무 일상적으로 습관적으로 사용하는데 저도 좀 반성이 되더군요.
이렇게 평범하고 소소한 내용으로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전해준다는 측면에서는 괜찮았고, 인기가 있는 이유도 어렴풋이 짐작은 갑니다. 뭐 그래도 앞서 말씀 드렸듯이 저하고는 너무 거리가 멀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저는 기준은 명확하지 않아도 지금 충분히 행복한 상태이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이러한 감수성을 공감할 수 있다면 별점 5점도 충분한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께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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