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서바이벌 핸드북 -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 지음, 강상준 외 옮김/프로파간다 |
독자가 공포 영화 속 캐릭터라고 가정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와 유사하지만,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는 "좀비"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반면 이 책은 순수하게 다양한 공포 영화 속 상황만을 다룬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살아남기 위한 방법도 영화의 맹점을 이용하는 것들이 많고요. 예를 들면 공동묘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움직이는 거면 뭐든지 다 쏴버리라고 조언하는 식입니다. 남편의 묘에 꽃을 놓으려는 무고한 미망인을 죽였더라도 자책하지 말고 그녀를 묻고 꽃을 불태우라면서요. 죽는거보다는 나으니까.
또 "옥수수밭의 아이들"편에서 공포영화 육아법을 짤막하게 소개하는데 하나의 증상으로 "아이가 나에게 욕설을 퍼붓고 면전에서 문을 쾅 닫아버리며 내가 영원히 지옥에서 썩어버릴 것이라고 말한다" 의 치료법으로 "당신의 아이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라고 써 놓는 등의 개그도 많습니다.
그래도 단순한, 시덥잖은 개그물은 아니고 공포 영화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파고드는 만큼 장르의 카테고리 구분은 비교적 명확한 편이며 공포 영화의 다양한 클리셰들을 소재로 활용하는 개그들도 피식 웃을 수 있는 수준은 됩니다. 도출해낸 클리셰와 아이템들도 전부 공포영화에 대해 알고 있다면 무릎을 칠만큼 대표적인 것들이고요.
몇몇 내용은 저도 그간 생각해왔었던 의문을 짚어주고 있어서 더욱 반가왔습니다. 그 중 한가지는 "인형이 어떻게 움직이든 사람이 훨씬 크고 강하다"라는 것이고 또 다른 한가지는 "인간은 모든 면에서 좀비보다 우월하다"는 것이죠. 당연한 상식이지만 그동안 너무 많이 간과된게 아닌가 싶네요.
그 외에도 맨 마지막에 걸작 공포영화와 쓰레기 5편의 목록을 실어준 것도 좋더군요. 양이 적고 평도 거의 한줄이지만 숨겨진 작품들이 많고 평 자체도 인상적인 것이 많아서 잘 정리된 리스트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김시광의 공포영화관>과 비교해도 될 정도였어요.
허나 워낙에 내용 자체가 개그로 일관하는 책으로 무언가 의미나 가치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냥 더운 여름 킬링타임용으로 읽기에 그런대로 어울리는 수준이었달까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덧 1 : 저도 <추리소설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이라는 책을 한번 써볼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이런 식이겠네요. 만약 당신이 부유한 큰아버지의 유산상속자로 도박빚에 빠진 큰 조카, 가벼운 정신병에 시달리는 둘째 조카, 백수 남자친구와 사귀고 있는 세째 조카딸이 있는 상황에서 주말에 파티에 참석해야 한다면? 그날 저녁을 넘기기 어려울 겁니다. 살아남으려면 파티에 안가야 하고, 가더라도 그 어떤 것도 먹으면 안되고, 밤에 혼자서 자면 절대 안됩니다! 조카들과 카드게임이라도 밤새 하시길~
또 "옥수수밭의 아이들"편에서 공포영화 육아법을 짤막하게 소개하는데 하나의 증상으로 "아이가 나에게 욕설을 퍼붓고 면전에서 문을 쾅 닫아버리며 내가 영원히 지옥에서 썩어버릴 것이라고 말한다" 의 치료법으로 "당신의 아이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라고 써 놓는 등의 개그도 많습니다.
그래도 단순한, 시덥잖은 개그물은 아니고 공포 영화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파고드는 만큼 장르의 카테고리 구분은 비교적 명확한 편이며 공포 영화의 다양한 클리셰들을 소재로 활용하는 개그들도 피식 웃을 수 있는 수준은 됩니다. 도출해낸 클리셰와 아이템들도 전부 공포영화에 대해 알고 있다면 무릎을 칠만큼 대표적인 것들이고요.
몇몇 내용은 저도 그간 생각해왔었던 의문을 짚어주고 있어서 더욱 반가왔습니다. 그 중 한가지는 "인형이 어떻게 움직이든 사람이 훨씬 크고 강하다"라는 것이고 또 다른 한가지는 "인간은 모든 면에서 좀비보다 우월하다"는 것이죠. 당연한 상식이지만 그동안 너무 많이 간과된게 아닌가 싶네요.
그 외에도 맨 마지막에 걸작 공포영화와 쓰레기 5편의 목록을 실어준 것도 좋더군요. 양이 적고 평도 거의 한줄이지만 숨겨진 작품들이 많고 평 자체도 인상적인 것이 많아서 잘 정리된 리스트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김시광의 공포영화관>과 비교해도 될 정도였어요.
허나 워낙에 내용 자체가 개그로 일관하는 책으로 무언가 의미나 가치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냥 더운 여름 킬링타임용으로 읽기에 그런대로 어울리는 수준이었달까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덧 1 : 저도 <추리소설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이라는 책을 한번 써볼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이런 식이겠네요. 만약 당신이 부유한 큰아버지의 유산상속자로 도박빚에 빠진 큰 조카, 가벼운 정신병에 시달리는 둘째 조카, 백수 남자친구와 사귀고 있는 세째 조카딸이 있는 상황에서 주말에 파티에 참석해야 한다면? 그날 저녁을 넘기기 어려울 겁니다. 살아남으려면 파티에 안가야 하고, 가더라도 그 어떤 것도 먹으면 안되고, 밤에 혼자서 자면 절대 안됩니다! 조카들과 카드게임이라도 밤새 하시길~
덧 2 : 이전 <탐정사전>을 비롯하여 <연필 깍기의 정석> 등 출판사 프로파간다의 책을 몇권 접해보았는데 대부분의 책들의 편집이 영 마음에 들지 않네요. 폰트의 사용이나 편집의 구성이 지나칠정도로 독특한데 제 취향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이 책 역시 편집의 아트웍 측면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는건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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