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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3

경제 시그널 - 경제브리핑 불편한 진실 : 별점 3점

경제 시그널 - 6점
경제브리핑 불편한 진실 지음/흐름출판

유튜브 채널 경제브리핑 불편한 진실에서 운영하는 경제 분석팀이 집필한 책입니다. 이 책은 현대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10가지 핵심 신호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호를 통해 독자가 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개인의 경제적 판단과 투자를 보다 현명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각각의 신호는 금리, 인플레이션, 부동산 시장, 노동 시장 등의 요소를 다루며 각 장 별로 해당 신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 신호가 나타나기까지의 배경과 이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무엇인지와 앞으로 예상되는 변화에 대한 통찰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장점이라면 우선 복잡한 경제 개념을 대중적인 언어로 쉽게 풀어낸다는 점입니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이해하고 미래의 변화를 읽어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도 활용되고 있고요.
기존의 경제적 상식을 넘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경제학의 기본 개념으로 알려진 '보이지 않는 손'의 문제점과 이를 바탕으로 한 작은 정부 이론의 부적절성을 비판하며 정부의 복지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 인구 감소에 대한 주장이 대표적입니다. 인구 감소를 단순히 경제 악화의 원인으로 보기보다는, 오히려 과잉 인구밀도의 해소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거든요. 인구 감소에 대한 위기의식은 기업이 더 크게 느낀다는데 -소비 인구가 줄어들고, 인간의 가치가 올라가므로- 와 닿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분석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파트 가격 상승은 내야 하는 돈 6종 세트와 보유하거나 팔 때 내야 하는 3종 세트를 따져볼 때 결코 순수한 이득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 그리고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주거 형태 변화를 해외 사례를 통해 알려주는 부분인데 가까운 미래에 큰 변화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웨덴, 덴마크, 일본 등의 다양한 공동 주택 정책을 보니, 충분히 우리나라에도 먹힐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AI 도입 이후 변화할 직업 형태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어요. 단순 반복 업무가 사라지고 창의적이거나 의미 있는 일이 남을 것이라는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를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공감 능력이 중요한 직업들을 강조하면서 상세히 알려주는 덕분입니다. 미래 직업 선택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유익한 정보라 할 수 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사라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직업 상위권을 보면 공통적으로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레크리에이션 지도사나 사회 복지사처럼요. 제 딸에게도 꼭 이야기해 주어야겠네요.

통계와 숫자를 이용한 오류에 대한 경고도 담고 있습니다. 2003년, 국내 언론이 “이혼율 세계 1위 눈앞”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이는 해당 연도의 결혼 부부 수를 이혼 부부 수로 단순히 나눈 결과로서 누적 계산이 이루어지지 않은 잘못된 통계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짧은 치마의 유행과 주가의 관계를 주장하는 마브리 박사의 연구도 여러 해석의 오류를 드러내고요. 이러한 오류를 피하기 위해서는 수치와 인과관계에 대해 의심하고, 기준이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걸 저자 중 한 명인 기자의 실수로 잘 알려줍니다. 어떤 수영 선수가 하루에 140.8킬로미터를 수영했다고 주장했지만, 간단한 계산을 통해 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드러났던 실수였습니다. 스마트폰 계산기만 사용해도 오류가 쉽게 밝혀질 수 있었지만, 이를 귀찮아하여 검증하지 않아서 오보를 냈던 것이지요. 이렇게 주의하지 않으면 잘못된 정보에 속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 외, 새롭게 알게된 정보들도 많습니다. 몇가지 예를 들자면 우선 ‘폭스 팩터’는, 유명 대학 교수의 권위와 복잡한 숫자 앞에서 전문가들조차 쉽게 신뢰하게 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는 인간의 뇌가 복잡한 계산을 피하고 본능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노후 대비 상품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든든한 금융상품은 국민연금이고 그 다음에 주택 연금이다, 각종 연금이 좋다는건 금융사의 홍보에 불과할 수 있다는 주장도요.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지요. 금융사가 복지 활동을 해 줄리가 없으니...
투자 방법에 대한 역사적 고찰도 해 주는데, 1926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의 우량 주식 수익률은 배당금을 포함해 연평균 10퍼센트였다고 합니다. 90년이라는 긴 세월을 감안하면 굉장히 우수한 성적이지요. 같은 기간 미국 국채와 금은 연간 5퍼센트, 부동산은 4퍼센트, 정기 예금은 3퍼센트의 수익률을 거두는 데 그쳤고요. 게다가 주식의 경우, 매년 7퍼센트의 우수한 실질 수익률을 90년간 지속했습니다. 반면 안정적이라고 인식되는 국채와 금은 정기 예금 금리에 그쳤으며, 부동산과 현금자산은 가지고 있어봤자 큰 재미를 못봤습니다. 즉, 부자가 되려면 주식에 장기 투자하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특정 계층, 특히 20~30대 청년들만을 주로 대상으로 한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저자가 담고 있는 정보와 조언들도 그 연령대에 맞춰져 있어, 다른 연령층의 독자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은 탓입니다. 이는 이 책이 팟캐스트에서 출발한 만큼, 주 청취자들의 관심사와 니즈에 맞춰 이야기를 전개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정과는 다소 동떨어진 이야기가 없지 않습니다. 대표적인게 부동산과 주식입니다. 저도 통계를 찾아본건 아니지만, 경험만 놓고 보아도 최근 10년간은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수익률이 주식을 압도했다고 할 수 있을겁니다. 우리나라 주식은 솔직히 믿을만한 시장이 못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별점은 3점입니다. 기존 상식을 깨는 새로운 시각과 실용적인 정책 제안을 통해 독자들에게 다양한 통찰을 제공하지만, 특정 계층을 주로 겨냥한 내용은 아쉽습니다. 국내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과 약간은 시대가 지나간 감도 있고, 무엇보다도 제목처럼 10개의 핵심 신호라는건 잘 와 닿지 않아서 조금 감점합니다.

2024/11/02

무협소설 주인공 및 별호, 무공이름을 챗 GPT로 만들어 보자.

아주 오래 전, 무협 소설을 쓰다가 별호 등을 만드는 벽에 부딪혔을 때 자동 별호 생성기를 만들려고 했었습니다.
제가 프로그래머도 아니고, 무협 소설도 더 이상 쓰지 않아서 ver0.01에서 아무런 진전이 없었는데, 챗 GPT를 알고나서 이걸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는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전 아이디어를 지침삼아 이런저런 학습도 시켜서 무협소설 별호 및 무공, 초식 이름 생성봇을 만들었습니다.
테스트 삼아서 아래 인물의 별호, 주요 무공과 무공 초식 이름을 만들어달라고 시켜보았습니다.
"안양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비교적 키가 크고 마른 편으로 검은 머리. 긴 팔과 손가락을 이용한 빠른 키보드 입력이 특기."

바로 접니다. 제가 무협지에서는 어떤 별호와 무공을 사용하는 인물이 되었을까요?

별호 : 유운비객(幽雲飛客)
유운(幽雲): 은근하고 신비로운 매력,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손의 움직임을 상징.
비객(飛客): 재빠른 손놀림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속도와 정확성을 함께 담음

무공 : 운쇄천영수(雲鎖千影手)
운쇄(雲鎖): 구름이 움직이듯 자유롭게 흐르며 상대를 속박하는 손놀림을 의미하여 유연한 움직임과 신비한 이미지를 강조.
천영수(千影手): 수많은 그림자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손을 상징하며, 다채롭고 민첩한 무공의 특징을 표현.
1초식 운영락화(雲影落花)
운영(雲影): 구름의 그림자처럼 가볍게 접근하여 상대를 교란.
락화(落花): 흩날리는 꽃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예리한 손동작으로 상대의 약점을 타격.
2초식 천쇄풍진(天鎖風陣)
천쇄(天鎖): 하늘에서 내려오는 구름의 고리를 형상화하여 상대를 속박.
풍진(風陣): 바람처럼 재빠르게 몰아치는 연속 공격으로 상대를 공략.
3초식 운무흩영(雲霧佚影)
운무(雲霧): 안개처럼 빠르게 다가가 상대를 혼란에 빠뜨림.
흩영(佚影): 그림자가 흩어지듯, 다양한 각도로 공격하여 상대가 방어할 틈을 주지 않음.
4초식 영월쇄진(影月鎖進)
영월(影月): 달의 그림자가 스며들 듯 부드럽게 타격의 흐름을 이어감.
쇄진(鎖進): 속박을 강화하며 한층 더 깊은 타격을 가함으로써 상대의 체력을 서서히 소모.

괜찮지 않나요? 저는 마음에 듭니다. 이제 무협 소설만 쓰면 되겠습니다. 그게 가장 힘든 일이지만요...

2024/11/01

내가 선생님을 죽였다 - 사쿠라이 미나 / 박선영

내가 선생님을 죽였다 - 4점
사쿠라이 미나 지음, 박선영 옮김/시옷북스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명문 사이카 고등학교에서 인기 교사 오쿠사와가 학생들 앞에서 자살했다. 오쿠사와는 이상한 동영상이 SNS로 퍼져, 성범죄자 교사로 낙인찍힌 상황이었다. 오쿠사와가 담임이었던 반 칠판에는 "내가 선생님을 죽였다"는 글이 쓰여 있었다. 그러나 여러 학생들 시점에서 자살 전 상황을 되돌아보니, 오쿠사와의 죽음에는 다른 동기가 있었다는게 드러나는데...

도발적인 제목에 흥미가 생겨 읽어본 작품입니다. 장점이라면 빠른 전개와 사건의 구조적 완성도입니다. 순수하고 열정적이었던 오쿠사와 선생이 정말로 파렴치한 성범죄자였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학교의 입시 비리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결말까지 이어지거든요. "내가 선생님을 죽였다"라는 고백이 실제로는 오쿠사와 선생이 나가쓰카 선생을 죽였다는 반전이었다는 일종의 서술 트릭도 꽤 신선했고요.
또한, 돈을 받고 성적을 조작해 부정하게 대학에 추천 입학시키는 비리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 점도 좋았습니다. 오쿠사와가 사명감을 갖고 비리를 파헤치려 했지만, 결국 자신이 이 부정의 첫 시작점 — 고등학교 때 아버지의 요청으로 나가쓰카가 추천 입학하게 도와주었음 — 이라서 빠져나올 수 없는 덫에 걸리고 말았다는 설정도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입니다. 오쿠사와에게 닥친 비극성을 강화하며, 자살이라는 선택의 설득력을 더해주니까요.

그러나, 등장인물들의 시각 전환 방식이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여러 인물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각 인물의 시점이 서로 보완되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을 집중적으로 다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치밀하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불필요한 내용도 많습니다. 도입부라 할 수 있는 도베 시점 이야기는 사건 전개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구로다와 고미나토의 이야기는 추천 입학의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점에서 서로 겹치는 이야기입니다. 구로다와 동영상 피해자인 모모세의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서술이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모모세가 진실을 고백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설명은 부족합니다. 오쿠사와가 자숙을 핑계로 그동안 이루어졌던 학교의 성적 조작 비리를 조사하기 위해 입막음을 요구했다 하더라도, 오쿠사와에 대한 애정으로 바닥이었던 영어 성적을 학년 톱으로 끌어올린 모모세의 성격과 행동을 고려할 때 순순히 입을 닫고 있었다는건 말이 안됩니다.
에필로그에서 큰 사건 이후 학생들과 남은 선생들이 우정과 용기를 이야기하는 결말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이야기의 무게감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오쿠사와의 죽음과 학생들은 아무 상관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어요.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빠른 전개와 일종의 반전, 학교 내 입시 비리 문제를 다루며 긴장감과 흥미를 선사하지만 시점 전환의 효과가 미흡하고, 여러 설정이 설득력을 잃은 점, 지나치게 낙관적인 결말 등으로 감점합니다. 구태여 읽어보실 필요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