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런트 - 토요다 테츠야 지음, 강동욱 옮김/미우(대원씨아이) |
카나에가 사라진 남편에 대해 조사해 나가며,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에 대해 사실 '아무것도 몰랐다'는걸 깨닫는 과정,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의 소소한 일화와 호리의 여동생과 얽혔던 과거 등이 함께 펼쳐집니다.
잔잔하고 여운이 남는 전개는 인상적이며, 독특한 유머도 눈길을 끕니다. 작가의 다른 단편집 "커피 시간"에도 등장하는 기묘한 탐정 사카모토의 활약이 특히 돋보였고요. 가라오케에서 상담을 하다가 노래를 부르면서 카나에의 감정을 끌어낸 뒤 눈물을 쏟게 만드는 일련의 과정에서 사람의 마음을 달래는 '치유계' 탐정으로서의 진면목을 한껏 과시주는 덕분입니다. 말 없이 떠난 남편을 찾는 의뢰인을 위해 부르는 노래가 다운타운 부기우기 밴드의 "배신자의 여행"이라는 절묘한 선곡도 좋았어요.
그리고 유원지에서 카나에를 만나 이런저런 지시를 하는데, 알고보니 그녀에게 붙은 미행을 떼어내기 위함이었다는 것 처럼 탐정으로서도 유능한 인물이라는걸 보여주는 장면도 기억에 남네요.
하지만 카나에와 남편 이야기 외에 수수께끼의 남자 호리와 호리의 여동생, 그리고 카나에의 관계까지 한 권 안에 모두 담아내어 마무리하는건 무리였습니다. 결말도 급작스러웠고, 카나에가 물에 잠기는 꿈을 꾸는 것을 현재와 연결시키는 전개도 억지스러웠고요. 과거의 사건을 막지 못한 죄책감인지, 현재의 스트레스가 터져나온 건지도 애매했습니다. 호리 여동생 이야기는 빼고 마을 사람들과의 유쾌하고 소소한 이야기를 채워나가는게 더 좋았을겁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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