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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9

너무나 애매한 두산 베어스의 현재 (2024.04 기준)

두산 베어스의 현재에 대해 질타하는 글이 자주 방문하는 야구 커뮤니티 파울볼에 올라왔더군요. 읽어보았는데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두산 베어스의 현재는 무척이나 애매합니다. 허경민, 정수빈, 김재환, 양의지, 양석환 선수 등 고액 FA가 즐비한 구성을 보면 윈나우 팀이어야 하는데 성적은 그렇게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액 연봉자들의 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자리를 주고 키워야 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지요.
이런 기조는 2021년 김재환 선수 FA 계약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저도 당시 이 계약에 반대한다는 글을 올렸었는데, 두산은 이 때  리빌딩을 선언했어야 합니다. 만약 그랬다면? 김재환 선수는 타 팀으로 이적했읉테고, 이후의 양의지 선수 영입과 김재호, 양석환, 홍건희 선수의 FA 계약도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김재환 선수 계약 이후 이승엽 감독 선임과 취임 축하 선물(?) 양의지 선수 계약으로 이런 계획이 모두 틀어지고 윈나우로 갈 수 밖에 없어져 버렸죠. 그 탓에 후속 FA 계약도 이어졌고요. 
그러나 엄밀하게 이야기해서 이 FA 계약들은 거의 모두 실패했거나, 실패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김재호 선수는 보상 차원 계약일 뿐이었고, 허경민 선수는 활약은 그럭저럭이지만 코너 내야수치고는 장타력 부족에 요새는 수비력도 슬슬 떨어져가고 있습니다. 양석환 선수는 장타력 외에는 단점이 더 많고, 홍건희 선수는 에이징 커브가 느껴지고요. 양의지 선수? 활약은 좋지만 워낙에 거액인데다가 결장도 잦습니다. 나이 탓에 애초에 계약만큼의 활약은 무리였어요.

그나마 계약 만큼의 활약을 해 주고 있는 선수는 정수빈 선수가 거의 유일합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과 중견수 포지션, 빠른 발 덕분). 허나 정수빈 선수 계약을 하지 않았다면 김대한 선수가 자리를 잡고 성장할 수 있었을테죠. 만약 다른 고액 연봉자들과도 FA 계약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1루 강승호, 2루 이유찬, 유격 박계범, 3루 외국인 선수에 홍성호, 김대한, 김인태 선수의 외야와 포수 장승현 선수, 지명타자 김민혁 선수 정도로 5강 싸움은 힘들어 보이는 라인업이지만, 지금 선수단 구성으로도 어차피 최대 기대치는 5위 정도입니다. 5위를 해 봤자 어차피 우승은 거의 불가능하고요. 그렇다면 수백억을 쓸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고액 연봉자들로 인해 젊은 야수진 성장만 정체될 뿐입니다. 타 팀에 비해 젊은 야수들이 없다는 말이 많은데, 김민혁, 홍성호, 양찬열, 이유찬 선수 등은 2군에서는 더 보여줄게 없는 선수들입니다. 1군에서 충분히 시간을 줄 필요가 있어요. 지금처럼 고액 연봉 선수들에게 치여서 제대로 된 출장 기회를 보장받지 못해서야 영원히 성장은 힘듭니다. 잠깐 찾아온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어야 한다? 무책임한 말이에요. 모든 선수들이 동일한 멘탈을 가지고 있는게 아니니까요. 박건우 선수도 알을 깨는데에는 꽤 오래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최소한 작년의 양석환, 홍건희 선수 계약만이라도 하지 않았더라면 조금은 나았을텐데 왜 무리를 한 걸까요? 두산은 2010년대에 '왕조' 소리를 들어가며 7연속 한국 시리즈를 경험하고 3번 우승한 팀입니다. 좀 쉬어가면 어떻습니까.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싹수가 보이는 영건들의 군 문제 해결과 더불어 코칭 스태프 보강으로 2~3년 정도 옥석을 가린 뒤, 2026년 시즌부터 다시 승부를 보았어도 충분했어요.

팬으로서는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주기만을 바라며, 오늘도 경기를 시청하겠지만 여러모로 단장의 결단이 아쉬운 현재입니다. 이승엽 감독이 모쪼록 미래를 저버리지 않는 운영을 해 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제발 지는 경기에 필승조 좀 쓰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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