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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5

에놀라 홈즈 3 기묘한 꽃다발 - 낸시 스프링어 / 김진희 : 별점 1.5점

기묘한 꽃다발 - 4점
낸시 스프링어 지음, 김진희 옮김/북레시피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신 병원에 갖힌 환자 키퍼솔트는 자신은 의사 왓슨이라고 주장하지만, 수간호사는 다른 병동에 셜록 홈즈도 있다며 그의 말을 일축했다. 그러나 그는 진짜 왓슨 박사였다. 한편 밖에서는 왓슨 박사 실종에 대해 셜록 홈즈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이 때 에놀라 홈즈가 사건에 뛰어드는데....

셜록 홈즈와 마이크로포트 홈즈, 왓슨 박사 등이 등장하지만, 주인공은 홈즈의 여동생인 에놀라 홈즈가 활약하는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최근 영상화도 되었다고 해서 관심이 가던 차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북 대여가 세 번째 작품만 가능하더라고요.

이런 류의 작품들 중 기대를 충족시킨건 별로 없었기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마찬가지로 기대에는 전혀 미치지 못했습니다. 특히 추리적으로는 영 아닙니다. 애초에 추리라는걸 보여줄 여지가 거의 없어요. 에놀라가 마음먹은대로 신통방통하게 전개되는 탓입니다.
우선 왓슨을 구해주기로 마음 먹은 뒤, 에놀라는 왓슨의 집을 방문하는데 그 곳에서 협박을 의미한다는 (순전히 에놀라 생각이지만) 꽃다발을 발견합니다. 꽃다발이 또 올거라고 확신한 에놀라는 왓슨 자택 맞은 편 집에 방을 구해 감시하는데, 바로 다음날! 꽃다발이 정말로 보내져 오지요. 에놀라는 꽃다발을 가져온 덜 떨어진 심부름꾼 소년으로부터 의뢰인 신사가 코가 없어서 가짜코를 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가짜 코를 취급할 법한 변장 도구를 파는 상점에 찾아가 가짜 코에 대해서 물어보는데, 상점 주인인 페르텔로트 부인은 엄청난 적의를 보이며 그녀를 쫓아내지요. 당연히 그녀는 범인과 관련이 있었고, 에놀라는 곧바로 그녀 집에 잠입했다가 페르텔로트와 그녀의 동생 플로라의 대화를 엿듣고,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내게 됩니다.
이렇게 에놀라 의식의 흐름대로 사건이 흘러가고, 해결되는걸 보면 탐정이 아니라 무당이라고 하는게 옳아요. 이야기도 추리물이라기보다는 모험물에 가깝고요.

그러나 모험물이라면 극적인 서스펜스, 스릴이라도 있어야 했는데, 에놀라의 쓸데없는 심리 묘사와, 그리고 그녀와 어머니간 애증과 같은 불필요한 설정들에 대한 설명이 많은 탓에 그런건 느끼기 힘듭니다. 이런 불필요한 설명은 에놀라가 왓슨 박사의 집에 찾아갈 때 까지의 전체 분량 중 1/5 가량을 소모할 정도입니다. 전개도 답답하고요. 

에놀라 홈즈 캐릭터도 마음에 들지 않아요. 여성의 능력을 억합하던 당대 사회 분위기에 저항하여, 스스로 행동하는 독립적인 여성을 그려내는게 의도였던 듯 한데, 작중에서는 그냥 전형적인 말괄량이 왈가닥 캐릭터에 불과합니다. '남자들은 단순한 얼간이들이다.' '남자들은 예쁜 여자를 보면 멍청이가 된다' 는 등의 언급은 왜 등장하는지 의문이며, 코르셋에 이런저런 장비를 넣고 다닌다는 '소년 탐정단' 스러운 설정, 변장으로 미녀와 못난이 아가씨를 오간다는 설정 지나치게 만화적입니다.

그래도 이런 단점들은 참아 넘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셜록 홈즈를 독선적이고 무능하며 관찰력 떨어지는 인물로 그려낸건 정말이지 유감입니다. 에놀라의 들러리, 병풍 역할에만 그려낸건 에놀라 홈즈 시리즈이니 당연하다 쳐도, '남자에게 종속되지 않는 독립적인 여성을 받아들이거나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여성에 대해 논리적 사고를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고 무시하기 일쑤였다' 는 식으로 이상하게 몰고 갈 필요는 없었습니다. 여성 대상으로는 탐정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는데 이 무슨 망발인지 모르겠어요. 저자가 셜록 홈즈 시리즈를 읽어보기나 한 걸까요?
셜록 홈즈가 에놀라는 한 번 보고 눈치 챈 수상한 꽃다발에 대해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꽃말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설정 역시 홈즈 팬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게다가 마지막에 에놀라에게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은 황당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모리스 르블랑뤼뺑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헐록 숌즈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멋대로 망가트렸던게 떠오르네요. 이는 코난 도일의 분노를 샀고, 모리스 르블랑은 욕을 먹었던 행위였습니다. 원전에 기댄 주제에 원전을 존중할 줄 모르는 이런 제멋대로 각색은 정당한 창작자의 행위는 아니에요.

물론 유명세답게 건질게 없지는 않습니다. 빅토리아 시대 런던에 대한 충실한 묘사는 좋았어요. 몇 개 등장하는 암호 트릭 중 에놀라의 어머니가 에놀라에게 보낸 메시지 암호도 괜찮았고요. 그냥 읽으면 Alone part part alone이라는, 외로움에 사무친 문구로 보이지만 거꾸로 읽으면 에놀라! 함정을 조심해! 라는 의미가 되니까요. 이름을 잘 활용한 괜찮은 아이디어였습니다.
또 결정적 단서가 되는, 왓슨 부인에게 전해져 온 꽃다발은 꽃말로 볼 때 복수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추리는 바로 직전에 읽었던 "남은 날은 전부 휴가"와 겹쳐서 조금 신기했습니다. 확실히 여성스러움이 넘쳐나는 단서라 시리즈 취지와 잘 어울리기도 했고요. 꽃다발에는 어울리지 않는 아스파라거스에서 A spear of Gus라는 문장을 뽑아내어 아우구수투스 (거스) 키퍼솔트라는 이름으로 연결하는 과정도 깔끔합니다. 그러나 명확한 꽃말도 아니고, 이런저런 민속적인 의미나 꽃이 피는 장소 등을 결합해서 저주의 의미라고 풀이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범인은 플로라라서 아우구수투스의 창이라는건 딱 맞는 표현은 아니라는 단점은 있습니다.

처음에 '키퍼솔트는 코가 없어서 가짜 코를 연구하다가 변장 도구를 다루는 상점을 열게 되었고, 왓슨 박사에게 원한을 품은건 코 절단의 집도의였기 때문'이라고 추리한 것과 '키퍼솔트의 아내 페르텔로트에게 플로라라는 정신병자 여동생이 있는데, 그녀는 어린 시절 쥐에게 코를 뜯어먹힌 뒤 정신병을 갖게 되었으며, 키퍼솔트에 의해 정신병원에 보내졌지만 언니의 도움으로 돌아온 뒤 키퍼솔트를 죽이고 그로 변장해서 살아온 것' 이라는 진상도 꽤 재미있는 편이었어요. 참고로 플로라가 왓슨 박사를 정신 병원에 가둔건, 플로라를 정신병원에 보내는 문서에 서명했기 때문이라네요.

그러나 장점 보다는 단점이 훨씬 크게 느껴져서 전체적으로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홈즈의 이름을 달고 나왔다면, 좀 더 정교한 트릭으로 승부하는 본격물이어야 했습니다. 최소한 홈즈를 존중이라도 하던가요. 두 번 다시 이 시리즈를 읽어 볼 일은 없겠습니다. 책 보다는 차라리 영상화한 쪽 결과물이 훨씬 좋으리라 확신이 드는데,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 쪽을 챙겨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07/01/05

베이커가의 살인 - 코난 도일 외 / 정태원 : 별점 2.5점

베이커가의 살인
아서 코난 도일 외 지음, 정태원 옮김/자음과모음

홈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셜록 홈즈를 주인공으로 다양한 후대 작가들이 쓴 단편 소설들을 모아놓은 앤솔러지. 홈즈의 팬을 자처하고 있기 때문에 서슴없이 구입했습니다. 후배 작가들이 존경을 나타내기 위한 책의 컨셉은 앨리스 피터스 추모 단편 앤솔러지 "독살에의 초대"와 유사하나 이 책은 전 작품이 모두 "홈즈"라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이 차이점입니다.
그러나 단순한 컨셉뿐인 팬 서비스용 기획 도서가 아니라 내용도 풍성합니다. 일단 앞부분에는 유명한 셜로키언이라는 대니얼 스타샤워의 서문과 홈즈의 아버지인 코난 도일이 직접 쓴 "셜록 홈즈에 대해 말하다"라는 에세이가 실려있고 추리 단편도 11편이나 실려있습니다. 책의 뒷부분에는 셜록 홈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두개의 짤막한 에세이가 이어지고요.

일단 서문과 코난 도일의 에세이, 기타 에세이들은 재미도 재미지만 자료적 가치가 꽤 높은 글들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단편은 작품들이 너무 천차만별이라 수준이 좀 고르지 못합니다. 물론 좋은 작품은 상당한 수준이라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만 솔직히 기대 이하인 작품도 몇개 있더군요. 단편을 쓴 11명의 작가들 중에서 제가 아는 작가는 에드워드 D 호크밖에는 없지만, 작가 소개를 보니 다들 한가닥 하는 작가들이라 나름 기대를 갖게 했는데 좀 예상외였어요.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홈즈 시리즈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있는 작품이 많지 않다는 점인데 현대 작가들이 그러한 분위기를 살리는 것은 아무래도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라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아쉽더군요. 캐릭터들은 원본 그대로를 거의 그대로 묘사하고 있는데 전개나 분위기가 별로 유사하지 않아서 왠지 이질감이 조금 느껴졌거든요.
그래도 역시 명불허전이랄까... 추리물로서는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트릭이나 전개는 깔끔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홈즈 시리즈 원작이 추리적으로는 좀 실망스러운 작품이 많은데 이 단편들은 대체로 만족스럽네요. 저의 베스트는 "주 경계의 민들레 사건"과 "놀라운 벌레" 였는데 나머지 작품들도 대부분 추리물로서는 완성도는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정태원 선생님의 번역도 이번에는 뭔가 좀 이상하고 작품들 수준 편차도 있는 편이라 선뜻 권하기가 망설여지긴 하지만 홈즈 팬인 저는 즐겁게 읽은 편이며, 홈즈 팬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재미있을만한 좋은 작품들이긴 합니다. 자료적 가치도 있고요. 뭐니뭐니해도 등장한지 한세기를 넘기는 늙은 명탐정이 후대 작가들에게도 계속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놀랍기만 할 따름입니다. 다음 번에는 설홍주도 이러한 작품집의 말석이나마 차지한다면 참 좋겠네요. 별점은 2.5점입니다.

케이프타운에서 온 남자 : 스튜어트 M. 카밍스키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에서 앨프레드 도나베리라는 인물이 홈즈를 찾아오기로 한 날은 태풍이 몰아치던 날이었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그의 이혼한 전처가 찾아와 자기의 새 남편 존과 그가 마주치지 않게 해 달라는 부탁을 홈즈에게 하고, 도나베리와의 만남이 끝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존이 도나베리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저자는 일찌기 에드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작가네요. 그러나 이 작품은 홈즈의 추리법을 흉내만 내었을 뿐, 그다지 좋은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홈즈 시리즈의 특징도 잘 잡아내지 못했을 뿐더러 추리적 요소들도 적절히 사용되지 못한 범작입니다.

주 경계의 민들레 사건 : 하워드 엥겔
왓슨은 홈즈의 요청으로 같이 슈르즈버리행 기차를 탄다. 이유는 곧 교수형 당할 운명인 전 육군원수 윌리엄 경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한 것. 사건은 윌리엄 경이 아내를 독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것으로 홈즈는 슈르즈버리에 도착하자마자 왕성한 활동을 벌여 진상을 밝혀내게 된다.
홈즈와 왓슨의 여행, 당시의 판결제도와 교수형 집행인의 등장 등 볼거리가 풍부한 작품으로 사건 전개도 깔끔하고 트릭도 괜찮았습니다. 결말과 범인이 코난 도일스럽지 않다는 것과 홈즈가 범인을 밝혀내는 마지막 장면이 "깜짝쇼"에 의존하고 있다는 단점은 있지만 저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특히 제목과 사건과의 연관성이 참 마음에 드네요.

세넨 코브의 사이렌 : 피터 트레메인
요양차 콘월 반도의 폴두 베이 근처의 오두막에 왓슨과 머물던 홈즈는 고대 콘월어 연구를 취미삼아 논문을 집필하던 중 젤바트 트레보소 경이라는 인물의 방문을 받게 된다. 그는 근처 암초에서 사이렌에 이끌려 3척의 배가 좌초한 사건의 해결을 의뢰하며 홈즈는 곧바로 왓슨과 함께 트리벤스로 향한다.
정말 수수께끼 같은 사건을 묘사한 작품으로 상당히 진기한 트릭이 등장하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작가가 켈트 역사학자이기 때문인지 쓰잘데 없는 묘사가 너무 많은 것이 단점이네요. 코난 도일 경이었다면 똑같은 이야기를 보다 깔끔하고 함축적으로 썼을 것 같거든요. 그래도 트릭 덕에 기본 이상은 해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피 묻지 않은 양말 : 앤 페리
왓슨은 친구 헌트의 초대를 받는다. 그러나 도착한 직후 헌트의 딸 제니가 유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유괴의 뒤에 모리어티 교수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자 왓슨은 홈즈를 부르게 된다.
모리어티 교수가 등장한다는 것 이외에는 큰 사건은 없는 작품입니다. 트릭도 괜찮긴 한데 현실성이 좀 떨어져 보이고요. 제목대로 피묻은 양말 자체는 그런데로 괜찮았지만 단지 그 정도일 뿐이었습니다. 너무 긴듯한 느낌에 내용 전개도 깔끔하지 않은 것이 전통적인 홈즈 스타일에서 약간 빗겨난 듯해서 그냥저냥한 범작이라 생각되네요.

익명 작가 : 에드워드 D 호크
어느날 스트랜드 매거진의 편집인이 한 익명작가를 찾아줄 것을 의뢰하러 찾아온다. 홈즈는 곧바로 그 작가를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나 그 뒤 그 작가의 집 근처에서 타살된 시체가 발견된 것을 알게된다.
단편의 명수라 할 수 있는 에드워드 D 호크의 작품입니다. 이 작가의 홈즈물은 아주 짧은 꽁트를 한편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 작품은 제대로 된 단편이네요. 전통적 홈즈물의 분위기를 초중반에는 물씬 풍기는 것이 제대로 된 홈즈팬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끔 하는데 후반부에 약간 어설퍼져서 아쉽습니다. 제대로 멜로드라마를 구성했다면 정말 전통에 가까운 작품이 되었을 텐데 흐지부지, 너무 서둘러 끝나는 경향이 있다 보여지거든요. 덕분에 애매한 결과물이 되어 버려 조금 아쉽습니다.

흡혈귀에 물린 자국 : 빌 크라이더
연극계의 거물 헨리 어빙경의 비서로 일하는 스토커라는 인물이 홈즈에게 무서운 사건을 의뢰한다. 여배우 릴리의 아들 로빈이 흡혈귀에 물린 것 같다는 것. 홈즈는 왓슨과 함께 서리주의 별장으로 찾아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친다.
브램 스토커가 사건 의뢰인으로 등장하는 이색작입니다. 또한 서두의 홈즈의 추리쇼에서 시작해서 영국의 전원풍경, 괴상한 사건, 기발한 트릭이 어우러진 전형적 홈즈물의 적자라 할 수 있는 재미난 작품이기도 하고요. 트릭은 억지성이 있고 어딘가에서 본 듯한 기억이 있는게 단점이긴 한데 워낙 작품이 재미나고 전통적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홈즈를 태운 마차 : 길리언 린스콧
홈즈를 우연히 태우고 셀러딘 스퀘어로 향한 마부는 사실 악당 조직에게서 런던 제일의 쥐잡는 개를 도박을 위해 훔쳐서 가지고 가고 있던 중으로 셀러딘 스퀘어에서 벌어진 대 소동의 한가운데에 말려 들어가게 되는데...
홈즈나 왓슨이 아닌 한 마부를 주인공으로 한 색다른 작품입니다. 마부의 성격 묘사나 심리 묘사가 디테일하고 대사들이 톡톡 튀는 재미를 전해주기는 하는데 덕분에 홈즈물이 아닌 전혀 다른 패러디 작품으로 보이더군요. 추리적으로도 크게 눈여겨 볼 점은 없었습니다. 주인공 마부 캐릭터 덕에 보는 내내 즐겁게 읽을 수 있었지만 그다지 알맹이는 없네요.

아라비아 기사의 모험 : 로렌 D 에슬먼
유명한 탐험가 리쳐드경이 찾아와 투탄카멘의 묘에 대해 적혀있는 중요한 양피지 사본을 찾아줄 것을 의뢰한다. 범인은 패터슨이라는 조수일 것이라는 심증이 강하지만 증거가 없는 상태.
"천일야화"를 쓴 리쳐드 프랜시스 버튼경이 사건의 의뢰인이고 투탄카멘의 묘에 대한 사본이 등장하는 등 역사 미스터리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는 작품입니다. 뭐 역사적인 사건이야 이 작품에서 그다지 중요한 요소는 아니지만 재미는 있더군요. 초반부 리쳐드 경의 변장이 좀 뜬금없어서 억지스러운 것이 좀 거슬리고 트릭 역시 별로 대단치는 않을 뿐더러 솔직히 헛점이 너무 많지만 당시 시대상황을 잘 묘사하여 그럴듯한 역사 미스터리물로 창조해 내었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체셔 치즈 사건 : 존 L 브린
체셔 치즈라는 런던의 전통적인 술집. 한 미국인이 죽어가는 영국인 친구가 남긴 헌시를 가지고 체셔 치즈 안에서 모이는 "포틴 클럽" 에 찾아갔다가 봉변을 당한 뒤 홈즈를 찾아와 이유를 묻게 되는데....
순전히 죽어가는 영국인이 남긴 "헌시" 자체를 가지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작품입니다. 각 행마다 숨겨져 있는 단서와 정보를 모으고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은 무척 재미있고 흥미진진하지만 아쉽게도 가장 중요한 트릭이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함으로 인해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쉽더군요. 그래도 상당한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암흑의 황금 : L.B 그린우드
셜록 홈즈는 황금을 놓고 악한 탐험가 바커가 노리고 있는 피그미 족의 보호를 위해 애슐리 경의 콩고 여행에 보디가드로 동참하기로 결정하고 왓슨에게 그 사실을 알려준다. 왓슨은 자신도 변장을 하고 뒤따라갈 결심을 하게 되는데...
단연코 이 앤솔러지 최악의 작품입니다! 홈즈 시리즈의 특징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캐릭터만 잠시 빌어온 아프리카 여행기 수준의 글입니다. 기껏 아프리카까지 갔는데도 불구하고 모험이라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고 페미니즘 성격이 강한 이상한 내용으로 전개됩니다. 게다가 추리적 요소도 전무하고 이야기도 맥락이 없어요. 솔직히 이 책에서 아예 빼 버리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놀라운 벌레 : 캐럴라인 휘트
마담 타소 밀랍인형 전시관에서 홈즈 인형을 만들고 싶다는 의뢰가 들어온다. 왓슨과 방문한 그 전시관에서 웨스트오버라는 인물의 인형을 보고 잠깐 대화를 나누는데, 그 뒤 신문에서 웨스트오버의 돌연사를 접하게 된다. 그러나 살인혐의는 없어 잊고 살던 중 웨스트오버 가문의 한 하녀가 찾아오는데...
시골 부자의 독살사건에 더불어 마담 타소 밀랍인형관에 실제로 전시된 홈즈와 왓슨 인형에 대한 진짜같은 이야기가 잘 조합된 수작입니다. 동기가 확실한 살인이라는 측면에서 정통 추리물의 궤도를 충실히 따라가면서도 사건의 전개와 해결 모두 깔끔하고 홈즈스러움이 팍팍 느껴지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그런데 독약 분석 같은 것은 너무 현대적이라 조금 이질감이 느껴지긴 하더군요. 그래도 충분한 재미는 안겨다 줍니다.

2006/12/03

셜록 홈즈 전집 8 : 홈즈의 마지막 인사 - 아서 코난 도일 / 백영미 : 별점 2점

셜록 홈즈 전집 8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황금가지

추리소설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아니 아예 관심조차 없어도 누구나 아는 명탐정 셜록 홈즈는 알지요. 탐정의 대명사라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꾸준히 읽어 왔습니다. 전집은 이미 중학생때 다 읽었고, 이런저런 문고본으로 많이 소장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런데, 간만에 찾아간 헌책방에서 황금가지에서 출간된 전집을 발견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구입하여 다시 읽어보게 되었네요. 나름 최근 구상중인 창작 추리소설 작업에도 도움이 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요. 그리고 이 황금가지 버젼은 삽화가 굉장히 충실해서 이래저래 소장가치는 충분하다 생각되거든요.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 단편집은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실려있는 8편의 작품 대부분이 다른 시리즈 단편들과 너무 비슷한데 수준은 낮은 탓입니다. 개인적인 홈즈 단편의 최고 걸작이자 베스트는 "붉은 머리 클럽"인데, 엇비슷하기는 커녕, 처지는 작품이 많습니다. 특히 가장 마지막 단편인 "마지막 인사"는 단지 홈즈와 왓슨 캐릭터를 이용한 모험물에 지나지 않아서 대미를 장식하는 단편으로는 너무나 별로였어요. 그다지 색다르거나 신선한 작품도 실려 있지 않고요. 때문에 홈즈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부족했습니다.

물론 이 작품이 쓰여진 시대를 놓고 본다면 이러한 평가는 온당한 것은 아니겠죠. 무려 1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 본다면 너무 순진하거나 유치한 플롯일 수 있고, 작위적이고 뻔한 내용에 별다른 트릭도 없지만 작품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재미는 아직도 변하지가 않았거든요. 이러한 재미는 뭐니뭐니해도 홈즈라는 캐릭터의 힘이겠죠. 아직도 계속 재생산되고 패러디되는 굴지의 명탐정 홈즈와 조수 왓슨이라는 캐릭터 설정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거든요.
그래도 아주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1. 등나무 집 :
홈즈에게 스콧 에클스라는 신사가 급하게 찾아와 자신에게 일어난 황당한 사건 조사를 의뢰한다. 사건은 그가 최근에 사귄 친구인 스페인계 미남자 가르시아의 이른바 "등나무 집"이라고 불리우는 저택에 초대받은 것에서 시작된 것으로 그가 저녁을 먹은 뒤 잠들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저택이 텅텅 비어 있었다는 것. 그러나 가르시아는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고 홈즈는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나선다.
홈즈 시리즈의 특징인 "평범한 사람에게 닥친 황당한 상황"이라는 소재를 그런대로 잘 살렸다고는 생각되지만 이후의 전개가 굉장히 부실한 작품입니다. 알리바이를 조작하기 위한 간단한 트릭이 나오지만 그다지 효과적인 트릭은 아니고 부두교 등을 집어 넣은 것은 너무 과했다고 보여지거든요. 홈즈물의 전형이긴 하지만 작품 자체는 범작 수준이었습니다.

2. 소포상자 :
수잔 쿠싱이라는 독신 여성 앞으로 소포 상자가 도착하는데 그 상자안에는 인간의 귀 2개가 들어있다는 엽기적 사건이 일어나고 홈즈는 레스트레이드의 부탁으로 사건 조사에 착수한다.
역시 홈즈 시리즈의 전형적인 작품입니다. 그러나 시작은 좋았지만 결국 알맹이 없게 끝나는 내용보다 외려 서두의 왓슨의 생각을 추리해 내는 홈즈의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레스트레이드의 "뻔뻔한" 활약 역시 재미있었고요.

3. 붉은 원 :
하숙집을 운영하는 워런 부인이 최근 찾아온 기묘한 하숙인에 대해 사건 조사를 의뢰하기 위해 찾아온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설정이지만 수수께끼의 하숙인의 정체를 밝혀내는 홈즈의 추리 과정은 정공법이면서도 무척이나 확실해서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단순한 이야기를 정통 추리물로 바꾸어 놓는 기본 아이디어가 상당히 좋네요. 그러나 코난 도일 경은 아이디어가 막히면 "비밀 조직"을 가져다 붙이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진부한 내용 전개로 마지막에 완성도가 떨어진 것이 안타깝습니다.

4. 브루스파팅턴호 설계도 :
영국이 국운을 걸고 개발하는 신형 잠수한 브루스파팅텅 호의 설계도 보관과 관련이 있는 병기창 사무원 캐도건 웨스트가 시체로 발견되고 그의 주머니에서 잠수함 설계도 7장이 있다는 것이 확인된다. 가장 중요한 3장은 사라진 상태. 캐도건 웨스트가 설계도를 빼돌려 팔아 넘기려 하다가 살해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잃어버린 설계도를 찾기 위해 국가를 위해 일하는 홈즈의 형 마이크로포트가 홈즈에게 직접 사건을 의뢰한다.
마이크로포트 홈즈가 등장해서 사건을 의뢰한다는 설정 이외에는 이전에 발표되었던 단편인 "해군 조약"과 유사한 설정과 소개로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그러나 시체가 발견된 장소를 추리해서 살해된 곳, 그리고 범인을 추리하는 내용은 확실히 홈즈다운 부분이라 생각되고 마지막까지 내용 전개가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어서 진부함을 상쇄시키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단편집의 베스트로 꼽겠습니다.

5. 빈사의 탐정 :
허드슨 부인에게서 홈즈가 죽어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 찾아간 왓슨. 홈즈는 왓슨에게 자신의 병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인 컬버튼 스미스를 불러 줄 것을 부탁한다.
너무너무 뻔해서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 작품이었습니다. 홈즈의 위기상황 자체는 굉장히 이색적이며 특이한 설정이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전개가 너무 진부하며 추리적인 요소가 거의 없거든요. 추리물보다는 홈즈라는 캐릭터에 기댄 성격이 더 짙은 소품이라 생각되네요.

6. 프랜시스 카팍스 여사의 실종 :
명문 귀족의 후예인 미모의 독신여성 프랜시스 카팍스 여사가 실종된 사건이 벌어지고 홈즈는 왓슨에서 그녀의 행적을 쫓아 자신에게 보고해 줄 것을 부탁한다. 왓슨은 온 유럽을 돌면서 그녀의 뒤를 쫓다가 그녀의 실종에는 그녀 앞에 나타난 야만인과 같은 남자의 존재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온 유럽을 헤집고 다니는 듯한 스케일은 굉장히 크지만 범죄 자체는 그다지 특출난 것은 없습니다. 중반 이후까지 왓슨이 좌충우돌 하는 모습만 등장할 뿐 실제로 본격적인 추리 이야기는 이야기 후반에만 등장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추리적 요소 역시 지금 보기에는 너무 낡고 진부해서 공감이 좀 덜 가긴 했습니다. 홈즈가 한번 패배할 뻔 했다는 것 하나는 굉장히 특기할만하나 그 이외의 알맹이는 별로 없는 작품입니다.

7. 악마의 발
홈즈는 건강 때문에 콘월 지방으로 요양을 떠난다. 그러나 그 지방의 트리대닉 와사 저택에서 불가사의한 사건이 벌어진다. 하룻밤 사이에 카드놀이를 즐기던 세 남매 중, 오빠 2명은 미쳐버리고 여동생은 사망한 사건. 홈즈는 사건 수사에 뛰어들지만 곧바로 가족 중에서 마지막으로 남았던 모티머까지 하룻밤사이 똑같은 죽음을 맞게 된다.
역시 홈즈물의 전형적 작품으로 상당히 괜찮은 트릭이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가장 중요한 흉기와 살해 방법에 대해서는 그다지 과학적으로나 상식적으로 신뢰가 가지는 않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8. 마지막 인사
1차 대전이 벌어지기 직전, 독일 황제의 비밀 첩보원인 폰 보르크는 자신의 비밀 요원인 앨터몬에게서 마지막으로 확보할 암호체계에 대한 문서를 받고 영국을 떠나 독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일종의 첩보물이긴 한데 단편집 말미를 장식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평균 이하의 작품이었습니다. 추리적 요소는 전무하고 홈즈 말년의 모습이 약간 묘사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실망만 안겨준 작품이거든요. 제대로 된 추리물로 대단원을 장식했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2009/03/29

프로야구 개막~! 09 시즌 두산 베어스 예상

프로야구 개막~! 올시즌 두산 베어스 예상

야구의 계절이 돌아오는군요. 매년 해오던 시즌 예상 들어갑니다. 먼저 1군 엔트리부터 뽑아보겠습니다.
  • 투수 (10명) : 김선우, 정재훈, 김명제, 노경은
  • 불펜 : 김상현, 임태훈, 이재우, 성영훈, 금민철
  • 마무리 : 이용찬
  • 포수 (2명) : 용덕한, 채상병
  • 내야수 (7명) : 최준석, 오재원, 고영민, 손시헌, 김재호, 이대수, 김동주
  • 외야수 (7명) : 김현수, 이종욱, 맷 왓슨, 임재철, 이성렬, 민병헌, 유재웅
  • -이상 26명 -
투수가 좀 적은데, 시즌 초 4월에는 신인 투수들이나 군 복귀 투수 ( 진야곱 / 고창성 / 김성배 / 홍상삼...) 의 경우 엔트리를 쉴새없이 들락거릴 것으로 예상되어 인원을 좀 적게 잡았고, 풍부한 내-외야 깊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라인업으로 구성해 보았습니다. 
롯데에서 온 이원석 선수는 포지션을 본다면 일단 2군에서 시작할 것 같고, 고영민 선수의 백업은 당분간 김재호 선수로 예상한 내야 라인업입니다. 최준석 선수는 주로 대타로 나올 것 같지만 일단 내야수로 분류했습니다.
외야는 맷 왓슨 - 임재철 - 이성렬 - 민병헌 - 유재웅 선수의 싸움이 피튀길텐데 일단 왓슨 선수는 지명타자로 보고, 민병헌 선수의 대주자-대수비로서의 효용가치를 본다면 임재철 - 이성렬 - 유재웅 선수 중 밀리는 선수는 거의 2군행이 확실해 보이는군요. 2군에서 대체할 선수가 많기에 정말 피튀기는 주전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기 라인업을 토대로 일단 간단하게 자체 평가해 보자면,

경쟁력, 혹은 작년보다 나아진 점 :
  1. 작년말부터 감을 잡은 전 메이저리거와 탄탄한 중간 허리 투수진.
  2. 두목곰의 잔류, WBC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 작년도 타격왕 기계 김현수 선수의 성장과 돌아온 "타신" 임재철 선수. 오랫만의 외국인 타자 영입을 통한 타선 강화 기대.
  3. 이종욱 - 고영민 선수로 대표되는, 그리고 민병헌, 오재원 선수 등이 추가된 8개구단 최고의 기동력
  4. 지난 몇년간, 아니 베어스 역사상 가장 풍부해진 두터운 내-외야 선수층.

위험요소 :
  1. 불확실한 마무리. 정재훈 선수의 아스트랄 마무리는 2년간 베어스 팬들의 애간장을 태웠지만 그래도 확고한 마무리였고, 김경문 감독의 과거 서동환 선수 마무리 기용 역시 실패였었다.
  2. 이혜천 선수의 일본진출, 랜들 선수의 부상으로 불거진 약화된 선발진. 풀타임 선발 첫해인 정재훈 선수, 부상 위험을 안고 사는 왕자님 김명제 선수 등으로 구성되는 선발진이 과연 부상없이 1년 동안 운영될 수 있을까? 또한 만년 기대주 노경은 선수가 올 시즌 화려하게 등장할 수 있을까? 베어스 선발진이 강력했던 것은 역사에 없는 일이겠지만 확실한 에이스는 커녕 제대로 된 풀타임 선발이 한명도 없는 올 시즌은 지난 몇년간을 통틀어 최악으로 보인다.
  3. 포수 자리에 고만고만한 선수들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 투수리드나 도루저지와 같은 수비력이나 타력 모두 고만고만한, 타 팀에 가면 백업 수준의 선수들의 경쟁 때문에 하위타선의 약화는 물론 그나마 부실한 투수진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로또 :
  1. 맷 왓슨. 간만의 두산의 외국인 타자. 사실 홍성흔 선수가 작년 시즌 타율은 좋았지만 장타율과 출루율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감이 있었는데 왓슨 선수가 장타율 쪽에서 조금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대략 2할 7푼대의 타격과 20홈런 정도만 해 준다면 두산의 타선은 작년보다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왓슨 선수의 모습 대신의 최준석 선수의 모습을 더욱 자주 볼 수 있을 테고....
  2. 이용찬 선수. 위에도 썼지만 신인급 선수의 마무리 투입은 확실한 모험이다.

순위예상 :
요약하자면, 베어스는 작년보다 약해졌습니다. 작년의 팀내 타격 2위와 유일한 좌완 선발, 큰형님이 타팀으로 이적했고 꾸준했던 외국인 선발 투수마저 부상으로 아웃된 상태로 시즌을 맞게 되었습니다. 
물론 홍성흔 선수는 포지션과 출루율, 장타율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고 이혜천 선수는 시즌 중에는 큰 활약이 없었기에 어떻게 보면 치명타가 아닐 수도 있지만 경험이라는 측면과 팀 분위기 면에서 확실한 악영향을 끼치리라 생각합니다. 이렇듯 나쁜 점만 놓고 본다면 올 시즌은 마음을 비우고 젊은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베어스가 더 젊어지고 강해지는 과도기로 보고 준비하는 것이 나아 보일 정도로 비관적이죠.

그러나 베어스가 언제 시즌전 전망이 좋았던 적이 있었나요? 아울러 국가대표급인 1-2-3-4 번 타자 라인은 여전하고 투수진도 허리라인은 탄탄합니다. 특유의 기동력과 더불어 주전급 유격수가 3명에 우열을 가리기 힘든 외야진 등 야수진의 깊이 역시 지난 몇년간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질과 양에서 두드러집니다. 특히 유격수 자원을 활용한 트레이드는 내심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최종 순위는 4위로 예상합니다. 김경문 감독님의 용병술 역시 어느 경지에 올랐을 터이기에 이기는 경기와 버리는 경기를 구분해 줄 것으로 생각되고요.

올 시즌의 키-플레이어로는 투수로는 반드시 선발 15승은 해 주어야 할 김선우 선수. 타자로는 맷 왓슨 선수를 꼽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매년 등장했던 두산의 신데렐라가 올 시즌에도 나와주기를 간절히 바라며 시즌 전망을 마칩니다.

2022/07/02

미스터리를 읽은 남자 - 윌리엄 브리튼 / 배지은 : 별점 3점

미스터리를 읽은 남자 - 6점
윌리엄 브리튼 지음, 배지은 옮김/현대문학
인기 탐정이 등장하는 시리즈를 답습하는 작품은 많습니다. 탐정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셜록 홈즈의 경우는 작가 사후에도 다른 작가들에 의한 시리즈가 계속되었고, 에놀라 홈즈와 같은 가족이 등장하는 스핀 오프에 각종 패러디와 파스티슈 물까지 합치면 그 수는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저 역시 <<경성 탐정록>>이라는 파스티슈 물로 숟가락을 얹었었지요.
문제는 누구나 다 아는 탐정이 등장하기에 별다른 변주를 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셜록 홈즈가 21세기에 환생을 하든, 이세계로 전생을 하든간에 그는 셜록 홈즈이니까요.

하지만 이 단편 시리즈는 이런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해결한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그 탐정이 등장하는 시리즈 작품을 읽은 누군가가, 자기가 흠모하는 탐정을 따라해서 사건을 해결하기 때문에 시대와 탐정역에 얼마든지 변주가 가능하거든요. 등장하는 탐정들 모두가 고전 정통 본격물 탐정들이라서, 모든 이야기들이 고전 정통 본격물에 어울리는 추리물이라는 것 역시 마음에 든 점이었고요. 작가 취향이 저와 비슷한게 확실해 보입니다.

물론 몇몇 작품들은 원래 탐정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논쟁의 여지가 있기는 합니다만, 고전 정통 본격물 애호가의 마음에 불을 지르는 좋은 시리즈라는건 분명합니다. 뒤이은 수록된, 저자의 다른 시리즈인 스트랭 씨 시리즈 역시 고전 정통 본격물로서 나쁘지 않은 수준을 보여주기에 제 별점은 3점입니다. 덕분에 오랫동안 겪고 있었던 고전 정통 본격물 금단 현상이 조금이나마 해소된 듯 합니다.

수록작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11편이나 되는 "~를 읽은 남자" 리뷰를 쓰다보니 힘이 빠져서, 스트렝 씨 시리즈는 제일 괜찮았던 한 편만 소개드립니다.

<<존 딕슨 카를 읽은 남자>>
에드거는 존 딕슨 카 소설에 나오는 것같은 밀실을 만들어 삼촌을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 계획의 핵심은 벽난로였다. 삼촌을 살해하고, 깨끗하게 청소한 벽난로 굴뚝으로 빠져나온 뒤 난로에 불을 붙여 밀실로 만들 셈이었다...

아주 오래 전 읽었었던 작품. 존 딕슨 카하면 떠오를 '밀실'을 소재로 만든 작가의 처녀작입니다.
범인이 범행 계획을 앞 부분에 상세하게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도서 추리물' 형식을 띄고 있기는 하지만, 본격 추리물은 아닙니다. 오히려 블랙 코미디에 가깝지요. 그래도 재미만큼은 나무랄데 없네요. 제 별점은 3점입니다.

<<엘러리 퀸을 읽은 남자>>
엘러리 퀸의 광팬 아서 민디가 머무는 양로원에서 위책 노인이 애지중지하던 10달러 금화가 사라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유일한 용의자 데니슨이 그들 앞에서 옷을 벗기까지 했지만, 금화는 찾을 수 없었다...

엘러리 퀸 광팬이 <<퀸 수사국>> 속 <<마약 부서 검은 장부>>라는 작품을 인용해가며 추리를 펼친다는건 시리즈 설정에 딱 맞아 떨어지는데, 사실 아서 민디는 별로 엘러리 퀸같지는 않았습니다. <<검은 장부>>에서의 트릭과도 아무 관련이 없고요.
오히려 원전보다 추리적인 부분은 훨씬 낫습니다. 아서 민디는 데니슨의 뺨 상처가 벌어진 이유, 계단을 끔찍히 싫어하면서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긴 이유를 추리하여 진상을 밝혀내는데, 설득력 높은 완벽한 추리였기 때문입니다.

정통파 본격 추리 단편의 교과서같은 작품으로, 제 별점은 5점입니다. Hall of Fame!

<<읽지 않은 남자>>
몬티는 친구 포드에게 벽돌을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다. 암실용 방을 새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포드는 몬티의 아내 헬렌이 죽은 교통사고를 일으켰지만, 몬티는 그건 사고였다며 포드를 달랬다. 두 남자는 곧바로 벽을 쌓기 시작했고, 몬티는 포드에게 그가 좋아하는 위스키 코노서스 초이스 반 병을 건넸다...

포드는 헬렌이 갑자기 도로 한 복판으로 뛰어나와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몬티는 집 앞 우편함에 포드 차 페인트가 묻었다는 것, 그리고 현장 근처에서 버려진 위스키 병을 찾아낸 뒤, 포드가 차에서 술을 마시다가 헬렌을 덮쳤다고 추리합니다. 그래서 복수를 위해 포드를 불러 벽을 쌓는 척 하고 암실 안에 가둬 버리고 말지요.

그런데 차 안에서 술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고 당시 포드가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판단한 수사 결과는 별로 와 닿지 않았습니다. 분명 사고를 일으킨게 분명한 포드가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고 몬티를 당당하게 찾아온 경위, 그리고 제 발로 갇힌 방을 만드는데 참여한 것에 대한 설득력도 부족했고요. 몬티는 포드가 에드거 앨런 포의 <<아몬티야도 술통>>을 읽지 않아서 이 함정에 빠졌다고 말하지만, 이건 책을 읽고 안 읽고의 문제는 아닌 듯 합니다. 애초에 위험한 상황에 제 발로 들어간게 문제거든요.

읽지 않은 남자라는 변주는 좋은 발상이었는데, 결과물은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렉스 스타우트를 읽은 여자>>
카니발에서 "뚱뚱녀" 역할을 맡은 거트루드는 연기를 위해 렉스 스타우트 작품을 탐독하다가 빠져들게 되었다. 쇼 단원 중 거트루드가 딸같이 아끼던 뱀 조련사 릴리가 살해된채 발견되자, 거트루드는 직접 사건을 해결하려 나서는데...

렉스 스타우트의 네로 울프와 뚱뚱하다는 점, 그리고 아치와 같은 조수(?)가 있다는 연결 고리는 가지고 있지만, 내용 자체는 렉스 스타우트, 그리고 네로 울프와 별 관계는 없습니다. 평범한 추리물이에요.
그러나 정통파 본격물로 보기에는 애매했습니다. 핵심 단서인 사건 현장에서 발견되었던, 반쪽짜리 메달에 적힌 BY-BY라는 글귀에 대한 단서 제공이 전무한 탓입니다. '비실이'라는 별명을 들으면 불같이 화낸다는 설정도 너무 후반부에서나 드러나서, 전개 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었고요. 그냥저냥한 작품으로제 별점은 2점입니다.

<<애거사 크리스티를 읽은 소년>>
시골 마을 라킨스코너에 벨기에 교환학생인 열 살짜리 천재 자크 뒤몽드가 찾아왔다. 자크는 마을 경찰 맥스 코리와 친구가 되는데, 어느날 라킨스코너에 수 명의 대학생들이 찾아와 기묘한 장난을 벌이는 사건이 일어났다...

대학생들이 노린건 희귀 우표였는데, 이걸 사다가 혹시 발각될까봐 다른 기묘한 사건을 벌였다게 진상입니다.
그런데 진상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도무지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네요. 마을을 들 쑤실 필요는 없었습니다. 여러 명이 서로 모르는 사람인 척, 차례대로 원하는 우표가 나올 때 까지 우표를 그냥 사면 아무 문제 없이 끝났을테니까요. 독자가 뭔가 희귀 우표 관련된 사건이라고 쉽게 짐작 할 수 있다는 점도 감점 요소였습니다.
아울러 탐정역인 자크가 벨기에인으로 대화하다가 프랑스어를 섞으며, 심지어 10살 짜리가 있지도 않은 콧수염을 만지는 시늉을 한다는 식으로 포와로를 따라한다는 묘사는 심하게 억지스러웠습니다. 학생들이 노리던 우표는 인쇄 오류로 '콧수염'이 생긴 것 처럼 인쇄되었다는 것도 이러한 억지 포와로 따라하기의 화룡정점이라 할 수 있고요. 추리도 별 볼일 없었습니다. 시리즈 최악의 작품으로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아서 코난 도일을 읽은 남자>>
테리 왓슨에게 대학 후배 대니얼 블래싱검이 편지를 보내왔다. 그러나 전혀 알지 못하던 사이인데다가, 뚱딴지같은 내용이어서 이유를 알기 위해 왓슨은 편지 속에서 언급된 다른 인물에게 전화를 건 뒤, 워싱턴으로 호출되었다. 알고보니 블래싱검은 타국 대사관에서 암약하는 스파이로, 중요한 목록이 담긴 상자의 비밀 번호를 편지 속에 숨겨 보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왜 테리 왓슨에게 편지를 보냈는지는 모른채 시간은 흘러만 가는데...

왓슨에게 보내진 엉뚱한 편지에 암호가 감추어져 있다는 설정은 흥미로왔습니다. 세개의 이어진 영어 알파벳이라는 암호도 단순해서 좋았고요. 무엇보다도 이 암호 때문에 테리 왓슨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결말이 아주 유쾌했어요. 암호는 "LMN"으로 이는 셜록 홈즈의 유명한 대사 - '엘레멘터리 왓슨 - 그건 기본이야 왓슨' - 를 떠올리면 풀 수 있기 때문입니다. ""LMN 테리 왓슨" 이 되니까요.
말장난이기는 해도,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를 읽었어야만 풀 수 있는 암호라는 점에서 시리즈 취지에도 잘 부합하기에, 제 별점은 3점입니다.

<<체스터턴을 읽은 남자>>
브라운 신부 시리즈의 애독자 케니 신부는 추찹한 사진을 밀매하다가 자살했다는 교구민 팀 해링턴의 장례 미사 문제로 주임 시부 고거티 신부와 언쟁을 벌였다. 그 뒤 고거티 신부는 팀 해링턴이 자살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찾아내 보라며 케니 신부에게 하룻 동안의 유예를 주었다. 그리고 케니 신부는 사건 담당인 깐깐한 언셀 형사와 함께 방문한 사건 현장에서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는데....

브라운 신부 스타일의 탐정물이라기 보다는, 브라운 신부가 가치 있는 작품이라는걸 증명하는 작품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추리적으로도 괜찮습니다. 특히 팀 해링턴이 자살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드러나는 장면은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차에 반사되는 햇살을 보고, 추잡한 사진을 슬라이드로 보려면 '커튼'을 쳤어야 했는데 현장이 그렇지 않은걸 눈치채는게 아주 자연스러웠거든요. 깐깐한 언셀 형사가 설득당한게 일리가 있다고 생각될 만큼 좋은 추리였습니다. 사진 배달부의 실수가 살인으로 이어졌다는 동기도 짧은 분량에 잘 드러나있고요.
여러가지 철학적이고 현학적인 대사를 장황하게 펼치며 쉬운 말도 한번 더 꼬아서 말하는 브라운 신부와는 전혀 다른 신세대(?) 신부지만, 애정하는 브라운 신부를 위해 발벗고 나서는 케니 신부 캐릭터도 마음에 드네요. 스타일은 전혀 다르지만, 그 작품에 푹 빠졌다는 건 "~를 읽은 남자" 시리즈에 속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요.

한 마디로 말하자면, 재미도 있고 추리적으로도 괜찮은 좋은 단편 추리물로 제 별점은 3.5점입니다.

<<대실 해밋을 읽은 남자>>
정년 퇴직 후 도서관에서 책 정리하는 잡무를 하게 된 프리처드는 어느날 도서관장 디컨 씨의 부름을 받았다. 추리소설 애호가 패러것이 도서관 이사회 회장 앤드루 킹과 건 내기 때문이었다. 패러것이 도서관 어딘가에 감추어 둔 책을 찾으면 그가 추리소설 초판본 컬렉션을 도서관에 기증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추리소설 매니아 프리처드가 앤드루 킹을 도와 패러것이 준 간단한 단서로 한 시간 안에 책을 찾기 위해 애쓰게 되는데....

아르바이트하는 추리소설 매니아가 자신의 취미를 이용해서 도서관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낸다는, 추리소설 애호가들에게는 꿈 같은 이야기. 추리 소설 매니아 프리처드 씨에게도 행운이 닥치는 결말까지도 아주 환상적이네요.

이야기의 핵심인 보물찾기 게임도 꽤 그럴듯하고, 합리적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국인 독자는 풀이 과정에 동참하기 어렵다는겁니다. "3.14"가 적힌 봉투 안에 "더블 더즌", 그리고 "몰타의 매"라고 적힌 카드가 한 장씩 들어있는게 힌트였는데, "3.14" -> 파이는 "Pie"로 바꿀 수 있고, "더블 더즌"은 24, "몰타의 매"는 "매"가 소문자라서 말 그대로의 새를 의미하므로 "검은 새"가 되고, 이게 "파이 안에서 구워지는 스물 네 마리 검은 새"라는 동요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한국 독자에게는 쉽지 않은, 거의 불가능한 추리인 탓입니다.

그래도 재미도 있고, 추리적으로도 깔끔한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조르주 심농을 읽은 남자>>
친구 해럴드와 함께 고가의 화물을 나르는 바니는 조르주 심몽의 메그레 시리즈를 탐독해왔다. 그들은 대저택에서 '라이트풋' 래리 쇼필드라는 고용인 앞에서 싣고 온 화물을 내려놓았다. 그는 별명 그대로 알록달록 화려한 가죽 부츠를 신고 있었다. 그러나 바니는 메그레 경감의 활약을 떠올리며, 래리 쇼필드가 가짜라고 확신하는데...

메그레 경감은 사실 대단한 추리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은 아닙니다. 좀 우직하고, 인간 내면을 성찰하는 부분이 많은 편이죠. 그러나 성실하고 꼼꼼한데다가 관찰력이 뛰어난데, 이 작품 속 바니 역시 관찰을 통해 래리 쇼필드가 가짜라는걸 알아내게 됩니다. 그는 래리 쇼필드가 절대로 다리를 꼬지 않고, 발바닥을 계속 땅에 대고 있는걸 눈치채거든요. 부츠를 갈아신었는데, 새것이라는게 들통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요.

하지만 단지 부츠가 새 것이라는게 그가 가짜라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래리 쇼필드가 자기 입으로 흙길을 걸어 왔다고 말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부츠는 얼마든지 갈아 신을 수 있잖아요?
바니가 오지랖을 떨어서 쇼필드의 정체를 폭로한 이유도 불분명합니다. 설령 눈치를 챘더라도, 현장을 벗어나 경찰에 신고하는게 당연했습니다. 현장에서 총을 든 상대방을 위협해가며 추리쇼를 펼칠게 아니라요.

이렇게 단점이 더 눈에 많이 뜨이며, 메그레 경감의 특징을 잘 살린 것도 아니라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존 크리시를 읽은 소녀>>
에밀 프랫은 오랫만에 겨우 집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담당하고 있는 도킨스 사건 때문이었다. 영국인 도킨스는 미국으로 여행을 왔었는데, 칼에 찔려 살해당했다. 도박으로 땄던 3천 달러 정도를 노린 범행이었다. 그는 죽기 전 경찰에게 "올드 피싱.."과 비슷한 말을 남겼다. 에밀 프랫의 딸 메릴리는 최근에 읽고 있는 존 크리시의 기디온 경정 시리즈에 나온 영국 코크니 말투가 해결의 실마리라는걸 아빠에게 알려준다....

기디온 경정의 활약보다는, 작품에 등장했던 영국 런던 토박이 코크니들의 은어가 단서가 된다는건 독특했습니다.
그러나 다이잉 메시지라는 억지스러운 설정에 더해 죽어가면서 은어를 써서 단서를 남길 이유가 설명되고 있지 않은 등, 이야기의 설득력이 낮다는건 아쉬웠어요. 당연히 한국인 독자로서는 추리하기도 힘든 내용이었고요. 그냥저냥한 작품으로 별점은 2점입니다.

<<아이작 아시모프를 읽은 남자들>>
역사 교사 폴 해스킬, 전화선 보수 기술자 재스퍼 지머먼, 대장장이 가브리엘 둔, 은행장 시드니 워윅과 메리 팅커 술집 주인 핀들레이의 다섯 명은 모두 아이작 아시모프 박사의 팬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메리 팅커 술집에 모여 "흑거미 클럽" 처럼 수수께끼 풀이 놀이를 하곤 했었다. 그러나 진짜 작은 마을 홀컴밀스에서는 별다른 사건이 없어서 놀이 속 수수께끼는 공상에 불과했다. 그런 그들에게 기자 에드거 바시가 진짜 수수께끼를 가져왔다. 마을 최대의 백화점 '밸류 투데이'의 사장인 마케팅 귀재 데이비 로터스가 천 달러가 들어있는 금고를 전시장에 공개하고, 금고를 열면 누구나 돈을 가져갈 수 있다고 했는데, 그 비밀번호가 무엇인지에 대한 수수께끼였다. 아시모프 팬들은 각자 자신만의 추리를 들려주는데...

아이작 아시모프의 '흑거미 클럽'에 대한 일종의 파스티슈 작품. 참석자들이 각자 내 놓는 추리들이 눈길을 끕니다. 감히 '흑거미 클럽'을 운운할 수 없는, 여러모로 부족한 추리들이었지만 각자의 직업과 전문 분야에 바탕을 두고 있어서 잘 와 닿기는 했습니다. 마지막에 집사 헨리의 포지션인 술집 주인 핀들레이가 정답을 맞추고 천 달러를 얻는 결말도 좋았어요.
무엇보다도 밸류 투데이는 데이비 로터스의 철자를 가지고 만든 애너그램으로, 이를 이용하면 금고 번호를 알아낼 수 있다는 진상에 대한 정보도 공정하게 제공한다는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런게 바로 정통 본격 고전 추리물이라 할 수 있겠지요. 한국인 독자에게는 쉽게 추리할 수 없는 내용이기는 했지만요.

여러모로 아시모프의 원전인 걸작을 잘 이해하고 쓴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제 별점은 3점입니다.

- 2부 스트랭 씨 이야기 -
<<스트랭 씨 여행가다>>

스트랭 씨는 단체 버스 투어로 캐나다 여행을 떠났다. 그의 옆 자리에 앉게 된 건 제리 수녀였다. 그리고 여행 도중 제리는 가판대에서 나무로 된 십자가를 구입했는데, 그 십자가가 사라져 버린 사건이 일어났다.
스트랭 씨는 귀국 직전 십자가 사건과 퀘벡에서 일어났던 은행강도 사건의 연관성을 추리해 내고, 버스에서 추리쇼를 벌이게 되는데...


작가의 또 다른 시리즈인 고교 과학 교사 스트랭 씨 시리즈의 수록작 중 마지막 작품이자 가장 마음에 든 작품입니다. 십자가를 '길포일' 이라는 여행객으로 변장한 은행강도 르클레어가 훔쳤던 이유는, 십자가를 포장했던 신문지 때문이었다는 추리가 특히 좋았습니다. 신문에 르클레어 사진이 실려 있었다는 이유는 십자가를 훔칠 충분한 이유가 되니까요. 비록 프랑스어이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고요. '알맹이보다 포장지가 중요하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은 왠지 "브라운 신부"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해서, "~를 읽은 남자" 시리즈로 썼어도 좋았을 것 같네요.
은행강도가 도주를 위해 미국인 단체 여행객으로 변장한다는 아이디어도 국경에서 어떻게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상당히 설득력있게 들렸습니다.

이렇듯 추리물로서 상당한 수작이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이 시리즈가 더 이어지지 못했고, 국내 소개도 이 단편집에 수록된 4편만으로 끝난게 못내 아쉽기만 할 따름입니다.

2010/02/18

7퍼센트 용액 - 니콜라스 메이어 / 정태원 : 내게는 별점 4점!

셜록 홈즈의 7퍼센트 용액 - 8점
니콜라스 메이어 지음, 정태원 옮김/시공사

아래 리뷰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심각한 코카인(이른바 7퍼센트 용액) 중독에 빠진 홈즈는 악의 원흉으로 지목한 모리어티 교수를 응징하기 위해 집착했다. 홈즈의 중독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왓슨은 치료를 위해 유명 의사 프로이드의 도움을 받으려 했다. 그러나 왓슨의 머리로는 홈즈에게 들키지 않고 그를 프로이드와 만나게 하기는 불가능했기 때문에, 왓슨은 홈즈의 형 마이크로포드와 상의하여 홈즈를 프로이드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으로 떠나게 할 계획을 짜냈다....

출간 전 부터 셜록 홈즈 팬들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했던 작품입니다. 셜록키언들 사이에서 높이 평가받는 파스티슈 작품인 덕분입니다. 홈즈 완역본은 물론, 다른 파스티슈물들까지 출간되고 있는(셜록 홈즈 미공개 사건집 / 베이커가의 살인 등등등) 최근 몇년 사이의 홈즈 붐에 비하면 출간이 오히려 뒤늦은 감이 듭니다. 그래도 출간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반갑습니다. 일본어 문고판으로 구입해 놓긴 했는데 잠깐 보니 문장이 너무 답답해서 독서를 미루던 차였기에, 국내 출간되자마자 곧바로 구입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읽고나니 과연 유명할만 하더군요. 저같은 홈즈 매니아들이 푹 빠질 수밖에 없는 디테일한 설정과 다양한 잔재미들이 넘치기 때문입니다. 우선, 기본적인 이야기 설정부터 셜록 홈즈 첫번째 시즌의 마지막 이야기였던 모리어티 교수와의 사투, 그리고 이른바 "라이헨바흐의 비극" 에 관련된 놀라운 진상을 전해줍니다. 런던 범죄계의 나폴레옹인 모리어티 교수라는 캐릭터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더불어 이 사건 자체가 왓슨이 날조한 것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 이유와 또 다른 사건이 이 소설의 핵심 내용이거든요. 아울러 현대 정신의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드가 관련되어 있는건, 셜록 홈즈를 가공의 인물에서 현실로 끌어내 줍니다. 이러한 현실 세계와의 크로스오버는 다른 셜록 홈즈 파스티슈 작품에서도 많이 사용되기는 했지만, 둘의 만남이 합리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으며 프로이드의 정신분석이 셜록 홈즈의 추리 방식과 유사하다는걸 이야기에 잘 녹여내고 있어서 작위적이지 않고 설득력있습니다. 팩션같은 느낌도 좋았고요.

그 외에 셜록 홈즈가 처음 만난 프로이드에 대해 추리하는 장면, 후반부 주요 사건인 바론 부인 낸시 슬레이터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 등 명탐정 홈즈스러운 추리법도 원전에 충실해서 추리적인 가치도 높습니다. 여러 고정 캐릭터들 - 모리어티를 비롯하여 마이크로포드 홈즈, 허드슨 부인, 위긴스, 토비 등등등 - 의 등장 및 충격적인 홈즈의 과거사가 밝혀지는 과정도 팬으로서 무척이나 반가웠고요. 다양한 당대 문물이 뒤섞이지만 난잡하지 않고 외려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가끔 하는 묘사도 수준급입니다. 기타 여러가지 사항들을 자세하게 주석으로 설명하는 친절함도 책의 완성도를 높여줍니다.

셜록 홈즈와 당대에 대한 디테일을 차치하더라도, 작품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기본적인 재미가 뒷받침 되는 것 역시 명성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셜록 홈즈에게 닥친 위기를 왓슨이 친구로써 고민하고 그것을 극복하게 도와주는 전반부도 재미있지만, 작게는 한 미국여인을 도와주고 크게는 유럽에 임박한 전쟁을 막아낼 목적으로 활약하는 홈즈가 그려지는 후반부는 그야말로 모험 소설로 손색없는, 활극적인 재미마저 선사해주고 있기에 눈을 떼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저같은 홈즈 매니아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작품입니다. 후반부 활극이 좀 홈즈스럽지 않았던 점, 그리고 전쟁 위기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점, 모리어티 교수에 대해 이후 설명이 등장하지 않는 점 등 약간의 감점 요소가 있지만 사소합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셜록 홈즈를 좋아하신다면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국내 추리문학계를 위해 헌신하신 정태원 선생님의 번역과 후기도 놓치지 마세요.. 

아울러, 이 책을 읽고 경성판 셜록 홈즈 파스티슈라 할 수 있는 "경성탐정록"도 읽어 주시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2011/02/15

셜록 - 권교정 : 별점 3.5점

셜록 1 - 8점 권교정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주석 달린 셜록 홈즈 1" - 아서 코난 도일 / 레슬리 S 클링거 주석 / 승영조 : 별점 4점

킹교폐하 권교정의 작품으로 홈즈 시리즈 첫 단편집인 "셜록 홈즈의 모험"에 수록된 "독신귀족"을 극화한 만화입니다.

기둥 줄거리는 "독신귀족"과 동일하지만, 작가의 독특한 각색으로 신선한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예를 들자면,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홈즈와 왓슨의 관계를 보다 디테일하게 파고들어 미묘한 심리 묘사를 추구하는 방식이 눈에 띕니다. 최근 홈즈와 왓슨의 관계를 특정 방향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지만, 권교정은 까칠한 천재 홈즈와 넉넉한 품성의 이해자 왓슨이라는 자신만의 시각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특히, 둘의 우정과 왓슨의 결혼으로 인해 홈즈가 느끼는 상실감(?)에 대한 묘사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정적이고 대화 위주의 전개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게 끌고 나가는 점도 좋았습니다. 소박하고 고즈넉한 연극적인 분위기가 작품과 잘 어우러진 덕분이겠죠. 원작을 깊이 이해하는 작가의 섬세한 손길이 느껴지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작가 후기를 보니 "주석 달린 셜록 홈즈" 시리즈를 읽은 게 확실해 보이더군요.)

그러나 원작 단편의 분량에 비해 전체적인 호흡이 조금 길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메리 모스턴과 왓슨의 대화 장면이 지나치게 길게 전개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한 권 분량을 채우기 위해 다소 어거지로 집어넣은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셜록 홈즈를 소재로 한 만화 중에서도 손꼽을 만큼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 생각되기에 별점은 3.5점입니다. 앞으로도 권교정만의 홈즈를 계속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09/03/25

셜록 홈즈 전집 3 바스커빌 가문의 개 - 아서 코난 도일 / 백영미 : 별점 3점

셜록 홈즈 전집 3 - 6점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황금가지

홈즈에게 의사 모티머가 찾아왔다. 모티머는 그의 친구이자 환자였던 찰스 바스커빌 경의 죽음과 바스커빌 가문에 전해져 내려오는 저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고, 찰스의 후계자 헨리 경의 처우에 대해 물어보았다. 셜록 홈즈는 데번주 다트무어 황무지에 위치한 바스커빌 가의 저택으로 향하는 헨리 경에게 왓슨을 보호자 겸 주변 환경에 대해 조사하는 역할로 동행시켰다. 왓슨은 황무지에서 접하는 기묘한 사건들을 꼼꼼히 보고서로 작성하여 홈즈에게 보내는 와중에, 이상한 현상을 목격하는데...

오래전에 아동용 번역서로 읽었었던 작품인데 인터넷 서점 중고 코너에서 황금가지판 완역본으로 싼 값에 팔고 있는 것을 발견하여 구입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셜록 홈즈 장편 중에서는 제일로 치는 작품이기도 하고 이래저래 옛 생각도 나고 해서 말이죠. 그래도 여전히 재미있었습니다. 십여년 만에 다시 읽었지만 역시나 좋은 작품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고요.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역시 셜록 홈즈 단편의 미덕을 장편으로 고스란히 옮겨놓았기 때문에 팬이라면 항상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겠죠. 홈즈물의 가장 큰 특징인 "약간의 단서를 통한 의뢰인의 정체 추리"부터 장편에 걸맞는 길이로 상세하면서 설득력있게 표현되며, 사소한 사건에서 중대한 의미를 드러내는 여러가지 장치들 - 예를 들자면 헨리 바스커빌 경의 구두 도난 사건 같은 - 역시 잘 삽입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추리"적인 요소에 더불어 고딕 호러와 같은 마견 이야기, 잔인무도한 탈옥수, 그리고 그에 따르는 황야에서의 모험 역시 적절하게 조화되어 있어서 재미를 더하고요.
또한 약간의 반전도 있어서 단편보다 즐길거리가 훨씬 풍성합니다. 

그러나 단편으로 끝낼 수 있는 이야기를 홈즈가 왓슨에게 혼자서 조사를 시킨다는 설정과 황량한 데번주 다트무어의 풍광을 설명하는 부분 등을 통해 길게 늘려놓은 티가 나긴 합니다. 어차피 지금 기준으로 본다면 장편이라기 보다는 중편 길이의 작품이라 크게 지루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왓슨을 혼자 보낸 이유의 타당성이 부족한 탓에 이래저래 압축한다면 더 내용을 줄일 수 있는 작품이긴 하거든요.

또 추리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좀 있는데. 예를 들자면 소설의 가장 중요한 설정이기도 한 이른바 "마견"의 사육 및 조련에 대한 내용이 아예 빠져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추리적으로 이상하거나 부족한 부분은 결말 부분에서 홈즈가 공들여서 직접 설명해 주기 때문에 어느정도 납득할 만 합니다만 왜 저 거대하고 무서운 개의 사육과 조련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있는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요. 악당도 셜록 홈즈가 작중에서 라이벌 급으로 칭찬하는 것에 비하면 포스가 떨어져서 그다지 강렬하지 못합니다.
이런 소소한 단점들은 어차피 이 작품 자체가 홈즈 시리즈를 도일경 스스로 끝낸 뒤 "돈생각"이 나서 쓴 중편이기도 해서 완성도가 최전성기 걸작에 비하면 처질 수 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기는 하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요.

하지만 일부 단점에도 불구하고 범인과 트릭, 그리고 동기에 대한 설정 및 전개 등 모든 부분에서 거장의 풍모를 느끼게 해 주는 홈즈 시리즈 최고 작품 중 하나임에는 분명합니다. 개인적인 별점은 3점이지만 저같은 독자가 이러한 별점을 다는 것이 죄송스러운, 고전 중의 고전이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지금 읽기에는 부족한 부분이나 단점이 눈에 뜨이더라도, 거의 한세기가 지난 이 고전에는 항상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2019/04/28

주석 달린 셜록 홈즈 5 - 아서 코난 도일 원작, 레슬리 S. 클링거 엮음 / 승영조, 인트랜스 번역원 : 별점 3점

주석 달린 셜록 홈즈 5 - 6점
레슬리 S. 클링거 엮음, 승영조.인트랜스 번역원 옮김, 아서 코난 도일 원작/현대문학

거의 10년 전에 읽은 뒤 읽게 된 주석달린 셜록 홈즈 시리즈 5권째 책입니다. 이전에는 1~2, 3~4가 합본이었는데 어느 순간 분리되어 출간되더군요. 독서보다는 소장 목적으로 구입하였는데 다음에 읽자, 다음에 읽자 하다가 이제서야 읽게 되었네요.
셜록 홈즈 전설의 시작인 장편 1, 2작 "주홍색 연구"와 "네 사람의 서명"이 본편 분량에 육박하는 상세한 주석과 함께 47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소개되고 있는 구성은 전 권들과 같습니다.

다시 읽어보니 "주홍색 연구"는 전설의 시작으로 부끄러움 없는, 완벽한 작품이라 놀랐습니다. 홈즈의 첫 등장 등 캐릭터 묘사부터 흥미를 자아낼 뿐 아니라 등장하는 추리 하나 하나가 모두 빼어나기 때문입니다. 셜록 홈즈 시리즈 장편은 단편보다는 못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반성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분명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놓친게 너무나 많았던 듯 하네요.
뭐니뭐니해도 제일 압권은 셜록 홈즈의 도움을 요청하러 온 경찰 그레그슨과 레스트레이드 앞에서 마부를 부른 뒤, 그가 범인이라고 폭로하는 마지막 장면입니다. 추리 소설 여명기의 작품이 지금도 능가하기 어려운 추리쇼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정말이지 탄복할 수 밖에 없어요. 이 추리쇼에 비하면 현재 시점에서 소설, 만화, 영화 등에서 펼쳐지는 온갖 추리쇼는 잠자는 코고로 수준의 억지스럽고 과장된 연극에 불과합니다.

딱 한가지 문제는 범인 제퍼슨 호프가 드레버와 스탠거슨에게 복수를 결심하게 된 동기를 설명하는 2부 이야기가 지나치게 장황하고 고전적이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아직 장편 추리소설 서사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과도기였다는 점, 그리고 재미 측면에서는 나무랄데 없기에 단점이라고만 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코넌 도일 경은 낭만적이고 웅장한 역사 서사극에도 능한 작가니, 이 부분도 재미가 있는 건 당연합니다. 모르몬 교도를 악습인 일부 다처제와 폐쇄적이고 강압적인 무법자 집단으로 묘사한 건 판단하기 조금 애매하지만요. 그러고보면 모르몬 교도를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그렸던 건 영화 "내 이름은 튜니티" 밖에는 없었던 듯 싶네요.

그리고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인 다양한 주석 역시 재미를 더합니다. 왓슨이 제대하면서 가져온 군용 리볼버가 무슨 권총인지에 대한 심도깊은 조사와 같은 흥미로운 여러가지 당대 소품에 대한 소개, 그리고 당시 물가 등 다양한 당대 정보가 상세하게 수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진핫 한 잔이 4펜스로 이는 현재 구매력으로는 2,500원에 해당된다는 식으로 역자 주석도 꼼꼼해서 더욱 만족스러웠어요.
그 밖에도 "주홍색 연구"가 셜록 홈즈가 실제로 욕설 (damned)을 한 묘사가 등장한 유일한 작품이라는 이야기 등 셜록키언들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시시콜콜한 정보가 가득한데, 가장 눈길을 끈 건 제퍼슨 호프가 대동맥류를 앓고 있으며 솔트레이크 산에서 오랜 노숙 탓에 걸렸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는 마르판 증후군에 걸렸거나 매독에 걸린거라는 설을 제기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뭘 이런 것 까지 조사했나 싶긴 한데 읽다보니 재미있더라고요. 저 역시 말단이지만 셜로키언이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네 사람의 서명"은 "주홍색 연구" 보다는 확실히 못합니다. 개 토미의 후각에 의존한 추적 외에 별다른 추리라는게 보이지 않는 탓이 큽니다. 몇 안되는 단서를 통해 제퍼슨 호프의 정체와 현재 뭘 하는지를 바로 알아내는 "주홍색 연구"에 비해, 의족 자국과 일반인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발자욱과 독침이라는 흉기는 범인이 의족을 했으며 작은 야만인과 함께 하고 있다는게 너무 쉽게 드러나기도 하고요. 또 배가 어디 숨겨져 있는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이야기가 너무 길게 이어지는 것도 단점입니다. 셜록 홈즈의 능력에 대해 실망감을 갖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진범인 스몰이 체포되지 않고 버틴 기간(?)에 비하면 딱히 대단한 악당으로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의족을 했다는, "죤 실버"가 연상되는 묘사는 전형적이며, 사건에 얽히는 과정에서 그다지 뛰어난 지력을 발휘하지도 못해서 어떤 면으로도 셜록 홈즈의 상대로는 보이지 않았어요. 숄토 소령에 대한 복수심은 납득이 가지 않는건 아닙니다만 제퍼슨 호프와는 다르게 스몰은 어차피 악당으로 죗값을 치뤄야 하기에 복수에 대해 공감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고요. 또 사이드킥이라고 할 수 있는 원주민 통가를 잔혹한 살인마로 묘사한 것도 지금은 누가 뭐래도 좋은 평가를 내리기는 힘들겠죠.
무엇보다도 왓슨의 사랑 이야기가 전개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불호였어요. 의뢰인에게 첫 눈에 반하는 묘사에서부터 시작하여 마지막의 사랑 고백까지 지나치게 고전적이고 지루한 탓이 큽니다.

물론 건질게 없지는 않습니다. 특히 초반부는 아주 흥미로와요. '모든 요소들을 제거하고 마지막에 남는 그 하나가 진실이다' 라는 셜록 홈즈를 대표하는 금언이 등장하고, 왓슨이 물려받은 낡은 시계를 조사한 후 왓슨의 형에 대해 추리하는 부분은 시리즈 전체를 놓고 보아도 셜록 홈즈의 빼어난 추리력을 증명하는 명장면이기 때문입니다. 세포이 반란을 이야기의 주요 소재로 끌고 들어온 솜씨도 여전히 나쁘지 않고, 추적극을 전면에 배치하여 모험물로의 재미는 충분한 펀이기도 합니다. 주석들 역시 기대에 충분히 값하고요. 셜록 홈즈가 뛰어난 권투 선수이기도 했다는 과거 이야기라던가, 홈즈의 뛰어난 변장술이 등장하는 등 팬으로서 관심가질만한 흥미로운 설정도 몇 개 눈에 뜨입니다.

하지만 본 편 이야기는 영 별로이기에 결론내리자면 합쳐서 평균 별점 3점입니다. "주홍색 연구"는 4점도 충분하나 "네 사람의 서명"은 2점도 과하죠. 그래도 어린 시절 읽었던 감상과는 다르게 "주홍색 연구"가 빼어난 수작이라는 걸 다시 확인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독서였어요. 시대를 초월한, 셜록 홈즈의 시작을 제대로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네요. 지금은 절판되었지만 다른 판본으로도 많이 출간되었으니 아직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은 "주홍색 연구" 만큼은 꼭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09/03/03

주석 달린 셜록 홈즈 1 - 아서 코난 도일 / 레슬리 S 클링거 주석 / 승영조 : 별점 4점

주석 달린 셜록 홈즈 1 - 8점
아서 코난 도일 원작, 레슬리 S. 클링거 주석, 승영조 옮김/북폴리오

드디어 완독했습니다. 1004쪽이라는 방대한 분량, 그리고 분량에 걸맞는 무게를 자랑하는 책이기에 읽는 것 자체가 좀 힘들더군요. 태어나서 읽은 책 중 두껍기로는 순위를 다툴 것 같습니다... 어쨌건 이 책은 명탐정의 대명사인 진퉁 고전 셜록 홈즈 시리즈 중 첫번째, 두번째 단편집인 "셜록 홈즈의 모험" 과 "셜록 홈즈의 회고록" 두개의 단편집에 더불어 작품별 상세한 주석, 관련 자료 등을 추가하여 편집한 책으로 두 단편집 모두 진작에 완독했지만 관련 자료가 워낙에 풍성해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두 단편집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셜록 홈즈 시리즈이기도 했고 말이죠.

일단 몇가지 아쉬운 점을 먼저 짚어 보자면, 일단 셜록 홈즈 작품을 접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불친절한 주석이 상당히 많은 편이었습니다. 초반에 범인을 밝혀 버리고 다른 작품 범인도 알려주는 주석이 많다는 것이 그러하고요, 또한 홈즈와 왓슨을 "실존인물"로 단정짓고 주석과 관련 자료를 첨부한 것도 읽다보면 좀 혼란스럽고 "그래서 뭐가 어쨌는데?" 라는 짜증이 날 정도로 너무 세세한 부분에서 별것 아닌 것을 가지고 설명하는 주석도 많더군요. 연구자나 셜록키언을 위한 책이니 감안해야겠지만 왓슨을 "제임스"라고 부른 것에 대한 방대한 논의 같은 것은 정말이지 필요없는 내용이 아니었나 싶어요. 제가 보기엔 그냥 작가의 실수일 뿐인데...
아울러 구입 당시에 먼저 이야기했던 종이질 같은 책의 완성도가 미흡한 것 역시 아쉬웠습니다. 종이질야이 그렇다 치더라도 책을 다 읽을때 쯤 되니 책의 무게 탓인지 제본이 끝부분에서 깨져 나가기 시작했거든요. 이럴거면 왜 이 두께로 냈는지 조차 의심스러워요. 차라리 여러권으로, 최소한 "모험"과 "회고록"을 나눠 2권으로 내 놓았어도 이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거 아닙니까? 두께 탓에 폼은 나지만 그 외의 보관, 휴대, 독서, 완성도는 모두 떨어집니다...

불만이 좀 길긴 한데 그래도 "돈 값은 한다" 는 것은 분명합니다. 물론 정가가 아니라 제가 구입한 금액인 17,800원일 때 만족도가 보다 상승하긴 하겠죠. 페이지당 약 17원밖에 안하는 저렴한 가격이 일단 매력적이니까요. 또한 작품들 모두 새롭게 번역되어 다른 판본들과는 다른 맛을 전해 줄 뿐 아니라 셜록 홈즈가 활약한 19세기 후반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각종 도판 및 주석, 여러 셜록키언과 셜록 홈즈 연구자들의 짤막한 논문과 주장 등을 책 한권에서 셜록 홈즈 이야기 본편과 함께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었습니다. 또한 여러 연구자들이 셜록 홈즈 "정전 (이른바 카논)" 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으로 논하며 작품의 단점이나 불합리성을 지적한 부분, 고증에 대해 지적한 부분들은 추리소설을 창작하는 사람 입장에서 정말 눈여겨 볼 항목들이었고요. 예를 들자면 제가 최고 걸작이라 생각하고 있던 "붉은 머리 클럽"의 맹점 -"붉은 머리 클럽을 해산한 시점의 불합리성 / 은행에 보관한 금화의 불합리성 등" - 을 지적한 부분에서는 정말이지 무릎을 칠 만 하더군요.

그 외에도 홈즈 영상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비롯하여 얼룩끈에 등장한 독사는 무엇이었나에 대한 연구나 홈즈와 왓슨의 권총 연구와 같은 작품에 관련된 셜록키언들의 갖가지 짤막한 논문들과 홈즈 연표까지 실려 있어서 거의 셜록 홈즈 백과사전이라 칭할만 합니다. (물론 나머지 2, 3권까지 갖춰야 진정한 백과사전으로서의 기능을 다 하겠지만요...) 덧붙여 대표적인 셜록키언, 셜록 홈즈 연구자로 추리소설가 도로시 L 세이어스, 도널드 녹스의 예가 등장하는 것도 이채롭고 제가 이미 구입해서 가지고 있는 베어링 굴드의 셜록 홈즈 평전이 비중있게 다루어지고 있는 것도 팬이자 소장자로서 기분좋은 일이기도 했고요. (이 책 헌책방에서 어렵게 구했더랬죠)

한마디로 "정전 (카논)" 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팬들은 반드시 구입해야 하는 책이 아닐까 싶네요. 별점은 5점 만점에 4점입니다. 팬으로서 이런 책이 존재하고 출간되었다는 것 자체가 반가운 일이니까요. 그래도 정가대로 2, 3권이 출간된다면 과연 구입하게 될 것인지는 심각하게 고민할 부분이긴 합니다.... 1권을 40% 할인 가격에 파는 것을 이미 봐 버렸으니....

2006/01/23

Comical Mystery Tour - 이시이 히사이치 : 별점 2.5점

회사를 옮긴 탓에 여유를 만들기가 아직은 쉽지 않군요... 오랫만에 포스팅 합니다. 그동안 조회수가 2자리로 떨어졌....ㅠ.ㅠ

이 작품은 일본 4컷 만화의 귀재라는 이시이 히사이치의 추리 패러디 4컷 만화 단편집입니다. "이웃의 야마다 군"이라는 지브리 애니메이션으로 이름 정도는 접해보셨으리라 생각되네요.
부제가 "붉은머리 연맹" 이듯 셜록 홈즈를 주 패러디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표지의 저 인물이 홈즈와 왓슨, 왓슨의 부인 메어리입니다) 인용된 명작으로는 셜록 홈즈 시리즈를 비롯해서 "프렌치 최후의 사건",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야유카와 데츠야의 "검은 트렁크", 텐도 아리타의 "대유괴", 엘러리 퀸의 "도중의 집", 심농의 "황색개", 스티븐 킹의 "미저리", 토마스 해리스의 "양들의 침묵", 에도가와 란포의 "인간 의자"와 "괴인 20면상", 콜린 덱스터의 "우드스톡으로 가는 마지막 버스", 맥클린의 "여왕폐하 율리시즈 호", 마츠모토 세이쵸의 "점과 선"....등등등 거의 100여편에 달하는 셜록홈즈 시리즈와 기타 명작에 대한 개그 패러디로 가득합니다.
다른 작품에서 접해보았었던 작가 자신의 오리지널 캐릭터인 3류 추리소설가 다부치 선생 시리즈도 실려 있어서 더욱 즐거웠고요. 개그의 수준은 폭소를 터트리는 것 보다는 은근한 재미를 느끼게 하는 특유의 4컷 개그로 저는 꽤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소우겐(創元)추리문고 시리즈에 당당히 추리 작품으로 이름을 올린 것에 걸맞게 작가의 추리문학에 대한 많은 관심과 독서량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이시이 히사이치만의 펜선으로 잘 살려낸 유명한 탐정 및 기타 캐릭터들 역시 볼거리라 할 수 있고요.

물론 너무 개그의 소재로만 변형되어 쓰임으로 인해 실제 작품의 팬에게는 오히려 반발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약점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이 작품의 홈즈와 왓슨은 정말이지... "바보"로 등장해서 웃기기 때문에 저도 보면서 약간 거부감이 들기도 했거든요. 거기에 항상 느끼는 문제인데 작가의 손글씨는 읽기가 어려워서 짜증나는 면도 있었고요.

그래도 160여페이지라는 얇고 예쁜 문고본에 내용도 충실한 편이니 이 정도면 괜찮은 선택이었다 생각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시리즈물로 2부도 있는데 2부도 빨리 구해보고 싶네요.

2008/05/30

왓슨, 내가 이겼네! - 콜린 브루스 / 이은희 : 별점 4점

왓슨, 내가 이겼네 - 8점
콜린 브루스 지음, 이은희 옮김/경문북스(경문사)

셜록 홈즈를 주인공으로 하는 단편집입니다. 그러나 다른 셜록 홈즈 오마주나 패러디물과 다른 이 작품은 "수학"을 쉽게 설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교육적 성격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런데 딱딱하고 재미없는, 단순한 설명에 머무르지 않고 수학이 사건들에 제법 잘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추리 단편으로도 손색없는 수준의 재미있는 작품들이어서 깜짝 놀랄 정도에요. 총 12개의 단편 모두가 수학과 잘 조화된, 뛰어난 수작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두번째 작품 "노름에 빠진 귀족"과 네번째 작품 "늙은 선원의 비밀", 그리고 "장교의 살인"과 "완벽한 회계장부" 등은 수학의 확률과 게임이론을 효과적으로 작품에 녹여냅니다. 특히 "늙은 선원의 비밀"의 진상은 수학을 잘 모르면 효과적으로 도출하기 어려운 내용인데, 해당 이론을 너무나 잘 설명하고 있으면서도 홈즈 시리즈 특유의 깜짝쇼같은 반전도 들어가 있는 아주 좋은 작품이었어요.

캐릭터 표현과 셜록 홈즈 시리즈로의 미덕도 충실합니다. 왓슨 박사의 멍청함과 단순한 사고방식, 행동은 원작보다 과장되어 있으나 작품에 유머스러움을 더하고, 마이크로포드와 레스트레이드 경감같은 친숙한 시리즈 캐릭터들도 등장도 반갑습니다. 그 외에도 "마지막 인사"의 모리어티 교수와의 추격전도 수학적으로 해석하는 등, 셜록 홈즈 시리즈의 팬으로서 즐길 요소가 많습니다. 루이스 캐롤이나 칼 마르크스, 레닌 등 유명인사와 유명 사건이 작품에 등장하는 것도 또다른 볼거리고요.

셜록 홈즈를 주인공으로 하는 수많은 오마쥬나 패러디 작품 중,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학습적인 효과까지 전해준다는 점에서 추천합니다. 저와 저희 형이 쓰고 있는 "경성탐정록"의 설홍주 역시 경성제대 수학과 출신의 수학 천재라는 설정인데, 수학과 관련된 추리물을 어떻게 쓰면 좋은지에 대한 참고자료 역할도 할 것 같아 여러모로 마음에 드는 독서였습니다. 많은 부분이 도움도 되고 재미도 있었기에 별 4개 줍니다.
그러나...수학에 별 관심이 없다면 큰 재미를 느끼기는 힘든 작품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덧붙이자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시리즈인것 같은데 요새 학생들 정말 부럽네요. 제가 학교 다닐때는 그나마 읽을만한 책이 위인전 뿐이었는데 말이죠. 완전 부럽습니다!

2011/08/27

셜록 2 - 권교정 : 별점 2점

셜록 2 - 4점 권교정 지음/학산문화사(만화)

1권에 이어 읽게된 2권. 홈즈와 왓슨의 첫 만남에서 왓슨의 결혼식까지 두 친구의 관계를 매력적이고 디테일한 심리묘사로 그려낸 이야기가 절반 정도, 그리고 그 뒷부분에 '보헤미아의 스캔들' 전반부가 수록되어 한권으로 이루어진 구성입니다.

왓슨의 결혼식 이야기는 순수하게 작가의 창작임이 분명할텐데 셜록 홈즈 시리즈 팬도 위화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들어졌더군요. 유쾌한 대사가 넘쳐나는 등 캐릭터간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작가의 작풍이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것도 좋았습니다. 캐릭터를 원전 훼손없이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든 솜씨가 역시도 일품이에요 레스트레이드를 고독한 찌질남으로 그려낸 센스는 정말이지 최고!

그러나 결혼식 이야기는 사건은 하나도 없는 일상의 스케치에 불과할 뿐입니다. 길이도 길어서 극적인 긴장감을 느끼기는 어려웠어요. 이는 솔직히 큰 단점입니다. "엠마"가 아니라 홈즈 시리즈이니까요. 너무 많이 나간 느낌이랄까요? 또한 추리적인 부분에서의 아쉬움은 홈즈 시리즈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이지만 추리적으로는 별볼일없는 "보헤미아의 스캔들"이 선보인다는 것, 그리고 그나마도 절반 정도만 선보이는 탓도 큽니다.

때문에 권교정 작가의 팬, 그리고 빅토리안 일상계 팬이라면 볼만한 작품이기는 하나 추리만화로서는 의문이 많이 남네요. 이야기가 마무리 될 다음권과 합쳐서 별점을 주는 것이 옳겠지만 이 권만의 별점은 2점입니다.

아울러 초판 특전이라고 클리어 우편엽서 세트가 들어있는데 별 쓸데도 없는 것을 왜 주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제법 비싸보이는 클리어 엽서 대신에 책 값을 할인해 주는게 더 기쁠것 같아요.

2009/06/13

셜록 홈즈의 과학 미스테리 - 콜린 브루스 / 이덕환 : 별점 2점

셜록 홈스의 과학 미스테리 - 4점
콜린 브루스 지음, 이덕환 옮김/까치글방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왓슨, 내가 이겼네"의 저자 콜린 브루스의 또다른 책입니다. 이 책 역시 셜록 홈즈 소설의 틀을 빌려온 추리소설, 셜록 홈즈의 파스티쉬 작품이면서, 어려운 물리학 등의 과학원리를 쉽게 설명해주는 과학 교양-교육 서적이기도 한 독특한 책입니다.

재미있던 이야기를 몇 가지 꼽아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그 유명한 "챌린저 교수 (잃어버린 세계)" 가 사건의 의뢰인으로 등장하여 북해의 해저 탐사용 잠수정에서 발생한 원인불명의 사건(잠수정 안에서 잠수부들이 뜨거운 공기에 질식해 숨진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의 "사라진 에너지"는 이 책에서 제일 재미있게 읽은 작품입니다. 실제 사건의 진상보다는 파라핀 램프를 숨겨가지고 들어갔다는 추리가 더 마음에 들었다는 점은 좀 아쉽지만, 다양한 해석이 등장하는 전개와 더불어 챌린저 교수의 등장 등 즐길거리가 굉장히 풍부했기 때문입니다. 

과학실험에 쓰이는 민감한 사진 필름을 손상시키는 장난을 해결하는 "과학실험의 방해공작"도 좋았어요. 독특한 방사선을 발하는 우라늄 광석에 대한 설정이 부실하다는 단점은 있어도, 이 정도 수준이면 충분히 합격점을 줄 만 합니다. 과학 설명이 충분히 추리에 부합하고 있으니까요.

"불충스러운 하인"은 왕실에서 발생한 한 마부의 자살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자살 시 총성을 일부만 듣고 일부는 듣지 못했다라는 증언의 모순을 파동이론으로 설명해 줍니다. 그런데 어려운 설명이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교양-교육 서적 최대의 미덕을 보여준다는 점이 아주 좋아요. 트릭 자체도 어디 써먹어보고 싶을 정도로 괜찮았고요. 

"황폐한 해변"은 양자역학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은 너무나 어렵고 지루했지만 실제 사건의 트릭, 즉 해변에서 머리를 둔기로 얻어맞아 살해당한 시체 주변에 발자국이 하나도 없었다는 트릭이 괜찮아서 그럭저럭 본전치기는 합니다. 힌트는 "파동", 즉 "파도"에 관련된 트릭입니다. 

이렇게 네 작품은 꽤 괜찮고 재미있는, 추리적인 이야기와 과학 설명이 제대로 결합되어 있는 좋은 작품인데 "상대성 이론"을 설명하는 몇몇 작품은 상상 그 이상으로 지루했습니다.
위치와 속도에 따라 상대적으로 시간에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에 대한 너무 뻔하고 반복적인 설명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 그리고 사건과는 별 상관 없는 시간 단위를 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쌍둥이의 유산 상속 이야기를 다루는 "상대적 질투"의 예를 들자면, 쌍둥이 중 누가 형인가? 를 따지는 이야기인데 여기서의 상대성 이론 설명은 정말 재미없습니다. 오히려 부가적으로 등장하는 쌍둥이라는 조건을 이용한 트릭이 상당히 절묘하게 삽입되는게 아깝기만 했습니다.

또 시대 배경하고는 너무 안맞는 이야기도 눈에 거슬렸습니다. 상대성 이론에다가 E=MC제곱 까지 나와버리니 셜록 홈즈의 시대를 가뿐히 뛰어넘잖아요. 물론 "교육"이 주 목적인 교양도서이니만큼 디테일을 따질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셜록 홈즈 팬으로서는 불만스러운 사항입니다. 원자폭탄에 대한 이야기도 설명은 재미있었지만 마찬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빅토리아 시대에 원폭이라니... 이거야말로 과학 설명때문에 지나치게 무리수를 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왓슨, 내가 이겼네" 보다는 교양 - 교육 쪽으로 훨~씬 많이 치우친 책입니다. 몇몇 에피소드는 추리 애호가들을 즐겁게 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재미 측면에서는 함량미달이에요. 과학설명 역시 지루한 설명으로 일관하고 있어서 그다지 기대에 값하지 못하고요. "왓슨..."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절판 상태인 책을 어렵게, 정말 어렵게 구해본 것인데 기대가 너무 컸을까요? 별점은 2점. 딱히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2020/11/08

나선계단의 비밀 - 메리 로버츠 라인하트 / 판도라books : 별점 2점

나선계단의 비밀 (개정판) : 국내 최초 완역판 - 4점
메리 로버츠 라인하트 지음/판도라books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신 여성 레이첼 이네스는 조카 2명과 함께 써니싸이드 저택에서 여름 한 철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먼저 도착하여 현지에서 집사 토마스 존슨을 채용했는데, 그로부터 저택에서 지난 몇 달 동안 아무도 없는 밤에 이상한 현상(문 소리가 나고, 창문이 닫히는 등)이 일어났다는 기묘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바로 그날 밤, 레이첼 이네스와 하녀 리디는 그 이상한 현상과 맞닥뜨렸다. 다행히 다음날에 조카 핼시와 커트루드, 핼시의 친구 베일리가 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날 새벽에 저택 주인의 아들 아놀드 암스트롱이 살해되고, 핼시와 존 베일리도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레이첼 이네스는 기묘한 현상과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수사관 중 한 명인 제이미슨과 손을 잡는데...

100여년전 발표된 서스펜스 스릴러로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급 작품입니다. 다양한 추천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포함되고 있지요. 'MWA 추천 베스트 미스터리 100'에서는 40위네요. 무려 "오리엔트 특급 살인 사건" 보다도 순위가 높습니다!
그러나 이런 명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개된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30년 전, 아동용 팬더 추리 걸작선이 마지막이었어요. 절판된지도 오래되었고요. 그런데 찾아보니 e-book으로 번역, 소개되었기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저작권료가 필요없는 퍼블릭 도메인이 된 덕분이겠지요.

읽어보니 명성을 얻고, 걸작의 지위를 굳힌 이유는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시대를 앞서간 부분이 분명 있거든요. 합리적인 설정을 고딕 호러와 잘 결합한 아이디어가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합니다. 밤마다 특정 장소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가 나고, 누군가 저택에 계속 침입하려고 한다는건 괴기스럽습니다. 그러나 이건 '저택 안에 무언가 있고, 몰래 이를 손에 넣으려는 목적'이었던 거에요! 나름 합리적이지요.
이를 피해자 아놀드의 부친인 트레이더즈 은행 회장 폴 암스트롱의 급작스러운 병사, 거금 횡령에 따른 트레이더즈 은행의 파산, 뭔가에 놀라 심장마비로 죽는 집사 토마스 사건 등과 엮은 전개도 합리적인건 마찬가지입니다.
요약해서 설명하자면, 트레이더즈 은행에서 거금을 횡령한건 폴 암스트롱이었습니다. 그는 죽은 걸로 위장하여 횡령한 돈을 가지고 도망칠 속셈이었지요. 그러나 아내가 써니싸이드를 임대한걸 모르고 써니싸이드에 돈을 숨겨 놓았던 탓에 집에 몰래 숨어들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했던 겁니다. 집에 돈을 숨기려면, 원래 주인일 가능성이 가장 높으니 그럴듯하지요? 집사 토마스는 죽었다고 한 옛 주인을 보고 놀라서 죽었고요. 이 역시 앞서 토마스가 유령을 무서워하는 묘사가 나오는 등 복선을 쌓아 올린 덕에 설득력이 높습니다.
이런 류의 설정을 정통파 고딕 호러와 결합한 아이디어도 높이 평가해야 합니다. 이런 류 아이디어의 원조로서 역사적 가치도 높고요. 사실 '몰래 숨어들려는 사람' 쪽에서 바라 본 이야기가 많은데 ("경찰서를 털어라"), '아무 것도 모르는 (집)주인' 쪽 시각에서 본 이야기라 독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이유도 명확히 알겠더군요. 그만큼 문제도 많아요. 가장 큰 문제는 아놀드 암스트롱 살인 사건입니다. 범인이 작 중에서 행적과 과거가 거의 언급되지 않은 가정부 왓슨 부인이기 때문이에요. 뜬금없기 그지없죠. 이건 아무리 봐도 반칙입니다.
사건 속 우연도 지나칩니다. 아놀드가 핼시와 잭 베일리가 저택을 떠난 직후 살해된 것, 왓슨 부인이 거트루드 방에서 핼시의 총을 손에 넣어 살해했다는 것 모두가 우연이었으니까요. 이럴 바에야 아놀드 살인 사건은 빼고, 폴 암스트롱이 저택을 침입하려는 과정을 자세하게 그리는게 더 나았을겁니다.

중요한 순간을 이런저런 이유로 놓치며, 중요한 정보를 사람들이 감추는 식의 옛스러운 전개도 굉장히 지루합나다. 또 모든 사건은 그냥 흘러갈 뿐입니다. 결국 범인인 폴 암스트롱이 사고로 사망하는 식으로 해결되고요. 추리 요소는 거의 등장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더 지루했던 것 같네요. 

짜증나는 등장 인물들도 지루함을 유발하는 요소입니다. 조카 핼시와 거트루드가 대표적입니다. 핼시의 친구이자 거트루드의 연인 잭 베일리는 누가봐도 수상했어요. 거액 횡령에도 연루되어 있고, 살인 사건이 일어났던 새벽 3시에 달아나기까지 했으니까요. 그러나 둘은 이유는 말하지도 않고, 그저 믿어달라고 징징대기만 합니다. 거트루드는 어느 때 보다 고모가 필요할 때 도와주지 않는다고 절규하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더군요. 레이첼 이네스가 말한게 맞습니다. "증명이 되어야 나는 믿을 거다. 그때까지는 아무도 믿을 수 없어. 이네스 가문은 그렇다." 이 작품 속 거의 유일한 '상식인' 이 주인공이라는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러나 레이첼 이네스 역시 가문 운운하는 식으로 드러내는 봉건 귀족스러운 사고 방식의 소유자로 짜증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는 별다를게 없어요. 시대를 반영하는 흑인 비하 대사도 거슬렸고요.
의미없는 캐릭터들도 많습니다. 왓슨 부인이 아놀드 암스트롱을 살해한 동기를 위해 등장시킨 루시앤, 폴 암스트롱의 협력자 워커 박사, 협박범 니나 캐링턴이 대표적입니다. 본 이야기와 관계없는 곁가지로 분량 늘이기에 불과해 지루함을 더해줄 뿐입니다. 작위적이기도 하고요.

아울러 레이첼 이네스 가족이 저택에서 휴가를 끝내기를 범인 폴 암스트롱이 기다리지 못한 이유도 잘 모르겠어요. 그가 정말로 죽은게 아니라는걸 밝혀내지 못하는 한, 시간은 폴 암스트롱의 편이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한 번 읽어볼 가치는 있지만, 지루하고 짜증나는 요소도 많은 탓에 감점합니다. 필요없는 부분은 과감히 들어내고 속도감있게, 그리고 더 고딕 호러 느낌으로 전개했다면 진짜 걸작이 되었을텐데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덧붙이자면, 제가 언급한 문제에는 번역 탓도 있습니다. 문장들이 매끄럽지 않고, 직역도 많으며, 교정도 제대로 보지 않은걸로 보이거든요. 주요 인물인 잭 베일리는 중반까지 '존' 베일리라고 등장할 정도니 말 다했지요. 좋은 번역으로 제대로 읽으면 제 평가가 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2020/05/02

악몽과 몽상 2 - 스티븐 킹 / 이은선 : 별점 2.5점

악몽과 몽상 2 - 6점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엘릭시르

어쩌다보니 1을 읽지않고 2부터 읽게 된 스티븐 킹중단편집입니다. 12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보너스격인 논픽션 "고개를 숙여"와 시 "브루클린의 팔월", 우화인 "거지와 다이아몬드"를 제외하면 수록작은 9편입니다.

그간 순문학적인 부분으로 흘러가던 중, 단편집들과 비교해볼 때, 좀 더 화끈한 작품이 많다는게 특징이에요. 과거의 스티븐 킹 스타일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기 때문입니다. 거장과 과거에 대한 오마쥬 형식의 작품들도 신선했고요. 전통적인 크리쳐 호러인 "장마", 기발한 호러 액션 모험물인 "10" 등이 과거 킹의 스타일을 보여준다면, "다섯 번째 4분의 1"은 화끈한 마쵸 하드보일드 액션, "크라우치앤드"는 러브크래프트크툴루 신화 오마쥬, "의사가 해결한 사건"은 셜록 홈스 파스티쉬로 모두 나름 매력있는 작품들이었습니다. "클라이드 엄니의 마지막 사건"도 하드보일드 탐정물에 변주를 가한 독특함이 좋았고요. "10"을 제외하면 대체로 클리셰로 가득한 친숙한 이야기들이지만, 워낙에 필력이 원숙하고 묘사가 대단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걸 특별하게 만드는, 이런게 바로 장인의 솜씨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할아버지의 충고가 전부인 "내 귀염둥이 조랑말", 일종의 타임 슬립물인 "죄송합니다, 맞는 번호입니다", 기묘한 가족 드라마 SF인 "메이플 스트리트의 그 집"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화끈함이 부족했던 탓입니다. 부록격인 논픽션과 시, 우화는 딱히 점수를 주기 애매하고요.

그래도 12편 중 6편, 제대로 된 수록작만 치면 9편 중 6편이 평균 이상의 재미를 선사하니 전반적으로 괜찮은 작품집에는 분명합니다. 아주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어도 이 정도면 본전치기는 하는 셈이지요.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작품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장마"

시골 마을 윌로에서 여름을 보내기 위해 찾아온 젊은 부부에게 마을 사람들이 그날 하루만 다른 곳에서 보낼걸 요구했다. 이유는 그날이 칠 년에 한 번 찾아오는 '두꺼비 장마'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존과 앨리스 부부는 객기를 부려 윌로에서 머무는데, 오래지않아 비처럼 내리는 무시무시한 식인 두꺼비 떼와 조우하게 된다.

그야말로 스티븐 킹! 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크리쳐 호러물입니다. 무언가 꿍꿍이를 숨기고 있는 마을 사람들, 비가 곧 오기 직전인 축축한 공기에 대한 묘사로 가득찬 도입부에서, 식인 두꺼비가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져 부부를 습격하는 중, 후반부까지의 전개 모두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눈을 떼기 힘들 정도였어요. 정말로 두꺼비가 장마처럼 쏟아진다니, 상상도 못했습니다... 두꺼비들이 모두 다음날 햇볕과 함께 녹아서 사라지는 이유가 젊은 부부를 장마 직전인 7년에 한 번씩 인신공양한 덕분일 거라는 결말도 꽤 참신했어요. 보통 이런 크리쳐 호러물의 경우, 원인이 무엇인지, 해결책은 무엇인지는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게 대부분인데 최소한의 설명 정도는 덧붙인 셈이니까요.

달릴 때 확실히 달려주는 킹의 맛이 잘 살아 있는, 읽는 재미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작품입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그나저나, 마을 사람들의 권유대로 부부가 장마날 다른 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조금 궁금한데, 소설의 결말처럼 결국 벌어질 일은 벌어졌겠죠?

"내 귀염둥이 조랑말"

할아버지가 "어른이 되면, 이상하게 시간이 빨리 갈 때가 있다"는 충고를 손자에게 해 주는게 전부입니다. 시골 마을에 대한 묘사도 좋고, 시간이 빨리가는 상황 설명도 흥미롭지만, 한 편의 이야기로 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별다른 드라마도 없는데다가, 엄마는 알콜 중독에, 누나는 외모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뭉쳐있다는 등의 불필요한 묘사가 많아서 읽기도 지루했고요.
아니나 다를까, 책 뒤 해설을 보니 손자 클라이브 배닝이 살인 청부업자가 된 이야기를 그린 오래전 '리처드 바크만' 필명으로 착수했던 동명 장편에서 뽑아낸 회상 장면이라는군요.

순문학적인 소양이 엿보이기는 하나, 구태여 찾아 읽어볼 필요는 없습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죄송합니다, 맞는 번호입니다"

작가 빌 위더먼이 아내, 세 명의 자식과 함께 살고 있는 집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끔찍하고 처절한 목소리로 "제발 데려가..."는 말을 남기고 끊어진 전화를 받은 아내 케이티는, 그 목소리가 자기 가족이 확실하다고 느끼고 기숙사의 딸, 어머니 등의 안부를 확인했다. 그리고 동생이 연락이 되지 않자 남편과 함께 그 집으로 찾아가는데....

시나리오로 쓰여진 작품입니다. 덕분에 시각적인 상상과 여러가지 배경 음악들을 머릿 속에 떠올리기 좋았습니다. 전화를 걸어온게 다름아닌 '미래의 케이티' 였다는 진상도 그럴듯했고요. 목소리를 듣자마자 가족임을 확신했다는데 그게 바로 자기였다니! 이런거야말로 발상의 전환이 아닐까 싶네요. 시공을 초월하여 메시지를 나누는 작품은 많지만, 연인이나 가족이 아니라 본인 자신이었다는 작품은 처음 봤습니다.

그러나 "제발 데려가.."는 그날 바로 심장발작을 일으킨 빌 위더먼을 병원으로 데려가라는 뜻이었다는건 좀 허무합니다. 전화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면, 걸 때에 보다 명확하게 메시지를 남기는게 당연하잖아요? 빌 위더먼이 처제의 집을 찾아가며 느끼는 서스펜스는 나쁘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작가에게서 기대해 봄 직한 공포나 스릴, 서스펜스도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고요.

소품에 가까운 작품으로 별점은 2점입니다. 이대로 영상화되었다는데, 영상물로 보는게 훨 낫지 싶네요.

"10"

출근 후 잠깐 담배를 피우러 나온 브랜든 피어슨은 '박쥐 인간'을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 비명을 지르려던 그를 진정시킨건 같은 회사 프로그래머 듀크였다. 듀크는 '박쥐 인간'은 흡연자들에게만 보인다며 브랜든을 '박쥐 인간'을 본 사람들 모임에 초대했다. 그러나 모임은 리더 델레이의 배신으로 박쥐 인간의 습격을 받게 되고, 브랜든은 모임에서 처음 만난 캐머런, 모이라와 함께 탈출하는데....

아, 세상에 이런 작품이 있다니! 출근 후 10시, 지정된 흡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끼리 일종의 유대 관계가 생길 수 있다는 건 저 역시 과거 흡연자라서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소수의 흡연자들만 그들을 지배하는 사악한 '박쥐 인간'을 꿰뚫어보는 능력을 갖게 된다는 생각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죠. 금연 열풍, 담배 혐오가 널리 퍼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 대한 작가의 역습이자 발버둥같은 작품이에요. 물론 흡연자들에게는 경전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테고요. 스티븐 킹이 흡연자일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그러나 좋았던 아이디어에 비하면 전개는 그냥 그렇습니다. 일단 박쥐 인간과의 혈투가 시시합니다. 끔찍하게 생겼을 뿐, 별다른 능력이 있지도 않고 물리적 공격에 바로 격퇴되기 때문입니다. 어찌어찌해서 겨우 오마하로 탈출한 뒤, 브랜든 일행이 다시 '10시의 사람들'을 규합하여 박쥐 처단에 나선다는 한 페이지짜리 후일담으로 끝낼 이야기도 아니었고요. 서둘러 대충 끝낸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좀 아쉬웠어요. 아울러 '10시의 사람들'은 그냥 흡연자가 아니라 '담배를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이라는 디테일도 사족이었다 생각되네요.

하지만 그 어떤 단점에도 워낙에 아이디어가 압도적이라 별점 3점은 충분합니다. 이런 생각과 발상은 정말이지 본받고 싶네요. 아직도 담배를 피우는 제 주변 흡연자들에게 권해주고 싶습니다.

"크라우치 엔드"

남편이 실종되었다며 미국인 로니 프리먼이 경찰에 신고했다. 그녀는 극심한 공포에 사로잡힌 채, 경찰 베터와 로버트 파넘 순경에게 부부가 방문했던 런던 근교 '크라우치엔드'에서 겪었던 기묘한 경험을 상세하게 이야기하는데...

크라우치엔드가 크툴루를 위한 '크라우치엔드 토운'으로 이어지고, 그곳에서 부부가 크툴루를 만난다는 이야기입니다. 러브크래프트를 위한 오마쥬로 러브크래프트와 크툴루 신화의 팬이라면 제법 즐길만한 작품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특별한 드라마는 없습니다. 부부가 겪는 공포스러운 상황만 이어질 뿐 크라우치엔드가 왜 크라우치엔드 토운으로 이어지는지, 어떻게 그 거리로 빠져들어 희생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고요.물론 이런게 러브크래프트 작품이라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한 마디로 요악하자면, "지나치게 잘 쓴 팬픽"입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메이플 스트리트의 그 집"

장남 트렌트, 여동생 리사와 로리, 막내 브라이언은 의붓 아버지 루와 함께 사는 집에서 기묘한 금속 생명체가 자라난다는걸 알게 되었다. 트렌트는 엄마가 루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로 기절까지 하자, 금속 생명체를 이용하여 루를 없앨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기는데...

집 안에서 기묘한 금속 생명체가 자라나고, 이윽고 그 생명체가 만든 시한장치에 의해 지하실에서 알 수 없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된걸 트렌트가 알아채는 부분까지는 꽤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카운트다운은 '미국에 사는 남자아이라면, 시계가 0을 가리키면 폭발하든지, 이륙하든지 둘 중 하나라는걸 알고 있다'는 설정에 따른 결말은 좀 안이했습니다. 아이의 생각 그대로, 단지 카운트다운에 의해 나중에 '이륙해 버린다'는건 너무 단순한 발상이었으니까요. 또 이 기계 생명체가 무엇인지, 왜 성장한 끝에 이륙했는지 등 설명이 전무해서 답답했습니다. 어차피 가상의 이야기라 하더라도, 설득력을 조금이나마 보충해 줄 만한 최소한의 설명은 필요했는데 말이지요.
그리고 아무리 엄마가 힘들었다 하더라도, 새 아빠에 집까지 없어져버리면 엄마가 네 아이를 데리고 잘 살 수 있었을까? 라고 질문하면 그리 희망적인 답을 할 수는 없을거에요. 실제로 엄마가 루를 엄청나게 사랑했을 수도 있고요. 한마디로 무책임한 결말입니다.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입니다. 잔인함은 전혀 찾아보기 힘든, 가족 드라마스러운 내용은 이색적이나 아이디어를 전개와 결말이 잘 받쳐주지 못했습니다.

"다섯 번째 4분의 1"

바니의 친구 제리는, 키넌에 의해 죽어가는 바니에게 들은 정보로 키넌과 병장을 습격했다. 이유는 바니에 대한 복수와 그들 4명이 나눠가진, 현금이 묻힌 4장의 지도 조각을 모으기 위해서였다.

부제는 "레이먼드 챈들러가 "4"을 쓴다면?" 인데, 내용도 그에 걸맞는 충실한 하드보일드 액션물입니다. 보물 지도 때문에 사람들을 서로 죽이는 고전적인 설정에 더해, 4인 중 마지막인 재거와 벌이는 죽음의 사투가 인상적이에요.

'다섯 번째 4분의 1'이라는 제목은 이미 죽은 바니와 주인공 제리, 그리고 키넌과 병장, 재거라는 등장인물 5명을 의미합니다. 등장인물은 5명 뿐이고 (심지어 한 명은 이미 죽었고), 장소도 키넌의 집과 병장의 집이 전부이며 분량도 굉장히 짧지만 화끈한 액션이 휘몰아쳐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레이먼드 챈들러라기 보다는 미키 스필레인에 가깝지 않나 싶더군요. 그만큼 파괴적이고 화끈했거든요.

한마디로 고전적이고 화끈한 마초 하드보일드 액션물로는 최고에요. 달릴 때 확실히 달려준, 그런 작품인 셈이죠. 딱히 드라마가 돋보이지는 않지만, 그런건 애초에 불필요해요. "터미네이터"에게서 내면 연기를 기대할 필요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의사가 해결한 사건"

홈스에게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찾아왔다. 헐 경이 밀실에서 살해되었는데, 방이 완벽한 밀실이었기 때문이었다. 헐 경은 가족들에게 가혹하게 대했던 터라, 아내와 아들들 모두 동기가 있던 상태였는데, 함께 방을 조사하던 왓슨이 사건의 진상을 꿰뚫는다.

와, 이제는 이런 작품까지 등장하네요. 스티븐 킹의 셜록 홈스 파스티쉬이자, 트릭이 사용된 본격물을 쓰다니! 정말이지 상상도 못했습니다. 작품도 놀라운 점이 많습니다. 홈스가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어서 제대로 현장 검증을 하지 못할 때, 왓슨이 진상을 꿰뚫고 추리 쇼를 벌이는 탐정 역을 맡는다는 과감한 설정, 피해자인 헐 경이 가족의 마음을 가지고 논 인간 말종이라 진범과 진상 모두를 알았지만 홈스, 왓슨, 레스트레이드 모두 진상을 덮고 단순 강도 사건으로 위장한다는 결말까지 모두 특이하거든요.

밀실 트릭의 정체는 화가인 둘째 아들 조리 헐이 엄청난 하이퍼 리얼리즘 기법으로 그려낸 배경 그림을 테이블 다리 사이에 설치하고, 그 뒤에 숨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특수 효과나 마술에서 쓰임직한 방법이죠. 주로 거울을 쓰는데, 하이퍼 리얼리즘, 극사실주의라는 미술 기법을 활용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개인적으로 비슷한 트릭을 예전 "경성탐정록" 창작 시절 써 먹어 볼까 고민했던 적이 있어서 그런지 무척 반갑기도 했고요.
또 이 트릭 하나 뿐만이 아니라, 헐 경은 통풍으로 걸을 때 앞을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에 조리가 아버지를 지나쳐 서재로 먼저 들어갈 수 있었다던가, 조리가 방에 들어가 있던건 모든 가족이 알고 있어서 그들 모두가 공범이라는 등 추리적으로 볼 만한 부분이 많다는게 놀라왔어요.

물론 본격물 치고는 허술한 부분이 없지는 않습니다. 헐의 아내와 아들들이 모두 공모해서 헐을 죽일 생각이었다면 구태여 이런 복잡한 장치를 설치해가며 밀실을 만들 필요는 없으니까요. 다 모여있는 응접실에서 범행을 저지른 뒤, 함께 현장을 조작하는게 더 현실적이잖아요? 하인 스탠리의 증언? 정 필요하면 스탠리까지 죽이면 됐을테고요...
트릭도 비록 헐 경이 비명을 질렀다는 변수가 있다손 치더라도, 애초에 너무 거창한 장치가 필요한 트릭이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그림자까지 가짜로 만들어야 해서 공이 지나치게 많이 들고, 날씨에 따른 변수도 있었다는 점에서도 영 별로죠.
아울러 파스티쉬인데 캐릭터에 대해 지나치게 창조적인 해석이 들어간 것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불호 쪽입니다. 왓슨의 성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게 특히나 이질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여러모로 독특하며, 제가 읽은 최초의 스티븐 킹 본격물이자 셜록 홈스 파스티쉬라는 가치는 분명합니다. 제 별점은 3점입니다. 셜록 홈스 팬이시라면 놓치기 마시길 바랍니다.

"클라이드 엄니의 마지막 사건"

유능한 사립탐정 클라이드 엄니는 어느날, 자신을 둘러싼 모든게 이상해졌다는걸 깨닫는다. 매일 시끄럽게 만드는 이웃 데믹 부부가 조용하고, 매일 아침 신문을 사는 신문팔이 피오리아가 복권에 담청되고, 단골인 식당 블론디스는 문을 닫고, 사무실이 있는 건물 엘리베이터 안내원 버넌이 은퇴한다고 하는 등 익숙치 않은 일들이 연이어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클라이드 엄니 앞에 새뮤얼 D.랜드리라는 인물이 나타나, 그를 둘러싼 모든건 모두 소설 속 설정이며 자신이 그 모든걸 창조한 창조주, 작가라고 이야기하는데...

소설이나 영화 속 캐릭터와 현실의 작가, 또는 현실 세계가 만나서 사건이 벌어지는 작품은 많습니다. 특정 컨텐츠로 현실 인물이 빠져들어 벌이는 모험담이야 쌔고 쌨고, 현실과 픽션이 결합하여 벌어지는 일종의 패러독스를 다룬 작품도 있지요. 오래전 "라스트 액션 히어로"처럼요.

이 작품은 구태여 이야기하자면 후자 쪽에 가까운데, 특징이라면 픽션으로 빠져드는 현실 속 인물이 주인공이 아니라, 픽션 속 캐릭터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자신의 세계를 멋대로 비집고 들어와, 그 세계를 엉망으로 만들고 심지어 나 자신을 지워버리는 멋대로인 창조주의 희생양이라는 포지션이에요. 마른 하늘에 날벼락 제대로 맞는 캐릭터인데, 이런 비현실적으로 암담한 상황 묘사야 말로 킹의 특기 중 하나이지요.

또 클라이드 엄니는 더쉴 해밋 등 정통파 하드보일드 작가의 영향을 짙게 받은 캐릭터이기 때문에 작 중에서 상황에 휘둘리면서도 추리하거나, 또는 상황 반전을 위해 노력하는 여러가지 행동들이 그야말로 클리셰대로라는 것도 재미있던 점입니다. 상대방에게 이야기를 계속 하도록 유도하는게 대표적이에요. 당연히 실패하지만요.

결국 새뮤얼 랜드리에게 자신의 세계를 빼앗긴 클라이드 엄니가 현실의 새뮤얼 랜드리가 된다는 결말도 독특합니다. 일종의 바꿔치기가 일어난건데, 클라이드 엄니는 하드보일드 탐정답게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새로운 소설을 창작하여 자신의 세계를 되찾을 결심을 한다는 마지막 장면도 인상적이에요. 그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죽어도 포기하지 않는게 탐정이니까요. 과연 클라이드 엄니가 새뮤얼 랜드리에 의해 붕괴한 자신의 소설 속 세계를 재 구성하여 되 찾을 수 있을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뻔한 설정이지만 약간의 변화로 새로움을 안겨다 준다는 점, 특별한 액션 없이 둘의 대화가 거의 대부분이지만, 긴장감도 넘친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좋은 작품이었어요. 별점은 3점입니다.

"고개를 숙여"

스티븐 킹의 아들 오언 킹이 뛰는 리틀 야구팀 뱅고어 웨스트가 지구 우승을 차지한 시즌에 대해 기록한 논픽션입니다. 리틀 야구이기는 하지만 마지막 회에 역전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상당히 드라마틱한 경기 묘사가 이어져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별점을 주기에는 좀 애매한 결과물이에요. 제가 원한건 스티븐 킹의 논픽션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이 작품을 비롯하여 나머지 부록들에 대한 별점은 따로 없습니다.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