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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3

셜록 홈즈의 과학 미스테리 - 콜린 브루스 / 이덕환 : 별점 2점

 

셜록 홈스의 과학 미스테리 - 4점
콜린 브루스 지음, 이덕환 옮김/까치글방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왓슨, 내가 이겼네"의 저자 콜린 브루스의 또다른 책입니다. 이 책 역시 셜록 홈즈 소설의 틀을 빌려온 추리소설, 셜록 홈즈의 파스티쉬 작품이기도 하고 어려운 물리학 등의 과학원리를 쉽게 설명해주는 과학 교양-교육 서적이기도 한 독특한 책입니다.

먼저 재미있던 이야기를 몇가지 꼽아보자면,

그 유명한 "챌린저 교수 (잃어버린 세계)" 가 사건의 의뢰인으로 등장하여 북해의 해저 탐사용 잠수정에서 발생한 원인불명의 사건 (잠수정 안에서 잠수부들이 뜨거운 공기에 질식해 숨진 사건) 을 해결하는 내용의 "사라진 에너지"는 이 책에서 제일 재미있게 읽은 작품입니다. 실제 사건의 진상보다는 파라핀 램프를 숨겨가지고 들어갔다는 추리가 더 마음에 들었다는 점은 좀 아쉽지만 다양한 해석이 등장하는 전개와 더불어 챌린저 교수의 등장 등 즐길거리가 굉장히 풍부했습니다.
과학실험에 쓰이는 민감한 사진 필름을 손상시키는 장난을 해결하는 "과학실험의 방해공작"도 좋았어요. 독특한 방사선을 발하는 우라늄 광석에 대한 설정이 좀 부실하긴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이면 충분히 합격점이죠. 과학 설명이 충분히 추리에 부합하고 있으니까요.
"불충스러운 하인"은 왕실에서 발생한 한 마부의 자살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자살 시 총성을 일부만 듣고 일부는 듣지 못했다라는 증언의 모순을 파동이론으로 설명하는 이야기이기에 어려운 설명이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교양-교육 서적 최대의 미덕을 보여줍니다. 트릭 자체도 쓸만했어요. 어디 써먹어보고 싶을 정도로 말이죠.
"황폐한 해변"은 양자역학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은 너무나 어렵고 지루했지만 실제 사건의 트릭, 즉 해변에서 머리를 둔기로 얻어맞아 살해당한 시체 주변에 발자국이 하나도 없었다라는 것의 트릭은 괜찮아서 그럭저럭 본전치기는 합니다. 힌트는 "파동", 즉 "파도"에 관련된 트릭입니다^^
요렇게 네작품은 꽤 괜찮고 재미있는, 추리적인 이야기와 과학설명이 밀결합된 좋은 작품이었어요.

그러나 "상대성 이론"을 설명하는 몇몇 작품은 상상 그 이상으로 지루했습니다.... 위치와 속도에 따라 상대적으로 시간에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에 대한 너무 뻔하고 반복적인 설명이 작품 내에서 많이 등장하는 것도 지루하지만 사건 그 자체와 는 너무 상관이 없는 시간단위를 주로 설명하고 있기에 내용과 별로 잘 어울리는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쌍둥이의 유산 상속 이야기를 다루는 "상대적 질투"가 대표적으로, 쌍둥이 중 누가 형인가? 를 따지는 이야기인데 여기서의 상대성 이론 설명은 정말 재미없었습니다. 오히려 부가적으로 등장하는 쌍둥이라는 조건을 이용한 트릭이 상당히 절묘하게 삽입되는 것이 작품에 보탬이 되기는 커녕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따분했으니까 말 다했죠.

또 시대배경하고는 너무 안맞는 이야기도 눈에 거슬렸습니다. 상대성 이론에다가 E=MC제곱 까지 나와버리니 셜록 홈즈의 시대를 가뿐히 뛰어넘잖아요.... 물론 "교육"이 주 목적인 교양도서이니만큼 디테일을 따질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셜록 홈즈 팬으로서는 불만스러운 사항이죠. 또 원자폭탄에 대한 이야기는 설명 자체는 재미있었지만 전개가 너무 황당했습니다. 이거야말로 과학 설명때문에 지나치게 무리수를 둔 거죠. 빅토리아 시대에 원폭이라니... 나원참.

한마디로 말하자면 "왓슨, 내가 이겼네" 보다는 교양 - 교육 쪽으로 훨~씬 많이 치우친 책입니다. 몇몇 에피소드는 추리 애호가들을 즐겁게 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재미 측면에서는 좀 함량미달이 아닌가 싶네요. 과학설명 역시 지루한 설명으로 일관하고 있어서 그다지 기대에 값하지 못했습니다. "왓슨..."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절판 상태인 책을 어렵게, 정말 어렵게 구해본 것인데 기대가 너무 컸을까요? 별점은 2점. 딱히 추천하고 싶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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