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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9

대구 - 마크 쿨란스키 / 박중서 : 별점 3점

대구 - 6점
마크 쿨란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세계의 역사와 지도를 바꾼 물고기의 일대기" 라는 부제 그대로, 대구라는 물고기가 인류 역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상세하게 알려주는 일종의 미시사 서적으로 이런저런 음식 관련 저서로 잘 알려진 마크 쿨란스키의 또 다른 역작입니다.
바이킹의 장기간 해외 원정이 가능했던 이유는 풍부했던 대구의 장기 보존 방법을 깨우쳤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이후 대구를 소금에 절이는 방법을 알아낸 바스크인들이 대구 무역 시장을 세계적으로 확장시켰고, 영국 뉴펀들랜드의 대구 어업이 시작된 후 신대륙 대구 어장을 둘러싼 강대국의 세력 다툼 속에서 거대한 어항, 도시가 생겨났고, 현대에 접어들어 국가별 배타적 수역 설정과 대구 남획으로 인하여 이 도시들이 쇠퇴했다는 전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단순히 역사적인 사실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대구를 잡아서 처리하는 방법이 어떻게 진화하여 남획에 의한 고갈 사태에 이르렀는지, 세계 각지의 대구를 이용한 요리들은 어떤게 있는지 그 레시피까지 50여 페이지에 걸쳐 소개하는 등, 그야말로 대구에 대해서는 총 망라된 대구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내용을 재미있게 만드는 마크 쿨란스키의 글 솜씨도 정말 탁월합니다. 도무지 재미가 없을 것 같은 내용인데 한번 손에 잡으면 내려놓기가 쉽지 않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대구 때문에 북아메리카에 식민지가 생겨난 건 아닐테고, 보스턴도 유럽과 유럽의 식민지가 열렬히 원하던 뉴펀들랜드의 대구를 중계하는 무역에서 비롯되었다던가 대구가 가난한 식민지 뉴잉글랜드를 국제적 상업 세력으로 격상시켰다는건 조금은 지나친 비약으로 느껴졌습니다. 물론 그만큼 상세한 근거를 제시해 주고 있기는 합니다만 잘 와 닿지는 않네요. 미국 독립 전쟁까지 엮는건 비약 아닐까요? 사탕수수에서 설탕을 생산하는 노동 집약적 노예 무역이 저렴한 식량인 대구의 보급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주장도 마찬가지고요.
또 당연한 현실인 남획으로 인한 어장 고갈 이후의 이야기가 지나치게 긴 것도 조금 지루했습니다. 가장 공들여 취재가 이루어진 부분인건 맞지만 결론은 신세 한탄 외의 대안이나 미래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에 분량을 이렇게까지 할애할 필요가 있었을지 의문이에요. 마지막으로 도판이 부실한 것도 옥의 티입니다.

그래도 단점은 사소하며 가치와 재미가 어디 갈 정도는 아닙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이런 류의 미시사, 인문학 서적을 좋아하신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관심이 없으시더라도 마크 쿨란스키의 마법과 같은 글솜씨를 보기 위해서라도 한 번 읽어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그나저나 읽다보니 대구 요리가 먹고 싶어지는데 조만간 대구 지리나 한 번 먹으러 가야겠네요.

2020/11/06

용감한 선장들 -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 박중서 : 별점 2.5점

용감한 선장들 - 6점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지음, I. W. 테이버 그림, 박중서 옮김/찰리북

철도 재벌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15세 하비는 어머니와 함께 여객선으로 유람 여행을 하던 중, 실수로 바다에 빠졌다. 그를 구해준건 대구잡이 스쿠너 어선 위아히어호였다. 선장인 디스코 트루프는 대구 조업 기간 중 하비를 월급 10달러 50센트를 받는 견습 선원으로 고용했다. 하비는 디스코 선장 아들인 댄과 친구가 되고, 선원인 롱 잭, 톰 플랫, 마누엘, 농부인 솔터스 삼촌과 삼촌이 보살피는 환자 펜과 함께 어쩔 수 없이 거의 5개월에 걸친 대구잡이 항해에 따라 나서는데....

러디어드 키플링의 고전 해양 모험 소설. 아주 오래전, 제가 어렸을 때 읽었던 작품인데, 정식 완역본이 나와서 기쁜 마음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읽다보니 마크 쿨란스키가 쓴 "대구"가 바로 떠올랐습니다. "대구"에서도 자세하게 설명되었던, 미국 동부 지역 대서양 대구 어업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인 스쿠너 선 항해에 대한 묘사는 물론 스쿠너 선에서 보트를 내려 줄낚시로 잡고, 모선에서 직접 줄을 내려 잡기도 하고, 때로는 주낙으로 대량으로 포획하는 등 잡는 방법도 다양하고, 미끼에 절인 조개와 손질한 대구 부산물, 오징어까지 활용하는 디테일도 빼어납니다. 잡은 대구를 손질하는 방법도 자세하게 나와 있어서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해설을 보았더니, 마크 쿨란스키의 "대구"를 번역하신 역자분이 번역하셨더군요. 역시나 "대구"에서 이 책이 인용된걸 읽은게 계기였다고 하시네요.
대구 어업 외에도 이런저런 디테일이 눈길을 끕니다. 톰 플랫이 프랑스어를 모르지만, 프리메이슨이라서 프랑스 배와 수화로 의사소통이 가능했다는 이야기처럼요. 실제로 방대한 자료 조사, 인터뷰가 바탕이 되었음직한 묘사였습니다.

당연하지만 태풍에다가 사고에 의한 죽음도 많이 등장합니다. 술에 취한 채 항해하다가 그대로 침몰하여 승무원 전원이 죽기도 하고, 거대 증기선에 들이받힌 제니 쿠시먼호가 침몰하는 끔찍한 사고도 생생하게 그려지거든요. 그 외에도 폭풍이나 사고로 인한 작은 죽음도 여러 번 등장하고요. 마지막 추모일 행사는 그 정점입니다. 수많은 죽음, 과부에 대한 소개가 이어지니까요.
하지만 결국,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결말로 끝납니다. 하비의 아버지 셰인은 하비를 구해준 보답으로 댄을 자기 선단에서 일하게 해 주겠다는 제안합니다. 그러자 댄의 어머니는 아버지, 오빠, 조카 둘, 둘째 언니 남편까지 바다에서 잃었다면서 동의하지요. "대구"에 따르면 1830~1900년 사이 바다에서 실종된 글로스터 어민 숫자는 3,800명인데, 당시 글로스터 인구는 1만 5000명밖이었다니 엄청난 죽음입니다. 1862년 2월 24일은 강풍으로 하룻밤 새 무려 120명이 빠져 죽었다고 하고요. 이만한 극한 직업은 찾아보기 힘들거에요.
하비의 월급도 위험한 항해의 또 다른 증거입니다. 조사해 보니, 1900년대 1달러를 지금의 5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디스코 선장은 하비에게 월급으로 10달러 50센트를 준다고 약속했죠. 지금 화폐가치로는 525만원 정도 되는 셈입니다. 바다, 어업에 대해서는 아는게 하나도 없는 하비에게 선뜻 이 만한 돈을 줄리가 없어요. 말 그대로 생명 수당인 것이죠.

그런데 소설 치고는 특별한 드라마는 없습니다. 모두 실제 어업 활동에서 있음직한 사건, 사고들 뿐이거든요. 이럴바에야 그냥 논픽션으로 써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어요. 드라마로 들어간 내용 - 건방지고 무례했던 재벌 2세 하비가 바다 사나이들과 거친 항해를 겪으며 진짜 남자로 성장해 나간다 - 은 지나치게 작위적이기도 하니까요. 디스코 선장에게 한 대 맞은 뒤 급작스럽게 개심하여, 성실한 선원이 되는 모습부터가 별로 설득력이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또 디스코 선장이 하비를 선원으로 고용하여 활동에 나선건 명백한 잘못입니다. 초짜 중의 초짜인 무고한 생존자를 사지에 내몬거나 다름이 없잖아요? 실제로 하비도 두어번 죽을뻔 했고요. 하비 아버지인 셰인이 보답이 아니라 고소를 하지 않은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입니다. 차라리 디스코 선장이 하비를 사고로 위장해 죽이는 이야기로 풀어내었다면 어떨까 싶어요. 항해가 끝나면 견습 선원은 필요없고, 월급도 아낄 수 있으니까요. 어차피 디스코 선장이 구해주지 않았다면 진작에 죽었을테니 사건이 드러날 가능성도 없습니다. 그런데 아들 댄이 친구가 된 하비를 구하러 몰래 자기 보트에 하비를 태워 보내는거지요. 하비는 모진 고생 끝에 항구에 도착하고요. 아, 이런 이야기를 너무 많이 읽었나 봅니다.

아울러 솔터스 삼촌과 펜 이야기는 독특했지만, 이야기 본질을 흐리지 않나 싶더군요. 펜이 원래 목회자 제이컵 볼러로 존스타운 홍수로 아내와 자녀 4명을 눈 앞에서 잃었다는 과거는 끔찍했습니다만, 대구 잡이 선원의 삶이 그거보다 나아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지옥인 셈이지요. 또 솔터스 삼촌이 도가 넘치게, 본인도 생명을 걸어가며 펜을 챙겨 대구 잡이에 나서는걸 보면, 둘이 연인(?) 관계가 아닌가 싶은데 후대 평론가들의 평이 궁금해집니다.

그래도 바다와 맞서 대구를 낚는 어부들의 활동은 분명 영웅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아무런 이야기가 없어도 그 활동에 대한 묘사만으로도 대단한 재미를 선사하는건 분명합니다.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2020/05/03

푸드 오디세이 - 빌 프라이스 / 이재황 : 별점 3.5점

푸드 오디세이 - 8점
빌 프라이스 지음, 이재황 옮김/페이퍼스토리

'음식은 어떻게 인류 역사를 바꾸었나'라는 부제처럼 음식의 역사와 인류의 역사가 매우 가까우며, 음식이 사회와 역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걸 50개의 대표 음식, 요리, 재료를 통해 알려주는 책입니다.

약 350여 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각 항목별로 많아도 10페이지를 넘기 어렵지만, 해당 항목이 어떻게 역사, 사회에 영향을 끼쳤는지는 잘 알 수 있도록 충실히 서술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구"라는 책에서, 대구 어장의 발견과 어업이 당시 해상 무역과 교역 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알 수 있었는데 이 책에서 소개되는 '청어' 역시 그에 못지 않습니다. 청어가 많이 잡혔던 발트해 근처의 독일 도시 뤼베크가 절인 청어 교역으로 급성장한 뒤 서유럽, 동유럽을 잇는 교역망의 중심에 놓이게 되었으며, 이 교역망 보호를 위해 다른 도시들과 상인 조합을 결성한게 그 유명한 '한자 동맹'의 기원이라고 하니까요. 16세기 중반, 발트해 청어가 크게 감소하여 결국 한자 교역은 쇠락하지만 도시는 아직 건재하고, 청어도 종수를 회복하여 아직 발트해 지역에서는 많이 먹는다고 하니 다행이에요.
 홍차의 경우, 아편 전쟁을 일으키는 등 세계사에 큰 격변을 일으켰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영국의 인도 지배가 끝난 뒤에도 인도 정부가 홍차 내수 시장을 키우려 안간힘을 썼다는건 처음 알았네요. 하기사, 이렇게 큰 기간 산업이자 농업의 핵심 소비층이 떠나갔다고 손 놓고 황폐화 시킬 수는 없었을테지요. 이 활동은 성공해서 인도산 홍차의 70퍼센트가 인도 내에서 소비된다니 다행입니다. 이를 통해 '마살라 차이'가 새롭게 등장했다는 것도 다행이고요.
바나나의 유통을 위해 미국의 유통회사들이 이른바 과테말라 등에 '바나나 공화국'을 세운 뒤, 그 나라 내정을 간섭하고 반정부 투쟁까지 주사했다는 이야기는 가슴아프게 다가왔습니다. "백년 동안의 고독"의 한 토막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참 나쁜 역사지요. 유나이티드 푸르트 사의 바나나는 먹지 말아야 할텐데, 구분이 가능할지 걱정입니다. 현재의 바나나는 모두 캐번디시 동일종으로 질병에 취약해서 곧 '흑색 싱카토카' 곰팡이에 의해 절멸할지도 모른다는데, 그 때가 되면 제발 유나이티드 푸르트도 함께 망해버리면 좋을 듯 합니다. 이와 비슷한 역사로는 북미 자유 무역 협정이 있습니다. 이 덕분에 '가루 우유'로 대표되는, 정부 보조를 받는 미국산 농축산물이 멕시코로 무관세 수입된 뒤, 멕시코 낙농업이 괴멸하여 이게 결국 가난과 불법 이민 등으로 이어지고, 현재의 마약 전쟁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하니까요. 남아메리카 국가들에게는 미국이 악의 축인 셈입니다.
전쟁과 관련된 음식 소개도 많습니다. 육포 빌통은 남아프리카 부르 전쟁에서 부르인들의 유격전에 큰 도움을 주었으며, 그 외에도 콘 비프와 같은 '불리 비프', 앤잭 비스킷 등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앤잭 비스킷 소개에서 언급된 건파이어 조식은 인상적이에요. 럼주를 탄 커피 한 잔인데, 1차 세계대전 때 앤잭 병사들 (오스트레일리아 - 뉴질랜드 병사들) 이 전투 시작 직전에 했던 방식 그대로라고 하네요.

그리고 그냥 흥미, 재미거리로 읽을만한 글들도 많아요. '카술레'는 그다지 익숙치 않은, 프랑스 스튜인데 굉장히 평범한 일상 요리입니다. 그러나 영국이 2차대전 후 경기를 회복하여 사람들이 프랑스로 휴가를 가게 된 뒤 유명해졌다는게 재미있습니다. 그들은 휴가 때 툴르즈에서 출발해 남프랑스로 내려가는 운하 여행을 즐기는데, 그 중간에 위치한 카스텔노다리에서 카술레를 먹던게 계기라는군요. 우리나라로 따지면 다른 지방에서는 잘 몰랐지만 방송 등으로 유명해져 전국구 지역 명물이 된 '만석 닭강정'과 비슷하겠지요?
항상 궁금했던, 애플 파이가 왜 미국을 대표하는지에 대해서도 한 꼭지를 할애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오리지널 음식은 아니고, 애플 파이와 미국의 건국을 연결시키는건 무리이지만 이른바 '향수', 남겨진 '유산'을 상징하기 때문이라는군요. 버팔로가 멸종하지 않았고, 지금은 개체수를 많이 회복했다는 이야기도 아주 반가왔고요.

그러나 워낙 많은 음식과 재료가 소개되는 탓에, 단순한 에피소드 정도에 그치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프랑크푸르트 소시지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는건, 미국에 독일 이민자가 많았다는 정도입니다. 또 앞서의 애플 파이처럼 특별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왜 시애틀이 커피 중심지가 되었는지? 인데, 그 이유는 알 수 없다는게 전부라서 약간 실망스러웠어요. '로이 리히텐슈타인'을 '리크텐슈타인'이라고 표기하는 등의 오타인지, 제대로인지 알 수 없지만 친숙하지 않은 발음도 몇 가지가 거슬렸고요.

그러나 단점은 사소할 뿐입니다. 오히려 프랑크푸르트 소시지 이야기에서는 생뚱맞지만 재미있는 정보가 실려있어요, 값싼 핫도그로 유명했던 '네이선스 페이머스'의 싼 가격에 사람들이 의심을 품자, 창업자 네이선 핸드워커는 인근 병원 의사들이 흰 가운을 입고 오면 핫도그를 공짜로 주었다는 이야기죠. 의사들이 줄을 선 것을 본 사람들이 음식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을 풀었다는 것으로, 이렇게 그 나름의 가치는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가게도 코니 아일랜드 등에 여전히 건재하니 언젠가 꼭 한 번 가서 먹어 봐야 겠습니다. 이런 재미있는 글들이 함께 한 도판도 수준높고 적절해서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 별점은 3.5점입니다. "대구" 처럼 한 주제를 깊숙히 파고들어간 깊이는 부족하지만, 재미와 함께 지식을 얻기에는 부족함 없는 책이었어요. 음식과 문명에 대해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2019/12/15

소금 - 마크 쿨란스키 / 이창식 : 별점 2점

"소금"이 어떻게 인류 문화와 관련되어 왔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문화사, 미시사 서적으로, 다양한 음식에 대해 문화사적으로 들여다보는 저작물로 잘 알려진 마크 쿨란스키의 작품입니다. 작가에 대한 신뢰가 깊어 아주 오래 전 구입했었는데 완독이 늦었네요.

마크 쿨란스키의 책 답게 디테일은 발군입니다. 중국, 유럽과 미국, 그리고 다른 신대륙을 아우르는 거대한 스케일로 소금 채취와 무역, 그리고 관련된 다른 산업들과 세금 등의 정책 등을 설명해주는 과정의 깊이가 실로 놀라운 수준이에요. 특히 중국 소금 전매제에 대해 다루고 있는 초반부는 미국인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디테일을 자랑합니다. 한자에 대한 설명까지 해 주는 수준이니 말 다했지요.

이집트와 페니키아를 거쳐 지중해 일대로 널리 퍼지게 되는 남부 유럽에서의 염장 문화에 대한 설명, 켈트족들의 염장 문화가 로마로 건너가 제국의 일부가 되는 과정의 소개도 역시 상세합니다. 로마에서는 소금이 급료라는 말의 어원이 될 정도로 제국에 필수적이었다는 익히 잘 알려진 이야기는 물론, 여러가지 염장 문화에 대한 설명과 제염소에서 어떻게 소금을 채취하는지에 대한 여러가지 신기한 방법들도 잘 알려주고요. 염장 요리 중 가장 유명한 '가룸'이 특히 인상적이에요. 염장 생선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로 만든 소스인데, 고기와 생선, 야채 요리는 물론 과일에도 몇 방울씩 뿌려 먹었다고 합니다. 우리로 따지면 액젖을 과일에 뿌려 먹었다는건데 솔직히 별로 맛있었을것 같지는 않군요. 로마의 멸망 이후 사라진건 맛이 없었기 때문일 거라는 개인적인 확신이 듭니다.

그리고 베네치아와 제노바를 거쳐 중세 이후, 어업이 발전하면서 염장 대구와 청어를 위한 대량의 소금이 필요해진 탓에 영국을 중심으로 여러 제염소와 암염 채굴을 위한 소금 광산이 생겨나고 유지되는 과정이 설명됩니다. 영국, 프랑스, 스웨덴, 폴란드와 오스트리아 등 관련된 각 나라의 여러가지 염장 음식이 함께 소개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이후 신대륙 미국과 카리브 해의 제염소들에 대한 소개와 근, 현대로 넘어오면서 제염소들이 몇 개의 거대 회사로 통합되고, 제염업도 일반 소금보다는 비료 제조를 위한 가성칼륨 생산에 촛점을 맞추는 등의 변화가 그려지면서 글이 마무리됩니다.

그런데 솔직히 저자의 다른 책들에 비하면 재미 측면에서 많이 떨어집니다. 이유는 소금이라는 소재 자체가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와 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구"의 경우,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어장을 발견한게 어떻게 다른 인류 문화, 역사와 이어지는지가 아주 흥미로왔는데 '소금'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재료라서 전 세계 어디에서든지 어떻게든 구해서 먹었어야 했으니까요. 즉, 소금에 세금을 붙이건 말건 상관이 없습니다. 어차피 못 먹으면 죽으니 밀수를 하거나, 아껴 먹거나 하는 방법이 생겨났을테지요. 소금 가격이 움직일만한 거대한 시장의 변동도 특별히 그려지지 않고요. 한마디로 소금 산업은 그 어떤 발견과 기술 개혁이라도 인류 문화에 영향을 끼친게 없는 탓에, 재미를 느끼기는 힘듭니다.
게다가 지나치게 과장된 부분도 눈에 거슬립니다. 미국에 영국 소금을 유통시키기 위한 영국의 노력이 독립 운동을 불러왔다는 식의 설명, 소금은 경제적 독립에 꼭 필요한 요소였다는 등의 이야기가 대표적입니다. 모두 맞는 말이기는 하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보기는 어려우니까요. 몇 가지 아이템 중 하나라면 모를까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미와 가치를 찾기 힘들었지만, 거의 5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을 통해 소금 산업의 역사를 전 세계에 걸쳐 상세하게 알려주는 역작임에는 분명합니다. 소금 산업, 분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문제는 이미 절판되었다는 건데,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죠.

2025/04/04

미친 항해 - 마이크 대쉬 / 김성준, 김주식 : 별점 4점

미친 항해 - 8점
마이크 대쉬 지음, 김성준.김주식 옮김/혜안

마이크 대쉬가 집필한 역사 논픽션입니다. 1628년, 암스테르담을 출항했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상선 바타비아 호가 이듬해 6월, 현재의 소호주 해안 인근 암초에 충돌하여 난파한 뒤 생존자 사이에서 벌어졌던 벌어진 대규모 학살 사건을 다룬 작품입니다. 2002년 영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BBC History Magazine과 History Today 등의 권위 있는 역사 전문 매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습니다.

당시 항해의 실질적인 책임자는 선장이었지만, 직급상 최고 책임자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관리인 '대상인' 프란시스 펠사아르트였습니다. 선장 야콥스와 펠사아르트 사이의 갈등은 여자 문제 등으로 항해 중부터 깊어졌고, 이러한 틈을 비집고 들어온 이가 바로 '부상인'이자 전직 약제사였던 예로니무스 코르넬리스였습니다. 그는 선장을 꼬드겨 선상 반란을 모의했는데, 바타비아 호가 암초에 부딪혀 좌초하면서 계획이 꼬이게 됩니다.

그러나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펠사아르트가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자바섬으로 떠난 틈을 타서 코르넬리스는 생존자들의 리더가 된 후, 체계적인 학살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남은 식량과 식수를 가지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버티면서, 반항할만한 불순분자들을 없애기 위해서였지요. 펠사아르트가 구조대를 이끌고 보물을 회수하러 돌아오면, 그 배를 점령해 해적 생활을 하려는 계획으로요. 그래서 병자와 노약자, 반대 세력을 중심으로 약 115명에 달하는 이들을 죽였습니다. 

계획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회수할 보물이 많기에 구조대 인원이 많지 않을거라는 코르넬리스 생각대로 구조대가 움직였거든요. 그러나 말라 죽으라는 의도로 다른 섬으로 보내졌던 위이버 헤이스와 건장한 남성들이 우물을 발견하는 등 예상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생존에 성공하고, 코르넬리스의 학살을 알게된 후 방어 거점을 구축하자 상황은 급변합니다. 코르넬리스는 친위대를 이끌고 위이버 헤이스를 속이려다가 사로잡혔고, 코르넬리스의 후임이 일당들과 함께 위이버 헤이스 섬을 공격하여 전면전이 벌어졌을 때 대상인 펠사아르트의 구조선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이 장면은 영화나 소설이라고 해도 억지스럽다고 할 것 같은데, 정말 이런 일이 벌어졌다니 놀라웠어요. 여튼, 위이버 헤이스와 코르넬리스 세력은 각각 펠사아르트의 구조선으로 사람을 보냈고, 빨리 도착하는 쪽이 승리하는 싸움에서 위이버 헤이스가 이겨서 폭도들을 모두 사로잡으며 코르넬리스의 음모는 막을 내립니다.

이러한 난파 후 서사만으로도 영화나 소설로 각색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흥미진진합니다. 코르넬리스가 생존자들의 리더가 된 후 학살을 지시하며 독재자로 거듭나는 과정은 '이세계 전생물'로 바꾸어 보아도 재미있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종교와 조직(동인도 회사)가 절대적인 사회에서 독자적이면서도 설득력있는 종교론과 조직에서의 직위를 무기로 자신만의 왕국을 만든다는게 아주 현실적으로 그려지는 덕분입니다.

저자 마이크 대쉬는 방대한 사료 조사와 기록 분석을 통해, 사고 외에도 각 인물의 생애와 심리, 사회 구조적 배경까지 책에 촘촘히 담아냅니다. 예로니무스 코르넬리스가 왜 그런 끔찍한 일을 벌이게 되었는지, 그가 처한 시대와 개인적 몰락, 종교적 배경까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기업 구조와 식민 경영 방식에 대한 설명 역시 뛰어납니다. 실제로 코르넬리스의 생애만 따로 정리한 분량이 35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깊이 있는 탐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관련 인물들의 후일담이 꼼꼼하게 조사되어 기록되어 있는데 이 역시 놀라운 수준입니다. 코르넬리스의 아내에 대해서까지 최대한 조사해서 수록했을 정도니까요.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무역, 당시 항해에 대한 전반적인 모든 설명 역시 상세합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았던 항해 중 먹거리 설명을 예로 들자면, 우선 바다 고기를 낚으면, 누가 고기를 낚든 매일 맨 처음 낚은 고기는 선장의 몫이었고 그 다음 12마리 정도는 상인과 사관들의 몫으로 돌아갔으며, 전례에 의거하여 인정된 순서에 따라 고기가 돌아갔다고 합니다. 선원들은 신선한 음식을 먹는게 거의 불가능했겠지요. 그래서 선원들은 거의 전적으로 통조림에 든 고기와 콩, 건빵으로 알려진 딱딱한 빵인 비스킷으로 끼니를 때웠는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경우는 음식의 질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갓 도축한 돼지와 소를 사들여 고깃덩어리를 통째로 피도 빼내지 않은 채 바닷물이 펄펄 끓고 있는 가마솥에 넣어 보존 처리를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처리된 고기는 쌌지만, 아주 짜서 조리를 하려면 청수에 담가 짠 맛을 빼내야 했는데, 항해 중에는 한정된 식수를 절약하기 위해 바닷물에 넣어 끓였다는군요. 얼마나 짰을지 상상도 되지 않습니다. 말린 생선도 싣고 다녔는데, 대구가 대부분이었다네요. 말린 대구는 스튜로 끓여서 역 시 말린 완두콩이나 강낭콩과 함께 먹었고요. 그 외 먹거리들 모두 형편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타비아 호 선원들은 당시의 기준에서 본다면 잘 먹고 잘 마신 편이라는게 충격적입니다. 부과된 노동을 충분히 감내할 정도의 칼로리를 섭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겠지요. 그 외에도 가혹했던 항해에 대한 설명 등 재미있는 정보가 그야말로 넘쳐납니다.

이렇게 재미와 역사적, 자료적인 가치 모두 빼어난데, 코르넬리스가 이단 사상에 빠지게 된 과정에 대한 추측이라던가, 후일담 이후 코르넬리스가 정신병자로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에 대한 설명 비중이 지나치다는건 다소 아쉬웠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에 백인들 후예가 살고 있을거라는 추측도 마찬가지고요. 섬에서의 학살도 논픽션이라 어쩔 수 없었겠지만, 극적인 이야기를 그렇게 잘 묘사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또 책의 디자인과 구성도 옛스러워서 읽기 불편했고, 도판도 좋은 편은 아니에요. 

그래도 단점은 사소합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충격적인 실화를 방대한 자료로 치밀하게 재구성한 뛰어난 논픽션입니다. 난파에 대한 논픽션을 세 권째 읽게 되었는데 - "바다 한가운데서", "메두사 호의 조난" - 대체로 기본 이상은 해주는 장르인 것 같네요.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10/08/23

2010.8.17 ~ 8.22 한주간 두산베어스 단상

좋았던 점 :
1. 대 삼성전 위닝 시리즈
2. 양의지 선수의 연속 홈런 행진으로 신인왕 타이틀 예약

나빴던 점 :
1. 롯데전 전패
2. 중간계투진 완전 방전
3. 상대팀 에이스 상대했을때 무기력한 타선 재현
4. 이원석 선수 부상 - 시즌 아웃... ㅠ.ㅠ
5. 무엇보다도... 2위 싸움은 물건너 가는 분위기...

기타 감상 :
굉장히 중요했던 한주였는데 2승 4패로 2위 싸움은 물건너 가는 분위기가 되어버렸네요. 삼성전에서는 위닝 시리즈를 가져갔지만 롯데전에서 선발투수들과 계투진이 모두 무너지면서 결국 경기를 모두 내주고 말았습니다. 롯데가 지금 너무나 분위기가 좋긴 하지만 두말할 필요없는 완패였어요...

특히 지난주의 포인트는 화요일 경기와 금요일 경기였습니다. 화요일은 임태훈 선수의 호투가 빛났던 경기를 빈타로 내 주었고 금요일 경기 역시 홍상삼 선수가 장원준 선수에 대항하여 놀랍게도 선발진에서 우위를 가져갔으나 연속 실책으로 무너져 버린 것이 뼈아팠죠. 중간 계투진을 완전히 소모한 이 경기를 놓치는 바람에 결국 주말 경기 모두를 내 주는 결과가 빚어진 듯 싶습니다.
또한 차우찬 - 이재곤 - 김수완이라는 투수들을 상대로 빈타에 허덕인 타선 역시 너무나 무기력했습니다. 특히 차우찬 선수와 이재곤 선수에게는 너무나 약한 모습을 보여서 걱정이 되네요.

이번 주 히어로 - 투수는 딱히 없지만 중심을 잘 잡아준 히메네스 - 김선우 선수 두명을, 타자는 신인왕 타이틀을 거의 확정지은 양의지 선수를 꼽겠습니다.

이번 주 예상 :
이번주는 잔여경기 주간인가요? LG - 한화 - 삼성 - 롯데 - 한화 - 한화 를 상대하는 일정이네요. 잠실 - 대구 - 사직 - 대전을 오가는 너무나 힘든 일정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선발 로테이션이 '김선우 - 히메네스 - 홍상삼 - 왈론드 - 임태훈 - 김선우' 로 괜찮은 편이라는게 다행이긴 하지만 어차피 이제 2위싸움은 힘들 것 같으니 정재훈 - 고창성 - 이현승 - 김현수 - 양의지 선수 등 핵심 풀타임 출장 선수를 아껴가며 5할 승률만 맞춰가는 전략으로 임하는게 좋을 것 같네요.

그나저나... 김선우 선수의 에이스 모드 각성과 간만에 잘 뽑은 외국인 선수 2명. 정재훈 선수의 아트피칭 부활에 세이브왕 타이틀이 유력한 이용찬 선수. 거기에 리그 최상급 3-4-5번은 물론 이성렬 선수와 양의지 선수의 준수한 활약으로 평균 이상의 전력을 갖춘 올 시즌인데도 뭐가 꼬여도 단단히 꼬이는 느낌이에요. 그래도 분위기 잘 추스려서 이번 한주에 좋은 모습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올인V4 허슬~두!

2019/05/19

세계 야채 여행기 - 다마무라 도요오 / 정수윤 옮김 : 별점 3점

세계 야채 여행기 - 6점
다마무라 도요오 지음, 정수윤 옮김/정은문고

몇몇 야채들에 대해 그 역사와 주요 레시피에 대해 다루고 있는 독특한 요리, 미시사, 문화사 서적입니다. 모두 6개의 야채 - 양배추, 감자, 고추, 가지, 토란, 사탕수수 - 에 대해 원산지와 유래, 전래된 국가별로 사용되는 다양한 레시피, 문화적인 측면에서 두드러지는 점 등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여 소개해 줍니다.
읽으면서 식견에 감탄했던 "레시피가 없어도, 그럴싸하지 않습니까"의 저자 다마무라 도요오 여사의 책이라 구입했습니다.

본인의 경험과 다양한 자료를 통해 얻은 지식을 쉽게 전달하는 능력만큼은 역시나 일품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단한 건 글 솜씨입니다. 등장하는 야채들과 여러가지 음식, 재료 관련 이야기는 다른 관련 도서에서 분명 많이 접했던 것들인데 이를 통합하여 하나의 이야기로 펼쳐내면서 거기에 자신의 경험을 담아내는게 감탄스러워요. 또 분명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을 깊이와 내공을 잘난척하지 않고 써 내려간 것도 높이 평가하고요. 최소한 저 같은 속물은 흉내내기도 어려울 정도에요.
대표적인 예는 후추가 왜 중요하게 취급되었는지에 대한 고찰입니다. 고대로부터 신에게 공물을 바칠 때 육류를 최대한 깨끗이 해야 했으며, 이를 위해 아름다운 향기가 나는 식물이나 동물성 향료 및 각종 향신료를 대량으로 사용한게 시초라고 소개합니다. 향유 등 향기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가지 신화나 전설을 통해 많이 접해온 사실인데, 이를 후추에 대한 이야기와 연결시키는 발상은 실로 놀랍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후추만큼 자극적이고 독특한 향신료는 달리 찾아보기 힘드니까요.
"대구"에서 방대한 분량으로 소개했던 뉴펀들랜드와 서인도 제도, 아프리카를 잇는 삼각무역을 사탕수수를 통해 간단하게 요약해서 설명하는 부분도 인상적입니다. 내용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는 다른 지식까지 곁들여 이야기를 확장하고 있거든요. 사탕수수에서 설탕을 추출하고 남은 찌꺼기인 당밀을 뉴잉글랜드(뉴펀들랜드)로 대량으로 가져온 탓에 럼주 공장이 생겨 큰 이익을 불러왔다는 식으로요. 노예와 럼주라니, 뭔가 지옥의 악순환으로 보이네요.

또 본고장의 요리법같이 쉽게 알기 힘든 이야기를 경험 기반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그 중에서도 캐비아처럼 맛있다는 중동의 '가지 캐비아'는 꼭 한 번 해 먹어보고 싶네요. 구워서 으깬 가지에 올리브 오일, 요구르트나 레몬즙만 섞으면 된다고 하니까요.
요리 전문가답게 저자가 창조한 독특한 레시피들도 인상적으로 그 중에서는 "삼단 냄비 요리"가 가장 땡깁니다. 우선 질냄비에 다시마를 깔고 두부와 파, 배추 등의 야채와 버섯, 어패류를 끓인 후 폰즈 소스에 찍어 먹은 뒤, 양배추와 양파를 넣고 우유를 듬뿍 부어 서양식 크림 스튜 스타일 치킨 냄비 요리를 만듭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카레 가루와 같은 향신료를 넣어 카레를 만드는 건데 "술 한잔 인생 한입"에서 소다츠가 선보였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육수를 차례로 우려내면서 만들어 먹으면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 없겠죠! 

그 외에도 사소하지만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음식 관련 상식도 별 것 아닌 듯 툭툭 던져지는데 이 역시 재미를 더해 줍니다. 박하는 엷을 박薄에 짐 하荷를 써서 박하를 수증기 증류하여 기름을 추출하고 캔에 담으면 양이 줄어서 옮기기 편하기에 '박하'라고 했다는 이야기 등 처럼요.

아쉬운 점이라면 인용한 서적의 소개라던가, 진위 여부를 따질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 점과 부실한 도판입니다. 너무 두서없이 이야기를 펼치는 탓에 조금은 정리해 주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래도 단점은 사소할 뿐, 재미와 현학적인 즐거움 모두를 충족시켜주는 좋은 책입니다. 제 별점은 3점입니다. 가볍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깊이있는 미시사, 문화사 서적을 좋아하신다면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18/08/12

마크 쿨란스키의 더 레시피 - 마크 쿨란스키, 탈리아 쿨란스키 / 한채원 : 별점 2.5점

마크 쿨란스키의 더 레시피 - 6점
마크 쿨란스키.탈리아 쿨란스키 지음, 한채원 옮김/라의눈

얼마전 "대구" 라는 책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다양한 음식 관련 저서로 잘 알려진 마크 쿨란스키의 책입니다. 워낙에 좋아하는 작가라 주저없이 구입하게 되었네요.

그런데 구입하기 전에 책 소개를 좀 읽어보고 살 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크 쿨란스키의 다른 책들처럼 음식이나 요리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재미있게 전달해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기대와 전혀 다른 '레시피 모음집'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양한 경력을 지니고, 음식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춘 마크 쿨란스키이기에 평범하게 레시피만 실려있는건 아닙니다. 일주일에 한 번, 딸 탈리아가 지구본을 돌려 짚은 나라의 음식을 만들어 먹던 가족의 게임에서 시작된 책으로, 해당 나라에서 많이 먹는 음식을 평범한 미국 가정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거든요. 푸드 프로세서와 오븐만 있으면 거의 모든 음식을 만들 수 있을 정도입니다. 유럽은 물론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에 우리나라와 몽골까지 포함된 아시아까지 정말로 방대한 종류의 음식을 소개하고 있는데도 말이지요.
깍둑썰기한 참치에 참깨,다진 파, 카이엔 페퍼, 참기름, 간장을 섞는 하와이 식 애피타이저 '아히 포키', 잘게 자른 토마토와 오이, 양파, 올리브 오일, 민트 잎과 후추로 만드는 이란의 '시라지 샐러드', 이런저런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지만 오븐이나 푸드 프로세서 없는 저도 충분히 만들 수 있어 보이는 독일의 소고기 요리 '사우어브라텐', 새조개를 소금물에 담아 끓인 후 우유와 샐러리를 넣어 만드는 아일랜드의 '새조개 수프', 소고기 슬라이스를 양념에 절인 후 구워 먹는 니카라과의 '니카라관 비프' 등은 도전해보고 싶어집니다.

또 해당 국가에 대해 짤막하지만 특유의 글 솜씨로 재미있게 소개해 주는 부분도 볼거리입니다. 특히 마크 쿨란스키가 이런저런 이유로 직접 방문했었던 나라의 경우, 본인이 해당 국가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주는데 이런 글들은 정말로 재미있었어요. 

소개되는 음식을 통해 해당 지역의 문화를 살짝 엿볼 수 있다는 점도 좋습니다. 하와이의 대표 음식으로 일본의 타쿠완(다꾸앙)이 소개되는 글을 통해, 일본인들이 하와이에 다이콘(무)을 들여왔다는걸 알게 되는 식으로요.
전문가다운 식견을 보여주는 항목도 있습니다. 일본 요리를 소개하면서 '굴은 일본인들처럼 씻을 필요 없다' 고 하는 부분이 대표적이에요. 소금물로 씻는게 좋아 보이기는 합니다만.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레시피 모음집이고, 저자 가족에게는 즐거움이자 기쁨이었겠지만 독자에게는 딱히 땡기지 않는 나라와 요리들이 포함되어 있는 등 모든 내용이 만족스럽지만은 않습니다. 2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도 비싼 편이고요. 무엇보다도 마크 쿨란스키의 다른 책들과는 확연히 다른 책의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몇몇 국가, 혹은 대륙으로 압축하여 해당 국가의 요리와 음식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게 훨씬 나았을 겁니다.

2023/01/06

덜미, 완전범죄는 없다 3 - 한국일보 경찰팀 : 별점 2.5점

덜미, 완전범죄는 없다 3 - 6점
한국일보 경찰팀 지음/북콤마

안녕하세요. 2023년 들어 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1권2권에 이어지는 시리즈입니다. 지능범죄편이라는 부제 그대로 다양한 사기 범죄가 주제로 피해자들이 왜 속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단순하고 뻔한 사기도 있지만, 생각하지도 못했던 대담한 발상의 사기극도 등장합니다. 유명하고 잘 알려진 사건도 있지만, 잘 몰랐던 사건도 많아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범행에 대한 치밀한 수사로 범인을 잡아나가는, 수사물로서의 드라마가 느껴지던 1, 2권에 비하면 아무래도 그런 요소는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사람들이 누구나 속아넘어갈만한 정교한 사기극은 거의 없고, 왜 속아넘어가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뻔하고 단순한 사기극이 많다는 점도 실망스러웠어요. 이게 현실이겠지만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기억에 남는 사건 몇 가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행복팀 사건>>
심리적으로 약할 수 밖에 없는 농아들을 속여 가스라이팅한 뒤, 사이비 종교 교주처럼 군림하며 등쳐먹은 일종의 사이비 종교 사기극. 사이비 종교가 범죄로 처벌받아야 하는 이유를 잘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아울러 범인들 때문에 자살 등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직접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량이 낮다는건 큰 문제로 보입니다. 이런 놈들은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모쪼록 자살과 가장 붕괴의 원인이 된 사기 범죄를 저지른 범인들은 살인죄 이상으로 판결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대구 금호강 보험금 살인 사건>>
이 사건은 제가 봤던 <<그것이 알고싶다>>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 중 하나였습니다. 범인의 억울하다는 투서에서부터 시작해서, 범인 가족이 억울하다며 울면서 인터뷰하는 장면에서 시작하는데, 알고보니 그놈이 진범이 맞아서 황당했었기 때문입니다. 성실하게 살던 15년 친구를 보험금때문에 살해하는 인간 말종이니 애초에 양심은 없겠지만, 아직도 무죄를 주장한다는데 입맛이 쓰더군요.
그나저나 생소했던 '법보행'이 결정적 증거였다는 것도 기억에 남은 요인으로 대체 얼마나 걸음이 특이하길래 주위 친구들이 모조리 알아볼까 싶은데, 걷는 모습을 자세하게 보고 싶네요.

<<로맨스스캠>>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유명한 범죄이지요. 책에서 범죄 흐름에 대해 상세히 소개해주고 있는데, 앞으로 이런 범죄 방지를 하자는 차원에서 짤막하게 소개해드립니다.
1. 채팅 앱에서 자신을 여군 간호장교라고 소개한 아만다 앰버는 그 후 메일을 통해 연애를 하자고 접근해온다.
2. 앰버는 자신의 신분증이나 군부대에서 찍은 사진을 종종 보내옴으로써 자신을 믿게 만든다.
3. 메일에서 '자기' '남편' 등 애칭으로 A씨를 부르며 전역한 뒤 한국에서 결혼하자고 구애한다. 어느 날 시리아 내전 지역에 파병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작전 중 사망할 때를 대비해 상속자 이름을 적었는데 '미래의 남편인 당신의 이름을 적어냈다”고 한다.
4. 앰버는 “작전 지역으로 급히 이동해야 하는데 돈을 찾을 적당한 곳이 없다"며 경비와 생활비 명목으로 10만~100만 원을 요구한다.
5. 앰버는 시리아에서 수색 작전을 하다 동굴에서 숨겨둔 무기와 함께 달러 뭉치를 발견했다며, 자기 몫인 500만 달러를 일단 런던 보안업체의 개인 금고로 빼돌리고 그것을 다시 주한미군 기지로 옮기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거액의 비용을 요구한다. A씨는 통관비와 항공수송비를 모아 앰버에게 보낸다.
6. A씨는 달러가 든 가방이 서울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1만 달러를 건넨 뒤에야 가방을 넘겨받는다. 가방에 든 금고에서 검은색 종이만 가득 나온다.


<<인천 공인중개사 전세 사기 사건>>
이중 전세 계약 사기입니다. 집주인에게서 월세 계약을 위임받은 공인중개사가 세입자에게 자신이 집주인이라고 속여 전세 계약을 하고, 그 돈으로 주인에게 월세를 지급한 사건입니다. 등기부등본에서 근저당권 설정 항목을 삭제한 뒤, 근저당권 없는 매물이라고 속여 계약하기도 했고요. 그 외에도 보증금 뻥튀기 등 다양한 사기 행각이 이어졌습니다.
아울러 '전세 사기'를 피하는 방법으로
① 집주인을 만나 신분증, 주소지, 생년월일 확인
② 전세 대금은 주인 명의의 계좌에 직접 입금
③ 등기부등본은 앱 등으로 직접 뽑아 확인

하라고 알려주는데, 아쉽게도 현실적이지는 않습니다. .저도 전세 계약을 몇 번 해 보았지만 본인 확인부터가 쉽지 않거든요. 실제 있었던 범행들처럼 대역을 내세우면 알아낼 방법이 사실상 없으니까요. 부동산 계약은 거액이 오가는 만큼 보다 명확한 본인 인증 거래가 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개선되는게 바람직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기 행각보다 더 큰 문제는 47명 전세자금을 떼먹었는데 고작 선고받은게 7년 형이라는 것입니다. 이러니 사기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오죠.

<<온라인 암표>>
요새 꽤나 많이 회자되는, 온라인에서 암표를 팔기 위해 매크로를 이용해 표를 구입하는 방식이 소개됩니다. 특정 프로그램을 돌리는건데 캡챠까지 자동 해제하는 기능이 있다는건 처음 알았습니다. 각 예매처가 사용하는 캡차 문자와 이미지 꾸러미를 미리 매크로 프로그램에 입력해놨다가, 특정 문자나 이미지가 뜨면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꾸러미에서 가장 유사한 것을 찾아 보안 절차를 해제하도록 하는 단순한 DB처리 방식인데, 캡챠가 이렇게 쉽게 뚫리는건지 몰랐네요.

<<검사 사칭 대출 사기>>
유부남 사기범이 검사를 사칭해서 거액을 빌리고 결혼 약속까지 하는 식의 뻔한 사기라 내용은 별게 없습니다. 자기가 거액을 빌려주고, 결혼할 사람 신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건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되요. 전화 한 통화면 충분했을텐데 말이지요.
하지만 "공무원 사칭 사기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기다. 이런 사기가 여전히 통한다는 건 그만큼 한국 사화가 투명하지 않다고 보는 국민이 많다는 증거다."라는 마지막 마무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PC방 패보기 도박 사기>
대담한 발상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들은 당시 우리나라 PC방 컴퓨터의 66퍼센트 정도에 악성코드를 설치해서 사기 도박을 벌였는데요, 그 방법은 범인들이 5억원에 PC방 관리 프로그램 업체를 인수했던 것입니다! 범인 중 한 명이 개발자 출신으로 게임 회사를 운영할 정도로 IT계통에 정통했던 덕분이겠지만, 밝혀진 것만 40억원 정도를 패보기 도박으로 벌어들였다니 꽤나 남는 장사였던 셈이네요.

덜미, 완전범죄는 없다 2 - 한국일보 경찰팀 : 별점 3.5점

2016/04/20

맛없어? - 고이즈미 다케오 / 박현석 : 별점 2점

맛없어? - 4점 고이즈미 다케오 지음, 박현석 옮김/사과나무

'저명한 발효학자이자 음식 탐험가인 저자가 직접 겪은 맛없는 음식들에 대해 ‘맛없음’이란 어디서 오는 것인지를 과학적, 인문학적으로 분석해 유쾌하게 풀어낸 책'이라는 소갯글에 혹해서 읽게 된 책입니다.

목차는 아래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1장 세상의 모든 맛없는 음식
  • 2장 여행자를 위한 식사
  • 3장 날아라! 미각인 비행물체
  • 4장 요리하는 마음

이 중 소갯글처럼 저자가 생경한 음식에 도전하는, 이른바 '음식 탐험'을 벌이는 이야기는 1장에 담겨 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기묘한 음식에 도전하는 저자의 정신력이 놀라웠던 덕분입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청어 통조림 수르스트뢰밍이 가장 정상적인 음식일 정도였으니까요. 이후 등장하는 요리들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가장 압권은 애벌레 요리였습니다. 벌레 요리는 예전에 읽었던 "수상한 취재를 다녀왔습니다"에도 등장했는데, 그쪽은 작가 일행이 돈 때문에 억지로 먹는 설정이었고 이 책의 저자 고이즈미 다케오는 직접 요리를 해 먹을 정도로 적극적이라는 차이가 있지요. '노린재 유충을 볶아 간장을 한두 방울 쳐서 먹는 순간, 이빨 사이에서 ‘톡’ 하고 터지며 끈적한 내용물이 흘러나왔고, 첫맛은 달았지만 곧 노린재 성충의 고약한 냄새가 밀려왔다'는 것 처럼 경험하지 않으면 쓸 수 없는 생생한 묘사가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산적 다이어리"에서 호평했던 까마귀 고기에 대한 적나라한 평도 흥미로웠습니다. 불단의 향 같은 지독한 냄새 때문에 먹기 어렵다고 하네요. 이런걸 보면 아무래도 "산적 다이어리"의 주인공 오카모토는 웬만하면 다 맛있게 먹는 미각 음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의 홍어를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음식으로 꼽은 것도 기억에 남고요.

하지만 2장부터는 평범한 식당에서 파는 음식 중 맛없는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로 전환되며 처음의 흥미를 이어가지 못합니다. 물론 저자의 배경에 걸맞은 과학적 분석이 곁들여지기는 합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짜고 딱딱했던 대구 토막은 냉동 과정에서 소금을 뿌려 탈수된 탓, 돼지고기 조각이 서로 달라붙은 것은 단백질 구조 변화 때문, 싸고 맛없던 야키니쿠 정식 소고기는 거세하지 않은 씨수소의 냄새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식이지요.

허나 이러한 전문성을 제외하면 평범한 맛집 블로그의 '맛없던 식사' 리뷰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맛없는 이유를 밝힌다 한들 이야기 자체에 드라마틱한 흐름을 더하지도 못하고요. 주인에게 항의하거나 새로운 조리법을 찾아내는 등의 전개는 전혀 없는 탓입니다. 요리에 대한 마음가짐을 강조한 4장 역시 뻔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1장은 흥미진진했지만 이후에는 평범한 맛집 블로거의 포스트와 다르지 않아 점수를 주기 어려웠습니다. 차라리 괴식만 찾아 먹는 이야기로 이어졌다면 훨씬 재미있었을 텐데 아쉽네요.

2015/04/27

2015.04.21 ~ 04.26 한주간 두산베어스 단상

좋았던 점 :

1. 깡패곰 각목질의 파워!

2. 상대 필승조 연파!

3. 얼마만에 보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1지명 선수의 1군 호투!

나빴던 점 :

1. 중간계투진의 혹사

2. 부상 의심되는 마야 선수...

기타 감상 :

넥센~기아와의 6연전. 모두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지난주부터 이어진 4연속 위닝 시리즈네요. 2위 자리는 유지하면서 1위 삼성이 롯데에 스윕패를 당한 덕에 경기차가 반경기로 좁혀진 것은 덤이고요.

넥센전은 마야 - 유희관 - 니퍼트 선수가 선발 등판했는데, 목동 탁구장(?)의 명성 그대로 화려한 대포쇼가 펼쳐졌습니다. 마야 선수의 3이닝 11실점을 비롯해 유희관, 니퍼트 선수 모두 5실점 이상 기록했죠. 그래도 두산의 대포도 빵빵 터져 화력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조상우, 손승락 선수를 제대로 털었다는 점입니다. 정말 몇 년 만에 목동 구장에서 위닝 시리즈를 기록한 것도 마음에 들고요.

잠실에서 치른 기아전은 반대로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습니다. 장원준 선수가 선발 등판한 경기를 제외하면 진야곱 - 마야 선수 경기는 역전과 재역전이 반복된 팽팽한 승부였죠. 그중 "버리는" 경기로 생각했던 진야곱 선발 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호투와 리드를 이어갔지만, 필승 계투조를 모두 투입하고도 역전패를 당한 것이 뼈아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애초 구상대로 남경호 - 이현호, 필요시 오현택 투입 정도로 마무리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 봅니다. 지더라도 깔끔했을 테고요.

다행히 마야 선수가 등판한 경기를 기적같이 연장 접전 끝에 역전승하며 분위기를 추스릴 수 있었던 것도 다행이었습니다. 양의지 선수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최재훈 선수의 활약, 깜짝 스타 남경호 선수의 호투, 그리고 윤석민 선수에 대한 자신감까지 모두 좋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투수진보다는 타선이 하드캐리한 한 주였습니다. 역전을 거듭하며 끈질긴 모습을 보여준 두산은 과거의 두산 베어스를 떠오르게 했고, 팬들로서는 속이 타들어갔지만 멋진 한 주였죠.

히어로로는 투수진에서 비싼 값어치를 제대로 한 장원준 선수를, 타자 중에서는 꾸준히 활약하며 모든 찬스에 관여한 4할 타자 민병헌 선수를 꼽고 싶습니다.

이번 주 예상 :

이번 주는 KT, 삼성과 각각 3연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예상 선발은 유희관 - 니퍼트 - 장원준 - 진야곱 - 마야 - 유희관 선수 순입니다. 특히 KT전에는 1~3선발이 총출동하므로 반드시 3연승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필승조가 지난주 무리를 많이 했기 때문에 점수 차를 벌리는 경기 운영이 중요합니다. 오현택 선수를 중심으로 남경호, 이현호 선수를 추격조로 적절히 활용했으면 합니다. 김강률, 이재우 선수는 휴식이 필요해 보입니다. 야수진도 최재훈, 허경민, 박건우 선수 등을 통해 주전에 휴식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말 3연전은 1위 삼성과의 대구 원정이니까요.

주말 원정은 마야 선수의 몸 상태가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기아전에서 발에 이상이 있어 보였는데, 아직 관련된 공식 소식이 없어 걱정입니다.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해 100% 전력으로 맞붙는 경기를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5승 1패의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이현승 선수와 노경은 선수가 화려하게 복귀해 왕의 귀환을 알려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여튼, 화이팅 허슬 두!

2017/08/11

대중서사장르의 모든 것 3 : 추리물 - 대중서사장르연구회, 박유희 외 : 별점 3점

대중서사장르의 모든 것 3 : 추리물 - 6점
대중서사장르연구회.박유희 외 지음/이론과실천

한국 영화, 소설, 드라마 등의 매체에 등장했던 추리물의 역사에 대해 개략적으로 정리하여 알려주는 인문학, 문화사 서적입니다. 

"아랑 전설"에서 밀양 부사가 빨간 깃대를 흔들고 가는 아랑에 대해 꿈꾼 후, 범인이 '朱旗'라는 사람임을 가리킨다는 것을 깨닫는다는 이야기, 암행어사 박문수 설화에서 '한각사중계월침, 붕월반월원무심'이라는 점 글귀의 뜻 풀이 같은 것이 소개되는 등, 고전 설화와 각종 야담, 역사서 등에 등장했던 추리 서사부터 소개하고 있기에 그 양과 깊이가 실로 방대합니다.

근대적인 추리 소설, 즉 '정탐 소설'이 처음 등장한 "쌍옥적" 이후의 자료는 더욱 풍부합니다. 처음 알게 된 건 "쌍옥적" 시기에 발표되었던 "박쥐우산"이라는 작품입니다. "르루주 사건"을 번안한 "누구의 죄"를 표절한 느낌이지만, 소개를 보니 범행 동기와 범인 설정을 당시 국내 실정에 잘 맞도록 나름 개선, 발전시킨 부분이 있는 덕분에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근대 초기에 셜록 홈즈와 같은 정통파 추리물이 아니라 '에밀 가보리오'의 프랑스 소설이 유독 인기를 끌었다는 점도 꽤나 흥미로왔고요.

아울러 근대에 추리 소설이 번안되어 소개되면서 이른바 '탐정 소설'이 높은 수준의 독서력을 가진 독자들이 읽는 지적인 작품으로 어필했다는 것도 신선했습니다. 추리 소설이 항상 싸구려 문학의 대명사로 알려진 80년대 이후를 살아온 저에게는 이해가 안되는데, 사실 어떻게 보면 당연하기도 합니다. 독서라는 취미 자체가 어느정도 지적 수준이 있는 계층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졌을테고, 그 중에서 추리 소설은 트릭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과학적인 지식이 뒷받침 된 이해력이 필요하니까요. 근대에는 그러한 독자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었겠지요.
이렇게 초창기 추리문학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아주 괜찮은 듯 싶어 무척이나 부러웠습니다. '정탐', '탐정'이라는 단어가 일상적으로 사용되었던 당대 분위기를 보아도 쉽게 알 수 있어요. 인용되는 자료들을 보니 각종 신문 기사 헤드라인에서 이 단어들을 찾아보는 것이 어렵지 않을 정도더군요.

그러나 이러한 요소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게 됩니다. 대구에 사는 한 소년이 10세 아동을 납치 살해한 후 협박장을 보냈다는 기사가 대표적이에요. 범행도 충격적이지만 이 소년이 '탐정소설만 매일 탐독'했다고 소개되거든요. 이렇게 탐정소설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상식이 널리 퍼지게 되는 것이죠. 가슴아프게도 이러한 부정적 인식, 앞서 말씀드린 물질 문명에 대한 부분, 거기에 '그로(그로테스크)'로 대표되는 새로운 유행의 결합 등으로 한국 추리 문학이 서서히 선정성, 엽기성이 강조된 싸구려 펄프 픽션화하는 과정이 해방 이후 현대에 걸쳐 상세하게 소개됩니다.
아울러 지적인 영역, 논리적 추론과 과학적 수사 외에도 서구 물질 문명의 유혹 역시 지식인들을 끌어당기는 요소였다고 하는데, 이 역시 후대에 좋지 않는 영향을 끼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지적인 영역이 아니라 물질 문명에 대한 부분만 확대, 발전해 버린 탓입니다.

그래도 저도 익히 알고 있는, "최후의 증인"이라는 기적으로 대표되는 김성종 시대에서 현재(이 책이 발표된 2010년 기준)까지 이어지는 과정의 마지막 부분 덕분에 아직 한국 추리 문학에 희망이 있구나! 싶은 생각을 들게 만들어 줍니다. 한국 추리문학의 미래로 "경성탐정록"이 소개되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경성탐정록"이야 말로 한국 현대 추리문학이 이룬 놀라운 성취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선정성, 엽기성이 사라지고 정통 추리 서사에 기반한 본격물이라는 점에서, 원점에 회귀한다는 측면은 분명히 있죠. 이를 '일제 강점기'를 무대로 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 추리문학의 역사 그 자체를 상징하기도 하고요(반은 농담인거 아시죠?).

"경성탐정록" 외에도 고전에서부터 근대, 현대에 이르는 추리 문학 발전 와중에 등장한 수많은 작품이 소개되기 때문에 눈길을 끄는 작품도 적지 않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일제강점기 후반 친일 문학의 홍수 속에서도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추리 서사를 보여주는 김동인의 "수평선 너머로", 친일 문학이기에 다시 읽을 가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서사면에서는 흥미로와 보이는 김내성의 "태풍", 해방 후 추리 문학계의 1인자였다는 방인근의 작품들(그 중에서도 사립탐정 장비호 시리즈), 허문영의 번개 탐정 시리즈가 있습니다. 아쉽게도 방인근, 허문영의 작품들은 소개만 보아도 앞서 말씀드린 펄프 픽션들에 다름없기에 구태여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방인근 작품들에 등장하는 해방 이후 주요 설정들 - 일본인이 해방 후 강제로 쫓겨가며 챙기지 못했던 재산을 되찾으려고 한다던가, 국가 혼란기에 국보를 훔친다던가 등등 - 은 한번 연구해 보고 싶어집니다.

이러한 추리 문학 뿐 아니라 추리 문학을 기반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의 흐름 및 주요 작품의 소개 또한 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데, 이 역시 읽어볼만 합니다. 007 시리즈의 여러 모방작들 등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거든요. 스파이물, 액션 스릴러, 느와르 등 다루는 폭도 넓고요. 제가 관심있는 분야는 아니지만 이쪽 분야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놓치시기 힘들 내용들이었어요.

그런데 소개되는 작품들에 대한 내용이 없는 경우가 훨씬 많은건 단점입니다. 기껏 흥미를 자아내는데, 정작 내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으니 답답할 수 밖에 없지요. 지금 구하기 쉬운 작품들도 아니니까요. 도판도 부실한 편이고요.

그래도 얻은 것이 훨씬 많은 독서였습니다.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3만원이라는 가격도 마음에 들고요. "조선의 탐정을 탐정하다"가 식민지 시대 추리 문학에 집중하고 있다면 이 책은 다루는 폭과 기간이 훨씬 넓다는 차이가 있기에 비교해 읽는 재미도 괜찮습니다. 읽기 전에는 내가 아무리 추리 애호가지만 이런 것 까지 찾아서 읽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이 정도면 모든 추리 문학, 장르 애호가분들께 권해드릴 만 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2020/09/13

요리 만화들 짤막한 감상 (6)

먹고 자는 마르타 1 - 4점
타카오 진구 지음/대원씨아이(만화)

포르투칼 대학원생 마르타는 석사 논문을 제출한 뒤에도 일본 도쿄가 너무 좋아서 떠나지 않고 머문다. 그러나 항상 가난뱅이 신세. 돈을 아끼기 위해 있는 재료를 최대한 아껴 쓰고, 비싼 재료는 어떻게든 비슷하게 만든다!는 극빈 유학생의 혼밥 + 궁상 먹방 이야기입니다.
최대한 절약해서 먹는게 핵심으로, 고향 어머니가 보내준 바캴라우 (염장하여 말린 대구)로 튀김을 만들어 먹는다던가, 100엔으로 생크림과 요구르트를 구입하여 사워크림을 만들고, 여기에 바칼라우를 미끼로 낚은 가재를 섞어 사워 크림 딥을 만드는 등의 에피소드가 펼쳐집니다. 

이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카레 가게에서 주문할 때의 팁이었어요. 고기를 뺀 카레를 주문하면, 그만큼 카레의 양이 늘어난다고 하네요. 여기에 공짜 락교를 가득 담아 먹는데, 정말 생각도 못한 방법이었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자급자족에 가까운 내용이니만큼 레시피도 꽤 많은데, 사진 작가 로버트 카파가 헤밍웨이를 초대한 파티에서 선보였다는 칵테일 '빌린' 제조법은 눈길을 끕니다. 복숭아를 자르고 씨와 껍질을 제거한 뒤 어항(또는 비슷한 통)에 담고 브랜디 절반, 샴페인 절반을 채워 만드는 칵테일로 맛있을 수 밖에 없어 보이네요.

그러나 있는 재료로 아는 요리를 최대한 비슷하게, 그럴듯하게 만든다는 내용은 "격식 파괴 요리책 한그릇 더!"와 같습니다. 최대한 근검절약해서 아껴 먹는다는 내용은 "빈민의 식탁"이고요. 때문에 그다지 새롭거나 신선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게다가 현대 일본 도쿄에서 자급자족은 말도 안되니 여러모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요. 

작가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뒤로 가면 갈 수록 옆집 아가씨가 재료를 준다던가, 도우미로 일하는 그림 교실에서 칵테일을 만든다던가 하는 식으로 풀어나갑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재미가 없지는 않은데 이래서야 취지에는 어긋나지요.
또 주 재료는 아껴서 산다 쳐도, 온갖 조미료와 도구가 갖추어져 있다는건 억지스러웠습니다. 올리브유나 버터 정도는 포르투칼인이니 구입했다 쳐도, 간장과 미림까지 전부 갖추어 놓는다는건 납득하기 어렵잖아요. 게다가 바닐라 에센스라니? 이건 정말 말도 안되죠.... 아울러 포르투칼 아가씨 마르타가 귀엽기는 한데, 민폐에 가까운 궁상은 영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입니다. 후속권을 더 볼 일은 없을 듯 합니다.

[고화질] 삼국지의 밥상 01 - 4점
혼조 케이/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중화요리집 "누상촌"을 운영하는 삼국지 매니아 아타루와 그의 가족들이 가게를 방문한 신선 '좌자'의 영향으로 삼국지 속 요리를 현세에 재현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도원결의' 속 요리를 재현하기 위해 이런저런 자료 (제민요술)를 찾은 뒤 새끼돼지를 통째로 튀길 수 없어서 돼지고기 덩어리를 사용하고, 천채를 우락으로 볶은 것은 말린 배추 등을 활용하여 재현한다는 첫 번째 에피소드는 좋았습니다. 제 기대에도 부합했고요.

하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에피소드와 요리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일단, 삼국지 본편과 상관없는 요리가 너무 많은 탓입니다. 계륵 (닭갈비)로 만든 닭고기 수프는 삼국지에는 등장하지 않는 아타루의 오리지널이며, 유비가 칼과 바꿨던 낙양의 차는 중요 아이템이지만 마시는 장면이 삼국지에 등장하지는 않으니까요. 조비가 배와 포도로 시를 지었다는 이유로 배와 포도로 디저트를 만드는 등 삼국지에서는 그냥 소재, 재료만 따 온 것도 많습니다. 제갈량의 만두도 마찬가지겠지요. 이래서야 제목과 취지에 걸맞는 이야기들로 보기는 힘듭니다.

또 좌자의 등장까지는 이야기 전개상 그렇다 쳐도, 그의 능력으로 삼국지 시대로 이동해서 당시 요리를 실제로 보고 온다! 는 설정, 그리고 심지어는 주인공 아타루가 실제로 전장으로 이동해서 요리를 만든다는 설정은 불필요했습니다. 아타루가 삼국지 당시 재료와 도구로 최대한 현재의 맛을 재현한다는건 "노부나가의 셰프"와 다를 바도 없고요. 좌자의 말을 듣고 아타루와 가족들이 이런저런 고민 끝에 요리를 만드는 정도로도 충분했습니다. 이야기 전개도 문제가 많습니다. 삼국지의 내용과 본 편의 이야기를 엮는 부분은 억지스러우며, 전개에서도 등장인물들의 감정 과잉이 수시로 드러나는건 영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때문에 별점은 2점.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이야기 전개와 소재들은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후속권 구입 계획은 없습니다.


전통의 시리즈도 이제 45권째네요. 이번 권에서도 언제나처럼 소소한 일상 속에서 소다츠의 술과 안주에 대한 개똥 철학(?)을 웃으며 즐길 수 있습니다. 꼬치 요리의 재료를 빼야 하는지 그냥 먹어야 하는지? 라던가 왜 이자카야는 월요일에 붐빌까?와 같은 주제에 대한 확고한 견해같은건 나름 그럴듯 했어요. 화이트 와인은 이탈리아, 레드 와인은 칠레 등 남미산이 좋다는 주장은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의견도 있구나 하는 측면에서는 볼 만했고요.
무엇보다도 소다츠의 절친인 타케노마타가 약혼하고 약혼자를 소개해주는 에피소드는 놀라왔습니다. 소다츠와 카스미도 빨리 진전이 있어야 할텐데 말이지요. 은근하게 분위기만 깔고 가는게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합니다.

하지만 에키벤 투어 관련 이야기나, 오사카 타코야키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도 많이 보아왔던 소재라 별로 재미있지 않았습니다. 소재 고갈 탓도 있겠지만, 이런 기행문스러운 이야기는 한 권에 한 편 정도로만 수록되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도 타코야키는 무려 3편에 걸쳐 소개할 내용과 분량도 아니었어요. 다카키 나오코의 작품 어딘가에서 소개되었던 분량 정도 만으로 충분했을겁니다. 그 외의 다른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이제는 재미보다는 팬심으로 읽는 작품이 되었네요. 그래도 소다츠의 개똥 (?) 철학은 언제나 재미있는 만큼, 다음 권은 그런 이야기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일상계 식도락 만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고양이 맘마 - 6점
우오노메 산타 지음, 김진희 옮김/애니북스

다른 음식 만화로 접했었던 우오노메 산타의 작품입니다. 메이지 초기를 배경으로 하여, 당시 갓 들어왔던 새로운 음식들과 당대 풍물들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단지 메이지 시기를 무대로 한 음식 만화라면 특별할게 없겠지만, 이 작품은 주인공을 미식가 고양이로 하여 고양이 시점에서 묘사한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입니다. 주인공인 이름없는 고양이가 소설가 메이지노 씨 집에서 함께 살면서 메이지노 선생님과 그 가족, 그리고 주변 식당 등에서 먹는 음식들을 소개하는데, 미식가라서 음식에 정통하고 심지어 반주를 즐기기까지 하거든요.

이야기들도 굉장히 짤막해서 대단한 내용은 없지만, 훈훈하고 잔잔한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어서 마음에 들 뿐 아니라, 모리 소바와 자루 소바의 차이를 알려 주는 등 새로운 내용도 제법 많아서 만족스러웠어요. 참고로 두 소바의 차이는 쓰유에 있답니다. 자루 소바는 처음 우러낸 육수로, 모리 소바는 두 번재로 우려낸 육수로 조리한거라 면 자체는 동일해서, 직원이 잘못 나르지 않도록 자루 소바 위에 김을 뿌린거라는군요. 그 외 중간중간 '메이지 시대 미식 탐방기'라는 짤막한 한 페이지짜리 5편의 컬럼도 볼거리입니다. 미식, 요리 뿐 아니라 꽃놀이까지 소개하는 등 이런저런 소개가 많습니다. 오노메 산타의 포근한 그림도 마음에 들고요. 별점은 3점입니다.

2010/02/12

★★고속도로 차량 신종 사기꾼 수법 알아두기★★★

자주 방문하는 야구 커뮤니티 파울볼에서 퍼왔습니다. 그냥 링크만 달려고 했는데 회원가입이 필수라 어쩔 수 없이 퍼옵니다.

원문은 여기서 확인하세요. <원문보기>


1) 고속도로 휴게소 사기꾼

여기저기여행들 많이 다니시죠?
그러자면 수많은 고속도로 휴게소를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휴게소에 가면 꼭 이런 사람들이 있어요.
탁송하다 임자를 못만난 생선이 몇박스 있다. 차비나 우동값만 받고거저 줄테니 그냥 가져가라...
세관에서 통과가 안된 캠코더, 카메라, 시계 등등이 있다. 그냥 준다...
이런 말로 사람 유혹하고는 강제로 돈 뺏다시피하고, 썩은 물건 주고덤터기 씌우는 경우입니다.

그래도 이거는 아주 양반입니다.

요즘은 사람 납치할 때 아주 인상좋고 목소리 친절한 사람이 이런저런 물건들 있다고,
사람 눈에 띄면 안 되니까 자기차에 잠깐 타라는 경우도 있는데, 이차 타면 바로 옆구리에 칼들이밀고 차 출발시킵니다.

그러고는 돈, 카드 다 뺏는 경우인데...
심한 경우에는 납치된 사람 영 영 못찾은 경우도 허다합니다.
절대 휴게소에서는 낮선 사람의 차에 타지마세요.

특히 라보나 타우너 포터, 요즘은 스타렉스나 카니발도 이용한다더군요.
이런 차나 포장된 뒷 짐칸에 잠깐 올르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로 물건을 남이 보면 안된다는 식이거나,
특히 성인용 ****** 죽이는 것 있다고 일단 맛뵈기로 보라고 주로남자들을 살살 꼬드기는 경우인데...
흑심 품은 남자들 이 짐칸에 올라타면 바로 몽둥이로 때려맞고 기절입니다.
그 후는 뭐... 꼬이면 인생 끝장나거나 ****되는 경우 허다합니다.
평소에 운동 많이하고 싸움 잘한다고 이런 놈들 얕보지 마세요.

그놈들 휴게소에서 평소에 상대하는게 남자들이고 다루는 게 남자입니다.
즉, 아무리 운동 많이하고 쌈 잘해봐야 끝장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요즘은 한술 더 떠서...
연인들끼리나 부부끼리 여행할 때 휴게소에서 화장실을 따로 쓰지요?
이럴 때 여자쪽에 접근하는 놈들도 있습니다.
생선, 화장품, 옷 등이주 메뉴지요.
연인이나 부인들이랑 같이 여행떠나시기 전에 꼭 이런 점들을 주의시키세요.
어떤 놈들이던지 접근하면 절대 피하고 대꾸도 하지말고 사람많은 곳으로 가라고...

또 요즘은 그런 놈들이 간이 배밖으로들 나와서 차안에 앉아 있는데도
허락도 없이 차문 열고 찰거머리처럼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 안열어주면 나중엔 쌍욕도 막합니다.

보는데서 물건부터 그냥 줄테니 트렁크만 열어달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혹시나하고 트렁크 열어주면 차 출발못합니다.
휴게소에서 지도보거나 워밍업할 때도 차문 꼭 잠그세요.

처음엔 항상 혼자서 접근하고 차에 일행이 있거나
휴게소 여기저기에 일행을 배치시켜 놓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정말 위험합니다.
여기서 차 대놓고 물건파는 놈들 곁에 가지도 마세요.
눈만 마주쳐도 거머리같이 달라붙습니다.
싸다, 그냥준다 하면서 솔깃한 물건 종류들 언급하고 접근하는 놈들도절대 대꾸하지 마세요.
특히 아주 늦은 밤에 사람들 적을 때는 진짜 막나간다고 합니다.
쌍욕에 강제로 차붙잡고 늘어지고 주먹도 바로 날라옵니다.

불행한 건...
늦은 밤,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경비원도 퇴근하고(있어봐야 별 소용도 없지만...),
경찰도 없기 때문에 그냥 당합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절대 안도와줍니다.
무서워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쉬실 때 이런 점들 꼭 조심하세요.

그리고, 같이 동행하는 가족분들이나 일행한테도 꼭 주의시키세요.


2) 현금인출기 지갑 사건

요즘 은행 현금인출기에 사기를 칠 목적으로 사기꾼들이지갑을 두고 가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걸 좋은 일을 하겠다고 들고 나오시거나, 그냥가지고 나오시면 절도죄가 성립된다고 하네요.

CCTV의 성능이 좋아서 현금인출기에서 촬영된 사진으로
추적이가능하며 일주일 안으로 경찰이 집으로 방문한답니다.

쉬운 예를 들면
1. 사기칠놈이 현금인출기앞에 지갑을 두고 나간다.
2. 그걸 모르고 좋을일 할려고 지갑을 우체통에 넣어준다.
3. 사기칠놈이 지갑에 돈이 많이 들어있다고 신고한다.
4. 경찰에서 CCTV사진을 이용해서 추적한다.
5. 집으로 경찰이 찾아온다.
6. 사기칠 놈이 합의금으로 거액을 요구한다.

주변에 아시는 분도 좋은 일 할려다가 4백만원정도에 합의하셨다고 하시네요...
지갑에 만원 들어있었구....암것도 없었다는데...
경찰에서도 그 계좌추적 해봐도 10만원도 안들어있었던 계좌고... 당하셨다고 위로만 한다네요......

잘아는 은행 직원으로부터 받은 글입니다.
신종사기수법이라고 하는데.....간담이 서늘해집니다.
좋은일도 하지마시고 모른척하는게 상책이네요~~~


3) 휴게소 차량 전진, 후진시 사기꾼

헌재 결정이후 최근 들어 고속도로 및 국도 휴게소에서 일부러 교통사고를 유도하여 합의금을 갈취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있는사례

□ 발생 사례

새벽시간대 대구로 가는 새로난 고속도로을 타고 가다가 일도좀 보고 커피한잔 할겸 휴게소에 들렸습니다 .
이상한 사람 2명이서  이렇쿵 저러쿵해서 물건을 들고서 내차 내부와 다른차내부를 힐끗 힐끗보는듯 했어요

커피 한잔 하고 이제 떠나 볼까하고 차에 올라 시동을 켜는 순간 룸미러을 슬쩍 훔쳐 보는데
순간 제車 뒤에 누가 지나가는걸 보았습니다.

당연히 지나가겠지 하고 별로 신경을 안쓰고 시동을 켜구 출발 하려고 후진 기어 까지 넣었는데
그사람이 안보이는거예요. 지나갔나 하고 생각했는데 왠지 느낌이 꺼림직해서 좀 망설여 지더라구요
조금 기다려서 뒤쪽을 보니 사람 한명 없이 좀 이상하더라구요
그래서 내려서 좀 확인을 해야 할것 같아서 기어 풀고 차에서내려서 뒤쪽을 확인하는데
어느 이상한[노숙자 차림]의 한 50대 정도의 남자가 제 차 뒤에 쪼그려 않아서 전화을 하고 있는 거예요.

아~~앗차 싶더라구요 그래서 그 사람에게 지금 車 나갈껀데 좀 비켜 주세요 ..하고 말했지요.
그러니까 한번 힐끔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더라구요 .
전 비켜 주겠지 하고 다시 車에 올라서 출발 할 준비을 하고 뒤을 살피는데 또 그 남자가 안보이는거예요. 그래서 혹시나 하고 또내렸지요.

아니나 다를까...다시 제車 뒤에 쪼그리고 않아서 전화을하고 있는거예요.
전 ..좀 화가나서 좀 목소리 높여서 "이봐요 지금 車 빠진다고 비켜 달라니까 뭐하시는거예요?"
하고좀 약간 언성을 높였습니다.

그러니까 대뜸 이사람이 하는말 "비켜주면 되지 왜 화을 내고 지랄이야 " 하면서 언성을 높이더라구요.
저도 한 성격하는편이라 바로 말싸움이 벌어져서 말 싸움을 벌이는데 주변에서 어슬렁 거리던 몇명의 사람들이 모여들더니 웅성 거리더라구요. 딱 봐도 그냥 휴게소를 이용하는 운전자로는 안보이더라구요.

거의 주먹다짐이오가기 일보 직전에 마침 고속도로 순찰 대인지 아님 경찰인지 모르겠는데 누군가의 신고로 왔더라구요 .

왜 그러냐면서 경위을 물어 보길래 사건 경위을 차근히 설명을 드렸지요.
그랬더니경찰이 고개을 끄덕이더니 무슨 얘긴지 알았다는 듯이 그사람에게 이것저것 물어 보더니 그사람을 잡아 두더라구요

그리고 좀 지나자 정말 경찰차가 와서는 그사람을 잡아 갔습니다.

교통사고 시  인재사고가 면책이 아니라는 헌재 결정후 경찰이 하는말이 그사람들 이 쪽 지방 휴계소 등에서 일부러 車사고을 낸뒤 그 자리에서 합의금 받아가는 상습범이라고 하더라구요

이런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사람이 전화을했던 핸드폰을 보니 전원도 꺼진 상태더라구요
전화을 했던건 show를 했던거였습니다.

경찰이 그래두 잘 대처 하셨다고 하면서 자기내들이 처리 하겠다고 하면서 제 신상명세하고 경위서 작성해 가서 일이마무리 됐는데 정말 아찔한 순간 이었습니다!!!

딱히 어느 휴계소라 할것 없이 지방고속도로 한적한 휴계소에서  거의 비슷한 일들이 빈번이 일어 나는듯합니다.

여러군데 검색해보니 비슷한 경우의 일을 당한분들이 상당수 계시는거보니 보통 그런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합의을권유 한다고 합니다 .

경찰서 가길꺼려 하고 그자리에서 보통 몇십에서 보니깐 몇백까지 합의한 사람도 있다고하더군요.

후진하면서 사람까지 치고나니 잘 모르는 분들은 100발 100중 당할듯 싶습니다. 특히 새벽시간때 일이 벌어집니다.
새벽이라 어두워 잘 보이지도 않고길을 재촉하는 운전자들도 많고 해서 말이죠.
그리고 꼭 몇명이 팀을 이뤄서 한다고 하네요 [일명 바람잡이]

□ 예방대책

- 동승자가 있는경우는 꼭 동승자에게 車뒤 확인을 부탁한후 車를 빼시고 혼자 운전할경우에는 탑승전 사전 확인
- 휴게소에서 차량 정차시 전진으로 바로 나갈 수 있는 장소에 주차 필요.
- 車시동켤때 이유없이 車주위을 어슬렁거리는 사람들이 있으면 일단 의심 필요.
-차를  이동시킬경우 어지간하면  후진하지 마세요. 후진 장애물 경보기 를  부착하는것도... 좋은일

모든 사건사고는 예방이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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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무섭네요! 휴게소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 꼭 참고하시고 안전운전 하시기 바랍니다.

2024/12/28

사카나와 일본 - 서영찬 : 별점 3점

사카나와 일본 - 6점
서영찬 지음/동아시아

에도시대부터 현대까지 해산물이 일본 사회와 문화에 끼친 영향을 다루며,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사회적, 경제적, 역사적 의미까지 조명하는 책. 총 570여 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을 6장 34항목으로 나누어, 항목별로 해당되는 해산물, 어식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줍니다. 몇 가지 인상적이었던 내용을 요약해서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먼저, 정어리는 에도 시대 서민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생선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급 무사 사카이 반시로의 일기에서도 모두 42회 나올 정도로 서민들이 가장 자주 소비하던 음식이자, 당시 가난과 서민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식재료였습니다. '서민이 자주 먹는 밥반찬은 무엇인가'라는 테마의 '반즈케'에서도 생선 부문 1위는 이와시(정어리)였다고 하고요.
단순히 식탁 위의 먹거리일 뿐만 아니라, 어비(생선 비료)로 활용되어 농업 생산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농업 생산력의 증가는 화폐 경제를 발달시켰고, 쌀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사무라이 정권 체제 기반인 석고제가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정어리의 활용은 단순한 생선을 넘어 일본 사회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쳤던 것이지요.

다시마는 일본 경제와 사회 변화를 이끌어낸 중요한 해산물로, ‘다시마 길’이라 불리는 무역 루트를 통해 일본 상업 경제의 중심축이 되었습니다. 홋카이도의 다시마가 교토와 오사카로 수송되던 이 루트는 일본 자본주의의 씨앗을 뿌린 경제적 기초였습니다. 한 차례 항해로 현재 화폐 가치로 따지면 1억 엔 정도를 벌어들였다니 대단하네요. 사쓰마번은 불법적인 대중국 다시마 무역으로 축적한 부를 바탕으로 무기류를 수입하며, 이 무기가 훗날 막부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즉, 단순한 식재료가 아닌 일본 역사를 바꾼 거대한 동력이었던 것이지요. 조금 과장된 느낌이지만 재미있는 발상이었어요.

쿠사야는 독특한 냄새와 풍미를 가진 일본 전통 발효 생선입니다. "어시장 삼대째"를 통해 단순한 건어물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쿠사야액'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그리고 쿠사야는 해산물이 사회에 영향을 끼친 사례와는 달리, 당시 열악한 환경이 만들어낸 독창적인 생존 방식에서 비롯되었다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근대 이전 유배지로 알려진 이즈제도와 고토열도에서는 자원이 부족해 소금물을 재활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과정을 통해 쿠사야액이 만들어지고 쿠사야가 탄생하게 되었거든요. 이는 단순히 발효 음식을 넘어, 생존 전략으로서의 음식 문화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덴푸라는 에도 시대에 스시, 소바와 함께 미식을 대표하던 외식 메뉴였습니다. 값이 싸고 맛이 좋아 에도의 삼미(三味)로 꼽힐 만큼 큰 인기를 끌었지요. 덴푸라와 관련된 흥미로운 역사적 일화 중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있습니다. 건강을 중시하던 이에야스는 교토에서 유행하던 도미튀김을 처음 맛보고 지나치게 많이 먹는 바람에 복통을 겪었고, 이후 건강이 악화되었다는 군요. 그 외 덴푸라가 =일본 음식 문화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사례들이 다수 소개됩니다.

명절 음식으로 서일본에서는 방어가, 동일본에서는 연어가 명절 요리로 소비되며, 이는 지역적, 계절적 특성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방어는 도야마만에서 잡혀 염장되어 집합지인 내륙의 히다, 그리고 주요 소비처로 운송되었으며 귀족과 무사 계급에게 주로 소비되었습니다. 도야마 - 히다 - 다카야마 - 마쓰모토 - 니가타를 이은 U자 모양 지역이 서일본 방어와 동일본 연어를 구획하는 경계선이 되었습니다. 두 갈래 방어 길은 수백 년간 지탱되면서, 각자 고유한 문화가 나뉘는 경계선으로 자리매김하였고요.

가쓰오부시는 2차 대전 당시 남태평양에서도 만들어진 적이 있다고 합니다. 가쓰오부시의 본고장 야이즈는 어선이 징발되면서 마을 기간산업이 존폐 위기에 몰린 탓에, 남태평양의 마리아나제도, 팔라우 공화국, 미크로네시아 연방, 마셜 제도를 포함하는 남양군도로 집단 이주해 가다랑어 잡이와 가쓰오부시 제조를 이어나갈 계획을 세웠습니다. '난요부시'가 이때 탄생한 것이지요. 야이즈부시와 태평양전쟁 군납에 얽힌 일화도 있습니다. 1942년 해군은 항공대 식량으로 쓰려고 가쓰오부시 가루를 압축해 만든 사각형 조각에 대해 야이즈 업자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업자는 습기와 기온에 따라 부스러질 수 있으니 캐러멜처럼 말캉말캉하게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제안대로 납품 계약이 체결되었고요. 군납 제품명은 '반키리 가쓰오부시'로 '적군 만 명을 벤다'는 의미였습니다.
한편 난요부시는 어떻게 되었냐 하면, 전황이 악화하면서 남양군도의 야이즈 주민은 수시로 징집돼 전장에 투입되어 죽어갔습니다. 결국 야이즈 주민 620명이 남양군도로 건너가 286명이 전사했고, 46%는 영영 고국 땅을 밟지 못했습니다. 일본의 패망은 자업자득이지만, 어민들은 좀 안됐군요.

그 외에도, "술 한잔 인생 한입"에서도 자주 언급되었던 장어 먹는 날 '도요노우시노히'의 유래, '청어 소바'의 유래 등 재미있는 정보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도판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생선의 생김새, 특징과 소개된 요리들의 실제 모습과 조리법을 그림과 사진으로 설명해주었더라면 정말 좋았을 겁니다. 방어길과 다시마길은 지도가 함께 있었더라면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 테고요.

또 해산물을 단순한 식재료로 다룬 내용도 많은데, 이 경우는 스시, 타코야키, 사시미나 라멘의 유래처럼 이미 잘 알려진 게 많아서 다소 지루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맥락을 짚어주는 부분도 애매한 게 제법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동과 서를 나누는 방어길입니다. 히다에서 왜 동쪽으로는 방어를 옮기지 않았을까요? 나가노에서 니가타까지의 거리와 도쿄까지는 별로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말이지요. 단순히 동쪽에서는 연어를 먹는 걸로 정해져 있었다는 설명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이 주제 하나를 더 깊이 있게 파고들었다면, 마크 쿨란스키의 "대구"에 버금가는 이야기가 될 수 있어 보였는데 아쉬웠어요.

그래도 일본의 해산물과 엮인 문화사 서적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흥미로운 읽을거리임에는 분명합니다. 해산물이 일본 사회에서 어떤 의미인지 궁금한 독자라면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제 별점은 3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