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20/09/13

요리 만화들 짤막한 감상 (6)

먹고 자는 마르타 1 - 4점
타카오 진구 지음/대원씨아이(만화)


포르투칼 대학원생 마르타는 석사 논문을 제출한 뒤에도 일본 도쿄가 너무 좋아서 떠나지 않고 머문다. 그러나 항상 가난뱅이 신세. 돈을 아끼기 위해 있는 재료를 최대한 아껴 쓰고, 비싼 재료는 어떻게든 비슷하게 만든다!는 극빈 유학생의 혼밥 + 궁상 먹방 이야기.
최대한 절약해서 먹는게 핵심으로, 고향 어머니가 보내준 바캴라우 (염장하여 말린 대구)로 튀김을 만들어 먹는다던가, 100엔으로 생크림과 요구르트를 구입하여 사워크림을 만들고, 여기에 바칼라우를 미끼로 낚은 가재를 섞어 사워 크림 딥을 만드는 등의 에피소드가 펼쳐집니다. 이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카레 가게에서 주문할 때의 팁이었어요. 고기를 뺀 카레를 주문하면, 그만큼 카레의 양이 늘어난다고 하네요. 여기에 공짜 락교를 가득 담아 먹는데, 정말 생각도 못한 방법이네요.
아무래도 자급자족에 가까운 내용이니만큼 레시피도 꽤 많은데, 사진 작가 로버트 카파가 헤밍웨이를 초대한 파티에서 선보였다는 칵테일 '빌린' 제조법은 눈길을 끕니다. 복숭아를 자르고 씨와 껍질을 제거한 뒤 어항 (또는 비슷한 통)에 담고 브랜디 절반, 샴페인 절반을 채워 만드는 칵테일로 이건 맛있을 수 밖에 없겠죠.

그러나 있는 재료로 아는 요리를 최대한 비슷하게, 그럴듯하게 만든다는 내용은 <<격식 파괴 요리책 한그릇 더!>>와 같습니다. 최대한 근검절약해서 아껴 먹는다는 내용은 <<빈민의 식탁>>이고요. 그다지 새롭거나 신선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게다가 현대 일본 도쿄에서 자급자족은 말도 안되니 여러모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어요. 작가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뒤로 가면 갈 수록 옆집 아가씨가 재료를 준다던가, 도우미로 일하는 그림 교실에서 칵테일을 만든다던가 하는 식으로 풀어나가더라고요. 재미가 없지는 않지만, 이래서야 취지에는 어긋나지요.
또 주 재료는 아껴서 산다 쳐도, 온갖 조미료와 도구가 갖추어져 있다는건 억지스러웠습니다. 올리브유나 버터 정도는 포르투칼인이니 구입했다 쳐도, 간장과 미림까지 전부 갖추어 놓는다는건 납득하기 어렵잖아요. 게다가 바닐라 에센스라니? 이건 정말 말도 안되죠....
아울러 포르투칼 아가씨 마르타가 귀엽기는 한데, 민폐에 가까운 궁상은 영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후속권을 더 볼 일은 없을 듯 합니다.

[고화질] 삼국지의 밥상 01 - 4점
혼조 케이/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중화요리집 <<누상촌>>을 운영하는 삼국지 매니아 아타루와 그의 가족들이 가게를 방문한 신선 '좌자'의 영향으로 삼국지 속 요리를 현세에 재현한다는 이야기.
'도원결의' 속 요리를 재현하기 위해 이런저런 자료 (제민요술)를 찾은 뒤 새끼돼지를 통째로 튀길 수 없어서 돼지고기 덩어리를 사용하고, 천채를 우락으로 볶은 것은 말린 배추 등을 활용하여 재현한다는 첫 번째 에피소드는 좋았습니다. 제 기대에도 부합했고요.

하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에피소드와 요리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일단, 삼국지 본편과 상관없는 요리가 너무 많아요. 계륵 (닭갈비)로 만든 닭고기 수프는 삼국지에는 등장하지 않는 아타루의 오리지널이며, 유비가 칼과 바꿨던 낙양의 차는 중요 아이템이지만 마시는 장면이 삼국지에 등장하지는 않으니까요. 조비가 배와 포도로 시를 지었다는 이유로 배와 포도로 디저트를 만드는 등 삼국지에서는 그냥 소재, 재료만 따 온 것도 많습니다. 제갈량의 만두도 마찬가지겠지요. 이래서야 제목과 취지에 걸맞는 이야기들로 보기는 힘듭니다.

또 좌자의 등장까지는 이야기 전개상 그렇다 쳐도, 그의 능력으로 삼국지 시대로 이동해서 당시 요리를 실제로 보고 온다! 는 설정, 그리고 심지어는 주인공 아타루가 실제로 전장으로 이동해서 요리를 만든다는 설정은 불필요했습니다. 아타루가 삼국지 당시 재료와 도구로 최대한 현재의 맛을 재현한다는건 <<노부나가의 셰프>>와 다를 바도 없고요. 좌자의 말을 듣고 아타루와 가족들이 이런저런 고민 끝에 요리를 만드는 정도로도 충분했습니다.
이야기 전개도 문제가 많습니다. 삼국지의 내용과 본 편의 이야기를 엮는 부분은 억지스러우며, 전개에서도 등장인물들의 감정 과잉이 수시로 드러나는건 영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때문에 별점은 2점.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이야기 전개와 소재들은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후속권 구입 계획은 없습니다.

술 한잔 인생 한입 45 - 6점
라즈웰 호소키 지음, 문기업 옮김/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전통의 시리즈도 이제 45권째. 이번 권에서도 언제나처럼 소소한 일상 속에서 소다츠의 술과 안주에 대한 개똥 철학(?)을 웃으며 즐길 수 있었습니다. 꼬치 요리의 재료를 빼야 하는지 그냥 먹어야 하는지? 라던가 왜 이자카야는 월요일에 붐빌까?와 같은 주제에 대한 확고한 견해같은건 나름 그럴듯 했어요. 화이트 와인은 이탈리아, 레드 와인은 칠레 등 남미산이 좋다는 주장은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의견도 있구나 하는 측면에서는 볼 만했고요.
무엇보다도 소다츠의 절친인 타케노마타가 약혼하고 약혼자를 소개해주는 에피소드는 놀라왔습니다. 소다츠와 카스미도 빨리 진전이 있어야 할텐데 말이지요. 은근하게 분위기만 깔고 가는게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합니다.

하지만 에키벤 투어 관련 이야기나, 오사카 타코야키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도 많이 보아왔던 소재라 별로 재미있지 않았습니다. 소재 고갈 탓도 있겠지만, 이런 기행문스러운 이야기는 한 권에 한 편 정도로만 수록되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도 타코야키는 무려 3편에 걸쳐 소개할 내용도 아니었어요. 다카키 나오코의 작품 어딘가에서 소개되었던 분량 정도 만으로 충분했을겁니다. 그 외의 다른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별점은 2.5점. 이제는 재미보다는 팬심으로 읽는 작품이 되었네요. 그래도 소다츠의 개똥 (?) 철학은 언제나 재미있는 만큼, 다음 권은 그런 이야기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일상계 식도락 만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고양이 맘마 - 6점
우오노메 산타 지음, 김진희 옮김/애니북스


다른 음식 만화로 접했었던 우오노메 산타의 작품. 메이지 초기를 배경으로 하여, 당시 갓 들어왔던 새로운 음식들과 당대 풍물들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단지 메이지 시기를 무대로 한 음식 만화라면 특별할게 없겠지만, 이 작품은 주인공을 미식가 고양이로 하여 고양이 시점에서 묘사한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입니다. 주인공인 이름없는 고양이가 소설가 메이지노 씨 집에서 함께 살면서 메이지노 선생님과 그 가족, 그리고 주변 식당 등에서 먹는 음식들을 소개하는데, 미식가라서 음식에 정통하고 심지어 반주를 즐기기까지 하거든요.

이야기들도 굉장히 짤막해서 대단한 내용은 없지만, 훈훈하고 잔잔한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어서 마음에 들 뿐 아니라, 모리 소바와 자루 소바의 차이를 알려 주는 등 새로운 내용도 제법 많아서 만족스러웠어요. 참고로 두 소바의 차이는 쓰유에 있답니다. 자루 소바는 처음 우러낸 육수로, 모리 소바는 두 번재로 우려낸 육수로 조리한거라 면 자체는 동일해서, 직원이 잘못 나르지 않도록 자루 소바 위에 김을 뿌린거라는군요.
그 외 중간중간 '메이지 시대 미식 탐방기'라는 짤막한 한 페이지짜리 5편의 컬럼도 볼거리입니다. 미식, 요리 뿐 아니라 꽃놀이까지 소개하는 등 이런저런 소개가 많습니다. 오노메 산타의 포근한 그림도 마음에 들고요.

결론적으로 별점은 3점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