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걸 다 기억하는 - 한지은 지음/보통의나날 |
저자가 어린 시절 함께 했던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 회고 형식으로 짤막하게 정리한 에세이집.
저자의 옛 집, 옛 동네에 얽힌 추억은 공감하기 어려웠지만, 그 시절 인기있었던 여러가지 컨텐츠나 소재들, 그리고 보편 타당했던 문화와 풍물에 대한 회고들은 저 역시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브이>>는 첫 방영 당시 정말 사람들을 늘었다 놨다 했었지요. <
제가 아예 몰랐지만, 저자의 소개로 새롭게 알게된 것도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급 호러 드라마 <<전설의 고향>>의 전설적 명작 '덕대골'편 소개입니다. 남편의 병을 고치려는 한 부인이 지나가던 스님으로부터 "덕대골에 가서 죽은 지 사흘이 안 된 남자의 다리를 잘라 푹 고아 먹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래서 덕대골을 찾아가 시체 다리를 잘랐는데 갑자기 시체가 벌떡 일어나 "내 다리 내놔!" 하며 외다리로 쫓아 왔다죠. 결국 집에가지 도망친 뒤 다리를 팔팔 끓는 물에 집어 넣었더니 시체가 쓰러지고 그 물을 먹은 남편의 병은 씻은 듯 나았으며, 시체를 찾아보니 한쪽 다리가 없는 사람 모양 산삼이 있었답니다. 별로 무서운 이야기는 아닌 듯 한데, 실제로 어떤 작품이었을지 궁금해집니다.
쌍쌍바, 더브러, 나무젓가락, 아폴로 등으로 하는 <<우정 테스트>>도 처음 들어보았고요. 이런게 있었던가...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제 기대와는 너무 다른 책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문화와 풍물을 잘 알 수 있도록 상세한 소개와 함께 분석과 도판이 어우러진 책이라 생각하고 구입했거든요. 이렇게 단순히 저자의 어린 시절 경험을 다룬 이야기들만 있을줄은 몰랐네요.
게다가 저자의 고향, 옛 동네 이야기를 제외하면 제 어린 시절들 추억과도 별 차이 없는 비슷한 이야기 뿐입니다. <<연고전>> 이야기에서 저자가 고등학교 다닐 때 이상민, 우지원이 연고전에 나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70년대 중, 후반생일거에요. 또 학교 수업을 땡땡이 치고 연고전을 보러 갔다니 서울 살았던게 분명하고요. (최소 경기권) 그렇다면 저와 거의 동시기에, 비슷한 지역에서 별다를게 없는 학창 시절을 보냈을걸로 추측됩니다. 저로서는 구태여 남의 글로 읽을 필요가 없는 추억들인거지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재미가 없지는 않지만, 기대와는 달랐을 뿐더러 앞서의 이유로 제가 구태여 찾아 읽어야 할 글은 아니었습니다. 돈 주고 사서 읽기 보다는, 인터넷 블로그나 페이스 북 등에서 가끔 찾아보고 추억을 회상하는 정도가 딱 좋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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