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즐거움 - 마시즘 지음/인물과사상사 |
마시즘이라는 필명으로 각종 매체에서 연재되던 글들을 엮은 음료 관련 잡학 문화사 서적. 각 항목별로 해당 주제에 관련된 음료의 역사와 문화, 기타 잡학 상식을 재미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다루고 있는 음료의 폭도 넓습니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커피, 차, 와인, 맥주는 물론 콜라와 환타, 소주, 커피믹스와 갈아만든 배, 심지어 사약에 대한 내용까지 다루고 있으니까요.
특징이라면 깊이있는 역사 전반이라기 보다는, 주로 재미있는 일화나 에피소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방식도 SNS의 형식을 빌린다던가, 유행어를 사용하는 식으로 젊은 감각에 맞추어져 있고요. 덕분에 쉽게 읽을 수는 있습니다. 이런게 요새 트렌드구나!라는걸 느낄 수 있던 것도 좋았고요.
짤막하지만 꽤 괜찮은 정보를 전해주기도 합니다. '심포지엄 Symposium'이 원래 그리스에서는 '함께 마시다' 라는 뜻이라는거 처음 알았네요. 이 책에서 이야기하듯 '회식'이었던 셈이지요. '많이 마시되 취하지 말라'가 모토였다니 정말 회식 문화와 다를게 없어 보입니다. 그 외에도 럼 Rum의 어원이 '과격한 소동'을 뜻하는 Rumbulion에서 유래되었다던가 (독해서 마시면 과격한 소동을 일으켰기 때문), 유명한 커피하우스 블루 보틀의 이름은 콜시츠키가 17세기 후반 오스트리아에 차렸던 커피 하우스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것, 오란씨의 이름은 오렌지와 비타민 C의 결합이라는 등 명칭 관련된 정보들은 재미있는게 많습니다.
음료 자체에 대한 정보도 건질만 합니다. 코카콜라의 맛이 국가별로 다르고, 특히 멕시코 코카콜라는 콘시럽대신 사탕수수를 사용해서 더욱 달콤하고 향긋하다는 것처럼요. 무엇보다도 정식품의 베지밀과 같은, 순수 한국산 음료에 대한 정보들은 독보적인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이야기는 다른 해외 도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으니까요.
그러나 당연하게도, 깊이있는 정보는 그닥입니다. 환타 이야기처럼 다른 책들을 통해 이미 접했거나, 알고 있는 내용도 많았고요. 또 저처럼 기존에 인터넷으로 이미 접했던 독자에게 새롭게 제공되는 부분이 없다는 점 역시 아쉬웠습니다. 추가로 비용을 지불해가면서 구입해서 읽을 필요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네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재미 측면에서는 나무랄데 없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마시즘의 컨텐츠를 읽으실 수 있다면, 책을 별도로 구입해서 읽을 필요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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