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 가쿠타 미츠요 지음, 염혜은 옮김, 모가미 사치코 그림/디자인하우스 |
소소한 일상 속 디테일한 묘사가 마음에 들었던 단편집 "죽이러 갑니다"의 작가 가쿠타 미츠요의 에세이집입니다. 작가의 일상 속, 추억 속 요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로 작가가 어렸을 때에는 편식이 너무 심해서 못 먹는 게 많았지만, 서른 살 즈음 편식을 고치기로 결심한 후 이것저것 먹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맛에 눈뜨게 되었다는 내용이 많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못 먹다가 나이 들어서 먹게 된 음식은 누구나 있겠지만, 이 작가는 그 정도가 정말 너무 심하더라고요. 거의 대부분의 야채, 생선을 안 먹은 듯 하니까요.
요리 에세이라서 간단한 레시피들도 몇 개 등장하는데, 이 중 제가 해보고 싶은 것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사랑스러운 햇양파" – 얇게 썬 햇양파에 가다랑어포를 얹어 간장을 뿌린 간단한 안주. 저자의 친구가 만들어 준 술안주.
- "화이트 아스파라거스가 가져온 혁명" – 판세타(이탈리아식 베이컨)를 볶고 가볍게 데친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를 파스타 냄비에 넣은 다음 파스타와 생크림을 더해서 만드는 간단한 레시피.
- "세계 감자 여행" – 리투아니아의 감자 팬케이크. 얇게 채 썬 감자를 어떻게 했는지 잘 간추려서 둥글게 만들어 구웠는데, 그냥 먹어도 좋고 사워크림이나 이크라를 얹어 먹어도 잘 어울림.
- "연근 철학" – 조금 두껍게 연근을 썬 뒤 양면에 가볍게 녹말을 묻히고 올리브 오일을 넉넉히 두른 후 천천히 튀기듯 볶는 요리. 연근이 투명해지면서 양면이 모두 약간씩 갈색으로 그을렸을 때 맛있는 소금을 뿌려 먹는다.
본인이 접한 정보와 이야기를 엮는 솜씨도 좋습니다. "죽순을 삶을 때 잡냄새를 동백나무 잎으로 없앨 수 있는데 근처에 동백나무가 없고, 있어도 남의 잎을 슬쩍할 수가 없어서 삶아놓은 죽순을 사련다."라는 이야기가 대표적이겠죠.
결론적으로 별점은 2.5점입니다. 어떤 이야기는 공감하면서, 어떤 이야기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면서 읽는 그런 책입니다. 한편 한편이 짤막한 덕에 쓱쓱 읽기도 쉬워 주말을 보내기에 아주 좋더군요. 요리 관련 에세이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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