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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6

사안은 월륜을 향해 날아간다 - 후지타 카즈히로 : 별점 3.5점

후지타 카즈히로의 한 권짜리 단편입니다. 자주 찾아뵙는 각시수련님 블로그에서 "단편 만화 중 재미있는 만화 스레"라는 글을 통해 눈여겨보았다가 읽게 되었네요. 

보는 사람 모두를 죽게 만드는 올빼미 "미네르바"를 잡기 위해 분투하는 미군 2명과 일본인 사냥꾼 우헤이, 무녀 린 4인조의 활약이 펼쳐집니다. 4인조의 핵은 사람의 살기에 반응하여 모든 공격을 무위로 만드는 미네르바에 대항해 "살기 없는" 총알을 쏘는 우헤이지만, 손자처럼 우헤이를 도와주는 "사냥개" 역할의 마이크, 복잡한 과거를 살려 전투기 조종으로 마지막 일기토를 돕는 케빈, 순간이지만 미네르바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무녀 린의 활약도 좋습니다. 헌터 중심의 원거리 딜러들로만 구성된 파티라는 점도 특이했고요.

이야기 구성은 전형적인 "후지타 카즈히로" 스타일입니다. 강대한 적에 맞서 싸우는 주인공의 뜨거운 활약이라는 점에서요. 그런데 미네르바의 막강함 묘사가 인상적입니다. 사악함과 강력함 모두 후지타 카즈히로 작품 속 악역 중 최고 수준입니다. 무엇보다도 그냥 "새"라는 점, 아무 생각 없이 본능에 의해 움직인다는 설정이라 더욱 무서웠습니다. 그야말로 "사악한 미물"인 셈이죠.
이에 대항하는 고독한 카리스마 미노년 우헤이 역시 뒤지지 않는 멋진 매력을 선보입니다. 마지막에 우헤이가 가면을 벗는 장면에서의 간지는 정말이지... 뭐라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멋졌어요.

그런데 딱 한 가지, 미네르바 관련 설정 하나가 약간 옥에 티처럼 느껴졌습니다. "미네르바를 본 모든 사람이 죽는다"인지, "미네르바가 본 모든 사람이 죽는다"인지 잘 구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케빈이 쌍안경으로 미네르바를 확인하는 장면을 보면 전자 같지는 않고, 후자라고 보기에도 무적에 가까운 설정이 되어버리며 다른 사람들이 죽지 않는 점과도 맞지 않습니다. 또 우헤이가 장님이라는 설정도 의미가 없어지게 되고요.

이러한 설정상의 구멍이 있긴 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뜨거운 전개, 깔끔한 결말까지 완벽하게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해피엔딩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고요. 후지타 카즈히로의 팬은 물론이고, 그를 잘 모르는 분이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별점은 3.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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