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야식당 : 부엌 이야기 - |
만화 "심야식당"에 등장했던 음식 중 스무 가지에 대해 호리이 켄이치로가 쓴 에세이와 원작에 등장한 일러스트, 그리고 마지막에 관련된 레시피가 짤막하게 소개되는 구성의 에세이집입니다. 만화의 인기를 등에 업은 기획물로 추측되는데, 비슷한 기획물인 "심야식당 단츄"와 비교하자면, 음식에 대한 전문성은 훨씬 떨어지는 대신 에세이 비중과 그에 대한 재미는 더 높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박학한 지식을 쉽고 재미나게 풀어쓰는 글 솜씨가 빼어난 덕분입니다. 가다랑어포 이야기에 재미나면서도 그럴 법 하구나 싶은 실제 만담 - 가다랑어포 국물이 아니라 그것을 깎아낸 조각이 더 귀중하다 생각한 사람의 이야기 - 을 인용하고, 일본에 달걀 프라이가 언제 도입되었는지에 대해 기원을 탐구하고, 나폴리탄의 축 퍼진 면발 일색이었던 일본 사회에 영화감독 이타미 주조에 의해서 '알덴테' 스파게티가 널리 퍼진 사연을 알려주고, 어육 소시지의 사회적 시선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식으로요.
"음식" 이야기 외에도 저자 자신의 경험이 바탕이 된 에세이도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죽순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학창 시절 육상부 장대 높이뛰기 선수로 뛸 때 장대는 대나무 가게에서 산 3m짜리 대나무였다! 라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네요.
또 저자가 "술 한잔 인생 한입"의 소타츠와 참 비슷하구나 싶은 것도 재미 요소예요. 음식에 대한 확고한 생각과 도전 정신이 비슷하거든요. 제일 좋은 김을 한 번 먹어보자고 1만 5천 엔을 주고 다섯 종류의 김을 사와서 먹어본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참고로, 제일 비싼 김(1만 5백 엔짜리)은 누가 먹어도 가장 맛있었다니, 음식은 비싼 게 다 맛있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재료는 비싼 게 제 값을 하는구나 싶습니다.
그 외에도 레시피도 "심야식당" 그대로가 아니라 나름 어레인지된 독특한 것들이 몇 개 실려 있으며, "심야식당"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추천 요리와 레시피가 수록된 것도 마음에 드네요. 특히 추천 요리는 기획물 의도에 충실하면서도 충분히 집에서 해 먹음직한 것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대표적인건 다바타 토모코(엔카 가수 치도리 미유키 역 – 고양이 맘마편)가 추천하는 "타코라이스"입니다.
다만 단점이라면 기획물임에도 정작 "심야식당" 본편과는 별 상관이 없다는 점입니다. 분량에 비하면 가격도 조금 센 편이고요. 그래도 짤막하니 부담도 없고, 내용도 요리를 좋아한다면 한 번 읽어봐도 괜찮은 에세이임은 분명합니다.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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